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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가 주는 선물, 무한 상상력 - 인문독서아카데미, 서민 교수 특강 -

문화포털 기자단 2014-12-29
독서가 주는 선물, 무한 상상력 - 인문독서아카데미, 서민 교수 특강 -

“기생충” 하면 상당수의 사람은 눈살부터 찌푸립니다. 심하게는 대화를 더러운 이야기부터 한다고 타박을 주는 이도 있습니다. 그런데 기생충을 친근하게는 무리일지라도 우리에게 이해할 기회를 줬던 분이 있습니다. 바로 단국대 의과대학 교수이며 기생충 박사라고 불리는 서민 교수님입니다. 서민 교수님은 인문독서아카데미 강사로 ‘노벨상과 독서’ 라는 주제를 가지고 성인수강생들과 만났습니다. 기생충에 대해서는 모르는 게 없는 분인 것을 알겠지만 ‘노벨상과 독서'라는 주제로 어떤 이야기를 해줄까 궁금했습니다. 서민 교수님께서 이야기해주시는 ‘노벨상과 독서’는 어떤 관계가 있는지 자신의 성장 이야기와 함께 들어볼까요?


성장 이야기도 함께 들려주시는 서민 교수님 ⓒ 문화포털 기자단 이난희


서민 교수님은 어렸을 때부터 못생긴 자신의 외모 때문에 많이 힘들었다고 합니다. 못생겨서 짝꿍으로도 선택되지 못한 아이가 자신이었다고 합니다. 친구들과 딱지치기, 구슬치기 같은 어울려 노는 놀이에는 항상 제외되어 혼자 할 수 있는 놀이인 제기차기를 즐겼다고 합니다. 그러다 보니 제기차기를 얼마나 했던지 자신을 따라올 이가 없어 제기차기 경연대회에도 나간 적도 있다고 합니다. 지금도 그 자리에서 천 개 차는 것은 일도 아니라고 해서 수강생들 모두가 “우~와” 하는 감탄을 하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외모의 단점을 인정하고 받아들여 거울을 보기도 하지만 거울을 절대로 보지 않았던 시절도 있었다고 합니다.


기생충보다 무서운 바이러스  ⓒ 문화포털 기자단 이난희


혼자 제기 차고 놀다 보니 제기차기의 명수가 된 것처럼 책을 찾아 읽다 보니 책의 재미에 푹 빠지게 되어 독서 많이 하는 어린이가 되었다는 서민 교수님, 이어서 보여주는 자막에는 ‘130년 전에 태어난 아이라는 제목과 함께 독일에서 태어난 아이는 부모의 근심거리였음, 세 살이 되도록 말을 하지 못했다. 초등학교 시절, 아이는 지적 장애가 아닌가 의심을 받았다. 기억력이 나쁘고 산만하여 수업태도도 불성실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교사들은 “너는 너무도 형편없는 놈이라 커서 무엇도 해내지 못할 거다." 하는 말을 들음’이라는 글이 보였습니다. 다음 장면에는 ‘그 아이의 시련- 교사의 예언대로 삶이 진행됨. 고등학교에서 퇴학을 당하고 대학입시에 낙방함 →다시 고등학교에 들어감→대학교에 들어갔지만, 저공비행을 함. 박사학위 과정 중에 때려치움. 생계를 위해 초라하기 그지없는 일자리를 전전’이라는 자막이 띄워졌습니다. 참으로 한심한 인생 같아서 보는 사람마저 답답한 마음이 들게 했습니다. 이어서 다음 장면에 뜨는 글은 ‘아이에게 뛰어났던 점- 책, 특히 인문학적 고전을 열렬히 사랑했다. 십 대 때부터 독서를 좋아했고, 직장에 들어가서도 퇴근 후 독서모임을 만들어 독서 토론을 했음. 이 아이는 나중에…’


과연 이 아이는 누구일까요? 궁금해했는데 다음 장면에 화면을 가득 채운 사람은 노벨상을 탄 아인슈타인이었습니다. 아인슈타인은 평소에 “아이를 우수한 아이로 기르고 싶다면 책을 좋아하게 하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책을 읽으면 끊임없이 상상해야 합니다. ‘밖을 보니 한 여인이 월남치마를 입은 채 모래사장을 걷고 있다.’ 라는 대목을 읽게 되면 사람들은 자기가 봤던 월남치마 아줌마를 상상합니다. 독서가 어느 정도 집중력이 있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그러나 영화는 관객들에게 상상의 여지를 전혀 주지 않고 그대로 화면에 보여줍니다. 오직 독서만이 상상력을 길러준다고 합니다.


2005년 노벨 의학상을 받은 배리 마샬은 독서광이었다고 함  ⓒ 문화포털 기자단 이난희


훌륭한 과학자는 대개 독서광이라고 합니다. 2005년 노벨 의학상을 받은 배리 마샬 또한 책을 좋아했고 학교 도서관에 있는 책은 물론 어머니의 간호학, 책까지 모두 다 섭렵했다고 합니다. 세계를 이끄는 사람들은 대부분 책을 많이 읽는다는 공통된 점이 있습니다.


빌 게이츠도 독서로 안목을 넓혔다고 함  ⓒ 문화포털 기자단 이난희


빌 게이츠는 “오늘날의 나를 만든 것은 동네 도서관이다.” 라고 말했을 정도고 지금도 “평일에는 최소한 매일 밤 1시간 주말에는 3~4시간의 독서시간을 가지려 노력한다. 이런 독서가 나의 안목을 넓혀 준다”고 얘기 한다고 합니다.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을 잇달아 내놓으며 지구촌 디지털 시대를 이끌어 사람들로 하여금 책을 읽지 않게 만든 주범인 스티브 잡스 본인은 독서광이었다고 합니다. 초등학교 성적표에 나온 평가는 “뛰어난 독서가지만 독서를 하느라 너무 많은 시간을 허비한다. (중략) 공부에 의욕을 갖거나 목적을 세우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었다고 합니다. 잡스를 성공하게 한 요인은 독서와 호기심이었다고 평가해도 빈말이 아닐 겁니다.


최재천 박사님의 서재 모습  ⓒ 문화포털 기자단 이난희


우리나라의 이름난 과학자도 예외는 아니라고 합니다. 좋은 과학은 좋은 과학책에서 배울 수 있다는 말을 몸소 실천하고 계신 분이 있습니다. 국립 생태원 원장이자 생물학자인 최재천 박사는 저서가 41권이나 된다고 합니다.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을 책으로 남겨 모두가 쉽게 배울 수 있게 하는 것도 과학자의 의무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는 책을 쓴 것보다 몇 배나 되는 책을 읽는다고 합니다. 온통 책으로 둘러싸인 그의 서재만 봐도 그가 얼마나 독서광인지 알 수 있습니다.


한국인 최초 케임브리지 대학교 석좌교수인 장하석 교수는 중2 때 칼 세이건의<코스모스>를 좋아해서 영어 원서로 11독, 한국어 번역판으로 12독을 했고 저자 칼 세이건에게 편지를 써서 그의 답장도 받았다고 합니다. 책을 읽고 끊임없는 호기심을 갖는 것이 수재들의 공부법인가 봅니다.


서민 교수가 말해준 독서의 장점은 무척 많았습니다. 독서는 좋은 회사에 들어가게 하여 주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일단 들어가기만 하면 그간 읽은 독서는 날개를 달아준다고 합니다. 회사에서 쓰라고 하는 기획안은 독서로 길러진 상상력을 바탕으로 잘 쓰게 되고 윗사람을 설득하는 수단이 되어준다고 하네요. 또한, 독서는 그 자체가 즐거움을 준답니다. 시간 대비 가장 돈이 적게 드는 취미가 독서랍니다.


독서는 사람을 교양 있게 만듭니다. 이순원의 장편소설 <19세>에서 소년은 돈을 빨리 벌고 싶어서 상고에 진학했다 중퇴하고 농사지으러 떠나게 됩니다. 떠나는 아들에게 아버지는 첫해 농사가 실패하면 돌아올 것과 아버지가 보내주는 책을 다 읽을 것 두 가지 약속하게 합니다. 그러면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사람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공부 많이 한 사람과 적게 한 사람의 차이는 그렇게 많이 나지 않는다. 그렇지만 책을 많이 읽은 사람과 적게 읽은 사람의 차이는 몇 마디 얘기만 나눠봐도 금방 눈에 보인다. 니가 농사를 짓든, 뭘 하든 애비가 보내주는 책만 제대로 챙겨 읽는다면 학교 공부를 손에서 놓는 다 해도 어디 가서 무식하다는 소리는 듣지 않을 거다.” 라고 말입니다.


독서는 타인을 배려하게 합니다. 다른 사람의 감정을 더 많이 느끼고 이해할 수 있게 되면서 타인을 배려하게 된다고 합니다. 다른 사람의 입장이 되어 행복에 빠지기도 하고 슬픔에 허우적거리기도 하며 타인의 감정에공감하는 능력이 길러진다고 합니다. 책을 안 읽은 이는 위기가 오면 손쉽게 무너지기 쉬우나 책에서 주인공이다시 일어나는 걸 수 없이 본 이라면 실제 위기가 닥쳤을 때도 쉽게 좌절하지 않을 수 있다고 합니다. 독서가위기 극복의 지혜를 주는 것이지요.


독서의장점과 독서의 필요성을 잘 알겠지만, 그것과 노벨상은 무슨 관계가 있는 건가? 하고 생각하시는 분들을 위해 강의를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노벨 과학상 먼 미래의 일이 아니라며 희망을 주심  ⓒ 문화포털 기자단 이난희


우리나라에서 아직 받지 못한 노벨 과학상, 이 노벨상을 받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상상력이라고 합니다. 상상력을 가장 기르기 좋은 수단은 독서라는 것이지요. 독서가 사람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말씀해 주신 것처럼 타인을 배려하고 살기 좋은 사회가 되는 것도 독서가 할 수 있을 거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공부에, 그리고 일하느라 바쁜 사람들이 시간을 내서 책을 읽기는 쉽지 않을 거로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에겐 알게 모르게 무수히 많은 자투리 시간이 있다고 합니다. 그 자투리 시간에 책을 읽는다면 1~2주에 한 권씩 책을 읽을 수 있다고 하네요.


지금이라도 서점이나 가까운 동네 도서관에 간다면 자신이 직접 고른 책을 읽는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떠실까요? 타인을 경쟁 상대로 만들게 하는 자기 계발서 보다는 따뜻한 타인의 삶을 느낄 수 있는 고전부터 도전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우리나라에서 노벨 문학상, 노벨 과학상 받는 것도 먼 미래의 이야기만은 아닐 것 같습니다.


책에 사인을 일일이 해 주시는 서민 교수님의 모습 ⓒ 문화포털 기자단 이난희


수강생들에게 무료로 나눠 준 서민 교수님의 저서 ⓒ 문화포털 기자단 이난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