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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만점 독립잡지, 맘껏 즐겨봐~!

잡지라는 매체의 매력
지상파, 라디오, 신문과 더불어 전통 4대 매체라 불리는 잡지는 우리에게 늘 친근한 읽을거리였습니다. 저 또한 어렸을 때는 가수들이 나오는 잡지를 열심히 사모았고 대학 입학 후에는 패션잡지를 보며 어설프게 화장을 따라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바쁜 서점에 잠시 서서 읽는 즐거움이 되기도, 누군가에게는 취미 생활을 위해 매달 구독하는 설렘이 되기도 하지요.
나이가 많은 인쇄물임에도 불구하고 늘 세련된 면모를 보여주는 잡지는 끊임없이 변화를 시도해왔습니다. 한정적이었던 주제는 이제 패션, 웨딩, 와인, 축구, 낚시 등 놀랍도록 세분되어 다양한 관심사를 다루고 있습니다. 그만큼 우리 사회의 구성원들이 남과 다른 자신만의 취향을 찾기 시작했다는 방증일 것 같습니다.
몇 년 전부터 그 독특한 취향을 살려 직접 잡지를 출판하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습니다. 1인 출판 혹은 소규모 출판으로 생산되는 독립잡지가 그것입니다. 과거보다는 늘었지만 그래도 비슷한 생김새의 잡지가 답답하다는 듯 주제 또한 개성 넘치고 자유롭습니다. 연필 깎는 법에서부터 구남친에게 보내는 편지, 엄마와 떠난 여행기 등 소재의 참신함이 강점입니다.
기존 잡지와 어떻게 다를까
독립 영화, 인디 음악, 독립 잡지에서 의미하는 독립(Independent)은 거대 자본에 기대지 않고 창작자가 독자적인 예산을 마련하여 제작, 출판, 유통 등을 책임지는 것을 일컫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상업적인 목소리에 휘둘리지 않으면서 만드는 이의 색깔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특징이 있죠. 기존 잡지를 넘기다가 문득 광고 반 내용 반이라고 느꼈던 불편함은 훨씬 덜 할 거라 예상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독립잡지가 있는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살짝 맛볼 수 있도록 여기 5가지의 독립잡지를 준비했습니다.
66100 표지 ⓒ 66100 페이스북
1. 66100
사이즈와 상관없는 아름다움을 지향합니다.
외모지상주의, 다이어트 만능주의를 지양합니다.
사이즈를 넘어서는 당신의 무한함에 대해서 이야기합니다.
66100은 88사이즈를 입는 한국인 최초 플러스 사이즈 모델 김지양 씨가 발간하는 잡지입니다. 66100이란, 여성 66사이즈, 남성 100 사이즈 이상이라는 뜻으로 빅사이즈들을 위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날씬함이 곧 아름다움이라는 우리 사회의 편향된 기준을 꼬집으면서 사이즈에 상관없이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이기를 응원하고 있지요. 내용은 일반 패션잡지와 비슷합니다. 시즌 아이템, 뷰티, 화보, 칼럼 등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플러스 사이즈의 모델들이 주인공이라는 것이 다른 점입니다. 남들과는 조금 다른 사이즈로 인해 현실 속에서 마주하는 문제들도 다루기도 합니다. 속옷 사이즈를 쉽게 구할 수 없다든가 세상에서 제시하는 잣대에 자유로울 수 없는 일상을 솔직 담백하게 보여줍니다.
https://www.facebook.com/im66100
사표 표지 ⓒ 문화포털 기자단 이아름
2. 비정기 간행물, 사표
월요일이 무서운 그대에게
본격 월요병 퇴치 에세이
2012년 첫 창작물 ‘사표: 첫 사표’를 내놓은 출판연대 절망북스의 두 번째 사표 시리즈입니다. 직장인이라면 매일 불쑥불쑥 올라오는 사표에 대한 갈망을 재미있는 방식으로 풀어내고 있습니다. 갑과 을에서 영원히 을일 수밖에 없는 녹록지 않은 현실을 조명하고 사표를 꿈꿔봤던, 혹은 써봤던 이들의 생생한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편집장이 퇴직금을 털어 만들었다는 사표는 지름神이 아닌 사표神를 이겨내야 하는 모두에게 작은 공감이 될 것입니다.
월간잉여 16호 표지 ⓒ 월간잉여 페이스북
3. 월간잉여
잉여의, 잉여에 의한, 잉여를 위한 월간지
언론사 지망생이었던 최서윤 씨가 2012년 발간한 독립잡지입니다. 취직을 1년여간 준비하면서 쉽게 풀리지 않던 차, 주류가 아니면 잉여가 되고 마는 현실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합니다. 당시 잉여와 관련된 문제가 사회의 화두였고 그 흐름을 타 월간잉여는 20, 30대 청년들의 큰 호응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인쇄비의 문제로 인해 월간잉여라는 이름을 달고 계간으로 나오고 있으나 꾸준히 그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독립잡지입니다.
https://www.facebook.com/monthlying
노처녀에게 건네는 농 표지 ⓒ 문화포털 기자단 이아름
4. 노처녀에게 건네는 농
혼수로 농(籠)을 해가도 시원찮을 나이.
집에서 짜내야 할 농(膿)이 된 지 오래.
농(濃)익은 노처녀들에게 건네는 농(弄)담.
노처녀에게 건네는 농은 편집장 천준아 씨가 2012년에 창간 준비호 'July come she will'에 이어 내놓은 창간호입니다. 노처녀의 연애, 노처녀의 과거·현재·미래, 노처녀의 성, 여가, 미혼남녀 심리분석, 해외의 노처녀 이야기까지 위트있고 흥미로운 이야기들로 가득합니다. 노처녀들을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과 그들을 구분 짓는 모호한 기준, 남자들과의 관계 맺기를 주저하는 심리적 문제까지 파고들고 있습니다. 곧 2호가 발간될 예정이고 노처녀, 노총각, 유부녀들의 솔직한 생각을 엿보고 싶다면 한 번 읽어보기를 추천합니다.
Green mind 표지 ⓒ Green mind 페이스북
5. Green mind
환경을 생각하는 마음을 그린 에코 라이프 매거진
사람도 환경이다! 라는 생각으로 시작된 독립잡지입니다. 환경을 배려하며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에코라이프 매거진으로, 사람들의 따뜻한 마인드로 채워진 독립잡지입니다. 환경보호의 중요성을 설파하거나 심각한 환경 문제를 들춰내지는 않습니다. 다만, 감성적인 글과 사진, 일러스트로 환경과의 공존하고 있다는 깨달음을 줍니다. 아름다운 환경과 자연의 모습을 보며 조금은 느리지만 정직한 변화의 바람이 불기를 기원하고 있는 잡지입니다. 텀블러나 머그컵, 에코백뿐만 아니라 어떤 이들이 어떤 방식으로 환경을 아끼고 있는지 궁금하다면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https://www.facebook.com/greenmind422
독립잡지를 즐기는 방법은 다양합니다. 우선 온라인 서점에서 주문하거나 전자책을 구매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크기와 디자인에 관심이 있는 편이라면 서점에 가는 것을 추천합니다. 독립잡지를 소비하는 가장 바람직한 방법이기도 합니다. 직접 읽어 보고 선택하는 기쁨이 독립잡지의 소장가치를 더해줄 테니까요. 소규모 서점은 서울과 대전, 대구, 부산 등 전국에 여덟 군데 정도 있습니다. 어떤 독립잡지들이 기다리고 있을지 궁금하시다면, 가까운 서점으로 향해 보시기를 추천합니다.
-독립 출판 서점
유어마인드 www.your-mind.com
더북소사이어티 www.thebooksociety.org
5KM 마켓 www.5kilomarket.com
책방 피노키오 blog.naver.com/pinokiobooks
샵메이커즈(부산) shopmakers.kr
더폴락 명태(대구) blog.naver.com/thepollack
from the books(부산) fromthebooks.com
door books(대전) www.doorbooks.net
이아름의 문화공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