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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이 그린 민화를 만나다 -우리 문화의 멋과 민화 -

문화포털 기자단 2015-06-21
민중이 그린 민화를 만나다 -우리 문화의 멋과 민화 -

민중이 그린 민화를 만나다

-우리 문화의 멋과 민화 -

 

 

민화(民畵)는 말 그대로 민중이 그린 그림입니다. 민화를 그린 사람들은 전문적으로 그림을 배워본 적이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민화에는 일정한 형식이 없고 원근법과 비례 그리고 입체감이 무시된 획기적인 형태의 그림이 많습니다. 민중의 생활 속에 살아 숨 쉬며 그들과 함께 해왔던 민화는 독창성과 개성을 중요시하는 오늘날 현대 미술의 정신에도 맞닿아 있습니다. 옛 서민들의 그림인 민화와 그 민화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해석해 낸 예술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바로 고양아람누리 아람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우리문화의 멋과 민화>전시회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 민화 <호랑이> 우리 문화의 멋과 민화 / : 단원 김홍도 <송하맹호도> 위키미디어

 

 

왼쪽은 작자와 년도를 알 수 없는 민화 <호랑이>, 오른쪽은 단원 김홍도가 그린 <송하맹호도>입니다. 소나무 아래 호랑이라는 뜻의 <송하맹호도>에는 위엄과 기품이 돋보이는 호랑이 한 마리가 보입니다. 그림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털 하나하나가 힘주어 그려져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어느 털 하나 비뚤게 그려진 부분이 없을 정도로 완벽하고 멋진 호랑이의 자태가 느껴집니다. 반면, 민화 <호랑이>는 우리가 기존에 알고 있는 호랑이의 실제 모습과는 매우 동떨어져 보입니다. 작품의 제목을 몰랐다면 호랑이를 그린 것인지 고양이를 그린 것인지 헷갈리기까지 합니다. 호랑이라는 기존 이미지에서 벗어나 민중의 시각에서 자유롭게 해석한 점을 엿볼 수 있습니다.


이처럼 민화는 조선시대의 궁중 회화나 사대부의 그림을 기반으로 하였지만 작가 특유의 예술 세계가 잘 나타나있습니다. <우리 문화의 멋과 민화> 전시회에선 조선 후기의 민화부터 민화를 접목하여 새롭게 탄생시킨 여러 현대미술 작품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민화의 주요 소재인 동물, 산수, 인물, 문자와 책가, 꽃과 새 등을 포함해서 모두 여섯 세션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다양한 전통 민화와 이를 접목시킨 현대 작품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꽃과 새 그림

 

 

 홍지연, 사건의 재구성 우리 문화의 멋과 민화

 

 

사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에는 계절 별로 다양한 꽃이 피어납니다. 꽃은 보기에도 예쁘고 그윽한 향기까지 품고 있어서 예로부터 민화의 소재로 많이 사용되었습니다. 특히 모란꽃이 많이 그려졌는데 그 이유는 모란꽃이 부귀영화를 뜻하기 때문입니다. 군자를 뜻하는 연꽃 또한 민화의 주요 소재였습니다. 꽃을 중점적으로 그린 그림은 화훼도(花卉圖), 꽃과 새를 함께 그린 그림은 화조도(花鳥圖)라고 부릅니다. 흐드러지게 핀 꽃과 자유로이 날아다니는 새가 조화를 이루는 화조도는 부부간의 화합과 자녀를 많이 낳아 행복하게 살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다고 합니다.

 

 

동물 그림


민화에선 동물을 소재로 한 작품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우리 선조들은 동물에게 벽사축귀(?邪逐鬼)’의 힘이 있다고 믿었습니다. ‘벽사란 사악하고 해로운 것을 물리친다는 뜻이고, ‘축귀란 나쁜 귀신을 쫓아낸다는 뜻입니다. 선조들은 새해가 밝아오면 집안 곳곳에 신령스러운 동물의 그림을 붙여 놓아 새해 소망과 희망이 이루어지길 바랐습니다. 벽사축귀의 힘이 있는 동물의 그림을 붙여놓으면 액운을 가져오는 나쁜 귀신이 집안으로 들어오지 못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김지평, 북쪽 여신들 우리 문화의 멋과 민화

 

 

부엌을 지키는 수호신 해치’, 도둑으로부터 집을 지키는 ’, 새벽을 알리는 이 대표적인 벽사축귀 동물입니다. 그리고 벽사축귀 민화의 대표적인 동물인 까치와 호랑이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까치는 반가운 소식을 전해주고 호랑이는 귀신을 물리친다고 믿었습니다. 까치와 호랑이 그림엔 꼭 소나무가 등장하는데, 소나무는 정원을 뜻한다고 합니다. 그 밖에도 상서로운 동물에는 용, 기린, 봉황이 있으며, 십장생(十長生)에 속하는 사슴, 거북, 학 또한 자주 그림의 소재로 쓰이는 동물입니다.

 

 

산수 그림 

 


이희중, 풍류기행 우리 문화의 멋과 민화

 

 

선조들은 강산이 어우러진 자연의 모습을 집안에서도 감상하고 싶어 산수 민화를 그렸다고 합니다. 시원하게 흐르는 계곡물과 높이 솟은 웅장한 절벽과 같은 산수를 그린 민화를 벽에 걸어놓고 언제 어디서나 자연의 모습을 감상할 수 있도록 말입니다. 하지만 산수 민화는 실제 풍경을 그렸기보단 유명한 그림에 작가의 상상력이 동원된 경우가 많았습니다. 산보다는 폭포를 더 크게 그리는 등 원근법을 완전히 무시하고 구름, 나무, 폭포, 강 등을 도식화하여 표현하였습니다. 산수 민화에는 폭포나 산 등 자연이 주제가 되기보단 집이나 동물을 더욱 강조하여 그리기도 하였는데, 이는 현실적인 삶의 모습과 자유로운 삶에 대한 염원을 담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인물 그림

 


서은애, 인생만사일엽편주 우리 문화의 멋과 민화

 

 

인물을 주제로 한 민화에는 설화와 역사 이야기의 주인공부터 풍속 및 종교적인 인물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나타납니다. 중국 소설 삼국지에 등장하는 관우, 조조, 제갈공명의 이야기나 우리나라 구운몽, 춘향전과 같은 이야기의 주인공이 등장하기도 하였습니다. 또한 신령이나 용왕 등 토속적 신앙에 등장하는 인물이 민화에 나오기도 합니다. 민족의 영웅을 민화에 그려 숭배의 대상으로 삼기도 하였는데, 최영 장군과 임경업 장군의 모습을 그린 민화가 대표적입니다. 인물을 그린 민화는 예술적인 가치가 있다기보다는 당시 풍속과 가치관을 알아볼 수 있다는 데에 더 큰 의의가 있습니다.

 

 

문자 그림 

 


류준화
, 대지의 꽃 우리문화의 멋과 민화

 

 

문자도(文字圖)는 글자와 그림을 절묘하게 조합하여 글자에 새겨진 의미를 강조하는 그림입니다. 이러한 문자도는 유교사상이 중요시되었던 조선시대에 많이 그려졌습니다. 세상을 살면서 사람이 꼭 지녀야 할 덕목인 효(),(),(),(),(),(),(),()를 주제로 한 효제문자도가 가장 대표적인 문자 민화입니다. , 효제문자도는 효도, 형제와 이웃에 대한 우애, 나라에의 충성, 서로에 대한 믿음, 예절, 의리, 청렴, 부끄러움을 아는 것 등 유교적 윤리관을 압축시킨 글자에 회화적인 요소를 가미하여 그린 그림입니다. 유교적 가치뿐만 아니라 행복과 장수를 기원하는 백수백복도(白壽百福圖) 또한 많이 그려졌습니다.

 

 

책거리 그림

 

 

이지숙, 부귀영화-불멸 우리 문화의 멋과 민화



순 우리말 표현인 책거리는 늘어놓은 책과 문방사우 등의 물건을 구경한다는 뜻입니다. 책거리의 거리가 구경거리의 뜻으로 쓰이기 때문입니다. 책거리는 학문과 학덕을 상징합니다. 그러다보니 책거리는 사랑방이나 서당에서 주로 사용되었습니다. 겹겹이 쌓인 책과 그 옆에 놓인 벼루, , 종이, 붓 그리고 화병 등에서 학문의 길을 추구하던 선비들의 일상적인 생활 모습을 유추해볼 수 있습니다. 책거리 그림은 학문과 학덕을 상징하는 동시에 이렇게 많은 책을 내가 읽고 공부했다.’고 자랑하고 싶은 선비의 심리 또한 반영되어있다고 합니다.


옛 선조의 생활상과 가치관을 엿볼 수 있는 민화, 그리고 그 민화를 현대적으로 재탄생시킨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우리 민화의 멋과 민화>전이 2015920일까지 열립니다. 이번 전시를 통해 우리나라의 전통과 정체성에 대해 조금 더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가져보는 것이 어떨까요.

 

 

* 전시 정보

- 장소 : 고양아람누리 아람미술관

- 기간 : 2015.05.29() ~ 2015.09.20()

- 관람시간 : 오전 10~ 오후 6월요일 휴관

- 입장료 : 일반 5,000/ 학생 4,000

- 문의 : 031-960-0180 / 1577-7766 / www.artgy.or.kr

 

* 참고 자료

- 네이버 캐스트 민화

- <우리문화의 멋과 민화> 홍보자료

- 가회민화박물관 홈페이지 : http://www.gahoemuseum.org/new/

- 위키미디어 송하맹호도

 

 

·작성자 : 문화포털 기자단 온다예() / 정미리(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