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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년의 전통을 음미하다, 안동 하회마을

여름이 시작되는 문턱이자 떠나기 좋은 계절입니다. 정신없이 돌아가는 일상의 반복은 기분 좋은 게으름을 간절히 꿈꾸게 하고는 하지요. 복잡한 도심에서 벗어나 느릿하게 거니는 여행은 어떨까요? 조용한 골목길과 흙담 사이로 익숙하면서도 낯선 시간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마을 전체가 중요 민속자료로 지정된 곳이자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등재된, 500년 역사의 하회마을입니다.
하회마을은 경상북도 안동시 풍천면 하회리에 위치한 곳입니다. 낙동강이 마을을 S자형을 감싸면서 돌아 흐른다 하여 물 河(하) 돌 回(회), 하회라는 이름이 붙여졌습니다. 2010년 8월 1일 경주 양동마을과 안동 하회마을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면서 국내뿐만 아니라 국제적인 관심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하회마을 가는 길
하회마을은 안동 시외버스터미널 옆쪽에 위치한 버스 정류장에서 46번 버스를 타고 종점에서 하차하면 됩니다. 오전 6시 20분부터 오후 6시 20분까지 1시간 간격으로 운행되며 소요시간은 약 50분입니다. 하회마을 입구에 도착하면 매표소와 하회 장터 입구가 가장 먼저 보입니다. 하회 장터는 원래 하회마을 내에 위치해 있었으나 문화재를 원형 그대로 보존하기 위해 1.2 km 떨어진 곳으로 이전하였다고 합니다. (2008.06.01) 장터 내로 진입하면 안동의 먹을거리인 간고등어 정식, 헛제삿밥, 찜닭, 식혜 등 민속 음식점들을 비롯해 토산품 점들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수, 금, 토, 일 2시에는 중요무형문화재 안동 하회탈춤 공연도 한 시간가량 열리니 참고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 하회장터 내에 위치한 하회별신굿탈놀이 탈춤 공연장 안내 표지입니다/ 출처 = 기자 직접 촬영
▲ 하회별신굿탈놀이의 첫 마당에 등장하는 소 입니다. 뒷 쪽으로 악사들이 서서 풍악을 연주 합니다/ 출처 = 기자 직접 촬영
* 하회마을 탈춤공연장
-1월 ~ 2월 : 매주 토·일요일 14:00~15:00 (1시간)
-3월 ~ 12월 : 매주 수·금·토·일요일 14:00~15:00 (1시간)
*안동댐 개목나루공연
-7월 ~ 9월 : 매주 토요일 오후 19시
*안동시 낙동강변 음악분수옆
-7월 ~ 9월 : 매주 일요일 오후 19시
관 람 료 : 무료
일 시 : 2014년 1월~12월(12개월간)
실 적 : 2013년 총175회 공연(국내·외 약 250,000명)
주 최 : 하회별신굿탈놀이보존회
후 원 : 문화체육관광부, 경상북도, 안동시
(출처:하회별신굿탈놀이보존회)
하회마을의 위치와 지형
매표소에서 하회마을은 1km 떨어져 있는데 셔틀버스를 이용하거나 15~20분 정도 걸어서 진입할 수 있습니다. 하회마을은 위치적으로 산 너머 깊숙이 있기 때문에 외부와 쉽게 교류하기 힘든 지리적 특성이 있습니다. 뒤로 산을 두고 앞쪽으로 물이 흐르는 전형적인 배산임수의 마을이면서 강이 돌아 흐른다고 하여 태극형, 마을이 강 위에 떠 있는 꽃 같다 하여 연화부수형이라고 일컫습니다.
▲ 하회마을입구에 있는 비석입니다/ 출처 = 기자 직접 촬영
▲ 하회마을에 들어서면 보이는 하회탈 모습의 목조 장식물들입니다. /출처 = 기자 직접 촬영
부용대의 장관
부용대는 하회마을의 상징입니다. 부용은 연꽃을 달리 부르는 이름으로 부용대란 ‘연꽃, 즉 하회마을을 내려다보는 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회마을에 들어서면 오른편으로 부용대 절벽의 장관이 드러납니다. 나룻배를 타고 마을과 부용대를 이동할 수 있고 1인당 왕복 3천 원입니다. 모래사장을 지나 길을 따라 올라가면 소나무와 건물 아래로 능파대라는 암각이 보이고 이를 더 지나면 옥연정사와 이정표를 마주하게 됩니다. 가파른 길을 따라 바로 부용대를 가는 방법과 옥연정사를 관람 후 50m 떨어진 화천서원까지 둘러본 뒤 250m 길을 오르는 방법 두 가지가 있습니다.
▲ 하회마을로 진입하면 화천 너머로부용대의 모습이 보입니다/ 출처 = 기자 직접 촬영
▲ 정면에서 촬영한 부용대 절벽의 사진입니다. 백사장과 암각, 부용대 정상이 보입니다/ 출처 = 기자 직접 촬영
부용대에 정상에 오르면 하회마을의 절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집니다. 마을 뒤로 위치한 겹겹의 산 능선과 마을을 휘돌아 흐르는 낙동강의 흐름이 한데 어우러져 그야말로 장관을 이룹니다. 절벽 아래로는 강변에 우뚝 서 있는 갈모 바위와 쌀겨 바위 및 하회마을을 감싸고 있는 백사장과 만송정 솔숲까지 한눈에 들어옵니다.
▲ 부용대에올라 내려다 본 하회마을의 전경입니다/ 출처 = 기자 직접 촬영
▲ 부용대에서 하회마을로 나룻배를타고 이동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출처 = 기자 직접 촬영
▲ 부용대에서 본 하회마을입니다/ 출처 = 기자 직접 촬영
전통과 자연의 어우러짐, 하회마을
하회마을은 처음에 허 씨 일가, 그다음에는 안 씨, 류 씨가 마을에 정착하여 촌을 이룬 곳입니다. 풍산 류씨의 동족 마을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대표적 인물로는 겸암 류운룡과 서애 류성룡이 있습니다. 문헌과 기록이 남아 잇지 않아 언제 형성된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고려 시대 초기 혹은 중엽으로 유추하고 있습니다.
하회마을은 마을을 통과하는 커다란 도로에 의해 북촌과 남촌으로 나눠지는데 북촌은 겸암파, 남촌은 서예파가 대표적입니다. 이후 북촌댁과 남촌댁이 세워지면서 북:북촌댁, 양진당, 남: 남촌댁, 충효당 이렇게 크게 네 구역으로 세분화 되었습니다. 하회마을 내에 워낙 많은 가옥과 서원들이 있기 때문에 가장 유명한 이 네 곳을 중심으로 둘러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 하회마을북촌댁의 북촌유거 전면 사진입니다/ 출처= 하회마을 북촌댁 홈페이지
▲ 하회마을 내의 주일재입니다/ 출처 = 기자 직접 촬영
▲ 하회마을안에 자리한 전통 가옥의 모습입니다/ 출처 = 기자 직접 촬영
하회마을은 유교사상이 중심으로 형성된 곳으로 유교 교육 기관인 서당과 서원, 기와집 등 대표적 양반 마을의 모습을 이루고 있습니다. 마을 안에는 국보 2점(하회 병산탈과 징비록)과 보물 4점(양진당, 충효당, 류성룡 증손가 유물, 류성룡 증손가 문적) 이외에도 원지정사, 지산 고택, 옥연정사 등이 있습니다.
하회마을은 유독 풍수와 관련된 이야기가 많습니다. 우물을 만들면 마을이 몰락한다고 하여 최근 들어서야 우물이 생겼고 돌담보다 흙담이 많은 이유는 돌을 쌓아 올리면 마을이 가라 앉을까 염려해서였다고 합니다. 마을을 직접 둘러보면 나지막한 흙담과 짚을 수북이 얹은 지붕들이 하회마을 특유의 분위기를 그려냅니다.
▲ 하회마을가옥 중 한 곳의 대문 밖으로 보이는 경치입니다/ 출처 = 기자 직접 촬영
▲ 하회마을의 특징 중 하나인 흙담의 모습입니다/ 출처 = 기자 직접 촬영
안동 하회마을은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2세와 미국 전 대통령 부시 부처가 다녀간 마을, 유네스코 세계문화 유산에 등재된 마을로 유명하지만, 생각보다 훨씬 더 조용하고 고즈넉한 곳입니다. 하지만 그동안 우리가 간과하고 있었던 전통과 자연의 아름다움에 흠뻑 빠지기에도 적합한 곳입니다. 이번 주말 한가롭게 500년 역사 구석구석을 거니는 하회마을 여행, 어떠신가요?
이아름의 문화공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