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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로의 가을밤은 예술로 후끈후끈 - 2014 서울국제공연예술제(SPAF) -

문화포털 기자단 2014-10-13
대학로의 가을밤은 예술로 후끈후끈 - 2014 서울국제공연예술제(SPAF) -

세계 최고 수준의 연극과 무용 작품이 모여 공연되는 서울국제공연예술제가 대학로의 가을밤을 후끈 달아오르게 하고 있습니다. 올해로 14회째를 맞는 서울국제공연예술제(SPAF)’2001년부터 매년 가을 세계적인 공연을 국내 관객에게 소개하는 한편 우리 예술가의 해외 진출에 다리 역할을 톡톡히 해오고 있다고 합니다. 2014 SPAF가 선택한 21편의 작품들은 단순히 보이는 현상과 방식에 타협하지 않고 입체적인 관람을 투사함으로써 보이지 않는 것에 다가가려는 시도를 다면적인 모습으로 관객들에게 보여주고 있다고 합니다.


2014 서울국제공연예술제는 ‘Sense the Essence’라는 제목으로 해외 초청작품 8편과 국내 초청작품 11편을 지난달 25일의 개막식을 시작으로 오는 19일까지 25일간 아르코 극장, 대학로 예술극장에서 관객들과 만나고 있습니다.


지난해 관객집계 13,296명과 유료객석점유물 99.7%를 기록하며 19편의 공연 중 10편이 매진될 정도로 뜨거운 호응을 받았던 SPAF는 올해도 개막되기 전 일찍이 매진된 작품이 있었다고 합니다. 해외 초청작 영국 제스로 컴튼 연출의 벙커 트릴로지와 국내 초청작 김재엽 연출의 알리바이 연대기두 편입니다.



그녀는 벽지의 무늬 패턴 안에 어떤 존재가 갇혀있다고 스스로 믿기 시작한다. 그녀가 꼭 꺼내 주어야만 하는 누군가가. 2014서울국제공연예술제 해외초청작 <노란벽지>  한국공연예술센터


개막작으로 실험연극의 메카로 불리는 베를린 극장 샤우뷔네가 제작하고 케이티 미첼이 연출한 노란 벽지를 공연했습니다. 영상과 연극이 결합한 형태를 띠는 멀티미디어 스릴러로 여성의 억눌린 사회적 자의식과 상처를 다룬 라이브 필름 퍼포먼스의 정점을 찍은 걸작이라는 기대를 받았습니다. 무대 위에 설치된 스크린을 통해 완성된 영상의 제작과정이 관객 눈앞에 펼쳐지면서 입체적인 느낌으로 관객들에게 다가갔다는 호평도 받았습니다피터 브룩을 잇는 연극 최고의 연출가라는 찬사를 받고 있는 미첼의 첫 아시아 순회공연이 SPAF를 통해 공연되어 큰 호응을 받았습니다.


 

'벙커'라는 닫힌 공간 속으로, 서로 다른 듯 닮은 세 개의 전쟁과 당신의 착각에 대한 이야기. 2014서울국제공연예술제 해외초청작 <벙커 트릴로지> 한국공연예술센터


2014 애들레이드 프린지 페스티벌 최고연극상을 받은 제스로 컴튼의 벙커 트릴로지는 일찍 전회차 매진사례를 기록한 화제작답게 단출한 세트가 오히려 관객들에게 생생한 배우들의 표정과 대화, 땀방울, 숨소리까지 코앞에서 느끼게 했다고 합니다. 연극에서도 클로즈업 기법이 가능하다는 것과 연극이란 장르가 생생하게 타인의 인생을 체험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했다는 평을 받았습니다.


벙커 트릴로지는 각각 70분대의 분량인 모르가나’, ‘아가멤논’, ‘맥베스로 구성된 3부작 작품입니다. 세 편의 작품이 저마다 독립적인 이야기로 이루어진 듯하지만, 전체로 본다면 다르면서도 결국 하나로 이어져 이 작품의 주제를 온전히 느낄 수 있었다고 합니다.


국내 초청작으로 한국 연극계를 대표하는 오태석과 이윤택 두 거장의 작품도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극단 목화, 오태석 연출의 <심청이는 왜 두 번 인당수에 몸을 던졌는가?>는 강렬한 현실풍자, 재치있는 언어유희가 단연 돋보인 작품이었습니다. 관객들은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는 청년 정세명의 기구한 인생을 따라가며 연극적 즐거움에 동참하지만, 우리가 사는 이 사회의 부조리함과 마주하면서 웃지 못할 상황인데도 터지는 웃음 뒤에 연민과 서글픔, 씁쓸함까지 느낄 수 있었던 작품이었습니다.


위 작품들을 놓쳤다고 아쉬워하신다면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19일 폐막식까지 여러 편의 기대작들이 남아있습니다. 앞으로 공연 예정작 몇 편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2014 서울국제공연예술제 국내 초청작 <알리바이 연대기> 한국공연예술센터


국내 초청작 중 조기예매 매진을 기록한 김재엽 연출의 <알리바이 연대기>2013년 대한민국 연극계를 휩쓴 화제작으로 아버지의 이야기를 연극으로 만든 작품입니다. 개인의 사적 연대기를 바탕으로 그 사이를 파고드는 역사의 한순간을 정밀하게 조명해보는 다큐멘터리 드라마라고 할 수 있습니다한국 연극에서 정치 극에 대해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다.”라고 극찬을 받은 이 작품은 가장 일상적인 연대기가 가장 정치적인 연대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극단 뿌리와 김도훈 연출의 <조용한 식탁>문제에 부딪혀 아무것도 발설할 수 없는 한 가족과 한 여인이 식탁에 마주 앉아 말 못할 상황을 지켜보는 관객들의 시선 속에 노출되어 겉으로 드러낼 수 없는 사건에서 주는 긴장감과 탄탄한 텍스트로부터 오는 서늘한 묘미를 느끼게 합니다. <조용한 식탁>은 막장드라마를 비웃고, 코미디 같은 현실이 지긋한 연극 마니아를 만족하게 할만한 작품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2014 서울국제공연예술제 해외초청작 <상복이 어울리는 엘렉트라> ⓒ RAMT


폐막작으로 RAMT(Russian Academic Youth Theatre)제작, 알렉세이 보로딘 연출의 상복이 어울리는 엘렉트라는 미국의 대표적인 작가 유진 오닐이 다시 쓴 아이스킬로스의 오레스테이야’ 3부작을 러시아 감성으로 풀어낸 드라마입니다. 러시아 연출가 알렉세이 보로딘이 러시아의 스케일과 감각으로 연출하여 모도 톤의 회전무대 위에서 전환되는 거대한 저택을 배경으로 애증이 교차하는 가족관계와 운명의 악순환을 회피하고자 하는 인물들의 처절함이 웅장하게 그려졌습니다


2014 러시아 최대의 연극 페스티벌인 황금마스크에서 4개 부분에 지명 될 정도로 호평을 받은 작품이기도 합니다.


SPAF는 연극과 무용 두 분야에 걸쳐 가장 주목받고 있는 공연을 초청했습니다. 앞의 작품이 연극공연이었다면 지금부터 소개할 공연은 무용공연입니다.


 

2014 서울국제공연예술제 해외초청작 <썬 SUN> 한국공연예술센터


해외 초청작 무용 분야에서 주목을 받는 작품 은 영국 호페쉬 쉑터 컴퍼니에 의해 만들어진 것으로 태양이 갖는 역설적인 아름다움과 위험함을 몸으로 표현했습니다. 신들린 듯한 움직임과 출중한 군무가 어우러져 무용수들의 강렬한 역동성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2014 서울국제공연예술제 해외초청작 <블라인드 데이트> ⓒ Ursula Kaufmann


린츠 주립무용단의 블라인드 데이트는 오스트리아 작품이지만 대만 출신의 메이 홍 린 안무가가 만든 온 가족을 위한 무용공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서로에게 구애하는 남녀 간의 관계에 대해 비언어적 소통인 몸의 움직임으로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사랑이란 과연 무엇인지 안무가와 무용수의 재치 있는 해석이 관객들의 흥을 더욱 돋울 것입니다댄스씨어터 창의 김남진 안무가는 봄의 신을 예찬하기 위한 이교도들의 엄숙한 제전, ‘봄의 제전을 한국적인 제의 형식으로 탈바꿈시켰습니다. 현시대의 모든 재앙과 아픔을 달래고자 하는 현대판 살풀이로, 강한 에너지와 부드러운 움직임의 무용언어를 구사하는 김남진의 진혼무를 만나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김용걸댄시스어터의 김용걸 안무가는 인사이드 오브 라이프를 통해 삶과 죽음에 대한 고찰을 관객들에게 제시합니다. 연극과 무용을 한 주제로 묶어 공연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나 이번 SPAF에서는 텍스트와 안무, 배우와 무용수의 움직임 등 공연예술의 본질이 중심이 되어 연출가와 안무가가 전달하려는 본질이 무엇인지 또한 그들이 탐구하는 공연예술의 본질이 무엇인지 다양한 방식으로 보여주는 것을 관객이 느꼈으면 한다고 합니다. 느끼고 깨달은 관객들에게 사랑을 받는 훌륭한 작품이 많은 나오기를 기대해 봅니다. 더불어 2014 SPAF에 참여한 관객들에게는 현재 한창 흐르고 있는 세계 공연의 형태를 확인해 볼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축제정보

  

축제명: 2014 14회 서울국제공연예술제(SPAF)

축제기간: 2014925~ 1019

축제장소: 아르코 예술극장, 대학로 예술극장 

한국공연예술센터 홈페이지 (www.spaf.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