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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의 감성을 잇는, 대한민국예술원 개원 60년 '어제와 오늘'展
1979년부터 매년 대한민국 근현대미술사 대표 작가들의 작품을 미술전으로 선보이며 변화하는 한국미술의 흐름을 체감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온 대한민국예술원의 개원 60주년을 맞아, 작고 회원 35명과 현 회원 22명의 대표 작품 79점으로 한국미술의 ‘어제와 오늘’을 시대사적으로 드라마틱하게 경험할 수 있는 특별전을 서울 도심의 대표적인 미술관 중 하나인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에서 지난 4월 중순부터 펼쳐 보이고 있습니다.

▲ 지난 2014년 4월 16일 오후, 서울 중구 정동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 ‘대한민국예술원 개원 60년 <어제와 오늘>’ 개막식 전경. 이날 행사에는 유진룡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유종호 대한민국예술원 회장, 정형민 국립현대미술관 관장, 권영빈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 등 내빈과 대한민국예술원 회원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습니다/ 출처=기자 직접 촬영
이번 전시회는 일제강점기를 지나, 1950년 6.25사변이 발발한 지 4년 만인 1954년, 전쟁의 상흔이 채 아물지도 않은 모두가 어렵고 힘겨웠던 시기에 개원한 대한민국예술원의 60주년을 기념하는 전시회로, 전시 개막식에서 그와 함께 힘든 시기를 보낸 대한민국예술원 소속 작가들을 예우하고 축하하는 자리를 마련해 학예회 같은 정겨운 분위기를 연출하였습니다. 그리고 작고 회원과 현 회원으로 생사가 구분된 전시관은 ‘어제와 오늘’이라는 전시 주제와 대비되며 작품을 통해 영원한 생명력을 얻는 예술가들의 또 다른 삶의 모습을 바라보게 하고 있습니다.

▲ 전통적인 형태의 궁궐과 근대건축물인 석조전, 연못 등으로 중세와 근대의 아름다움이 어우러진 덕수궁 내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 전경, 어르신들이 가득 메운 나무 쉼터 사이로 한낮의 여유로움이 가득 느껴집니다/ 출처=기자 직접 촬영
이번 전시회의 의미를 살리고 있는 게 있다면, 그건 아마도 전시의 무대인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일 텐데요. 덕수궁(경운궁)은 우리나라 근대역사의 주 무대이자 조선 시대 선조 때부터 광해군, 인조, 그리고 비운의 마지막 황제인 대한제국의 고종황제께서 거쳐 하신 우리 역사의 시대사적인 전환기의 기록이 담긴 유서 깊은 사적지입니다. 이곳 덕수궁 내 자리한 덕수궁 석조전 별관(서관)은 건립 당시 이왕가미술관(1938년)으로 사용되다, 국립현대미술관이 경복궁(1969년 개관)에서 덕수궁(1973년 개관)으로 이전할 즈음, 미술관으로 개축되어, 현재 덕수궁을 이루는 주요(主要)한 문화명소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연유로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은 근대미술전문기관의 역할을 감당하고 있다고 하는데, 그래서일까 지난 '한국 근대미술 대표 50인 <꿈과 시>(2012)’, ‘명화를 만나다 <한국 근현대회화 100선>(2014)’ 등 대중적인 호흡으로 성황을 이룬 전시의 맥을 잇는 이번 ‘대한민국예술원 개원 60년 <어제와 오늘>’ 전이, 우리에게 낯설지 않은 익숙한 편안함으로 지나간 시대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며 세대와 세대의 감성을 잇고 있습니다.

▲ 대한민국예술원의 작고 회원 전시장 전경, 사진 왼편부터 김기창 <운월(雲月)>, 도상봉 <한정>, 김인승 <청> 등 작가의 작품이 전시되고 있으며 아래에서 작품의 이해를 돕는 자세한 전시 작품 이미지와 설명을 보실 수 있습니다/ 출처=기자 직접 촬영

▲ 故 김환기 <운월(雲月)>, 1963, 193×129㎝, 캔버스에 유채,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 김환기의 예술세계는 초기인 동경시대와 중기인 서울, 파리시대, 그리고 후기인 뉴욕시대로 나누어집니다. 초기인 동경시대는 입체파, 구성파의 영향을 거쳐 추상미술에 도달하였으며 해방 후에는 추상적 바탕에 자연적 이미지를 굴절시킨 독특한 화풍을 펼쳐 보였습니다. 자연을 노래하고 자연에 귀의하려는 동양인의 의식을 근간으로 하면서 우리 고유한 정서를 양식화한 점에서 그의 예술은 많은 공감을 얻고 있습니다/ 출처 = 국립현대미술관

▲ 故 김인승 <청(Listening)>(1966), 161.8×115.3 cm, 캔버스에 유채,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 사실적이고 정확한 묘사를 기본으로 한 그의 그림은 대상을 무조건 객관적으로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그 위에 화가의 주관을 섞었습니다. 특히 그는 자신이 정한 주관적인 미의 기준을 자신의 모델들에게 적용했습니다. 그에게 있어 미의 기준이란 서구 유럽의 여인들과 같은 이국적인 분위기였습니다/ 출처=국립현대미술관

▲ 故 윤효중 <현명(弦鳴)> 조각상, 1942, 50×110×165㎝, 나무,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 작품경향은 초기 일본에서 접한 근대적 사실주의 조각의 기법과 표현에서 개성이 뚜렷하였고, 유럽여행 뒤 국전을 통해 발표한 작품들에는 토속적, 역사적, 또는 한국적 주제를 현대 구상조각 기법과 양식에 접목시킨 여러 가지 변형의 인체조각에서 실험정신이 뚜렷하였으며, 특히 동상과 기념조각 제작에 있어서는 파격적인 규모와 과장법에서 특색을 보였습니다/ 출처=기자 직접 촬영, 글 제공=국립현대미술관

▲ 故 김기창 <군마도(群馬圖)>(1964), 175.5×341 cm, 화선지에 수묵담채,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 그는 산수·인물·화조·영모(翎毛)·풍속 등에 능하며, 형태의 대담한 생략과 왜곡으로 추상과 구상의 모든 영역을 망라하고, 활달하고 힘찬 붓놀림, 호탕하고 동적인 화풍으로 한국화에 새로운 경지를 개척하였습니다/ 출처=국립현대미술관
▲ 대한민국예술원의 작고 회원 전시장 전경, 사진 오른쪽 끝에서부터 남관 <환상>, 권옥연 <달밤>, 이종무 <자화상> 등 작품이 전시되고 있으며 아래에서 작품의 이해를 돕는 자세한 전시 작품 이미지와 설명을 보실 수 있습니다/ 출처=기자 직접 촬영

▲ 故 이종무 <자화상>(1958), 162.1×130.1 cm, 캔버스에 유채,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 이종무의 작품세계는“ 황토의식에 집약된 미의 순례”라는 압축된 표현처럼 흙에 대한 사랑이 묻어있습니다. 특히 근작에 이르러 그의 작품세계는 사심 없는 노경(老境)의 관조로서 자연을 수용하며 겸허한 심상(心象)의 투영으로서 정일한 자연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출처=국립현대미술관

▲ 사진 왼편부터 박득순 <부인상>, 류경채 <폐림지 근방> 등 작품이 전시되고 있으며 아래에서 작품의 이해를 돕는 자세한 전시 작품 이미지와 설명을 보실 수 있습니다/ 출처=기자 직접 촬영

▲ 故 박득순 <부인상>(1953), 117×90 cm, 캔버스에 유채,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 그의 작품세계는 향토적 소재를 즐겨 다루는 자연주의 화풍으로 중간색조 위에 중후한 터치의 기법이 특징입니다/ 출처=국립현대미술관
요즘 스마트 디바이스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로 예전보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가 더 가까워졌다고 하는데, 실제로는 가족 간의 관계는 대화 주제의 부재로 더욱더 멀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번 전시회가 가족들과 자연스레 대화의 물꼬를 틀 각별한 기회로 여겨지는데, 작고 회원부터 현 회원으로 이어지는 근현대미술작품 전시관에서 부모세대의 삶의 모습을 돌아보고, 그 아픔을 이해하며 공감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전시 관람 안내>
제목: 대한민국 예술원 개원 60년 <어제와 오늘〉
일시: 2014. 4. 17 ~ 2014. 7. 27
장소: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 제 1, 2전시실
주최: 국립현대미술관, 대한민국예술원
입장료: 무료 (덕수궁입장료 1,000원별도)
전시해설: 평일(화-금) 11/1/2/4시 / 주말(토-일) 5시 추가운영
<참고문헌>
국립현대미술관 ‘대한민국예술원 개원 60년 <어제와 오늘>’ 전 보도자료
국립현대미술관 발간, 대한민국예술원 <어제와 오늘> 전시 도록
네이버캐스트, 도서 <답사여행의 길잡이 15 - 서울>
국립현대미술관 홈페이지의 미술관 소개
덕수궁 홈페이지의 덕수궁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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