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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만의 색다른 음악. - 추천 홍대인디밴드 -

한국의 대표적인 음악이 K-POP으로 알려져 있는데, 실제로 홍대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인디밴드는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창조해냅니다. TV 및 라디오에 출연하지 않으면 대중에게 알려질 기회조차 없어 대중적으로 알려져 있진 않으나 홍대를 중심으로 활동하면서 꾸준히 그들만의 음악을 구현하는 인디밴드 3팀을 소개합니다.
3인조 섬세한 연주밴드, 노 리스펙트 포뷰티
최준석(기타), 이형훈(베이스), 김한신(드럼)
노 리스펙트 포 뷰티 기타 최준석 ⓒ 문화포털 기자단 이우영
밴드명 ‘노 리스펙트 포 뷰티’를 직역하면 ‘아름다움을 존경하지 않는다’는 의미이며 팬들 사이에서는 줄여서 주로 ‘노리뷰’로 불립니다. 인스트루멘탈밴드라고 소개하는 노 리스펙트 포뷰티는 노래를 하지 않는 연주밴드입니다만 장르적 특성은 포스트락밴드이기도 합니다. 포스트락밴드는 아이슬란드의 ‘시규어로스’처럼 노래를 하는 밴드도 있고 연주만 하는 밴드도 있으나 이들은 오로지 연주만 하는 밴드입니다.
노 리스펙트 포 뷰티 베이스 이형훈 ⓒ 문화포털 기자단 이우영
2010년 8월에 ‘최준석’, ‘최우영’, ‘김한신’ 멤버로 데뷔하여 2011년 9월 EBS ‘스페이스공감’ 헬로루키로 선정됐고 음악 웹진 ‘웨이브(weiv)’가 선정한 '2012 국내 베스트 앨범 15'에 올랐습니다. 그러나, 현재처럼 처음부터 현재처럼 3인조였던 것은 아닙니다. 5인조로 출발했으나 초기에 2명이 탈퇴를 하고 ‘최준석’, ‘최우영’, ‘김한신’ 3인 체제로 활동하면서 2012년 1집을 발매합니다. 클럽과 전국투어 등 꾸준히 활동하다 ‘최우영’의 탈퇴로 지난 2012년 가을부터 올봄까지 잠시 활동을 중단하다 새 베이시스트 ‘이형훈’씨를 구해 5월부터 본격적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1집 ‘why perish’의 곡명을 보면 제목이 모두 영문인 점이 인상적입니다.
1집 수록곡
Declaration Of Existence The Walls Between Us Owls On The Ground Summit Collision Uncanny Day Of Departure I Am A Shadow |
이 중에서 가장 대중적인 인기를 모은 곡은 ‘Day Of Departure’와 ‘I Am A Shadow’입니다. 이들의 음악을 들어보면 서정적이고 섬세하며 반복적으로 서서히 진행하다 어느 순간 절정에서 폭발합니다. 그들은 음을 반복적으로 연주하다 어느 순간 격정적인 사운드를 폭발하는 것에 대해 연주하는 희열이 크다고 밝힌 바 있었죠. 일반적인 대중가요가 3분~4분 정도인데 반하여 이들의 음악은 대부분 5분 이상 되며 9분이 넘어가는 곡도 있습니다.
이펙터 ⓒ 문화포털 기자단 이우영
공연장에 밴드 공연을 볼 때마다 일렉트릭 기타리스트가 발로 혹은 손으로 바닥에 놓인 장비를 만지면서 조작하는 장면을 자주 보 곤 하는데 바로 이 장비가 ‘이펙터’입니다. 록음악의 굵직하고 거친 기타 소리 혹은 사이키델릭한 효과음 등 다양한 소리를 내고 싶을 때 꼭 필요합니다. 대부분 밴드의 기타리스트와 베이시스트에겐 이펙트는 필수지만, 특히, ‘노 리스펙트 포뷰티’ 밴드가 무대 위에서 연주할 때 이펙트를 많이 사용합니다. 섬세한 그들의 음악을 구현하는데 꼭 필요한 장비라고 할 수 있죠.
1집 ‘why perish’는 포스트록 장르 마니아로부터 큰 인기를 끌었으며 평론가들로부터도 좋은 평을 받은 바 있습니다. 공연을 실제로 관람하면 조용히 서정적으로 연주를 시작하다 점점 더 절정에 이르게 되면 앨범의 서정적인 멜로디와 표현보다 좀 더 락킹하고 폭발적입니다. 드럼, 기타, 베이스만으로 이루어진 악기의 연주의 조합은 아름답고 연주하는 동안 숨죽이면서 집중하게 합니다. 노래가 없는 연주, 5분이상의 곡이라는 점만으로 지루할 것이다 대중적이지 못하다는 것은 편견이라고 감히 언급하고 싶습니다.
위안과 감성을 주는 음악, ‘아이러닉 휴’
아이러닉 휴 ⓒ 문화포털 기자단 이우영
김지훈(보컬, 기타), 현경미(보컬, 기타), 조인수(베이스), 임찬(드럼)
밴드 ‘아이러닉 휴’의 음악은 하나의 장르로 규정하기 어렵습니다. 본인들도 어떤 장르만 치중해서 하고자 하는 의도가 없었고 다양한 음악을 해보고 싶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굳이 몇 가지로 정리하자면 음악마다 ‘모던록’, ‘포스트록’, ‘싸이키델릭’을 음악으로 구현하고 있으며 중요한 점만 ‘아이러닉 휴’만의 감성 충만한 음악을 창조한다는 점입니다. ‘아이러닉 휴’는 1집 ‘Into The Mirror’이 나오기까지 10년이 걸렸으며 2007년 1집 발매 후 무려 7년 만에 2014년 4월 2집 ‘For Melting Steel’을 발매했습니다. ‘아이러닉 휴’의 전신은 ‘포장마차’라는 밴드였으며 대구 클럽을 중심으로 활동하던 밴드였으나 2007년 1집을 발매하기 전 상경하여 ‘아이러닉 휴’로 밴드명을 개명하고 1집을 발매합니다.
아이러닉휴 기타, 코러스 현경미 ⓒ 문화포털 기자단 이우영
1집 발매 당시 현재 멤버 중 활동했던 멤버는 ‘김지훈’, ‘현경미’ 씨. 1집이 발매된 후 ‘조인수’ 씨와 ‘곽정훈’ 씨가 영입됐고 5월 ‘곽정훈’씨가 아일랜드로 유학을 떠난 후 현재 새 드러머를 영입하여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 밴드의 공통점은 모두 직장인이라는 점. 직장인밴드라고 하여 취미로 밴드 활동하는 아마추어밴드는 아닙니다. 실제로 그들은 직장을 다니며 음악을 취미로 하는 것이 아니라 생계에 지장을 받지 않으면서 음악을 계속하려고 직장에 다닌다고 강조합니다. 2집이 나오기까지 시간이 많이 걸린 이유 중 하나가 직장과 음악을 병행했기 때문이죠. 대부분 작사, 작곡과 프로듀싱은 리더 ‘김지훈’ 씨가, 2집 수록곡 중 ‘fantasy’는 ‘현경미’ 씨가 작사했습니다. ‘현경미’ 씨가 ‘fantasy’를 부른 것을 제외하면 메인 보컬은 주로 ‘김지훈’ 씨가 담당하고있으며 곡마다 ‘현경미’ 씨의 코러스가 들어가는데 두 멤버의 화음의 조화가 상당히 좋습니다.
아이러닉휴 기타, 보컬 김지훈 ⓒ 문화포털 기자단 이우영
1집 ‘Into The Mirror’와 2집 ‘For Melting Steel’은 전체적인 앨범 느낌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2집은 1집보다 좀 더 싸이키델릭한 곡이 늘었으며 연주곡으로만 이루어진 곡도 몇 곡 실었습니다. 곡 러닝 타임을 보면 4분 정도의 곡에서부터 12분이 넘어가는 ‘작은 사람’이란 곡도 있습니다. 2집 수록곡 중 ‘작은 사람’은 단독공연이 아니면 라이브로 공연하기 힘들다고 밝혔는데요. 용산참사 추모 곡으로 12분이라는 시간이라고 느껴지지 않습니다. ‘김지훈’ 메인보컬의 노래에 현경미의 코러스 그리고 중간 싸이렌소리까지 가미하여 드라마틱한 구성이 돋보이는 곡입니다.
아이러닉휴 베이스 조인수 ⓒ 문화포털 기자단 이우영
‘Dummy’는 가장 사운드가 웅장하고 락킹한 곡으로 싸이키델릭한 인트로와 베이스음이 돋보이는 곡이며 격정적인 사운드가 인상적입니다. ‘문’은 노동자의 삶의 현장을 담은 곡으로 국악적 멜로디를 가미하였고 거짓말은 거짓된 세상에 대한 조소가 느껴집니다. 여전히 소속사 없이 활동하는 그들은 자체적으로 홍보, 기획, 공연, 앨범제작을 하고 있지만, 음악에 대한 열정으로 조용히 홍대에서 롱런하고 있습니다.
아이러닉 휴 공연 중 ⓒ 문화포털 기자단 이우영
2집 수록곡
Rewind 물과 태양 Fantasy 오해 For Melting Steel 거짓말 문 작은사람 Dummy |
한국대중음악상 신인상을 수상했던 포스트록 밴드, 로로스
로로스 ⓒ 문화포털 기자단 이우영
도재명(보컬, 키보드), 제인(첼로, 신서사이저, 보컬), 김석(베이스), 최종민(기타), 복남규(드럼), 진실(기타)
‘로로스’는 포스트록밴드입니다. 포스트 록은 록음악의 세부적인 장르로 실험적인 장르들에서 음악적인 요소를 가져와 새로운 음악을 창조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1990년대 초에 시작됐으며 대부분 연주곡입니다. ‘시규어로스’처럼 노래를 부르는 포스트록 밴드도 있는데 ‘로로스’도 ‘시규어로스’와 마찬가지로 노래하는 포스트록 밴드입니다. 포스트록음악의 특징을 보면 일반 곡보다 다소 좀 긴 편이며 한곡 안에 기승전결을 음악으로 느낄 수 있을 정도로 드라마틱한 구성이 인상적입니다.
밴드 ‘로로스’는 2005년에 결성하여 2006년 첫 싱글 ‘Scent Of Orchid’을 발표하고 2008년 앨범 ‘PAX’를 낸 후 제6회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모던 록 음반 부분, 최우수 모던 록 노래 부분, 네티즌이 뽑은 올해의 음악인 그룹 부분 후보로 선정되고 ‘올해의 신인상’을 수상했습니다.
2009년 ‘Dream(s)’ EP 앨범을 발표하긴 했으나 1집을 발표한 후 무려 6년 만에 지난 10월 2집을 발표한 것입니다.
클럽에서 공연하고있는 로로스 ⓒ 문화포털 기자단 이우영
‘로로스’라는 밴드이름을 지은 이유는 좀 싱겁습니다. 밴드이름을 아직 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활동하다 자주 듣 곤하던 ‘핀백’의 ‘Loro’라는 곡명이 생각나 ‘로로스’라고 지었다고 합니다. ‘도재명’씨가 대부분 곡의 코드진행을 만들고 그 위에 전 멤버가 편곡을 하여 완성합니다. 2집 ‘W.A.N.D.Y’ 앨범을 들어보니 1집 ‘PAX’ 의 포스트 록 느낌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좀 더 대중적으로 다가선 느낌입니다. 일반적으로 밴드는 3~5명으로 구성되어있는데 그보다 많은 6명의 각 파트가 모여 하나의 곡을 완성시키는 점도 인상적입니다.
키보드와 첼로를 가미하고 트윈기타로 연주를 들려주어 사운드를 더욱 웅장하게 구현합니다. 메인보컬은 ‘도재명’이고 ‘제인’이 코러스를 맡아서 곡마다 색다른 조화를 이뤄 들려주죠.
보컬, 키보드 도재명 ⓒ 문화포털 기자단 이우영
밴드 ‘로로스’의 공연을 실제로 본 적이 있는데 소규모 홍대클럽 무대에서 6명이 옹기종기 서고 앉아서 각자의 악기파트에 집중하면서도 서로의 소리를 들어가면서 하나의 완성된 곡을 들려주기 위해 집중하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관객들은 여느 록밴드 음악을 들으면서 슬램존을 형성하는 것과는 달리 무대에 눈과 귀를 집중하면서 ‘로로스’가 이끌어주는 곡마다의 기승전결로 함께 몰입해가더군요.
2집 수록곡
W.A.N.D.Y U 여기 우리가 만나는곳 춤을 추자 Undercurrent Homo Separatus Monster Babel Homevideo Senna We Are Not Dead Yet 송가 |
첼로, 신서사이저, 보컬 제인 ⓒ 문화포털 기자단 이우영
‘로로스’의 음악을 한 번에 정의하긴 어려우나, 공간적인 느낌을 음악으로 구현하고 있으며 몽환적입니다. ‘도재명’ 씨의 서정적인 목소리에 ‘제인’ 씨의 목소리와 첼로 소리가 주는 느낌이 로로스만의 정체성을 더욱 돋보이게 합니다. 2집 ‘W.A.N.D.Y’에서 읊조리듯 속삭이는 ‘제인’ 씨의 목소리, 첼로의 음울한 선율이 인상적이며 드럼의 인트로와 나른한 멜로디, 몽환적인 음악이 인상적입니다.
기타 진실 ⓒ 문화포털 기자단 이우영
홍대인디밴드로 살아간다는 것은 여전히 많은 우여곡절이 있지만, 음악에 대한 열정과 팬들의 응원으로 이들의 음악에 대한 도전과 열정은 현재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될 것입니다. 음원차트와 방송에서 쉽게 찾기 어렵더라도 그들의 음악은 독창적이고 뛰어나며 마니아층과 평론가들만이 아닌 좀 더 많은 대중들이 그들의 음악을 찾아들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우영의 문화공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