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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카페에 녹아있는 이야기

문화포털 기자단 2015-07-21
[나의 이야기] 카페에 녹아있는 이야기

카페에 녹아있는 이야기

    

  

시원한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이면 여름날 무더위도 싹 가시는 커피 성애자, 바로 여기 있습니다. 아침에 한 잔, 식사 후 한 잔, 그리고 시험 기간에는 서너 잔 씩 마시는 커피. 저에게만 해당되는 그림은 아닐 텐데요. 그러나 제게 있어 커피는 단순히 ‘식사 후 한 잔’이 아닌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닙니다. 대학생이 된 이후로 커피를 자주 마시게 되고 그에 따라 카페 문화에 익숙해진 나, 오늘도 발걸음은 카페로 향합니다.

  

  

구석진 자리에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 카페 ‘블레스’

 

 

주로 가는 카페 블레스 ⓒ 문화포털 기자단 정미리

 

 

프랜차이즈 카페들로 가득 채워져 있는 거리에 꿋꿋이 제 자리를 지키는 카페가 있습니다. 아메리카노 한 잔에 2500원이라는 착한 가격으로, 무엇보다 사람이 많지 않아 한산하고 심플한 분위기로 제 마음을 사로잡은 이곳, 카페 ‘블레스’입니다. 1층과 2층으로 이루어진 이 카페에 들어서면, 카페 사장님께서 매번 친절하게 반겨주시는데요. 덕분에 시험 기간이 되면 2층으로 올라가 가장 구석진 곳에 앉아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 시켜놓고 마음껏 공부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이곳을 찾는 또 하나의 이유가 더 있습니다. 그 이유는 다름 아닌 카페 1층에 비치된 다양한 잡지들 때문입니다.

   

 

 

 

주로 앉는 자리와 비치된 다양한 잡지들 ⓒ 문화포털 기자단 정미리

 

 

예전에 20대 남자와 30대 남자의 접근법은 달라야 한다는 내용의 잡지 기사를 본 적이 있습니다. 당시 30대 남자를 짝사랑하고 있던 제게 그 기사는 마치 해결을 위한 열쇠를 찾은 기분을 갖게 해주었답니다. 바로 그때입니다. “그럴 땐 이렇게 하는 거야~!” 라고 속 시원히 말해줄 수 있는 사람이 되겠다고 결심했던 순간 말입니다. 그렇게 잡지 에디터라는 꿈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잡지를 정기 구독해 모든 기사를 읽고 분석하고 또 필사하며 글에 대한 감각을 키우려 노력했습니다. 또한, 작년에 C잡지에서 1년 동안 학생 기자로 활동하면서 잡지라는 매체를 더욱더 이해하며 제 꿈에 한 발짝 다가갈 수 있었습니다. 학교생활을 병행하며 글을 공부하기란 쉽지 않기에, 또한 다양한 잡지를 접할 수 있기에, 오늘도 이 카페로 발걸음을 향합니다.

 

* 카페 블레스 정보

- 주소 : 1호선 동인천역 15번 출구 카페베네 옆

- 연락처 : 032-764-9390

 

 

뜨거운 여름날의 추억이 녹아있는, 카페 ‘팟알’

 

 

 

인천광역시립박물관 3기 대학생 멘토 ⓒ 문화포털 기자단 정미리

 

 

우리나라에서 커피를 가장 처음으로 마셨던 지역이 바로 인천이라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개화기 당시 인천은 여러 나라의 선진 문물의 유입을 가능하게 하는 출입문과 같은 역할을 하였답니다. 그래서 커피뿐만 아니라 짜장면, 야구, 영화 등의 신문물이 인천에서 가장 먼저 시작되고 사용되었지요. 영문학을 전공하고 있는 제가 이러한 역사적 사실을 잘 알게 된 이유가 있습니다. 작년 여름, 인천광역시립박물관에서 역사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고 진행하는 대학생 멘토로서의 활동 덕분이랍니다. 함께 했던 멘토들은 대부분 사학을 전공하고 있었기 때문에 영문학을 전공하고 있는 제게 다른 분야를 관찰하는 기회가 될 수 있었던 동시에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일본식 목조 건물의 느낌이 살아있는 카페 팟알 ⓒ 카페 팟알 페이스북

 

 

개항기의 문물들이 남아있는 인천 중구 일대를 답사하다가 알게 된 카페가 있습니다. 바로 카페 팟알입니다. 카페 팟알은 1890년대 개항기 때 지어진 일본식 목조 건물을 개조해 만든 카페인데요. 흔히 ‘문화재’라고 하면 사람의 손을 거치지 않게 잘 보존해야 한다고 알고 있었는데, 건물을 개조해 카페로 이용하고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습니다. 문화재는 등록문화재와 지정문화재로 나뉘는데, 등록문화재는 이렇게 개조해서 쓸 수 있다는 사실을 멘토 한 명이 궁금해하는 저를 보고 알려주었던 기억이 납니다. 인천에 살고 있지만 정작 인천의 역사를 모르고 지냈던 저 자신이 창피하고 부끄러웠답니다. 이곳 카페에 앉아 곳곳에 녹아있는 우리 근대사의 숨결을 느끼고 있으면, 근대사를 공부하며 뜨겁게 불태웠던 작년 여름이 생각나곤 합니다.

 

* 카페 팟알 정보

- 주소 : 인천광역시 중구 신포로 37번길 96-2

- 연락처 :032-777-8686

 

 

꽃과 함께 싱그러움을 마시다, 카페 ‘레브 드 로즈’

 

 

 

카페 전경 ⓒ 레브 드 로즈

 

 

불어로 ‘장밋빛 꿈’이라는 의미를 지닌 이 카페는, 플로리스트 사장님만의 섬세한 감각을 느낄 수 있는 곳입니다. 책과 꽃이 좋아 둘을 접목시켜 ‘플라워 북 카페’를 고안한 사장님의 아이디어가 눈에 띄는데요. 이곳에서 꽃향기를 맡으며 책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나, 상상만 해도 즐겁지 않나요?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의 숨어있는 욕구를 잘 캐치한 이 카페에 저 또한 저격당했답니다.

   

 

 

 

꽃의 싱그러움으로 가득한 카페 내부 ⓒ 레브 드 로즈

 

 

잡지를 포함해 소설과 만화를 좋아하는 저는 이곳에 와서 주로 스트레스를 풀곤 합니다. 대학 4학년으로 취업을 앞두고 있는 저에게는 그 무엇을 하든 고민과 걱정이 함께 따라오기 때문입니다. 고등학교 때 꽃꽂이 동아리를 통해 꽃과 친해진 계기로 지금 플로리스트로 활동하고 플라워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젊은 사장님을 보고 있으면, 괜히 저 또한 불끈불끈 의욕이 솟아납니다.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사는 삶은 저를 포함해 모두가 바라는 꿈과 같은 일이니까요.

   

* 카페 레브 드 로즈 정보

- 주소 : 인천광역시 중구 우현로 67번길 1

- 연락처 : 070-7795-7774

 

카페마다 녹아있는 이야기를 떠올리며 마시는 커피 한 잔은 무더운 여름에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주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카페에는 어떤 이야기가 녹아 있나요?

 

 

· 작성자 : 문화포털 기자단 정미리(글) / 장수영(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