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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영화에 빠진 날 - 제3회 스웨덴 영화제 -
 
						2012년부터 서울과 부산에서 진행된 스웨덴 영화제가 올해도 어김없이 진행되었습니다. 올해 스웨덴 영화제는 ‘영화’라는 장르에 충실한 작품들을 엄선하여 관객들이 기대를 모았으며,서울에서는 이화여대 아트하우스 모모에서 11월 5일부터, 부산에서는 영화의 전당에서 11월 7일부터 각각 1주일간 상영되었습다. 
 
올해 출품된 스웨덴 영화는 스웨덴의 이면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스웨덴은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선진문화와 유토피아적 이미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영화에서는 이런 이면에 자리하고 있는 인간과 사회의 문제를 조망하였습니다. 영화와 책으로도 출간된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과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비둘기, 가지에 앉아 존재를 성찰하다.’ 등은 스웨덴 영화의 우수성을 입증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상영된 10편의 영화는 사회적 고발, 가족 어드벤처, 다큐멘터리, 단편 음악영화 등 다양한 분야의 작품이 상영 되었습니다. 스웨덴 영화제는 전편 무료로 관람할 수 있었습니다. 
 
상영된 영화를 만나볼까요?
 
노바디 오운스 미 (Nobody Owns Me)

노바디 오운스 미 ⓒ 영화사 백두대간
역사는 그리고 이데올로기는 시간처럼 흘러갑니다. 삶의 기록이 모여 역사가 되고, 이 역사 안에 이데올로기가 있습니다. 많은 사람이 믿는 것이 이데올로기라 할 수도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이데올로기는 그 시대 사람들이 믿었던 패러다임과도 같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소수의 사람만이 다수와는 다른 이데올로기를 믿을 수도 있습니다. 수에 따라 주류와 비주류가 갈리는 하겠지만, 'Nobody Owns Me'는 가족영화입니다. 1970년대 스웨덴 사회의 한 가정의 영화입니다. 가족 영화인데 왜 이데올로기를 언급했느냐고요? 그것은 이 가족이 공산주의를 믿었기 때문입니다. 이 당시에 스웨덴에서는 사회주의 또는 공산주의를 믿었던 시민이 있었습니다. 소수이기에 비주류가 되겠죠.
엄마가 떠나고 아빠는 알코올 중독자가 됩니다. 하지만 아빠는 아이를 사랑하는 맘은 변함이 없었고, 아이 또한 아빠를 사랑합니다. 중독이란 '생체가 음식물이나 약물의 독성에 의하여 기능 장애를 일으키는 일'이라고 정의되어 있습니다. 현대 사회의 중독 중 하나는 인터넷 중독입니다. 어느 한 분야 또는 일에 푹 빠져 있어 다른 일을 하지 못하면 중독이라고 합니다. 이념과 알코올에 중독되어 있었지만, 가족은 잃지 않았습니다.
생각을 바꿔보면 우린 가족에 중독되어 있지는 않습니다. 제일 중요한 가족에 중독되어야 하는데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이념도 알코올도 가족을 멀리하지는 못하게 했다는 메시지를 준다고 생각합니다.
아발론 Avalon

아발론 ⓒ 영화사 백두대간
피터팬증후군 (Peter Pan syndrome)을 이야기하면 대부분 사람은 제임스 메튜 배리(James Matthew Barrie)의 소설 피터팬을 생각합니다. 디즈니에 만화로도 제작되어 많은 이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피터팬은 동심과 순수함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어른이면서 아이의 마음을 갖고 있으면 우리는 피터팬 같다고 합니다. 하지만 피터팬 증후군은 조금 다르게 쓰이기도 합니다. '철'없는 어른을 지칭하기도 하죠. 그렇다면 이 철없다는 표현은 어떤 의미일까요? 상대방을 배려하지 못하고 칭얼거리는 어른을 뜻하는 의미일까요? 아니면 감정만을 내세워 이성적인 판단을 못 하는 어른을 말하는 것일까요?
그러면 왜 우리는 이성이 지배하지 못하고 감성이 앞서는 어린 시절 - 피터팬 같은 -을 동경하며 피터팬이라는 가상의 인물을 탄생시켰을까요?
영화 아발론에서 60세의 얀네는 친구인 클라스와 함께 '아발론'이라는 나이트클럽을 개장할려고 합니다. 이 둘은 사회적인 나이는 60세이지만, 10대 시절의 사고방식 안에 사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이들은 10대 시절의 향락적인 삶에 빠져 있다고 합니다. 나이가 들어도 생각이 자라지 않는 어른, 책임이라는 것을 모르는 어른들에 대한 이야기라고 합니다.
어린 시절 우리는 책임이라는 것을 지지 않았습니다. 어른이면 책임을 져야 한다고 합니다. 그러면서도 어린 시절을 그리워합니다. 이 영화는 우리의 이중적인 잣대를 보여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여섯 명의 드러머와 아파트 Music For One Apartment and Six Drummers

여섯 명의 드러머와 아파트 ⓒ 영화사 백두대간
유튜브에 소개된 단편입니다. 위 영화는 유튜브를 통해서도 볼 수 있습니다.
교외 주택가에서 집주인이 외출하자 여섯 명의 사람들이 그 집으로 들어갑니다. 부엌, 침실, 화장실, 거실을 돌아다니며 집안의 물건을 가지고 연주를 시작합니다. 평소 소음으로만 들리던 생활 속 소리가 음악이 되어 재생됩니다.
 
소음과 음악은 무엇을 뜻할까요? 규칙적인 파장이 재생되면 그것이 음악일까요? 아니면 사람이 듣기 편한 소리가 음악일까요?
소리와 음악. 거친 음의 파장과 듣기 편한 음의 파장, 정확한 기준이 있지는 않겠죠. 단지 개개인의 차이만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자동차를 만드는 사람은 자동차 엔진의 소리가 음악처럼 들린다고 합니다. 생활에서 발견하는 작은 음악회 같은 영화입니다.
바나나 소송사건 그 이후 Big Boys Gone Bananas

바나나 소송 사건 그 이후 ⓒ 영화사 백두대간
미국에 본사를 둔 세계 최대의 청과회사 돌푸드(Dole Food). 슈퍼나 마트에서 바나나를 사면 이 회사 로고를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이 영화는 니카라과 바나나 농장에 일했던 12명의 직원이 돌푸드 사에 소송을 한 사실을 영화에 담은 작품입니다. 다국적 기업의 횡포에 대한 사회 고발적인 영화입니다.
기업과 개인은 이미지 메이킹으로 자신의 얼굴에 가면을 씌웁니다. 칼 구스타프 융 (Carl Gustav Jung)의 '페르소나(persona)'를 떠올리게 합니다. 페르소나는 '가면', '외적인격'을 뜻하며, 무의식의 열등한 인격체를 말합니다. 사회생활에서 열등한 이미지를 감추기 위해서 페르소나를 쓰고 생활하는 우리와 같이, 기업은 사회공헌 등을 내세우며 자신들의 열등한 이미지를 감추고 있습니다. 이런 이미지가 들통이 나면 기업은 자본을 동원하여 자신들의 모습을 감추기에 급급합니다. 이 영화에서는 언론의 자유를 위한 정치권의 모습도 비치는데, 이 모습을 보면서 씁쓸할 이유는 왜일까요?
시간과 물감을 더하면 가을이라는 계절이 됩니다. 가을이면 알록달록한 단풍이 우리의 눈과 마음을 정화시켜 줍니다. 상업적인 영화를 보며 웃고 즐길 수 있는 시간은 분명 우리에게 치유의 시간입니다. 하지만 현실을 직시하는 영화 역시 우리 자신에 대한 반성과 성찰을 일깨워줘, 다시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게 만들어 줍니다.
스웨덴 영화제는 스웨덴 사회의 문제를 보여주지만,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도 분명 있을 것입니다.
* 영화제 개요
행사명 : 스웨덴 영화제기간 : 서울 2014년 11월 5일 ~ 11월 11일 /  부산 11월 7일 ~ 11월 13일 
장소 : 서울 이화여자대학교 ECC 아트하우스 모모, 부산 영화의 전당
홈페이지 : 서울 이화여자대학교 ECC 아트하우스 모모
http://www.cineart.co.kr/wp/archive/db.view.php?mid=133168
부산 영화의 전당  
http://www.dureraum.org/bcc/mcontents/progView.do?rbsIdx=60&progCode=20141022001

김창일의 문화공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