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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백제 이야기 - 2014 한성백제문화제 -

넉넉하고 풍성한 가을답게 10월 내내 지역 곳곳에서는 많은 볼거리와 먹거리 축제들이 펼쳐졌습니다. 각 지역의 특색에 맞는 자랑거리를 국.내외에 알리고 지역주민과 관람객이 함께 참여하고 어울리는 다양한 문화축제의 한마당이 진행 중이기도 하고 내년을 기약하고 마친 축제도 있습니다. 그 많은 축제 중 송파구의 한성백제문화제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2천 년 전 한성백제의 옛 도읍지이며 풍납토성, 석촌동 고분군 등 전.중기 백제를 대표하는 역사 유적이 고이 간직된 송파구는 1994년을 시작으로 올해 14회째 한성백제문화제를 개최했습니다. 지난 2일부터 5일까지 열린 <제14회 한성백제문화제>는 강력한 국력을 바탕으로 옛 고대문화를 찬란하게 꽃피웠던 한성백제시대의 다양한 역사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마련되어 특별한 경험과 잊을 수 없는 추억을 선사했습니다. 한성백제문화제 축제 속으로 들어가기 전에 잠시 백제역사 속에서 한성백제의 유래를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송파 지역이 나라의 수도가 된 것은 2천 년 전, 백제의 시조 온조왕이 오늘의 한강 유역에 도읍을 정했던 BC 5년입니다. 고구려를 건국한 주몽의 아들 온조와 비류 두 형제는 건국을 위해 바쳤던 모든 공을 뒤로하고 어머니 소서노와 함께 남하하여 지금의 서울 북부지역에 이릅니다. 온조는 한강 북쪽 위례성에, 비류는 미추홀(인천)에 터전을 잡았습니다. 그 후 위례성의 백성들이 풍요롭게 사는 것을 본 비류는 부끄러워 탄식하다 죽었으며 온조가 그 백성을 받아 온조 14년(BC 5)에 남쪽인 송파지역으로 천도한 후 고대국가의 기틀을 갖추고 찬란한 문화를 꽃피웠습니다. 온조왕에서 문주왕 원년(AD 475년 도읍)까지 493 간(BC18년 ~ AD 475년)을 한성백제 시기라고 합니다. (삼국사기 참조) 한성백제시대의 493년 역사는 백제가 건국된 때부터 고구려 장수왕에게 개로왕이 전사했을 때까지로 위례성에 도읍을 두고 있던 시기입니다. 그 이후의 웅진 백제(지금의 공주, 63년간)에서 사비 백제(지금의 부여)는 122년간까지의 역사와 비교하면 백제 시대 전 역사(총 678년간)의 전기 및 중기에 해당하는 시기가 됩니다.
이러한 유서 깊은 역사문화의 도시답게 당시의 위용과 영광을 재현한 ‘한성백제문화제’ 축제 속으로 들어가 백제인의 높은 기상과 찬란했던 문화를 함께 느껴보도록 하겠습니다.
몽촌토성역 앞 광장에 전시된 칠지도 ⓒ 문화포털 기자단 이난희
10월 2일부터 5일까지 나흘간 개최된 문화제는 첫째 날 오전 10시에 한성백제의 왕성으로 추정되는 풍납토성(풍납 경당역사공원)에서 축제의 시작을 알리는 혼불을 채화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몽촌토성역 앞 광장에서는 축제의 상징물 제막 퍼포먼스로 근초고왕이 일본 왜왕에게 하사한 칠지도를 대형 조형물로 제작하여 전시하였습니다. 문화제가 열리는 동안 광장 앞에서 관람객은 누구나 칠지도를 볼 수 있었습니다. 둘째 날은 송파구 26 개동 자치별로 발표회를 열어 지역주민들과 함께 어우러진 무대로 주민화합 도모와 한성백제문화를 되새기는 ‘한성백제 어울마당’을 열어 열띤 응원 속에 흥겨운 잔치를 벌였습니다. 셋째 날과 넷째 날도 전국청소년 예능 동아리 경연대회, 역사문화거리행렬 등 많은 행사를 마련하여 다양한 축제 분위기를 보여주었습니다.
백제 시대 생활상을 재현한 한성백제 마을 입구 ⓒ 문화포털 기자단 이난희
몽촌토성역 앞 평화의 광장에는 스토리텔링을 통해 백제 시대 생활상을 생동감 있게 재현하여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주제 존으로 꾸며 놓았습니다.
한성 백제 마을이었는데 가장 인상이 깊고 흥미로운 공간이었습니다. 백제 마을 체험을 위해 백제 의상으로 갈아입고 환전소에서 백제 동전으로 환전하여 백제인이 되어 볼거리, 먹을거리, 놀 거리 등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백제 주화 한 냥이 천원이었는데 몽촌 주막에서 주먹밥, 밤묵밥, 메밀 배추 전, 식혜 등을 사서 먹을 수 있었고 매듭공예와 한지공예 체험도 백제 주화를 사용하여 즐길 수 있었습니다.
백제 마을 안의 병영 체험 ⓒ 문화 포털 기자단 이난희
저포 놀이를 하는 아이의 모습 ⓒ 문화포털 기자단 이난희
마을 안의 풍요놀이 마당에서는 쌍육, 저포 등 백제 시대의 놀이를 배울 수 있었고 군사진영에서는 무기제작으로 활과 검도 만들어 볼 수 있었습니다. 마치 2000년 전 한성 백제 시대로 시간여행을 하는 듯한 기분이 들어서 색다른 경험이었습니다.
백제 연못의 백제인 모습의 유등 ⓒ 문화포털 기자단 이난희
평화의 문 앞 백제의 연못에서는 수막새, 백제인, 칠지도 등 한성 백제를 주제로 한 유등이 수면에 떠 있었습니다. 광장 옆으로는 문화체험부스가 운영되고 있어 백제문양 탁본체험 유물발굴체험, 풍납토성 쌓기, 백제 의상체험, 로봇인력거, 로봇말타기체험, 수막새 만들기, 물레시연 등 체험부스마다 체험을 원하는 어린이들로 붐볐습니다. 자신이 직접 만든 활로 과녁을 맞혀보고 빗나갔어도 즐거워하며 활쏘기를 하는 아이의 모습에 덩달아 즐거웠습니다.
백제 인형 만들기에 열중하고 있는 외국인 ⓒ 문화포털 기자단 이난희
남자 친구들에게 인기 있는 활 만들기 체험 ⓒ 문화포털 기자단 이난희
꼼꼼하게 문질러야 하는 백제 문양 탁본체험 ⓒ 문화포털 기자단 이난희
자신들이 만든 활로 과녁 맞추기를 하는 어린이들 ⓒ 문화포털 기자단 이난희
남자아이들은 주로 활 만들기, 검 만들기, 로켓포 만들기 등 만들어서 가지고 놀 수 있는 체험을 주로 이용하는 것 같고 여자아이들은 백제 인형 만들기, 탁본 찍기, 열쇠고리 만들기, 내가 그리는 근초고왕 색칠하기 등 예쁘고 아기자기한 체험을 좋아하는 것 같았습니다.
다양한 체험공간이 아이들을 위한 공간이었다면, 한성백제 먹거리 장터와 국제먹거리 장터는 어른들을 위한 공간이었습니다. 출출한 배도 채우고 개로왕의 산해진미, 온조왕의 진수성찬 사랑이 넘치는 곳, 근초고왕과 칠지도 등 장터의 재미있는 이름을 구경하는 맛이 쏠쏠했습니다.
매년 개최되고 있는 한성백제 문화제는 해가 갈수록 더 나은 내용과 행사로 발전하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다양한 역사문화체험을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도록 할 뿐만 아니라 외국인들도 같이 즐길 수 있는 참여형 축제로 거듭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내년에 개최되는 15회 한성백제문화제는 또 어떤 색다르고 다양한 문화체험을 준비하여 우리에게 선보일지 무척 기대됩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선정한 2014년도 유망축제라는 명칭이 부끄럽지 않게 많은 관람객이 찾아주었다고 합니다. 내년에도 서울을 대표하는 역사문화축제뿐만 아니라 글로벌축제로 발돋움할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