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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 국민화가 뭉크를 만나다

문화포털 기자단 2014-08-08
노르웨이 국민화가 뭉크를 만나다

미술가에겐 대표 작품이 있죠. 어떤 미술가는 이름보다 작품이 먼저 생각나기도 합니다. 뭉크도 그 중 한 명일 것입니다. 우리는 뭉크의 작품인 ‘절규’를 알고 있습니다. 무심한 듯 다른 사람은 지나가지만 뭉크는 그야말로 절규하고 있습니다. 정말 유명하기에, 어쩌면 정말 몰랐던 그 남자의 이야기. 노르웨이 출신으로 모더니즘에 이바지한 뭉크의 이야기를 들어볼까요.

 

 

뭉크 전시회 현장입니다. 방학을 맞이해 관람객이 많았습니다/ 출처=기자 직접 촬영

 

국내에서 처음으로 뭉크의 절규가 상륙했습니다. 뭉크의 절규를 볼 수 있는 전시회 ‘영혼의 시, 뭉크’가 열리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회에 소개된 작품을 통해 뭉크의 삶을 들여다볼까요.

  

  

이 예술가, 결코 만만하지 않다




뭉크의 대표작인 ‘절규’만 기억하고 있나요? 그렇다면 뭉크의 극히 일부분만 알고 있는 겁니다. 뭉크는 자신의 일생을 예술에 바친 인물입니다. 뭉크의 인생을 보면 많은 예술작품을 만날 수 있습니다. 감히 이렇게 정의내리고자 합니다. 제 생각으로 뭉크를 이렇게 표현하겠습니다. 그는 ‘결코 겹치지 않는 예술혼’이었습니다.

 

뭉크는 전 생애에 걸쳐 유화 1,100점과 판화 약 18,000점, 드로잉과 수채화 4,500여 점을 남겼다고 해요. 이렇게 많은 작품이 전부 다 ‘절규’같은 작품이 아닙니다. 노르웨이의 국민화가 뭉크. 노르웨이 화폐에 등장할 정도로 지금까지 존경받는 예술가인 뭉크 인생은 격정적이었습니다. 뭉크는 인생 굴곡을 예술작품에 그대로 투영했습니다. 사람이 느끼는 다양한 감정의 종류를 뭉크 작품에서 찾아볼까요.

 

뭉크의 가족사는 그의 작품 활동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우선 뭉크의 간단한 가정사를 알아볼까요. 아버지는 의사였고 삼촌은 역사학자였습니다. 경제적으로 넉넉한 편은 아니었지만 사회계층은 높았습니다. 당시 변혁기를 거치면서 배는 고프지만 사회적으로 높은 지위를 지녔던 뭉크는 가족의 죽음을 세 번이나 목격합니다. 어머니, 누이, 남동생까지 결핵으로 잃고 말았습니다. 이것이 뭉크에게는 큰 충격으로 남아 가족과 임종에 연관된 작품을 남겼습니다. ‘병실에서의 죽음’ 등 가족의 임종 순간을 기록한 작품을 남겼습니다. 검은 옷을 입고 있는 사람들, 사랑하는 가족을 떠나보내야 하는 충격과 우울함을 그대로 느낄 수 있습니다. 그 외에도 ‘누이의 죽음’, ‘임종의 거리’ 등이 뭉크의 가슴 아픈 애환을 표현했습니다.

 

뭉크에게 가족이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뭉크에게는 평생 자신을 지켜 준 이모가 있습니다. 뭉크는 여러 작품을 통해 이모에 대한 사랑을 표현한 바 있는데요, 이번 전시회에서도 이모를 그린 작품을 여럿 만날 수 있습니다. ‘흔들의자에 앉은 카렌 비웰스타드’가 그 중 하나죠. 죽은 가족을 대신해 평생 뭉크에게 가족애를 나눠주었던 이모 카렌 비웰스타드를 향한 뭉크의 따스한 시선이 그대로 느껴집니다.

    

 

세상의 변혁, 한 가운데 서서



뭉크는 노르웨이의 정치적, 문화적 격변기에 화가로 데뷔합니다. 1880년대 강렬한 인상주의로 자신의 색깔을 노출했습니다. ‘마주 앉아서’, ‘크리스티아니아 보헤미안들2’, ‘그랑 카페의 헨리크 입센’ 등이 뭉크의 인상주의 작품입니다.


 

 

 뭉크의 ‘절규’작품입니다. 이번에 전시된 ‘절규’는 석판화 버전입니다/ 출처=기자 직접 촬영

 

가장 유명한 작품인 ‘절규’를 빼놓을 수 없겠죠. 지금의 뭉크를 만든 작품 ‘절규’에 대해 알아볼까요. 절규에는 이런 글이 있습니다.

 

'두 친구와 함께 산책을 나갔다. 햇살이 쏟아져 내렸다. 그때 갑자기 하늘이 핏빛처럼 붉어졌고 나는 한 줄기 우울을 느꼈다. 친구들은 저 앞으로 걸어가고 있었고 나만이 공포에 떨며 홀로 서 있었다. 마치 강력하고 무한한 절규가 대자연을 가로질러가는 것 같았다.'

 

뭉크는 두 명의 친구와 외출했다가 문득 절규를 느꼈다고 합니다. 뭉크가 느낀 절규의 근원은 무엇일까요. 죽음으로 가족을 떠나보냈던 사연, 노르웨이 격변기를 몸소 경험한 사연이었는지 정확히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뭉크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는 작품입니다.

 

이번에 공개된 석판화 버전의 ‘절규’는 2006년 뉴욕현대미술관(MOMA) 전시 이후 8년 만에 처음 서울에서 공개된 것입니다.

    

 

뭉크의 개성, 판화



뭉크의 유명 작품으로 ‘키스’가 있습니다. ‘키스’는 현대판화 기법으로 완성한 작품입니다. 이번에 전시된 ‘키스’는 총 4작품입니다. 판화의 특징은 잘 아시는 것처럼 여러 작품을 계속 찍어낼 수 있다는 것인데요, 이번에 전시된 키스는 다릅니다. 뭉크는 ‘키스’, ‘키스Ⅱ’, ‘키스Ⅲ’, ‘키스Ⅳ’를 모두 다르게 완성했습니다. 색을 다르게 입혀서 작업한 것이죠.


 

 

뭉크의 ‘키스’작품입니다. 현대판화 기법이 돋보이는 작품이죠. 남녀의 뜨거운 사랑이 느껴집니다/ 출처=기자 직접 촬영



뭉크와 여성

    

 

‘키스’작품은 남녀의 뜨거운 사랑을 엿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남녀의 사랑을 표현한 다른 작품으론 어떤 것이 있을까요. 뭉크의 ‘뱀파이어’는 여성과 남성의 묘한 관계를 나타냅니다. 여성은 남성을 파멸하려는 것처럼 보이죠. 뭉크는 결혼하지 않고 독신으로 살았습니다. 어머니, 누이가 일찍 죽으면서 큰 충격을 받았을 것이란 분석이 있죠. 뱀파이어는 여성이 남성에게 고통을 주는 존재로 나옵니다.


 

 

 뭉크의 ‘마돈나’ 작품입니다/ 출처=기자 직접 촬영

 

다른 작품에서는 여성이 어떻게 비춰질까요. ‘마돈나’는 쾌락을 느낀 여성을, ‘생의 춤’과 ‘여자’는 여러 감정을 느끼고 있는 다양한 여성을 표현했습니다.

 

 

 

 뭉크의 작품 ‘생의 춤’(중간)과 ‘여자’(끝)입니다. 여성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이 엿보입니다/ 출처=기자 직접 촬영

 

이외에도 뭉크의 자화상으로 유명한 ‘대구머리를 먹고’를 감상할 수 있습니다.

 

이제 절규로만 기억했던 뭉크는 없습니다. 뭉크만의 독특한 시각이 잘 녹아있는 작품을 국내에서 볼 수 있다는 것, 매우 큰 행운입니다. 뭉크와 함께 인생과 감정을 고민하는 시간을 보내면 어떨까요. 뭉크가 작품을 준비하면서 느꼈던 감정은 무엇일지, 또는 뭉크처럼 인생의 굴곡을 맞이한 이의 감정은 무엇일지, 아니면 지금 자신이 느끼는 감정은 어떤 것일지 진지한 고민의 시간을 갖길 바랍니다.

  

  

영혼의 시 '뭉크'


기간 : 2014.07.03.(목)~2014.10.12(일)

전시 장소 :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전시 주최 : 예술의전당, SBS, 컬쳐앤아이리더스

요금 : 성인(만19세-64세) 15,000원 / 청소년(만13세-18세) 12,000원 어린이 (36개월이상-만12세) 10,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