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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겐 그림이 전부였다

문화포털 기자단 2014-07-07
그에겐 그림이 전부였다

“천재는 하늘이 낳는다.”라는 말처럼 하늘의 개입으로 천재가 태어난다면 천재는 멋지고 모양 나게 한 생을 살아야 하는 게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그를 천재 화가라 부르는데 한 치의 머뭇거림도 없음에도 화가 이중섭을 지칭할 때는 불운한 천재 화가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화가 이중섭의 만년은 비극으로 끝을 맺었습니다.

 

빈곤 때문에 양담배갑의 은종이에 그린 그의 작품이 미술 재료의 확장이라며 미국 뉴욕박물관에 수장되었지만, 그의 극적인 인생과 예술세계를 자세히 알지 못했습니다.

 

생의 고독과 자학 속에 그의 생을 단축하게 한 고독과 빈곤의 이야기가 삶과 예술이 되어 무대에 오른다고 합니다. 6월 24일부터 7월 13일까지 명동 예술극장에서 연극 <길 떠나는 가족>으로 탄생하여 우리에게 그의 이야기를 들려준다고 합니다.

 

 


연극 <길 떠나는 가족>를 홍보할 때 주로 나오는 사진입니다. 극장 로비에 커다랗게 세워져 있습니다. 양복 입은 남자는 이중섭의 평생 친구 구상입니다. 가운데 흰 옷 입은 남자가 화가 이중섭 역을 맡은 지현준 배우입니다/ 출처 = 기자 직접 촬영

 

 

1991년 문예회관 대극장에서 초연한 작품을 같은 연출자가 23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올린다고 합니다. 초연 당시 이윤택의 감각적 연출과 배우들의 호연, 이영란 미술 감독의 동심을 자극하는 오브제(사물)가 관객과 평단의 극찬을 받으면서 서울 연극제 작품상, 희곡 상, 등을 수상 작품입니다.

 

초연했을 때 대사 한 마디 없던 학생 역할의 배우가 이중섭의 어머니로 캐스팅 될 만큼 한 세대를 뛰어넘어 같은 연출가에 의해 같은 연극이 무대에 올린다는 것은 무척 흥미로운 것 같습니다. 초연 때는 비운의 천재 화가 이중섭역에 배우 김갑수 씨가 출연했는데 이번 작품에는 대한민국연극대상 연기상, 동아 연극상, 유인촌 연기상을 수상한 배우 지현준이 맡았습니다.

 

그는 이번 작품을 위해 체중까지 줄여가며 실제 이중섭과 가장 가까운 모습이 되게 했다고 합니다. 그가 무대에서 보여주는 이중섭은 순진함, 유머, 열망, 따뜻함 같은 여러 감정이 풍부하게 드러나는 ‘다면적 예술가 이중섭’의 모습일 것이라 합니다. 연기연습뿐만 아니라 미술연습까지 한 지현준은 실제 공연에서 보니 공연되는 매회 ‘황소’ 그림을 그리는 퍼포먼스도 보여 주었습니다.

 

 


명동 예술극장의 로비에 있는 이중섭화가의 <황소>와 <부부> 그림입니다/ 출처 = 기자 직접 촬영

 

 

특히, 초연 때도 관객에게 놀라움을 선사했던 이영란 미술감독이 만든 소, 아이, 게, 물고기, 나비 같은 예술작품 수준의 오브제(사물)는 한층 세련돼져 무대 위에서 생생하게 살아났습니다. 그림에 필요한 소품을 만들기 위해 산에서 칡을 뜯어 제작한 오브제(사물)들은 특이하고도 멋져 보여 깊은 인상을 주었습니다.

 

이중섭 화가의 그림<길 떠나는 가족>은 저녁노을을 배경으로 아버지가 소달구지에 가족을 태우고 어디론가 가고 있는 모습을 담은 그림입니다. 떠나는 가족들의 모습에서 슬픔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달구지를 끌고 가는 소도 웃고 있는 것 같은 흥겨운 느낌의 그림이었습니다. 연극 <길 떠나는 가족>은 흥겨운 느낌보다는 안타까움, 속상함, 애달픔을 느끼게 했습니다.

 

 


명동 예술극장 로비에 있는 <길 떠나는 가족> 사진과 이중섭 화가의 그림입니다/ 출처 = 기자 직접 촬영

 

 

연극의 내용은 이중섭 화가가 일본으로 유학을 가게 된 계기, 식민치하 일본여인과의 결혼, 공산 정권에서의 핍박과 예술가로서 자유를 누릴 수 없었던 현실과 맞물린 1.4 후퇴 때의 남하, 경제적인 빈곤 속에서의 피난생활, 아내와 자식을 일본으로 떠나보내야만 했던 고뇌와 아픔의 생활, 그리고 정신병원에서의 죽음 등, 예술가를 억압하는 시대적 상황과 경제적 빈곤이라는 극한 상황 속에서도 치열한 예술혼으로 맞서는 그의 고단한 삶을 보여주었습니다.

 

공연의 마무리에 그가 그리던 어머니와 형, 아내, 자식들이 그와 함께 소달구지에 실려서 무대를 나가는 장면에서 진정으로 화가 이중섭이 이제는 그만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간절했습니다.

 

 


연극<길 떠나는 가족>출연진들이 칡으로 제작한 오브제(사물), 황소와 함께 마무리 인사를 하고 있습니다/ 출처 = 기자 직접 촬영

 


 연극 <길 떠나는 가족> 출연진들이 모두 나와 박수를 받고 있습니다/ 출처 = 기자 직접촬영

 


이윤택 감독(마이크 잡으신 분)님과 김의경 작가님(앉아 계신 분)이 연극에 대한 간략한 소개를 하고 계십니다/ 출처 = 기자 직접 촬영

 

불운했다고 절대 말하고 싶지 않은 천재 화가 이중섭의 삶과 예술혼을 그린 연극 <길 떠나는 가족>을 관람하시고 예술가로서의 그와 인간으로서의 그를 느껴보시기를 바랍니다.

 

 


연극<길 떠나는 가족> 공연 포스터입니다/ 출처 = 명동 예술극장 홈페이지

 

 

연극 '길 떠나는 가족'


공연기간 : 6월 24일(화)~7월 13일(일)

공연장소 : 명동예술극장

티켓가격 : R석 50,000원, S석 35,000원, A석 20,000원

홈페이지 : http://www.mdtheater.or.kr 

 


명동 예술극장으로 오시는 길 안내입니다/ 출처 = 명동 예술극장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