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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예찬’ 사색은 발걸음 사이에서 자란다 … <대한민국 걷기 좋은 길>

문화포털 기자단 2017-03-29
‘걷기예찬’ 사색은 발걸음 사이에서 자란다 … <대한민국 걷기 좋은 길>

걷고, 보고 , 느끼고 아름다운 대한민국의 걷기 여행길을 찾아서~


올레길, 둘레길, 순례길 등 전국이 걷기 천국입니다. 최근에는 DMZ 펀치볼 둘레길, 코리아 둘레길, 올림픽 아리바우길 등 숲, 바다, 마을 등 국내 걷기여행길이 연결된다는 소식에 한층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데요. 서점에서도 작게 걷기, 대한민국 걷기 좋은 길 111선, 야외에서 읽는 걷기 책 등 걷기 열풍 트렌드를 반영한 책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 볼 수 있습니다. 그 만큼 걷기는 우리 삶 가운데 중요한 여행트렌드로 자리 잡았는데요.


트레킹화와 등산복, 아이젠 등 걷기 여행에 필요한 장비가 더 많아진 겨울이 왔음에도 불구하고 걷기 열풍은 식을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필자는 오늘 ‘느리게 걷되 건강을 챙기면서 낭만도 사색할 수 있는’ 멋스러운 길 세 곳을 추천하려 합니다. 그럼 저와 함께 걷기 여행길로 여행을 시작해볼까요?


(왼쪽부터) 해파랑 길 21코스 영덕 코스 ‘영덕 해맞이 공원’ 및 해파랑 길 31코스 삼척 코스 ⓒ 걷기여행길

(왼쪽부터) 해파랑 길 21코스 영덕 코스 ‘영덕 해맞이 공원’ 및 해파랑 길 31코스 삼척 코스 ⓒ 걷기여행길

 

첫 번째 여러분께 소개해드릴 길은 바로 지난해 12월 한국을 찾은 싱가포르 리셴룽 총리가 반했다고 전해지는 ‘동해 해파랑 길’입니다. 동해 해파랑 길은 대표적 걷기 좋은 길로 선정된 길 중 하나이자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동해안의 새로운 관광콘텐츠 개발을 위해 2009년부터 2014년 까지 총 5년에 걸쳐 사단법인 한국의 길과 문화, 지역 민간단체의 뜻을 모아 개통한 코스인데요.


국내 최장 걷기 여행길이기도 한 이 곳은 동해의 맑고 푸른 바다(Beach), 새로운 빛(Light), 전설과 이야기가 풍부한 곳(Legend), 언젠가 가보고 싶은 관광목적지(Utopia), 독특한 지역문화가 있는 곳(Unique), 희망의 에너지(Energy), 흥미진진한 장소(Exciting) 라는 상징이 포함되어 있는 블루로드(Blue Road) 로도 불리기도 합니다.


이 길은 부산 오륙도 해맞이 공원에서 시작돼 강원도 고성 통일 전망대에서 마치는 코스입니다. 총 10구간 50개 코스로 770km의 아름다운 전망을 자랑하는데요. 해파랑 길을 완주할 경우 부산, 울산, 경주, 울진, 삼척, 동해, 고성 등 12개 시, 군을 지나게 되며 동해안 지역의 수려한 자연 경관 뿐 아니라 다양한 생태계를 벗 삼아 거닐 수 있어 남녀노소 불문하고 인기가 많습니다.


영덕 입선항구 ⓒ 해파랑길 포토갤러리

영덕 입선항구 ⓒ 해파랑길 포토갤러리


필자도 해파랑 길을 예찬하는 한 사람으로써 올해 봄과 여름 2차례에 걸쳐 28~34코스인 삼척-동해구간, 23~27코스인 울진구간, 19~22코스 영덕구간, 을 직접 거닐어보았습니다. 노랑 빛 유채꽃의 향연이 펼쳐지는 봄, 태양빛이 강한 여름에 방문해 색다른 동해바다의 풍경을 마주 할 수 있었는데요.


에메랄드빛 동해바다와 시원하게 솟아오르는 소나무, 들숨/날숨으로 불어오는 파도 바람은 새로운 무언가를 찾기 위해 떠나온 필자에게 색다른 즐거움과 에너지를 선물해 주었습니다. 필자는 무엇보다도 울진에서 삼척을 넘어서자마자 바다가 그대로 드러나는 임도 초입과 자갈이 짜그락거리는 소리가 운치 있었던 나곡 해변, 연꽃이 필 때 장관을 이룬다는 연호공원 부근, 상 맹방해변, 삼척해변길이 제일 기억에 남는데요. 빽빽하게 건물이 자리한 도시에서 생활하다 시원하게 뻗은 물줄기에 반해버렸습니다. 일부구간은 여름철 잡초제거를 해야만 편하게 지나 갈 수 있었지만 바닷바람을 막기 위한 방풍림을 벗 삼아 거닐기엔 최적의 코스였습니다.


여름 뿐 아니라 4계절 모두 풍경이 그림처럼 담겨 멋스럽게 추억을 담을 수 있는 동해 해파랑 길. 노선의 방향도 뚜렷하고 코스별로 지역의 특성이 확실하게 묻어나와 처음 걷기 여행길을 시작한 분들도 어렵지 않게 거닐 수 있습니다. 지역 특산물로 만든 제철 음식도 먹고 그 어떤 것보다 화려한 기교가 없는 단아한 걷기 여행길을 찾고 계신다면 선 굵은 동해안 트레일 의 대명사 ‘동해안 해파랑 길’로 떠나보시는 건 어떨까요? 고독과 외로움을 벗 삼아 걷는 여행자들에게는 내면의 소리를 더 잘 들을 수 있도록 환상적인 뷰를 선사합니다.


* 리셴룽 총리가 걸었던 코스는 32-50코스로 추암에서 고성까지 입니다. 이 구간은 동해바다의 아름다운 모습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해변 길들이 가득하며 45코스는 속초의 다양한 명소를 둘러보는 길로 길의 오르내림이 심하지 않아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49코스는 산과 호수, 바다를 모두 걷기 때문에 고성 지역의 지리적·역사적 특성을 두루 느낄 수 있으며 고성에서 가장 큰 항구인 거진 항에서 여행은 시작됩니다.

      

 강릉 바우길 11코스 신사임당 길 ⓒ 걷기여행길

강릉 바우길 11코스 신사임당 길 ⓒ 걷기여행길

   
그럼 두 번째 걷기 여행길인 ‘강릉 바우길’ 로 여러분을 안내합니다. 바우길은 백두대간에서 경포대와 정동진까지 산맥과 바다를 함께 거니는 길로 총 350km의 17구간의 일반 코스, 대관령 국민의 숲길, 울트라 바우길, 계곡 바우길 코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산맥에서 바다로 나아가는 길이라 경사가 그리 높지 않고 2010년 6월에는 강릉 바우길이 문화관광부 ‘이야기가 있는 문화생태 탐방로’ 에 선정되면서 역사, 문화와 함께 길을 거닐며 여행을 떠나려는 가족 여행객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데요.


그중 2코스인 대관령 구간 ‘대관령 옛길’은 우리나라 옛길의 가장 대표적인 길이자 많은 시인 묵객이 시와 그림을 남긴 길로 유명합니다. 대표적인 인물로는 신사임당, 시인 송강 정철, 화가 김홍도를 예로 들 수 있는데요. 신사임당 경우 어린 율곡의 손을 잡고 친정어머니를 기리기 위해 이 길을 거닐었다고 전해지며 율곡의 친구이자 강원도 관찰사인 시인 송강 정철은 가사 문학의 백미(白眉)라 일컬어지는 〈관동별곡〉 작성, 화가 김홍도는 이 길 중턱에서 대관령의 경치에 반해 ‘대관령도’ 그림을 그렸다는 예화가 전해집니다. 그 만큼 이 길은 많은 시인 묵객들이 주목할 만큼 수려한 경관을 자랑하며 영동, 영서를 한눈에 전망할 수 있는 이국적인 경치로 이목을 사로잡고 있는데요.


(왼쪽부터) 설원으로 가득한 바우길 1구간 선자령 풍차길 및 2구간 대관령 옛길 ⓒ (사)강릉 바우길

(왼쪽부터) 설원으로 가득한 바우길 1구간 선자령 풍차길 및 2구간 대관령 옛길 ⓒ (사)강릉 바우길


어느 걷기 여행길 못지않게 방풍림도 가득해 바우길 의 풍경은 4계절 각각 다른 아름다움으로 장관을 이룬다고 합니다. 특히 여름엔 나무와 풍차가 공존하는 이채로운 아름다움을, 봄엔 수십 종의 야생화가 개화해 다채로운 아름다움을 관람할 수 있다고 하는데요. 요즘 같은 겨울엔 은빛 설원이 가득해 눈꽃 트레킹을 즐기려는 트레킹 여행자들로 성황을 이룬다고 합니다. 무엇보다도 모든 코스가 금강소나무 숲길로 이루어져 있어 4계절 불문, 그윽한 솔향기 뿐 아니라 눈에 뒤덮인 소나무 숲길의 전경을 감상할 수 있다고 하니 생각만 해도 머릿속이 맑아지고 상쾌해지는 기분이 듭니다. 혹시 트레킹과 삼림욕을 동시에 체험하고 싶으신 분들이 계신다면, 조금 더 색다른 겨울 걷기 여행을 계획하고 계신다면 강릉 바우길 로의 여행 어떠신가요?


우리나라 삼림 조성의 역사 뿐 아니라 잘 가꾼 숲길의 전형을 전망, 자연적이며 인간 친화적인 트레킹을 경험할 수 있어 일거양득의 효과를 보실 수 있을 겁니다.


참고로 바우길에서 ‘바우’ (Bau)는 바빌로니아 신화에 나오는 건강의 여신으로, 강인함의 상징인 바위에서 이름을 따왔다고 합니다. 바로 1코스 ‘선자령 풍차길’이 이런 강인함을 이어받아 건강을 기원하고 소망을 기원하는 길이자, 바람의 이미지가 강한 길이라고 하는데요. 선자령 정상은 해발 1,157m이지만 출발점인 대관령휴게소가 해발 850m로 경사가 완만해 비교적  초심자도 심설걷기 장비만 잘 갖춘다면 어렵지 않게 여행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러니 이번 기회에 장비를 잘 갖춰 한 번 도전해 보는 건 어떨까요? 눈꽃트레킹과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동해에서 떠오르는 일출이 여러분에게 겨울철 최고의 감동여행을 선사할 것입니다.


(왼쪽부터) 조정래 태백산맥 및 문학관 현 부자네집 집터  ⓒ 걷기여행길

(왼쪽부터) 조정래 태백산맥 및 문학관 현 부자네집 집터  ⓒ 걷기여행길


자 그럼 오늘의 마지막 추천 여행지인 전남 보성 ‘태백산맥 문학기행길’로 떠나봅니다. 이 길은 올해 관광주간과 함께하는 걷기 좋은 길 중 한 곳이자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국내 여행 1001선 중 한 곳으로 선정된 여행길인데요. ‘태백산맥 문학기행 길’은 조정래 선생의 대하소설 ‘태백산맥’의 실제 무대가 되는 벌교의 다양한 현장을 걸어 보는 길로 경남 하동 ‘박경리 토지길’과 비슷한 걷기 여행길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문학기행 길이기 때문에 태백산맥 책을 미리 읽어오거나 작가에 대해 사전 조사를 한 후 여행길에 동참하는 것은 필수입니다. 하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거나 책을 읽지 못 했다면 여행 전 에 시작점인 태백산맥 문학관에 들러 사전 지식을 습득하는 것을 추천하는데요. 태백산맥문학관은 2008년 11월 21일 개관한 국내 최대 규모의 문학관입니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소화교는 물론 중도방죽, 남도 여관 등을 차례차례 방문하기 때문에 사전 지식 습득이 매우 중요합니다. 만약 소설 줄거리를 이해하지 못 했다면, 여행의 맛이 덜한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겠지요.


앞서 소개한 걷기 여행길들이 자연과 산림, 역사가 함께 한 길이었다면 태백산맥 문학기행 길은 작가와 함께 떠나는 소박함이 깃든 걷기 여행길입니다. 실제 조정래 선생의 소설 태백산맥의 실제 모델이 되었던 곳들을 두루 거치며 소설에서 그려본 벌교의 모습을 상상해 색다른 여행의 즐거움을 선사하는데요.


(왼쪽부터) 벌교천 갈대밭 및 경전선의 철도역 벌교역 ⓒ 걷기여행길

(왼쪽부터) 벌교천 갈대밭 및 경전선의 철도역 ‘벌교역’ ⓒ 걷기여행길


당시의 시대상을 반영하는 일식가옥 등 근현대 건축물 뿐 아니라 벌교천 갈대밭과 명품 낙조를 감상 할 수 있어 자연 속 명품산책로라고도 손색이 없습니다. 참고로 부용산 체육공원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는 벌교읍 전경은 강을 중심으로 펼쳐진 조그만 시골정취를 느낄 수 있으니 꼭 둘러보는 것이 좋다고 하는데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이 길의 가장 큰 매력 포인트는 지역의 특산물인 벌교 꼬막을 맛볼 수 있는 꼬막 거리입니다. 1월은 꼬막이 가장 맛이 들 때라 하니 식도락 여행지로 제격인데요. 이번 겨울 방학 아이들과 걷기 여행길을 계획하고 계신다면 ‘태백산맥 문학기행 길’은 어떠신가요?


*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전국 걷기 여행길에 관한 정보를 홈페이지 www.koreatrails.or.kr 와 대한민국의 걷기 여행 길 블로그 www.koreatrails.blog.me  에 업데이트 하고 있습니다. 코스별로 지도, 소요시간, 난이도, 교통 안내, 이달의 추천 길 등 다양한 정보가 소개되어 있으니 걷기 여행길에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 참고자료

- 걷기 여행길 www.koreatrails.or.kr
- 사단법인 강릉 바우길 www.baugil.org
- 해파랑길 www.haeparang.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