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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시대를 향한 열망과 사랑 - 창작뮤지컬 '온조' -

우리가 역사 시간에 배우는 삼국시대의 처음 부분은 삼국의 건국신화부터 배우기 시작했다는 것을 기억하시는 분들은 많을 것입니다. 특히 광활한 만주벌판을 발판으로 나라를 세운 고구려 건국왕 주몽의 신화는 우리의 가슴에 자부심과 긍지까지 심어주기도 했었습니다. 주몽이 고구려를 건국하는 데 큰 힘이 되어 주었던 왕비 소서노가 오래전 헤어졌던 주몽의 첫째아들 유리 왕자가 나타나 고구려의 왕위계승자가 되면서 비류와 온조 두 아들을 데리고 고구려를 떠난 것도 역사적 사실로 알고 계실 겁니다.
TV 드라마에서 고구려 건국을 소재로 해서 많은 인기를 끌었던 것도 기억이 나실 겁니다. 모 드라마의 끝 부분이었던 떠나는 소서노 일행을 멀리서 아련한 눈길로 지켜보던 주몽의 모습이 기억 속에 강하게 남아 있던 것도 떠나가는 소서노와 두 아들의 심정이 어떨까 하는 궁금증 때문이었을 겁니다. 반갑게도 백제 건국과 온조와 비류의 이야기를 재구성한 창작 뮤지컬 온조가 올림픽 공원 내 우리금융 아트홀에서 공연 중이라 하여 찾아가 보았습니다.
지난해 초연과 재연을 거쳐 이번이 세 번째 무대인 온조는 백제를 건국한 온조왕의 사랑 이야기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구성했습니다. 초연 때와는 달리 이번 공연에서는 화려한 영상과 밝은 조명으로 무대를 꾸몄고 무대 뒤쪽을 꽉 채운 LED 화면은 음악에 맞는 배경을 매번 변화 있게 보여주었습니다. 영상이 연출하는 장면을 보면서 한강의 풍요로운 평야 지대의 백제를 쉽게 상상할 수 있었습니다.
음악 쪽으로도 다양한 곡이 이야기를 살려 주었습니다. 현대적 감성에 맞는 록과 발라드에 해금 등 전통악기가 가미되어 과거를 현대적으로 느끼게 했습니다. 우석대학교 태권도 학과생들의 태권도 퍼포먼스를 가미한 군무와 칼춤은 박진감과 역동성까지 느끼게 했습니다.
수에 대한 러브 테마곡을 부르는 온조역의 유상화 ⓒ (주)엠에스뮤지컬컴퍼니
백제를 건국하는 온조역에는 남성 2인조 그룹 포맨의 멤버 김원주와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실력파 배우 유상화의 더블 캐스팅이었습니다. 제가 본 공연의 온조는 유상화였습니다. 선하고 상냥하기만 한 왕자 온조는 그의 성격대로 태평성대를 꿈꾸며 부드러운 선율로 희망을 노래했습니다. 온조와 함께 무대를 꾸몄던 프로 아크로 바터의 부드러운 발레 동작은 온조의 유한 성격을 잘 나타내주는 듯했습니다.
그룹 포맨의 멤버 김원주가 온조역을 했을때 모습. ⓒ (주)엠에스뮤지컬컴퍼니
비류 왕자에는 이상헌이 캐스팅되었는데 의상, 말투, 표정 등 모든 면에서 온조와 대조적으로 강하고 거친 모습으로 표현되었습니다. 여자 주인공이자 온조가 사랑하는 운명의 여인 ‘수’에는 퀸비즈의 이루미와 박혜미가 캐스팅되어 몽환적이고 비극적인 사랑을 표현했습니다. 솔로 곡과 러브 테마 곡은 발라드 선율에 우리나라 전통악기를 사용해 동양적인 이미지를 강조했을 뿐만 아니라 영화음악을 듣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두 형제의 어머니 소서노는 사랑하는 주몽을 떠났지만, 여전히 그를 사랑하고 있으며 그리워하는 비극적인 연인의 모습과 아들을 사랑하는 자애로운 어머니의 모습 두 가지를 다 보여 주었습니다. 두 아들의 갈등을 극 중에서 조율하는 인물로 어머니 소서노가 있었습니다.
극이 시작 전에 무대 뒷면의 LED 화면에서는 몽촌토성에서 발굴된 백제 여인으로 추정되는 유골과 그 옆에서 발견된 칼이 발굴된 장면을 보여주었습니다. 뮤지컬<온조>의 이야기가 바로 그 여인에서부터 시작되었다는 것을 보여 주는 듯했습니다.
2000년간 잠들었던 신화, 욱리하(한강)의 영웅. 뮤지컬 <온조>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보실까요?
때는 BC 18년. 온조는 신하들과 한강을 건너 위례성에 터를 잡고 나라의 이름을 <십제>라 칭합니다. 위례성은 농사짓기 좋은 토양을 가지고 있어서 날로 번창해갔습니다. 온조의 형 비류는 지금의 인천에 터를 잡았으나 농사짓기 어려운 땅이라 백성들의 원성을 샀습니다. 비류는 이를 비관하여 결국, 온조의 땅을 점령하려고 계략을 짭니다.
우리금융 아트홀 공연장 벽에 있는 공연 포스터 ⓒ 문화포털 기자단 이난희
온조는 우연히 들판에서 사냥하는 소년을 만나는데 여인인 것을 알고 위기에서 구해줍니다. 수는 아버지의 말갈족 부족들과 이동하는 중에 비류 일행의 포로가 되고 아버지의 목숨을 살리려면 자기가 시키는 대로 하라는 협박을 받게 됩니다.
비류는 온조와 소서노를 만나 고구려를 치겠다고 얘기하지만, 자기편을 들어주지 않는 소서노도 걸림돌이라 생각하고 없애 버리겠다고 다짐을 합니다. 온조는 형에게 사냥을 제안하고, 사냥터에 혼자가 된 온조를 비류무리가 활을 쏴서 절벽에서 떨어뜨립니다. 수는 온조를 구하기 위해 강물에 뛰어듭니다. 온조를 처리하고 돌아온 비류는 무리와 온조의 성을 장악합니다. 온조를 구한 수는 지극정성으로 간호하며 온조와의 사랑을 키웁니다. 온조와 수는 성으로 잠입. 신하들과 소서노를 구하지만, 비류가 수의 아버지를 인질로 삼자 그를 구하는 과정에서 온조 대신 수가 칼을 맞고 쓰러지게 됩니다.
자신이 구한 온조를 목숨이 다할 때까지 지키고자 다짐하는 수 ⓒ (주)엠에스뮤지컬컴퍼니
이후 온조는 소서노에게 왕관을 받고 평화와 화합으로 새로운 왕국을 만들겠다고 하며 나라의 이름을 백제라 칭합니다. 운명의 여인 ‘수’는 그의 곁을 떠났지만, 하늘은 온조를 왕으로 선택하고 왕의 길로 인도한 것입니다.
대신 칼을 맞은 수를 부두켜안고 절규하는 온조 ⓒ (주)엠에스뮤지컬컴퍼니
욱리하(한강)의 영웅 <온조>의 공연은 창작이지만 비류가 자신의 자리를 빼앗은 유리와 고구려에 복수를 다짐하고 전쟁준비를 했으리라는 상상과 소서노와 온조는 새로운 나라를 개척하는 데 힘을 다했으리라는 상상력이 역사와 만나 더욱 신빙성 있게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태권도와 전통악기가 가미된 뮤지컬이라 세계무대에서 공연되어도 경쟁력이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내 아이가 역사를 좋아하는 아이라면 오붓하게 손을 잡고 뮤지컬<온조>을 관람하시길 적극적으로 추천합니다.
평화와 화합으로 새로운 왕국을 열겠다고 천명하는 온조. ⓒ (주)엠에스뮤지컬컴퍼니
무대 인사를 하는 출연진 ⓒ 문화포털 기자단 이난희
뮤지컬 <온조>의 출연진 ⓒ 문화포털 기자단 이난희
<공연정보>
공연명 : 창작 뮤지컬 <온조>
기간 : 2014.10.10. ~ 2014.11.02.
장소 : 올림픽공원 내 우리금융아트홀
출연 : 김원주, 유상화, 박혜미, 이윤표, 김민수, 김상윤, 이상현, 오승준, 이동윤
공연시간 : 화~금: 오후 8시, 토: 3시/7시, 일: 오후 2시/6시
티켓가격 : VIP석 120,000원 R석 100,000원 S석 80,000원 A석 60,000원
문의전화 : ㈜엠에스뮤지컬컴퍼니 1661 - 4191
우리금융 아트홀의 포토 존 ⓒ 문화포털 기자단 이난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