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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한국의 백자

문화포털 기자단 2014-05-26
살아있는 한국의 백자

서울미술관에서는 2014년 4월 18일~ 8월 31일까지 제 1전시실에서 '백자예찬: 미술, 백자를 품다'전을 개최중 입니다. 이 전시는 1)'백자 스미다', 2)'백자 번지다', 3)'백자 이어지다'의 세 개의 섹션으로 구성되어있습니다. 전시에서는 우리나라의 전통백자의 우아한 아름다움과 백자의 가치와 의미를 엿볼 수 있는 전시입니다.

 

조선백자는 실용적인 생활 용기이자 절제와 지조를 추구했던 유교적 미의식의 정수로서 '한국이 자랑하는 대표적인 문화유산'으로 손꼽을 수 있습니다. 백자는 한국근현대 미술사에서도 전통적 이미지의 상징으로 끊임없이 등장해 왔으며, 백자 특유의 단순한 형태와 순백의 색감으로 1930년대 중반 이후의 많은 미술가들에 의해 예술적 영감의 원천이나 작품의 직접적인 소재로 재현되었으며, 현재까지도 많은 미술가들의 작품 속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 '백자예찬' 전시장의 달항아리(박영숙, 2007) / 출처= 기자 직접촬영

 

 

전시장에서는 주로 달항아리에 관한 작품이 많았습니다. 달항아리는 조선시대의 백자로 제작 과정에서 상하의 몸체의 크기나 모양이 미묘하게 어긋나 균형이 잡히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조선의 달항아리는 가운데에 이은 자국이 있고 이로 인해 달항아리의 둥근 선은 정형화된 원이 아니라 둥글고 넉넉한 맛을 가지고 있습니다.

 

 

달항아리의 비정형적 표현은 '한국적인 미'의 특징으로 평가 받고 있으며, 여러 학자들에게 그 아름다움을 인정받았습니다. 달항아리는 지금까지도 현대미술의 여러 분야에서 소재로 이용되어 다양한 작업으로 전개되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달항아리의 조형에 대한 다양한 재해석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을 직접 감상해 볼 수 있습니다.

 

 

▲ 백자를 현대적으로 해석한 전시장의 전경(全景)/ 출처= 기자 직접촬영

 

 

달항아리는 워낙 크기가 커서 물레에 한 번에 만들 수가 없으므로 두 개를 포개는 방식을 고안하여 위아래로 합체시키는데, 이 때 중력 작용에 의해 상부가 아래로 흘러 내려 이지러진 형상이 출현합니다. 상부와 하부를 잇는 접합선도 이음새를 잘 다듬어 말끔하게 처리하는 것이 상계이지만 접합선의 노출이나 무너져 내리는 형태를 개의치 않음으로써, 크고 대담한 항아리를 창조해냈습니다. 둥글고 하얀 이지러진 원형은 보름달 직전의 달 모습과 닮아있어 '달항아리'라는 이름이 딱 어울려 보였습니다.

 

 

  

▲ 푸른 하늘과 대기의 움직임을 내부에 가득 담고 있는 달항아리(강익중, 2006) / 출처= 기자 직접촬영

 

 

위의 작품은 강익중의 작품입니다. 강익중은 한국의 대표적인 설치미술작가로서 일상에서 취한 다양한 소재들의 병치와 조합, 병렬을 통해 다양한 삶의 층위를 드러내는 작업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의 작품에는 달항아리가 주요 소재로 빈번히 등장하는데, 이는 작가가 실제 달항아리 혹은 달항아리의 이미지를 통해 우리나라의 우수한 도자 문화를 세계에 알리고자한 데서 연유를 찾을 수 있지만, 사실 그가 이러한 소재들에 관심을 갖는 진짜 이유는 그것이 한국적이어서라기보다 그의 주요 관심사가 '연결'의 개념으로부터 찾을 수 있다고 합니다.

 

 

이 작품이 '우리나라의 통일', 그리고 더 나아가 '세계의 평화'에 대한 메시지를 주고 있다는데 궁금하신 분은 꼭 한번 전시장에 들려 감상하시길 바랍니다.

 

 

 


▲ 세밀한 발 사이로 항아리의 형상이 은근하게 드러나는 '손석'의 기다림(손석, 연도미상) / 출처= 기자 직접촬영

 

 

많은 시인들이 달항아리를 보며 푸근하고 너그러운 누이를, 시골집 맏며느리를 연상했습니다. 또한, 백자가 가진 부드러운 '유'의 미, 의연히 지키는 '준수'의 미, 수수한 '질박'의 미, 넉넉한 '여백'의 미 등을 사람의 품성으로 논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이렇듯 달항아리가 품은 미학은 초고속 사회 속에서 길을 잃은 현대인에게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이 됩니다. 즉, 좌우가 다른 기우뚱한 모양이 완벽해야 한다는 강박증과 성과주의에 시달리는 현대인의 분주한 마음을 누그러뜨려 주는 것입니다.  자기 완성적인 청자를 대상으로는 섣부른 시도가 어렵지만 여백과 틈새가 많은 백자항아리는 다채로운 접근의 여지가 있었습니다.

 

 

 

▲ 팔각호(김정옥, 연도미상) / 출처= 기자 직접촬영

 

 

▲ 전시장 한 켠의 쉼터, 도자기의 제작과정과 명칭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쉼터공간 / 출처= 기자 직접촬영

 

 

▲ 전시장의 쉼터의자, 전시를 보다가 잠시 자리에 앉아 편안히 책을 읽으며 쉴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 출처= 기자 직접촬영

 

 

▲ '백자예찬' 전시장 포토존, 현대적인 감각의 백자앞에서 기념사진을 찍어보세요/ 출처= 기자 직접촬영

 

   

▲ 서울미술관에는 '백자예찬'외에도 다양한 전시가 개최되고 있다/ 출처= 기자 직접촬영

 

서울미술관의 '백자예찬'을 통해 과거부터 지금까지 그 아름다운 자태를 그대로 간직한 한국백자를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백자는 화려한 장식 대신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수수한 아름다움이 일품인 우리의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이었습니다. 

 

 

'백자예찬'

 

일시: 2014년 4월 18일~ 8월 31일

관람일: 매주 화요일~일요일

휴관일: 매주 월요일

관람시간: 11:00-19:00(전시마감 1시간 전까지 입장가능 

관람료: 성인(20세 이상): 9000원, 학생(초/중/고): 7000원, 어린이(3-7세): 5000원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에는 50% 할인된 요금으로 관람하실 수 있습니다.

 

 

'참고문헌'

 

김현숙. 2014. 오마주 코리아, 오마주 백자 항아리. 미술평론가, 덕성여자대학교 인문과학연구소 연구교수.

안진우. 2014. 서울미술관 상반기 기획전'백자예찬', 보도자료, 서울미술관 학예연구실 큐레이터.

지승민. 2012. 백자 달항아리 연구. 석사학위논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