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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을 품은 부암동 서울미술관

문화포털 기자단 2015-04-09
한옥을 품은 부암동 서울미술관

한옥을 품은 부암동 서울미술관

 

 

부암동 서울미술관 근처를 지나갈 때면 저곳에는 어떤 작품이 전시되어 있을까? 궁금했습니다. 호기심에 찾아간 서울미술관은 꽤 괜찮은 전시로 2015년 관람객을 맞이하고 있었습니다. 잘 모르고 찾아간 곳, 미술관에는 주로 회화 작품을 보러 들렀던 기억만 있어 조각품의 전시는 다소 낯설게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먼 나라 이탈리아에서 온 노벨로 피노티의 작품은 친근했습니다. 우리가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사람, 신체, 문학 등 익숙한 소재를 피노티만의 상상력으로 유쾌하게 풀어내어 작품을 감상하는 동안 작가와 대화하듯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습니다.

 

인왕산 줄기에 다소곳이 자리 잡은 흥선대원군이 사랑했던 곳, 석파정에 잠시 앉아 미술관에서 보았던 작품에 대한 여운을 되새겨 보았습니다. 봄 햇살을 즐기며 수줍게 피어있는 분홍색 진달래와 숲 속에서 들려오는 산새 소리는 우리나라 전통 가옥 한옥과 한껏 어울려 찬란하게 봄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이탈리아 르네상스 시대를 화려하게 수놓았던 조각은 그리스 로마 예술을 시작으로 신과 인간, 인간의 영혼을 표현했습니다. 이를 계승한 이탈리아의 대표 조각가 노벨로 피노티는 뉴욕, 베니스 비엔날레 등에 초대 전시를 열었고, 로마의 성베드로대성당의 제단과 동상제작 및 외관 장식에 참여했습니다. 조각계의 거장 피노티는 2015년 서울 미술관의 첫 기획 전시로 한국을 찾았습니다. 이번 전시에는 1960년대 중반부터 현재까지 노벨로 피노티의 작품이 초대되었는데, 대리석과 청동 등의 재료를 이용해 어떤 사물인지 쉽게 알아볼 수 있는 구상과 형태가 모호한 추상의 양면적인 형태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어 흥미롭습니다.


*.르네상스 - 르네상스는 학문 또는 예술의 재생·부활이라는 의미가 있는데, 프랑스어의 renaissance, 이탈리아어의 rina scenza, rinascimento에서 어원을 찾을 수 있다. 고대의 그리스·로마 문화를 이상으로 하여 이들을 부흥시킴으로써 새 문화를 창출해 내려는 운동으로, 그 범위는 사상·문학·미술·건축 등 다방면에 걸친 것이었다.

 

자신의 경험, 주관에 따라 관람객마다 작품을 느끼는 감동과 깊이는 다르겠지만, 이번 기획전을 돌아보며 인상적이었던 작품 몇 점을 소개해보겠습니다.

 

 

1970~1994년 간지럼 태우지 마세요문화포털 기자단 허혜정


피노티의 모든 작품에는 양면적인 모습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흰색의 대리석으로 조각된 간지럼 태우지 마세요.’ 작품은 여자의 부드러운 얼굴과 무언가로 덮은 듯 가려진 몸체와 모여 있는 발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잠자고 있는 부드러운 여자의 얼굴과 모여 있는 발은 누구나 쉽게 알아볼 수 있는 구상으로 무언가로 덮은 듯 가려진 몸체는 누구나 쉽게 알기 어려운 추상으로 표현해 작품 구성의 양면성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이 작품은 피노티의 딸 페데리카를 생각하며 만든 작품으로 달콤하게 잠자고 있으니 나를 간질이면 안 된다는 착각에 빠지게 합니다. 피노티가 자신의 작품에 사랑하는 딸의 모습을 담아내 친근한 아버지의 모습을 떠올리게 해 따뜻함이 느껴집니다.

 

 

반 고흐에 대한 존경과 사랑 문화포털 기자단 허혜정

 

 

노벨로 피노티는 현재 조각가로 명성을 얻고 있는데, 데뷔 초 회화 작품 제작을 시작으로 예술가의 길을 걸었습니다. 그리고 벼랑 끝으로 내몰리는 삶을 살며 예술혼을 불태웠던 반 고흐를 누구보다도 사랑했습니다. 이 작품은 피노티에게 예술적 영감을 주었던 반 고흐에 대한 존경의 마음을 담아 완성한 작품으로 마치 고개를 숙여 보이지 않는 얼굴 위에 잘린 귀가 작품 중앙에 놓여 있습니다.

 

 

신성한 아름다움 문화포털 기자단 허혜정

 

 

1997년도에 제작된 신부라는 작품은 온통 흰색의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어두운 전시관에 오직 하나의 조명이 비추어 여성의 뒤태가 마치 성모마리아의 모습인 듯 성스러운 느낌으로 다가오는 작품입니다. 신성한 아름다움을 극대화한 이 작품은 행복한 신부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작품 주변을 한 바퀴 둘러보면 반대편에 어린아이의 작은 발이 조각되어 있습니다. 이는 결혼과 동시에 엄마로서 변화된 여성의 삶을 시작하는 신부의 모습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긴 여정의 삶을 마주한 인간 문화포털 기자단 허혜정

 

 

이 작품은 2015년 서울미술관 전시를 위해 준비한 조각으로, 열려 있는 여행 가방에 젊은 남자의 얼굴이 표현되어 있습니다. 자세히 살펴보면 남성의 얼굴이 그리 밝지 않음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는 긴 여행을 통해서도 크게 얻는 것이 없어 인생에 회의를 느껴 체념한 인간의 얼굴과 피곤한 발을 표현했습니다. 긴 여정인 삶을 마주한 우리의 모습이 고스란히 느껴져 위로의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석파정 한옥 문화포털 기자단 허혜정

 

 

인왕산 바위기슭, 서울미술관 옆에 있는 석파정은 조선 철종, 고종 때(1796~1870) 김홍근의 별장이었습니다.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제 고종이 즉위하고 흥선대원군 이하응이 어린 고종을 대신해 나라를 다스렸던 1863년 전후 대원군이 이곳을 인수해 별장으로 사용했습니다. 대원군은 석파정 사랑채에서 난을 치는 등의 예술 활동을 즐겼던 곳으로 7채에서 현재는 안채, 사랑채, 별채, 석파정의 4개의 동만 남아있습니다. 높은 자리에 있는 별채가 왕의 위엄을 상징하고, 궁궐에서 사용했던 꽃담이 남아있는 것으로 보아 왕의 거처로 사용했던 흔적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흥선대원군 이후에는 그의 후손이 50여 년간 관리하다 1974년 서울특별시 유형문화재 제26호로 지정되어 현재 석파문화원이 소유·관리하고 있습니다.

 

 

석파정 너럭바위에 새긴 삼계동 문화포털 기자단 허혜정

 

 

석파정 사랑채 서쪽에는 진달래가 활짝 핀 커다란 바위 하나가 있습니다. 여기에는 삼계동(三溪洞)이라고 커다랗게 한자가 새겨져 있습니다. 이는 석파정의 원래 주인이었던 김홍근이 새긴 것으로 세 갈래의 작은 물길이 흘러 삼계동이라 불렀습니다. 흥선대원군이 이를 별장으로 소유한 후 이곳의 앞산이 모두 바위로 되어 있어 자신의 호를 석파(石坡)라 바꾸고 이곳에 있는 정자를 석파정이라 불렀습니다.

 

 

석파정 문화포털 기자단 허혜정

 

 

석파정은 흥선대원군의 별장에 있는 작은 정자를 말합니다. 이곳은 물을 품고 구름이 발을 치는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곳으로 이국적인 느낌의 정자입니다. 당시 청나라 건축양식을 응용한 문살의 모양과 나무가 아닌 화강암으로 바닥을 마감한 모습은 한국식 정자의 모습과는 다름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미술작품을 감상하면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합니다. 그리고 정원 혹은 기업체의 사옥에 하나둘 전시된 조각은 쉽게 스쳐 가 작품으로써의 감동을 느꼈던 경험이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사람, 인체, 사회사건, 메시지 등 우리가 익숙하게 알고 있는 소재를 분명하고, 쉽게 전달하는 이탈리아 조각의 거장 노벨로 피노티는 누구나 편안하게 작품을 감상할 수 있어 긴 여운이 남습니다. 그리고 이제 막 봄맞이를 시작하는 서울미술관 옆 석파정은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으로 야외에 전시된 피노티의 작품과 묘하게 어울려 관람객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따뜻한 햇볕이 좋은 봄, 부암동 서울미술관에서의 산책을 추천합니다.

 

 

* 전시 안내

- 관람안내 : 화요일 ~ 일요일(월요일 휴무)

- 관람시간 :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 찾아가기 : 지하철 3호선 3번 출구 하차 버스 1020, 7022 자하문터널입구 하차

- 홈페이지 : http://www.seoulmuseum.org

- 관람료 : 성인 9,000(매월 마지막 수요일 4,500)

 

* 참고 자료

- 네이버 두산백과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1089262&cid=40942&categoryId=33440

 

 

·작성자 : 문화포털 기자단 허혜정() / 정미리(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