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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세대의 강을 건너는 특별한 특별전<달은, 차고, 이지러진다>

문화포털 기자단 2016-10-13
한 세대의 강을 건너는 특별한 특별전<달은, 차고, 이지러진다>


요즘 20대에게 ‘미술관 옆 동물원(1998년作)’이라는 영화를 아냐고 묻는다면, 대부분은 "모른다"고 할 테지요.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은 한 때 신드롬을 일으켰던 영화 '미술관 옆 동물원'의 촬영지로도 유명했지만, 이제는 그 영화를 모르는 세대가 많아졌을 만큼 세월이 흘렀습니다. 강산도 변한다는 10년이란 세월이 3번이나 지나는 30년. 풍경이 바뀌고, 주류 세대가 바뀌고, 역사가 쌓이는 동안에도 변하지 않고 그 자리에서 대한민국 미술계를 이끌어간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이 올해로 이전 30주년을 맞이하였습니다.


이전 30주년을 맞이하여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서는 그간의 소장품을 중심으로 특별전 <달은, 차고, 이지러진다>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지난 8월 19일(금)부터 내년 2월 12일까지 장장 6개월 가까이 이어지는 이번 전시는 특별전다운 규모입니다. 무려 560여점의 작품이 공개되는 만큼 전시공간 또한 일부 공간이 아닌 8개 전시실과 램프코아, 중앙홀, 회랑 등 과천관 전 전시실에서 전시가 진행됩니다. 이러한 대규모 전시이면서도 무료로 진행되는,‘특별’이라는 수식어로도 설명이 부족한 것 같은 ‘특별한 특별전’ 한번 같이 떠나볼까요?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올라가는 길 ⓒ 문화포털 기자단 장수영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올라가는 길 ⓒ 문화포털 기자단 장수영


● 대한민국의 근·현대 역사와 함께한 대표 문화공간

전시를 관람하기 전에 과천관 이전 30주년 특별전인 만큼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 대해 간략하게 알려드리겠습니다. 1969년 경복궁(현 국립민속박물관)에서 개관한 국립현대미술관은 1973년 덕수궁 석조전으로 청사를 이전, 운영하다가 1986년 현재의 과천관을 신축하며 이전, 개관하였습니다. 이후 개관된 덕수궁미술관, 서울관은 분관이며, 본관은 과천관입니다.


근대라고 불리는 시대에 개관하여 현대라고 불리는 오늘날까지 대한민국 미술의 역사, 국민의 문화생활과 함께 하고 있는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은 현재(’16.8. 기준) 누적 전시 횟수 316회, 누적 관람객 수 약 1,901만 명에 이를 정도로 미술과 국민과의 소통에 이바지한 대한민국의 대표 문화공간입니다. 그간의 역사답게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근·현대기에 제작된 국내외의 우수 작품의 수도 총 7,840여 점에 이릅니다. 


그 중 이번 특별전에는 300여명 작가의 소장품 및 소장 자료, 신작 등 560여점의 작품이 공개됩니다.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건물 입구 ⓒ 문화포털 기자단 장수영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건물 입구 ⓒ 문화포털 기자단 장수영


● 달처럼 차고, 이지러지는 미술 작품의 생애

30주년 전시 소식을 듣고 이번 특별전에 <달은, 차고, 이지러진다>라는 제목이 붙게 된 이유가 가장 궁금하셨을 것입니다. 달이 주기마다 차고, 기울 듯이 작품의 생애도 달과 같다고 비유하여 작품이 탄생하는 시대적 배경, 제작, 유통, 소장, 활용, 보존, 소멸, 재탄생의 생명주기와 작품의 운명에 대해 집중적으로 조명하고자 붙여진 제목입니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워낙 큰 규모의 전시인 만큼 전시의 구성은 <달은, 차고, 이지러진다>라는 제목 하에 5가지의 주제로 나뉘며, 또 그 안에도 1부, 2부로 섹션이 나뉘기도 합니다. 본 전시는 소장품이 대거 출품되며, <해석(1부-확장, 2부-관계)>, <순환(1부-이면, 2부-이후)>, <발견>이라는 주제로 구성되고, 개별 프로젝트는 <기억의 공존>, <상상의 항해>라는 주제로 구성됩니다.


과천관 전 전시실에서 진행되는 특별전 ⓒ 문화포털 기자단 장수영

과천관 전 전시실에서 진행되는 특별전 ⓒ 문화포털 기자단 장수영


- <해석(1부 ‘확장’ / 2부 ‘관계’)>

1층에서 진행되는 <해석>은 전시실에 들어가기 전, 통로에서부터 작품과 마주하게 됩니다. 이승택의 <떫은 밧줄>, 이불의 <취약할 의향> 등 시선을 한눈에 사로잡는 커다란 설치 작품들이 앞으로의 전시 규모를 미리 알려주듯 흥미진진하게 전시실로 안내해줍니다.


(좌)이승택, 떫은 밧줄, 2016 / (우) 이불, 취약할 의향, 2015-2016  ⓒ 문화포털 기자단 장수영

(좌)이승택, <떫은 밧줄>, 2016 / (우) 이불, <취약할 의향>, 2015-2016  ⓒ 문화포털 기자단 장수영


<해석>은 5가지 주제 중에서도 가장 많은 작품이 출품해 있는 주제입니다. 그래서 1부 ‘확장’과 2부 ‘관계’로 섹션이 나누어 구성되고, 1부 ‘확장’에서는 또 다시 5가지의 하위 섹션으로 나누어집니다. ‘미술관’, ‘메타조형’, ‘인류학’, ‘수행성’, ‘현대사’에 관한 해석을 주제로 하는 하위 섹션인데요, 소장품을 기반으로 한 연구와 분석, 신작 제작과 일련의 퍼포먼스 기획이 이루어지며, 회화 작품부터 퍼포먼스 비디오까지 다양한 분야와 그만큼 다양한 시대의 미술작품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2부 ‘관계’에서는 미술관의 대표소장품 중 엄선한 37점으로 구성되어, 두 작품을 하나의 쌍으로 비교할 수 있게 작품을 배치하여 관람객의 참여를 유도합니다.


이우환, 선으로부터, 1974 ⓒ 문화포털 기자단 장수영

이우환, <선으로부터>, 1974 ⓒ 문화포털 기자단 장수영

크리스티앙 볼탕스키, 정신대, 1997 ⓒ 문화포털 기자단 장수영

크리스티앙 볼탕스키, <정신대>, 1997 ⓒ 문화포털 기자단 장수영


- <순환(1부 ‘이면’ / 2부 ‘이후’)>

2층에서 진행되는 <순환>에서는 작품마다의 역사에 주목하게 됩니다. 1부 ‘이면’에서는 작품의 제작 과정 이면의 모습들을 살펴볼 수 있는 작품과 자료들로 구성되었습니다. 소장품이 품고 있는 이야기에 가까이 다가가며 그동안 주목하지 못했던 작품의 또 다른 의미와 가치를 새로이 재발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2부 ‘이후’에서는 예술 작품을 정적인 상태가 아니라 순환적인 개념을 가진 존재로 보고, 작품을 둘러싼 재현과 재제작, 주문생산, 변화와 재생, 전이와 재생산의 문제를 다루면서 현대미술의 변화하는 속성에 대해 조명합니다. 그 중에서도 눈에 띄는 작품은 신미경의 <화장실 프로젝트>라는 비누로 만들어진 작품으로, 작품이 전시실과 화장실에 동시에 위치해있습니다.


전시실에 놓쳐진 작품은 함부로 만질 수 없지만, 화장실에 위치한 작품은 관람객이 자유롭게 만지게 합니다. 비누로 만들어진 제품 특성상 화장실에서 손을 씻고 만지며 손에 의해 작품이 변화하고 그것을 일정 시간이 흐른 뒤 변화한 형태 그대로 다시 전시실로 전시한다고 합니다. 작품 관람 후 화장실에 가시면, 관람객이 작품의 역사에 함께 참여하게 되는 새로운 작품 제작 관점을 직접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신미경, 화장실 프로젝트, 2004-2016 ⓒ 문화포털 기자단 장수영

신미경, <화장실 프로젝트>, 2004-2016 ⓒ 문화포털 기자단 장수영


- <발견>

3층에서 진행되는 <발견>에서는 국립현대미술관에 소장된 후 오랜 시간 전시되지 못했던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이 전시실에서 전시된 대부분의 작품들은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의 개관년도인 1986년 그 즈음에 제작된 작품들로 그 시대에는 어떤 작품이 미술계의 관심을 이끌었는지 살펴보며 과천관의 개관시기로 함께 타임머신을 타고 가는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이곳에는 그 당시 작품들만 있는 것은 아닌데요, 그 중 이기봉의 <날 것>이라는 작품은 이번 전시를 위해 전시실 현장에서 제작된 작품입니다. 작품이 전시되고 있는 현재와 영상을 통해 보이는 제작 당시의 과거, 그리고 또다시 영상이 상영되는 현재가 공존하는 것을 바라보며 과거와 현재를 새롭게 조명할 수 있습니다.


이기봉, 날것, 2016 (국립현대미술관 현장제작) ⓒ 문화포털 기자단 장수영

이기봉, <날것>, 2016 (국립현대미술관 현장제작) ⓒ 문화포털 기자단 장수영


- <기억의 공존>

아카이브 프로젝트인 <기억의 공존>에서는 1969년에 개관한 국립현대미술관이 처음으로 건물을 신축하게 된 사회?문화적 배경과 의미 등 30년간의 주요 사건과 활동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 <상상의 항해>

공간 변형 프로젝트인 <상상의 항해>는 과천관 내·외부 공간을 무대로 하여 장소의 의미를 상상하는 건축 프로젝트로, 국내외 건축가 30팀이 앞으로의 30년을 상상해낸 새로운 미술관의 이미지가 담겨 있습니다. 통로를 전시공간으로 활용하여 새로운 시공간이 열린 듯 새로운 형태로 이미지를 전송하여 마치 체험전시 같은 즐거움도 함께 숨겨져 있습니다.


공간 변형 프로젝트인 상상의 항해 ⓒ 문화포털 기자단 장수영

공간 변형 프로젝트인 <상상의 항해> ⓒ 문화포털 기자단 장수영


워낙 방대한 양의 작품들이 공개되는 만큼 전시 관람의 팁을 드리자며, 첫 번째, 워낙 방대한 양의 작품들이 공개되는 만큼 모든 작품을 제대로 감상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편한 신발로 방문하시기를 바랍니다. 두 번째, 특정 작가의 전시와 달리 다양한 주제로 많은 작품들이 한자리에 있는데다가, 주제 또한 쉬운 주제가 아니고, 또한 해설을 자세히 읽기 전까지는 직관적으로 제작 의도를 파악하기 힘든 작품들도 많아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작품을 제대로 감상하고 싶은 분들이라면 팸플릿을 먼저 읽어서 주제마다의 사전 지식을 쌓고, 그 후 부착된 해설을 찾아 읽으며 작품을 감상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전시관 입구에서도 각 주제마다 자세한 설명이 담긴 팸플릿이 배치되어 있으며, 각 전시실 입구에도 해당 주제 팸플릿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또한 작품마다 자세한 해설이 부착되어 있으니, 국립현대미술관 이전 30주년 전시라는 의미에 관심을 두고 전시 주제를 제대로 이해하고 감상하고 싶은 분들이라면 팸플릿을 먼저 꼼꼼히 읽어서 주제마다의 사전 지식을 쌓고 작품을 감상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야외 풍경 ⓒ 문화포털 기자단 장수영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야외 풍경 ⓒ 문화포털 기자단 장수영


사람에게도 30년은 결코 경험이 적은 나이가 아니지요. 30년이라는 세월 동안 수집한 미술 작품에는 인간이, 시대가, 역사가 담겨져 있습니다. 대한민국 미술계를 30주년동안 변함없이 지켜온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 방문해서 함께 우리 모두의 역사를 되짚어보면 어떨까요? 


*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이전 30주년 특별전 전시 정보

- 전 시 명 : 달은, 차고, 이지러진다

- 전시기간 : 2016.09.19~2017.02.12

                   (※ 본 전시 중 <발견>(3층, 제 5,6 전시실) 은 2017.01.08 종료)

- 전시장소 :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전 전시실(제1~6전시실, 제1원형전시실, 중앙홀)

- 작가 및 작품 수: 국내외 300여명(개인 및 그룹) / 560여점

- 관 람 료 : 무료

- 홈페이지 : http://www.mmca.go.kr/


* 참고 자료

- 국립현대미술관 홈페이지 : http://www.mmca.go.kr/

- [네이버 지식백과] 국립현대미술관 [國立現代美術館] (한국민족문화대백과, 한국학중앙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