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흩어지면 죽는다

작품명
흩어지면 죽는다
구분
1987년~1992년
작품소개
이 작품은 1989년 봄 임금투쟁 현장지원을 목적으로 창원 삼미금속 임금인상투쟁의 사례를 근거로 하여 만든 작품이다. 놀이패 ‘일터’는 80여 만 명의 노동자가 살고 있는 부산에서 1987년 11월 창단되어 부산, 경남 일대를 중심으로 노동자문화모임 조직화와 노동현장 공연 지원활동을 하고 있다. ‘여보 힘내세요’라는 부제가 붙은 이 작품은 승리의 과정을 극명하게 그리고 있는 임금인상투쟁 승리마당과 노조와해 기도의 분쇄를 위해 싸우는 노동결사대의 투쟁을 표현하고 있는 민주노조 사수마당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마당은 사건진행 순서에 의해 배열되어 있고 장면들은 풍물과 춤, 연극적 놀이, 집단동작들로 형상화되어 있는데, 중공업 노동자적인 질감과 힘, 역동성이 두드러진다. 이 작품은 창원 세신실업, 울산 현대중공업 등 노동현장에서 수십 차례 공연되었고 제2회 민족극한마당에 참가하여 서울 예술극장 한마당에서 1989년 4월 17일부터 18일까지 공연되었다. - <민족극대본선 4 – 제1·2회 민족극한마당 편>, 민족극연구회 엮음, 풀빛, 1991 극작·연출 노트 (……) 창원 삼미금속 노동조합의 투쟁사례를 근간으로 하여, 1년간 파업 현장을 순회하며 노동자 풍물팀과 함께 고민했던, 건강한 노동자의 감수성과 노동형제의 투쟁의지와 생명력을 담아, <흩어지면 죽는다 - 여보, 힘내세요>를 겸허하게 만들어 보았습니다. 임금인상과 노동조합 사수라는 두 문제를 함께 엮어 작품을 시도하게 되었습니다. - ‘기획의도’, 놀이패 일터, 노동문화예술단 일터 홈페이지
작품내용
[앞풀이] 투쟁선언판 틀에 짜여진 노동자의 삶을 톱니바퀴로 표현하고 자각과 투쟁의지를 용트림으로 표현. 선언적인 외침과 집단춤을 춘다. [첫째 마당] 임금투쟁 승리마당 제1교섭판 : 사장의 장난 같은 임금 교섭과 이에 맞서는 노동자의 논리. 제2교섭판 : 준법투쟁 과정을 사장과 노동자의 대립으로 표현한다. 밥투쟁판 : 사장이 식당을 폐쇄하자 제1공장으로 밥을 타러 가고 살아있는 사장을 제사 지내는 내용이 집단춤과 노래 등으로 풀어진다. 제3교섭판 : 사장과 노동자들이 다시 협상을 벌였으나 결렬되고 쟁의가 시작된다. 임금투쟁 승리판 : 노동자들의 가족들이 동참함으로써 분위기가 급전한다. 임금투쟁 승리의 과정을 깃발춤과 힘찬 동작으로 엮어낸다. 결국 사장은 노조의 요구를 받아들인다. [둘째 마당] 민주노조 사수마당 시장판 : 노동자들의 부인들이 임투 승리의 기쁨을 시장판에서 질펀하게 풀어낸다. 가족판 : 노조위원장의 집. 위원장은 퇴직금으로 살 수 있겠냐고 물어보고 부인 순이엄마는 놀란다. 형사들이 들이닥쳐 위원장을 연행해 간다. 회의판 : 노동자들이 노조 간부들의 구속과 해고에 대해 의논한다. 더 이상 투쟁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의견과 끝까지 싸워야 한다는 의견이 충돌한다. 순이엄마가 회사, 국회 등을 찾아 다니며 억울함을 호소하지만 외면당한다. 노동자들은 다시 싸울 것을 결의한다. 점거농성판 : 노동자들이 <동지가>를 부르며 단결한다. 전투판 : 무장한 전투경찰이 회사 정문 앞에 서있고 순이엄마가 ‘여보, 힘내세요!’라는 성명서를 낭독한다. 필사즉생판 : 농성이 확대되자 백골단, 구사대가 난입하고 노동자들은 대회의실에서 점거농성을 시작한다. 노동자들은 <흩어지면 죽는다>를 부르며 끝까지 싸운다.
출연/스태프
출연 허영관 김종만 박철우 배현열 서원오 임종룡 차미화 김희연 김춘순 윤순심 스태프 작/공동창작 연출/임인애 진행/반민순·서영수
예술단체
놀이패 일터 부산에 근거지를 둔 놀이패 일터는 1987년 이래 지금까지 꾸준히 노동연극만을 해오고 있는 대표적인 노동연극 집단이다. 이들은 늘 당시 노동자들이 겪고 있는 이야기들을, 가능하면 실제 사례의 성실한 취재에 의해 작품을 만들고, 영남지역을 중심으로 전국의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순회공연을 주 활동으로 삼고 있다. 일터의 작품은, 특히 중화학공업 대공장들이 밀집해 있는 영남지역의 특성에 맞게, 중공업 중심의 중장년 남성 노동자들의 선 굵고 우직한 질감을 지니고 있다. 대표작으로는 <흩어지면 죽는다>(1989), <동지여 너와 함께라면>(1992), <파스 두장, 피로회복제 한알… 그러나, 벅찬 새날을 향해>(1993) 등이 있다. 현재 ‘노동문화예술단 일터’라는 이름으로 전국 각지에서 매년 100회 이상의 공연을 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보이고 있다.
비평
(……) 인물들은 일상 속의 자질구레한 여러 일들, 사소한 것처럼 보이는 물질적인 것들이나 즐거운 것들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다. 예컨대 <흩어지면 죽는다>(놀이패 일터, 1989)에서는 바로 앞 장면에서 삼미금속의 임금인상 투쟁을 하는 남편들을 위해 지원 투쟁에 나서는 냄비를 두드리며 격렬하게 투쟁했던 아내들은 자기네끼리 시장을 보는 대목에서는 이런 일상적이고 자질구레한 이야기를 나눈다. (……) 흔히 임금인상 투쟁이란 엄숙하고 진지한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농성장에 하필이면 냄비를 들고 나와 시끄럽게 두드린다는 설정은 명분이 강한 행위가 지니는 엄숙함을 깨뜨리면서 일상적이고 구체적인 분위기로 이끈다. 이 인물들은 그 다음 장면에서는 이렇게 시장에서 먹을 것을 사먹으며 수다를 떨고, 농성에 대해서도 자기 남편 몸무게 빠진 것에 신경을 쓰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모습은 자신의 이해관계와는 그다지 무관하지 않은 세계의 여러 문제나 자신의 명예 같은 것들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는 귀족이나 양반, 지식인과는 다른 평민과 하층민의 일상적인 모습이며, 사회문제에 개입할 때에도 이러한 평민적인 일상 감각이 유지된다. (……) 놀이패 일터의 <흩어지면 죽는다>의 첫째 마당의 ‘제1교섭판’에서는 시간의 축약을 판의 운용을 통해 해내고 있다. (……) 두 명의 배우가 만든 이른바 ‘인간 테이블’(마주 선 두 명의 배우가 서로의 어깨를 잡고 허리를 90도로 굽혀 테이블 모양을 만든 것을 말함)을 사이에 두고 한 편에는 사장이 서 있고, 다른 한편에는 노동자들이 일렬로 늘어서 있다. 노동자들이 일렬로 늘어선 도형적인 대형은 협상 테이블을 묘사하기 위한 것이다. 이 장면의 대화의 양은 그다지 많지 않다. 그러나 이들이 그려 내고자 한 실제의 협상은 꽤 긴 듯하다. 관중이 실제로는 긴 협상을 짧게 축약해서 표현했다는 느낌을 받게 되는 것은 그 축약과 비약을 시각적으로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즉 길지 않은 이 장면은 몇 개의 작은 도막으로 분절되어 있으며, 각각의 도막은 한 가지 종류의 내용을 간단히 축약한 느낌이다. 뿐만 아니라 한 도막의 이야기에서 다른 도막의 이야기로 넘어갈 때에 테이블의 방향을 90도씩 돌림으로써 각 도막 사이에 시간의 비약이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 <마당극양식의 원리와 특성>, 이영미, 시공사, 2001 (……) ‘일터’의 <흩어지면 죽는다>는 임금협상투쟁과 민주노조사수투쟁이라는 현실적이고 핵심적 문제에 대해 창원의 삼미금속 투쟁을 전범으로 형성화하고 있다. 첫째 마당 임금인상투쟁승리마당은 3개월여에 걸친 기나긴 투쟁을 벌인 삼미금속의 구체적인 사례를 조직화형상화하는 데에 성공하고 있다. 사례가 주는 튼튼한 리얼리티에 기초하여 적극적이고 주체적인 노동자의 감수성을 풍물과 춤이 가진 역동성과 결합시켜 표현해내고 있다. 특히 밥투쟁 과정의 형상이나 구호의 독특한 현장감, 노동자 가족들의 투쟁모습들은 예술전문가의 형상적 노력이 필요치 않을 만큼 잘 이루어진 극적인 사례에 충실히 기반함으로써 투쟁모습인지 놀이모습인지 분간이 안 될 정도로 현장감과 극적 재미를 불러 일으킨다. 두 번째 마당에서는 임금협상타결에 따라 오랜만의 화목한 가정의 모습을 시장판의 풍성함과 단란한 부부의 저녁을 통해 보여줌으로써 투쟁 속의 작은 해방을 느끼게 한다. 그러나 민주노조를 와해시키려는 회사 측의 탄압으로 잠깐의 행복은 깨어지고 더욱 더 치열한 투쟁을 예고한다. 두 번째 마당은 임금인상투쟁과는 좀더 다른(?) 차원의 민주노조사수투쟁을 통해 노동자 내의 기회주의, 개인주의, 패배주의 등을 극복하고 진정한 노동자의 계급의식을 획득하여 결사항전으로 투쟁하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이 마당에서 보여주고 있는 싸움판의 형상을 플래카드나 휘발유통 등을 사용하여 춤이 가진 추상성을 극복함으로써 적은 인원으로도 치열한 싸움판을 방불케 하는 집단적 힘을 획득하고 있다. (……) - ‘부산 놀이패 일터 <흩어지면 죽는다>’, 민족극연구회, <예술정보> 제37호, 예술극장 한마당, 1989.5.16. 80여 만 명의 노동자가 살고 있는 부산지역에서 87년 11월에 전격적으로 노동문화운동패를 선언한 놀이패 일터의 탄생은 사실 뒤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이번 <흩어지면 죽는다>의 공연으로 그 존재의 소홀하지 않음을 읽을 수 있었다. 놀이패 일터의 두 번째 노동현장극인 이 공연은 드물게 볼 수 있는 참으로 힘찬 마당굿이었다. ‘여보 힘내세요’라는 부제가 붙은 이 노동굿은 비교적 단순한 내용의 두 마당으로 구성되어 있다. (……) 이 노동마당굿을 구경한 사람은 누구든지 다음의 몇 가지 점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우선 작품의 뛰어난 현장성을 들 수 있다. 이 작품은 작년 봄 창원 삼미금속 노동조합의 성공적인 투쟁사례를 근간으로 했을 뿐 아니라, 지난 한해 동안 노동현장을 두루 다니며 줄기차게 활동을 펼쳐온 일터 연희자들의 건강한 의식이 잘 용해되어 있다. 노동자들의 태업이나 식사지연, 업주의 간악한 식당폐쇄, 통근차 중지, 타 노조와 연대활동을 벌이는 노조간부의 해고 등은 기존의 어느 노동극에서나 쉽게 발견되는 것이지만, 여기서는 그것을 구체적으로 표현하는 정서가 거칠면서도 물씬물씬 생동감을 풍기고 있다. 바로 이 현장성은 구경꾼들로 하여금 그 성향에 따라 강한 친화성을 느끼게 하거나, 심한 이질감을 느끼게 하고 있을 정도이다. 이 점으로 해서 <흩어지면 죽는다>가 이번의 시민공개공연에 앞서 가졌던 창원 세신실업, 부산화물운송노조, 울산 현대중공업 등의 노동자들을 상대로 한 현장공연에서 더욱 큰 호응을 받은 것은 당연할 성 싶다. 또한 이 작품의 현장성은 시종일관 구경꾼을 압도하는 역동적인 표현에 의해 크게 빛나고 있다. 신체 외에 현장 주변에서 쉽게 대할 수 있는 물품들을 이용한 것은 다양한 표현에 적지 않은 도움을 주었다. 맨주먹뿐만 아니라, 붉은 깃발, 플래카드, 석유통 등을 사용한 집단춤과, 작업라인을 그리는 북 던지기나 식판, 작업복 등을 이용한 자연스런 몸짓이 바로 그것이다. 특히 여섯 명에 의해 적, 청, 흑의 바리케이드로 다가오는 플래카드 춤의 표현은 매우 신선하였다. 색의 대비와 입체적인 동작의 조화는 살아 움직이는 플래카드의 또 다른 모습이었다. 이러한 역동적인 춤과 몸짓은 관중들과 함께 부르기 위해 극중에 삽입한 많은 노래를 무색하게 할 정도였으며 구경꾼들로 하여금 앉아있기가 자못 어색하게 만들었다. <흩어지면 죽는다>의 또 한가지 특징은 놀이판이 연희자와 구경꾼이 함께 하는 놀이꾼 합일의 판을 전제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즈음의 민족극 작업이 서사적 기법을 도입하는 마당극들로 주류를 이뤄가고 있지만, 진정한 신명의 판은 마당굿 형식임을 부인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 작품은 단순히 구경꾼의 참여를 유도하기 보다는 차라리 구경꾼들로 하여금 연희자가 되어 있도록 하고 있으며, 이 공연이 노동현장에서 더욱 성공하는 것은 관중들 중에 방관적인 구경꾼이 없도록 하기 때문일 것이다. <흩어지면 죽는다>의 이러한 몇 가지 장점들은 이 공연이 실외의 현장공연에 충실하도록 짜여있다는 것이며, 이것은 실내에서 담아지는 시민 상대 공연에서의 단점이 될 수도 있다. 극 전체의 유기적인 관계를 위해 앞마당의 완결성을 극복하고, 유연한 장면 연결과 분장, 의상의 섬세한 고려가 동반된다면 실내공연에서도 충분한 승산이 보장될 것이다. 악랄한 탄압의 현장에서는 어쩔 수 없이 우러나오는 연희자의 과다한 감정연기도 그것을 구경하러 온 대중 앞에서는 좀더 절제되고 사실적인 연기로 보완되어야 하겠다. (……) - ‘역동성과 현장감 넘치는 노동판굿 – 놀이패 일터 <흩어지면 죽는다> (1989년 3월 17일 부산 두레마당)’, 김사열, <예술정보> 제36호, 1989.5.1.
관련도서
<민족극대본선 4 – 제1·2회 민족극한마당 편>, 민족극연구회 엮음, 풀빛, 1991 <영남의 민족극>, 정지창·김사열 편, 우리, 1989 <마당극양식의 원리와 특성>, 이영미, 시공사, 2001
연계정보
-동지여 너와 함께라면
-파스 두장, 피로회복제 한알… 그러나, 벅찬 새날을 향해
관련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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