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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하지 않아도 괜찮아” … 낡고 오랜 공간의 트렌디한 변신

- 예술지구P, 삼탄아트마인, 갤러리소밥, 동부창고 -
대구문화예술발전소, 인천아트플랫폼 이 두 가지 공간의 공통점은 바로 옛 건축물을 개조한 문화예술공간이라는 점입니다. 도시가 쇠퇴하면서 사용하지 않는 낡은 건물을 리모델링해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재탄생한 것인데요. 건축물의 역사적 가치를 보존하면서 동시에 지역의 문화 활성화에 기여하며, 많은 사람이 찾는 문화예술공간으로 변신한 것입니다. 이러한 문화공간은 삭막했던 도시에 활기를 불어 넣어주고, 예술가의 창작공간으로 또는 전시공간으로 변모하여, 색다른 문화공간이 되었습니다.
◆ 공장에서 문화예술 공간으로, 부산 ‘예술지구P'
예술지구P 건물 외관 ⓒ 부산문화재단
부산하면 해운대, 자갈치시장, 국제시장 등 떠오르는 유명 관광명소가 많습니다. 기존에 우리가 알고 있는 부산 명소 말고 조금은 색다른 부산의 문화공간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그곳은 바로 부산시 금정구 금사공단에 위치한 ‘예술지구P'입니다. 예술지구P는 사방이 공장으로 둘러싸인 곳에 있습니다. 자칫 공장으로 오해할 수 있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삭막했던 외관과는 달리 밝고 경쾌한 분위기가 돋보이는 문화공간입니다.
창작공간P ⓒ 예술지구P
예술지구P는 전시 기획 및 신진작가의 발굴 교육, 세미나와 함께 아카이브 구축을 운영하는 <창작공간P>, 공연 및 공연장 대관을 운영하는 공연극장 <금사락>, 사진을 매개로 다양한 예술 활동과 사진작가를 배출하는 <포톤>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비어있던 공간을 활용하고 다양한 콘텐츠를 발굴하여 지역민들의 문화예술창작활동을 제공하고 있는데요. 이와 함께 전시, 공연, 아티스트 레지던시, 교육 등 다양한 문화활동 거점을 마련해주고 있었습니다.
부산 탐사프로그램 ⓒ 예술지구P
최근 예술지구P에서는 부산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탐방하는 탐사프로그램을 운영을 시작했습니다. 7월에 1차로 범어사에서 유엔평화공원을 탐방하는 프로그램을 시작으로 8월에는 부산의 포구, 9월에는 가덕도에서 사상생활사 박물관, 마지막 10월에는 부산 원도심 답사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삭막했던 공장에서 도시의 문화예술공간으로 변한 예술지구P에서 다양한 전시와 공연을 관람하시거나, 예술지구P에서 운영하는 지역탐사프로그램에 참여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 예술지구P
- 주소 : 부산광역시 금정구 개좌로 162
- 홈페이지 : http://artdp.org/
- 문 의 : 070-4322-3113
- 운영시간 : 오전 10시~오후 7시 휴무(일요일, 공휴일)
◆ 문화예술광산 1호, 정선 삼탄아트마인
삼탄아트마인 본관 ⓒ 삼탄아트마인
우리나라 무연탄 생산 중심지였던 정선 삼백산 자락에 폐광된 탄광지역에서 복합문화예술단지로 형성된 ‘삼탄아트마인’이 있습니다. 삼탄아트마인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독일 에센의 졸페라인(Zollverein)을 모델로 하여, 폐광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문화예술 공간으로 탈바꿈한 곳입니다.
레일바이뮤지엄 ⓒ 삼탄아트마인
삼탄아트마인은 레일바이뮤지엄, 레스토랑, 와인바, 키즈카페, 기억의 정원 등 예술문화컨테츠에 감성적인 스토리를 담아 다양한 시설을 갖춘 아트테마파크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레일뮤지엄에서는 석탄을 캐올리던 그 당시 사용했던 시설과 갱도, 컨베어시스템이 그대로 남아 있는데요. 금방이라도 꿈틀 거릴 것 같은 이곳은 현재 드라마, 방송 등 촬영 장소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 밖에도 내외국인 작가가 상주하면서 창작활동을 할 수 있는 레지던시 공간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기억 속에서 점점 잊혀지고 있는 탄광지역에서 복합문화공간으로 변한 삼탄아트마인에서는 과거의 석탄 대신 다양한 문화예술을 캐내고 있었는데요. 검게 물들었던 탄광이 새로운 문화예술로 화려한 색을 갈아입고 ‘낯선 익숙함’을 전해주고 있습니다.
* 삼탄아트마인
- 주소 : 강원도 정선군 고한읍 함백산로 1445-44
- 홈페이지 : http://samtanartmine.com/
- 문 의 : 033-591-3001
- 운영시간 : 화요일~일요일 오전 10시~오후 6시 (월요일은 휴관)
- 입장료 : 무료
◆ 소머리 국밥집에서 갤러리로, 갤러리소밥
갤러리소밥 외관 ⓒ 문화포털 기자단 장은진
경기도 양평 양수리에는 국밥집에서 갤러리로 변한 문화공간이 있습니다. 조형예술가들의 모임 할아텍에서 2009년 5월에 소머리국밥 식당으로 운영되었던 이곳을 갤러리로 개조한 것입니다. 비어있던 이 공간을 임차하여 갤러리로 만들고, 명칭도 소머리국밥을 줄여 ‘소밥’이란 명칭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갤러리소밥 내부 전시 모습 ⓒ 문화포털 기자단 장은진
전시장은 직사각형의 창고형 건물로, 내부에는 사무실과 전시공간 스튜디오로 구성돼 있습니다. 갤러리 소밥이 위치한 양평의 지역 문화를 바탕으로 주민들과 할아텍 작가들이 함께 참여한 작품들이 전시되고 있었는데요. 이번 전시는 개관 7주년을 맞이해 ‘화서 이항로 생가와 벽계구곡’을 주제로 열리고 있습니다.
갤러리 소밥은 지하철 중앙선을 타고 양수역에 내려서 도보로 약 7분 거리에 위치하고 있어서 한나절 나들이 삼아 다녀오기 좋습니다. 가는 길에 마주한 ‘소머리 국밥’이라는 안내판을 보고 자칫 식당으로 오해해 국밥을 찾는 손님도 있을성 싶은데요.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갤러리와는 외관의 모습이 달라 더욱더 이색적인 문화공간으로 느껴집니다.
양수역 주변에는 두물머리와 세미원이 있습니다. 이 두 곳은 서울 근교 관광지로도 유명하여 사람이 많지 않을까 생각하였는데요. 생각보다 한산하고, 여름방학때 놀러갔던 외할머니댁처럼 시골의 여느 풍경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지하철역에서도 가깝고 서울을 벗어나 잠시 조용한 시골의 풍경과 이색적인 전시를 관람하고 싶은 이들에게 이곳은 익숙함 속에서 새로운 문화를 충전할 수 있는 장소로 제격일 것 같습니다.
* 갤러리 소밥
- 주소 : 경기도 양평군 양서면 용담2리길 25
- 홈페이지 : http://www.gallerysobab.net/
- 문 의 : 031-774-4147
- 운영시간 : 금, 토, 일 11:00~17:00
◆ 담배 보관창고에서 문화예술 보관창고로 청주 ‘동부창고’
(왼쪽부터) 과거 보관창고 공사중인 모습 / 현재 동부창고의 모습 ⓒ 동부창고
1946년에 지어진 옛 청주연초제초장은 담뱃잎을 보관하는 창고였습니다. 한 때 3,000명이 넘는 직원들이 라일락, 장미 등 담배를 생산하였으며, 해외로 담배를 수출하는 청주의 대표적 산업단지였습니다. 1960년대 공장창고의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이곳은 현재 7개동의 창고가 남겨져 있습니다.
(왼쪽부터) 문화예술프로그램 결과발표전 / 기획공연 ‘줄탁동기’의 공연 모습 ⓒ 동부창고
지금은 사용하지 않고 방치된 공간이었던 이곳에 새로운 ‘문화’의 숨결을 불어 넣어주게 되었고, 지역에서 낙후된 이미지의 공간이었지만 현재는 다양한 문화예술명소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총 7개 창고에서 현재 3개 동은 드럼교실, 기타, 사진 등 문화교육의 공간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2개 동은 2017년에 문화체육관광부와 청주시, 청주문화산업진흥재단과 함께 또 다른 문화예술공간을 설립할 예정입니다.
나머지 2개 동은 현재 영화 촬영지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데요. 이번 8월에 개봉 예정인 영화 ‘덕혜 옹주’도 이곳에서 촬영했다고 합니다. 동부창고는 지역의 문화예술 커뮤니티 공간으로도 활발하게 이용되고 있습니다. 지역민들의 다양한 문화활동을 도모하고자 강당, 갤러리, 다목적홀, 연습실 등을 정기적으로 대관하고 있습니다. 각 시설별로 이용시간과 요금이 다르니 홈페이지를 참고하여 신청하면 됩니다.
청주의 새로운 문화예술재생 공간으로 동부창고는 과거 동부창고의 정체성을 확립하면서 새로운 창작 활동을 실현할 방법을 계속해서 모색하고 있었는데요. 앞으로 이곳에서 진행될 다양한 전시와 공연이 더욱 기대됩니다.
* 동부창고
- 주소 : 충북 청주시 청원구 상당로 314 동부창고
- 홈페이지 : http://dongbuchangko34.com/
- 문 의 : 043-715-6861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문화예술 공간으로 재탄생된 옛 근대건축물은 어딘가 익숙하지만 동시에 새로운 모습처럼 보입니다. 오랫동안 지역과 함께 머무르는 해법은 어쩌면 여기에 있지 않을까요. 낡고 오래된 건축물을 허물고 새로 짓는 것만이 정답은 아니겠지요. 공간이 갖고 있는 세월의 흔적을 나이테처럼 쌓아가며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고 만들어 내는 다양한 문화예술공간이 지역 곳곳에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참고자료
- 예술지구P : http://artdp.org/
- 삼탄아트마인 : http://samtanartmine.com/
- 갤러리소밥 : http://www.gallerysobab.net/
- 동부창고 : http://dongbuchangko34.com/
장은진의 문화공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