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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거리 가득 남양주, 걷기 좋은 다산길

파란 하늘이 야외로 발걸음을 이끄는 계절 가을, 저절로 밖으로 나가고 싶어집니다. 어느 곳으로 향하던 도시를 떠나 상쾌한 공기를 마시며 천천히 걷는 시간은 즐겁습니다. 10월의 가을에는 도심을 살짝 빠져나가 물이 맑기로 유명한 경기도 남양주로 목적지를 정하고 대중교통을 찾아봅니다.
흔하게 마주하는 대중교통수단인 지하철은 정거장만 잘 따라가면 어디든 쉽고, 빠르게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습니다. 지하철 1호선 청량리역과 연결되는 중앙선은 구리와 남양주를 거쳐 양평까지 이어집니다. 가벼운 차림으로 지하철을 타고, 팔당댐이 있는 경기도 북부로 향합니다. 한강을 따라 이어지는 남양주에는 양수리 지석묘를 비롯한 선사유적부터 산자락의 명당에 자리 잡은 홍릉과 유릉, 조선 후기의 실용학문인 실학을 집대성한 다산 정약용 선생님의 유적에 이르기까지 풍부한 문화유산이 축적돼 있습니다. 볼거리 가득한 남양주에는 문화유산을 둘러 가는 다산길이 있습니다. 야외활동하기 좋은 계절인 가을, 길 따라 천천히 걸으면서 남양주를 둘러보세요.
다산길 1코스 소개
팔당역에서 시작 되는 남양주 다산길 ⓒ 문화포탈 기자단 허혜정
지하철 노선도를 펼쳐 보면 1호선 청량리역과 회기역에는 중앙선이 경기도로 이어져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덜컹이는 무궁화호 혹은 통일호 추억의 기차를 타고 경기도로 이동했던 옛 모습과는 달리 편안하고, 빠르게 남양주에 도착할 수 있습니다. 요즘처럼 파란 하늘과 신선한 공기가 밖으로 이끄는 가을에는 무작정 길 따라 걷는 여행이 즐겁습니다. 팔당역에서 시작해 운길산역으로 이어지는 다산길 1코스는 천천히 걸으며 자연과 함께 하기 좋은 여행길입니다. 팔당역에 도착하면 남양주의 문화와 옛 모습을 살펴볼 수 있는 남양주 역사박물관을 시작으로 한강을 따라 이어지는 연인들의 벽, 마지막으로 이 길을 있게 해준 다산 정약용 선생님의 고향 바로 앞 다산 문화 공원까지 다산길 1코스는 마무리됩니다.
남양주 역사박물관
팔당역 바로 옆 남양주의 역사와 전통문화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남양주역사박물관 ⓒ 문화포탈 기자단 허혜정
맑은 숲과 물이 있어 경치 좋은 곳 팔당역을 나오면 남양주역사박물관이 있습니다. 박물관에는 남양주의 역사와 전통문화, 투박하지만 우리의 옛 모습을 알려주는 민속품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남양주의 모습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1층의 전시관을 지나면 우리나라 유일의 금석문 전용 전시실이 2층에 있습니다. 금석은 쇠붙이나 돌에 새긴 그림과 글입니다. 금석문은 새겨져 있는 그 내용을 풀이하여 글자체와 화풍을 연구하고, 그 시대를 밝혀 인문 발달의 연원을 캐며, 역사의 자료로 사용하는 유적을 말합니다. 이곳에는 남양주에 있는 금석문이 모두 전시되어 있어 현장에 가지 않고도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
[홈페이지] www.nyjmuseum.go.kr
[문의전화] 031-576-0558
[대중교통] 지하철 중앙선 팔당역 하차
[입장료] 어른 1,000원
청소년, 군인 800원
어린이 600원
연인들의 벽
다산길 1코스를 걷다 보면 나오는 연인들의 벽 ⓒ 문화포탈 기자단 허혜정
다산길 1코스는 팔당댐 방향으로 이어집니다. 중간에 나오는 다산길 표지판이 끊어지지 않기 때문에 혼자 걷기에도 불편함이 없습니다. 길을 걷다 보면 거대한 팔당댐이 나오기 전 차도 옆 회색 콘크리트 벽에는 끊임없이 사랑을 속삭이는 연인들의 낙서 흔적이 나옵니다. 한두 번 나오고 말겠지 했지만 “너를 위해 목숨도 바칠게!” 등의 애틋한 사랑의 표현이 끊이지 않고 등장합니다. 젊은이들의 사랑의 속삭임 흔적은 유쾌한 내용으로 길을 걷는 여행자에게 웃음을 줍니다.
[위치] 팔당댐 근처에 있는 도로 벽
팔당댐
다산길 1코스 중간에 나오는 서울 시민의 용수원이 되는 팔당댐 ⓒ 문화포탈 기자단 허혜정
다산길 1코스를 천천히 걷다 보면 시원하게 흘러가는 한강물이 항상 함께 합니다. 다산길 1코스 중간지점인 남양주시 조안면 북한강과 남한강이 합류하는 양수리에 팔당댐이 있습니다. 1966년에 착공하여 1973년에 완공된 인공호수 팔당댐은 연간 2억 5600kw의 전력과 하루 260만 t의 물을 서울 및 수도권 지역에 공급하고 있습니다. 또한 유량조절에 의한 한강의 범람 방지에 기여하고 있는 댐으로 근처를 지나가면 한강이 서울시민의 젖줄임을 실감하게 됩니다.
팔당댐은 인공호수로 둘레에 당집(서낭당, 국사당처럼 신을 모셔두는 집)이 여덟 군데 있었다고 해서 팔당이라 불렀습니다. 또 한강변에 넓은 나루가 있어서 바다나루, 바대이, 바당이라 부르다가 팔당이라고 부르게 되었다는 댐 이름의 유래에 관한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다산 유적지
다산길 1코스의 마지막 지점이자 2코스로 이어지는 다산 유적지 ⓒ 문화포탈 기자단 허혜정
1코스의 마지막 지점이자 2코스로 이어지는 다산유적지는 정약용 선생님의 출생지이자 오랜 유배생활을 마치고 돌아와 실학(이용후생[利用厚生]을 강조한 생산의 발달과 민생의 풍요를 지향하는 학문)을 집대성한 장소입니다. 현재 유적지에는 정약용 선생님의 기념관, 사당, 묘지, 여유당이 남아 있어 다산 선생님의 생애와 학문을 천천히 살펴볼 수 있습니다.
정약용 선생님은 실학을 집대성한 학자답게 정치, 경제, 역리, 지리, 문학, 철학, 의학, 교육학, 군사학, 자연과학 등 거의 모든 학문 분양에 걸쳐 방대한 양의 저술을 남겼습니다. 특히, 다산 선생님의 업적 중 정조 임금과 함께 만들었던 수원화성과 거중기는 다산 정약용 선생님이 일군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문화유산입니다. 수원화성을 지을 때 성의 설계에 다산 선생님이 직접 참여했습니다. 특히, 무거운 물건을 끌어올리는 거중기의 발명은 화성의 공사기간을 7년이나 단축시켜 그 우수성이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동양 성곽 축성술의 결정체인 수원화성은 1997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우리나라의 문화유산이 한 나라에서 살아가는 후손뿐만 아니라 세계인이 인정하는 문화유산으로 남았음을 봐도 쉽게 다산 선생님의 위대한 업적을 알 수 있습니다.
[홈페이지] www.nyj.go.kr/dasan/index.jsp
[문의전화] 031-590-2481
[대중교통] 운길산역에서 56번 버스 탑승 후 다산유적지 하차 (배차간격 30분 ~ 50분)
다산길은 총 5코스의 걷기 좋은 길이 있습니다. 대중교통이 편리하게 연결되는 다산길 1코스는 팔당역을 시작해 연인의 벽 길을 지나 서울 사람들의 전기와 용수를 공급하는 팔당댐을 둘러 다산 유적지까지입니다. 1코스는 중간 샛길이 없어 길을 잃어버릴 염려 없이 천천히 걷기에 좋습니다. 청명한 가을 하늘, 상쾌한 공기, 맑은 한강 자연의 아름다움이 모두 갖추어져 있는 남양주 다산길 1코스를 10월의 여행지로 추천합니다.
허혜정의 문화공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