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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자신과 사회를 생각하게 하는 수작들 - 올해의 작가상 2014, 소장품특별전 "벽" -
꽉 막힌 도로, 사람들로 터질듯한 지하철, 가다 서기를 반복하는 버스. 대도시에 사는 시민이라면 누구나 경험하는 출퇴근길의 일상입니다. 특히 서울에 사는 분은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출근을 하다 보면 회사에 도착하기도 전에 온몸의 피곤함을 느끼실 겁니다.
바쁜 일상에 지친 시민들은 주말이면 교외로 나가 몸과 마음이 쉴 곳을 찾게 됩니다. 그래서 오늘은 현대인의 일상탈출과 더불어 몸과 마음의 힐링까지 한 번에 가능한 곳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 대해서 소개하겠습니다.

코끼리 열차를 타고 첫 번째 정류장인 동물원(국립현대미술관)에서 내려서 조금 걷다 보면 안내 표지를 볼 수 있습니다. / 출처= 기자 직접 촬영
아직 한낮의 햇빛이 따갑게 느껴지는 9월의 어느 날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을 찾았습니다. 평일에 찾은 미술관은 크게 붐비지 않아 입구에서부터 여유로운 분위기를 자아냈습니다. 과천관은 산속에 자리 잡고 있어서 미술관까지 가는 길 주변이 온통 초록색입니다. 도심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는 녹지를 보니 시야가 환해지면서 머릿속까지 시원해집니다.

나무가 울창하게 자라서 한여름에도 시원한 그늘을 제공하는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으로 오르는 길입니다. / 출처=기자 직접 촬영
울창한 나무숲을 지나고 나서 계단을 오르면 드디어 청명한 하늘과 함께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이 눈앞에 들어옵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한국 근·현대미술의 흐름과 세계미술의 시대적 경향을 동시에 수용하는 국내 유일의 국립미술관으로서 1969년 경복궁에서 개관하였고 1973년 덕수궁 석조전으로 이전하였다가 1986년 현재의 과천관에 현대의 시설과 야외 조각장을 겸비한 미술관으로 재탄생하였습니다.

청명한 가을 하늘 아래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이 보입니다. 평일에도 어린아이부터 어르신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방문객이 미술관으로 입장하고 있습니다. / 출처= 기자 직접 촬영
미술관 내부에 들어서자마자 원형전시실에 수많은 TV 화면이 관람객을 맞이합니다. 바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비디오작가 고(故) 백남준 선생님의 '다다익선'이라는 작품입니다. 10월 3일 개천철을 상징하는 1,003대의 TV 수상기가 지름 7.5의 원형에 18.5m의 높이로 설치되어 있습니다. 나선형 계단을 따라 3층까지 올라가면서 어느 방향에서나 작품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10월 3일 개천절을 상징하는 1,003개의 TV 화면으로 표현된 비디오 작가 고(故) 백남준 선생님의 작품 '다다익선'입니다. / 출처= 기자 직접 촬영
이번에는 조금 오른쪽으로 자리를 옮겨 제1, 2전시실 및 중앙홀에서 전시 중인 '올해의 작가상 2014'의 전시실로 이동하겠습니다. 국립현대미술관과 SBS문화재단이 공동주최하는 '올해의 작가상'은 올해로 3회를 맞이했습니다. '올해의 작가상'은 잠재성과 발전 가능성을 평가하는 1차 심사를 통해 'SBS문화재단 후원작가' 네 명을 선발하여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 전시를 바탕으로 참여작가 네 명 가운데 한 명을 최종 '올해의 작가'로 선발합니다.

'올해의 작가 2014'가 전시된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의 제1, 2전시실 입구입니다. / 출처= 작가 직접 촬영
올해의 후보는 구동희(재생길), 김신일(이미 알고 있는), 노순택(무능한 풍경의 젊은 뱀), 장지아(금기는 숨겨진 욕망을 자극한다) 등 네 명의 작가입니다.

구동희 작가의 '재생길' 작품 중 하나입니다. 작가의 서울대공원에 대한 기억과 인상을 통해 구성되었습니다. / 출처=국립현대미술관 홈페이지(www.mmca.go.kr)
미술관 설치를 구상할 때 서울랜드의 롤러코스터 트랙이 떠올랐다는 구동회 작가는 장방형 대칭 구조인 전시장에 36개의 모듈, 길이 75m에 270도가 회전하는 뫼비우스의 띠 형태의 구조물을 관객참여공간으로 구현했습니다. 뫼비우스의 띠는 안팎의 구별이 없고 어느 순간 비틀림으로 안과 밖이 위와 아래로 사라지는 무한을 보여줍니다. 많이 비틀어진 부분에서는 롤러코스터를 타는 관객의 시점으로 찍은 영상을 무한 반복합니다.

김신일 작가의 '42,000초 안에서 대화' 중 한 작품입니다. 42,000초는 하루 중 이성이 깨어있는 시간이라 할 수 있는 12시간을 초 단위로 환산한 수치입니다. / 출처=국립현대미술관 홈페이지(www.mmca.go.kr)
김신일(1971-)은 ‘본다’라는 시각적 행위를 통해 일상적 관념의 경계를 해체하는 작업을 합니다. 작가는 지속적인 정보 과부하 상태로 인해 현대 사회가 취하게 된 수동성을 인지하고 세상의 ‘범주화’가 인간을 ‘수동적’으로 만든다고 사고하며 시각적인 창조물을 통해 ‘이미 알고 있는(Ready-known)' 관념을 해체하고자 하였습니다.

노순택 작가의 '무능한 풍경의 젊은 뱀' 중 한 작품입니다.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서 한국사회가 어떻게 작동됐고 그 안에서 카메라가 어떻게 작동되고 있는지 질문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작품을 구성하였습니다./ 출처=국립현대미술관 홈페이지(www.mmca.go.kr)
요즘은 사진 환경이 많이 변화되어 누구나 카메라를 쉽게 소지할 수 있게 되었으며 사진을 찍는 행위가 일상화되었습니다. 작가는 시위 현장이라는 이해관계가 상충하는 지점 또는 정치 사회적 맥락 안에서 그것을 기념하거나 입증하기 위해 카메라를 들이대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있습니다. 이 사진을 통해 작가는 카메라가 상대를 공격할 수 있는 무기처럼 사용될 수 있음을 보여줌과 동시에 사진이 가지고 있는 한계 또한 제시하고 있습니다.

장지아 작가는 '금기는 숨겨진 욕망을 자극한다'는 주제로 작품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작가의 작품은 '19'금으로 전라 여성이 소변을 보는 사진 '서서 오줌 누는 여자' 등도 있습니다. / 출처=국립현대미술관 홈페이지(www.mmca.go.kr)
작가는 사회적으로 금기시된 것을 몸을 통해 다루는 작가로 퍼포먼스, 영상, 설치, 사진을 통해 구현합니다. 작가는 사회적 시각을 반영하는 문화적 산물로서의 몸을 다루기보다는 몸의 내적 깊숙한 부분, 감각체계로서의 몸을 다루고 있습니다.
* 전시 개요
- 구분: 국내전시
- 기간: '14년 8월 5일~11월 9일
- 장소: 제1, 2전시실 및 중앙홀
- 작가: 구동희, 김신일, 노순택, 장지아
- 작품 수: 129점
- 관람료: 5,000원
● 도움말 주신 분
- 박수진(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
자 이제 1층에 전시된 '올해의 작사아 2014'를 둘러봤으니 위층으로 올라가 볼까요? 현재 2층, 3층 화랑에는 '벽'이라는 주제로 곽남신, 김인겸, 신성희 작가 등 12명의 작가가 소장하고 있는 50여 개의 소장품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2, 3층 화랑에 올라서자마자 거대한 벽이 관객들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누구에게는 막다른 곳이고 누구에게는 기대어 쉴 수 있는 휴식처 같은 벽에 대한 다양한 작품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 출처= 기자 직접 촬영
'(1부) 벽이 나오다.', '(2부) 벽에 기대다.', '(3부) 벽에 서다.', '(4부) 벽에 말하다.' 로 구성되어있는 이번 전시에는 벽의 물리적 존재감, 벽에 투사된 우리의 관념 등을 통하여 '벽'을 새삼스럽게 우리에게 다시 인식시키려 합니다.
* 전시 개요
- 구분: 국내전시
- 기간: '14년 7월 1일 ~ '15년 6월 28일
- 장소: 2, 3층 화랑
- 작가: 곽남신, 김인겸, 신성희, 톰 위셀만, 프랭크 스텔라 등 12명
- 작품 수: 50여 점
- 관람료: 무료
이제 전시실을 둘러봤으니 잠시 쉬었다 가볼까요? 1층에 있는 카페테리아 'Lounge d'는 과천관을 방문하는 관람객이라면 반드시 들르는 장소입니다.

1층에 있는 카페테리아 'Lounge d'의 실외 좌석입니다. 마치 울창한 숲 속에서 커피를 마시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주변에 나무가 많습니다. / 출처= 기자 직접 촬영
카페테리아 외부에 앉아 커피를 마시면 마치 수목원에 앉아 커피를 마시는 기분이 들 정도로 카페테리아 주변이 나무에 둘러싸여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선선한 가을바람에 나뭇가지가 흔들리는 것을 보며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여기에 앉아 차를 마시면 정말 몸과 마음이 힐링되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미술관에서 작품을 보며 느끼는 힐링과는 또 다른 느낌입니다.
카페테리아 'Lounge d'에 대해서 좀 더 알고 싶으신 분은 아래 주소를 클릭하세요.
http://www.mmca.go.kr/contents.do?menuId=5050001513

과천관을 나오면 보이는 풍경입니다. 녹음이 가득한 산과 마당을 보며 산림욕까지 할 수 있어 몸과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는 것 같습니다. / 출처= 기자 직접 촬영
날씨가 선선해지는 요즘이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을 찾기에는 가장 좋은 시기입니다. 이번 주말 사랑하는 가족, 친구, 연인과 함께 과천관에서 문화와 힐링을 한꺼번에 경험하는 것은 어떨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