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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보면 재미있는 역명(名)이름 이야기

문화포털 기자단 2015-12-02
알고 보면 재미있는 역명(名)이름 이야기

알고 보면 재미있는 역명()이름 이야기

 

 

지하철역 이름은 어떻게 정해지는 걸까요? 지하철은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대중교통수단이다 보니 지하철역 이름을 정하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역의 이름을 짓는데 있어서 중요한 것은 누구나 쉽게 외우고 떠올릴 수 있는 것입니다. 최근에는 아름답고 부르기 쉬운 어감을 갖는 것도 중요 요인 중 하나가 되고 있습니다.

 

지하철역 이름을 정하는 데는 여러 가지 규칙이 있습니다. 주변에 가장 유명한 건물이나 명소의 이름을 따르거나 역사적으로 중요한 사건을 따르는 것입니다. 가장 보편적인 규칙은 그 지역의 고유 지명을 따르는 경우입니다. 서울 지하철에는 아름답고 역사적 의미를 담고 있는 재미있는 역 이름들이 참 많습니다. 지금부터 아름답고 재미있는 지하철역의 이름 이야기를 소개하겠습니다.

 

 

  지하철노선도

 

서울 지하철역 이름이 적힌 노선도의 일부 문화포털 기자단 이난희

    

 

 

정조가 세운 장승이 굽이 내려다보이는 곳 

- 7호선 장승배기역

 

20008, 지하철 7호선은 수도권 지하철 노선 중 7번째로 개통되어 장암역에서 부평구청까지 운행하고 있습니다. 7호선을 타고 가다 서울 중심을 지나면 장승배기역을 지나지나가게 됩니다. 이곳의 이름이 장승배기가 된 것은 근처에 장승이 세워져 있기 때문이라는 것, 알고 계셨나요?

 

 

 

 

여러 모양의 장승들 문화포털 기자단 이난희

 

 

옛날부터 마을 입구로 들어가는 길을 표시하기 위해 나무 기둥을 깎아 사람 모양의 조형물을 세워 놓았는데 우리는 이를 장승이라 불렀습니다. 장승의 또 다른 역할은 마을 입구에 버티고 서서 마을로 들어가는 나쁜 기운이나 힘을 막아내는 수호신의 역할이었습니다. ‘장승에다가 순우리말 접사 배기를 붙여 만든 단어가 바로 장승배기입니다. 지금도 시골에 가면 쉽게 볼 수 있는데 이런 장승이 모여 있는 장소를 장승배기라 일컫습니다. 장승을 세울 땐 보통 남녀 한 쌍을 마주 보게 해서 세웁니다. 남자의 몸에는 천하대장군(天下大將軍)’, 여자의 몸에는 지하여장군(地下女將軍)’이라는 이름을 새깁니다. 이런 장승이 어떨 땐 아들을 낳기 위한 기도의 대상이 되기도 하지요.

 

장승배기역에 장승이 세워지게 된 데는 조선의 이름난 효자 정조가 아버지 장헌세자를 그리워하는 마음이 담겨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아버지 장헌세자의 묘(현릉원)를 자주 찾던 정조는 이곳에서 한 번 쉬었다가 이동을 하곤 했다고 전해집니다. 정조가 산림이 울창한 장승배기에서 휴식을 취하던 중 이곳에 장승을 만들 것을 지시했답니다. 정조의 지시에 따라 멀리서도 한눈에 들어오는 곳에 세워졌던 큰 장승을 보고 사람들은 이곳을 장승배기라 부르게 되었답니다. 그 유래를 따서 지하철역의 이름이 장승배기역이 되었다고 하네요.

    

 

 

뽕나무와 양잠의 지역 

- 3호선 잠원역

 

  잠원역
 
 

잠원역의 안내명 문화포털 기자단 이난희

 

 

서울 지하철 3호선 신사역과 고속터미널역 사이에는 잠원역이 있습니다. 이 지역의 지명은 원래 경기도 시흥군 신동면 잠실리였는데, 1963년 서울특별시로 편입될 때 당시 강동구 잠실동과의 혼동을 피하려고 잠원으로 정해졌습니다. 노래 강남 스타일로 더욱 유명해진 강남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잠원이 지금은 고층 아파트와 번화한 상점으로 채워져 있지만, 과거에는 모두 뽕나무 밭이었다니 놀라지 않을 수 없습니다. 잠실은 조선 시대에 국립양잠소격인 잠실도회의 준말입니다. ‘이라는 역명의 첫 글자는 잠실도회가 설치된 곳이라는 데서 유래했고, ‘자는 조선 시대에 공무를 위해 여행하는 관리나 상인을 위해 국가에서 설치한 숙박시설인 원에서 유래했습니다. 이 동네도 원래 잠실이었는데 송파구의 잠실동이 서울에 먼저 편입되는 바람에 잠원이 되었답니다.

 

 

 

 

잠원역 안의 견직기와 누에 이야기 그림 문화포털 기자단 이난희

 

 

이 지역은 뽕나무·양잠과 관계가 깊기도 하여 그 상징성을 나타내기 위해 역 안 벽면에는 누에 그림과 아낙들이 실을 뽑는 견직도가 벽화로 그려져 있습니다. 또한, 누에 관련 전시와 체험학습 장소로도 유명하다고 합니다. 도심 속에서 즐기는 새로운 생태체험이 잠원역을 더욱 빛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사슴이 내려와 목욕했다는 곳 

- 1호선 녹천역

 

 

 

녹천역명 안내판 문화포털 기자단 이난희

 

 

도봉구 창동에 있는 지하철 1호선 녹천역은 사슴과 연관된 지역 지명을 따서 만들어졌습니다. 녹천에 대한 몇 가지 재미있는 유래가 전해지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노원구 월계동에 있던 마을의 이름으로, 이곳의 하천은 중랑천과 우이천, 이렇게 두 가닥으로 시작해서 767번지 근방에서 하나로 합쳐집니다. 그 모습이 마치 사슴 머리에 난 뿔을 닮았다 해서 지은 이름이 녹천이라는 얘기가 있습니다.

 

또 다른 일설에는 이곳 산의 모양이 사슴이 냇물을 마시는 형국인 데서 유래되었다고 하는데, 사슴이 산에서 내려와 마을이 순조로웠다는 전설도 있습니다. 마지막 이야기는, 조선 시대에 큰 홍수로 인해 중랑천이 범람하여 우이천까지 흘러 마을은 폐허가 되었는데, 폐허가 된 마을을 복구하기 위해 고심하던 마을 촌장이 꿈을 꾸었다고 합니다. 꿈에서 만난 신선이 중랑천 가에 푸른 사슴 한 마리가 내려와 목욕할 것이니 제물을 준비해서 바치면 홍수가 해결될 것이라 했답니다. 그래서 마을에서 가장 예쁘고 정숙한 염 씨 처녀를 사슴에게 바쳤답니다. 사슴과 처녀가 떠난 뒤 땅은 더 기름져지고 풍요로워졌는데, 그때부터 마을 사람들은 마을 이름을 녹천으로 바꿔 불렀다는 것입니다.

 

또 다른 얘기는 마을의 복구와 홍수를 막기 위한 마을 제사를 지낼 때 푸른 사슴이 나타났는데, 그 사슴이 냇가에서 목욕한 후에 풍년이 들어 마을 이름을 녹천이라고 지었다고 합니다. 녹천역은 이 마을의 유래를 따서 이름을 붙였다고 하는데요. 그 마을이 있던 장소에 역이 세워지면서 녹천역 주변에는 이런 유래를 바탕으로 사슴 소재의 테마 공원을 조성했다고 합니다.

 

대도시의 인구가 급격히 늘면서 교통 체증의 영향을 받지 않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지하철이 중요한 교통수단이 되었습니다. 지하철역 명은 사용자가 기억하기 쉽고 부르기 편리한 게 중요합니다. 우리는 가끔 오래전부터 전해 내려온 그 지역의 이야기와 우리의 아름다운 한글이 어우러진 멋진 이름을 가진 지하철역에 내리곤 합니다. 그럴 때는 그냥 지나치기보다는 지하철역 명에 담긴 과거의 이야기 속으로 빠져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 참고 자료

네이버 지식백과 두산백과 장승배기역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1383892&cid=40942&categoryId=32190

- 네이버 지식백과 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 녹천역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2594943&cid=51880&categoryId=53284

- 여우의 서초여행블로그

http://seochowoman.tistory.com/1160

    

 

- 작성자 : 문화포털 기자단 이난희() / 정미리(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