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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지가 왔어요! - 팥죽, 놀이, 책력, 부적 -

문화포털 기자단 2014-12-22
동지가 왔어요!  - 팥죽, 놀이, 책력, 부적 -

동지는 24절기 중의 하나로서 일년 중 밤이 가장 길고 낮이 가장 짧은 날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동지를 '다음해가 되는 날', 또는 '작은 설'이라고 해서 크게 축제를 열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부르게 된 까닭은 중국의 선명력(宣明曆, 823년부터 71년간 당나라에서 사용된 역법)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는 신라에 이어 고려시대에도 당(唐)의 선명력을 그대로 썼으며, 충선왕 원년(1309)에 와서 원(元)의 수시력(授時曆)으로 바뀔 때까지 선명력을 사용하였습니다.


중국의 선명력에서는 동짓날 생명력과 광명이 부활한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이러한 사상이 우리나라에게 영향을 준 것으로 보입니다.




<팥죽의 유래와 효능>



팥죽 ⓒ 문화포털 기자단 유명상


동지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음식은 팥죽입니다. 동짓날에 팥죽을 먹게 된 유래는 고려시대부터 나타납니다. 고려 말 익제집(益齋集, 고려 후기 때의 문신인 이제현이 지은 책)의 기록을 살펴보면 동지날은 흩어진 가족들이 모여 팥죽을 끓이고 채색 옷을 입고 부모님께 장수를 기원하며 술을 올리는 것을 큰 즐거움을 여겼으며 팥죽은 가족뿐만 아니라 이웃과 함께 나눠먹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또한 동지날에 팥죽으로 역귀를 쫓기 위해 집집마다 문에 팥죽을 뿌려 역귀의 접근을 방지하기도 하였습니다.


죽이 역귀를 물리치는 데 효과가 있다고 믿은 까닭은 중국의 형초세시기(중국의 종름이 6세기 경에 지은 현존하는 중국 세시기 중에서 가장 오래된 책)를 통해 알 수 있습니다. 형초세시기에 따르면 공공씨에게 재주가 없는 아들이 하나 있었는데 동짓날에 죽어 역귀가(역병을 일으킨다는 귀신) 되었다고 합니다. 역귀가 된 아들이 유일하게 두려워했던 것은 적소두(赤小豆)였기 때문에 동짓날에 적소두죽을 쑤어 그를 물리쳤다고 합니다. 이러한 풍습이 우리나라에도 영향을 주었다고 합니다.


실제로 팥은 피부가 붉게 붓고 열이 나고 쑤시고 아픈 단독(丹毒, 피부의 다친 곳으로 세균이 들어가 얼굴에 열이나고 붓게 되는 전염병)에 특효가 있으며, 젖을 잘 나오게 하고 설사, 해열, 유종, 각기, 종기, 임질, 산전산후통, 수종, 진통에도 효과가 큰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동지날의 전통놀이>


하선동력(夏扇冬曆): 새해달력만들기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조선 후기에 홍석모가 연중행사와 풍속들을 정리하고 설명한 세시풍속집)에 따르면 동지를 한 해의 시작으로 인식하고 옛날 왕실에서는 동짓날에 새해 달력을 나누어주었습니다. 달력을 받은 관원들은 이를 다시 친지들에게 나누어주었다고 합니다. 이러한 풍속이 생기게 된 이유는 옛날에는 농경사회였기 때문에 24절기에 맞추어 농사를 짓기 위해서는 달력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요즘에도 연말연시가 되면 새해 달력을 주고받는 풍속은 아직까지도 내려오고 있습니다.


경진년 대통력(보물제1319호) ⓒ 국립민속박물관


동지책력(冬至冊曆)


예로부터 책력은 일상생활에 관련된 일들을 빠짐없이 기록하여 농사의 적기를 알려주었기 때문에, 책력의 간행은 제왕(帝王)으로서 가장 먼저 할 일로 인식되어 국가적으로 매우 중요한 사업이었습니다. 특히 농사일의 시기를 예측하기 위해 관상감을 설치하여 일상생활과 관련된 일들이 빠짐없이 기록한 책력을 매년 편찬하도록 하였습니다. 이렇게 편찬된 책력은 반드시 옥새를 찍어서 동짓날에 배포를 하였으며 이를‘동지책력(冬至冊曆)’이라고 하였습니다.


이렇게 배포된 동지책력은 1년 동안의 농사 시기를 살필 수 있는 절기뿐만 아니라 그날 그날에 해도 좋은 일과 하면 좋지 않은 일들이 자세하게 명시되어 있어 일상생활에 중요하게 사용되었습니다. 지금도 연말이면 달력을 선물로 주고 받는 것도 이러한 풍속에서 유래된 것으로 보입니다.



동지 부적만들기


동지 부적만들기는 한 해의 액운을  좆아내고 좋은 기운이 가득하길 바라는 믿음에서 만들어진 풍속입니다. 동지 부적은 뱀 `사(蛇)`자를 써서 벽이나 기둥에 거꾸로 붙이면 악귀가 들어오지 못한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믿음이 비롯된 이유는 우리 조상들은 뱀에게 수호신, 또는 지킴이의 성격을 부여하여 가정의 평안을 가져다 준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동지 부적 ⓒ 한국문화보호재단


예로부터 동짓날이 되면 백성들은 모든 빚을 청산하고 새로운 기분으로 하루를 즐겼다고 합니다. 또 일가친척이나 이웃간에는 서로 화합하고 어려운 일은 서로 마음을 열고 풀어 해결하였습니다. 이번 동짓날에는 사랑하는 가족과 이웃들과 함께 동짓날 놀이를 통해 따듯한 정을 나눠보시길 바랍니다.



<24절기-두산백과사전>



*참고문헌

최덕경(부산대학교 사학과 교수), 2005, 조선의 동지 팥죽과 그 사회성, 한국역사민속학회, 역사민속학 20, 191-225

국립민속박물관 홈페이지 http://www.nfm.go.kr


국립민속박물관, 한국세시풍속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