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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청전

작품명
심청전
저자
미상
장르
국문소설
작품소개
작자·연대 미상의 고전소설. 1책. 국문 목판본·필사본·활자본. 활자본 <강상련(江上蓮)>(1912)은 이해조(李海朝)가 신소설로 개작한 것이다. 수십 종의 이본이 있는데, 이들 중 성격이 뚜렷이 구별되는 것이 경판본(京板本) 계열과 완판본(完板本) 계열이다.
내용
명나라 성화연간에 남군땅의 명유(名儒) 심현이 부인 정씨와 살았다. 혈육이 없어 걱정하였는데 신기한 꿈을 꾸고 딸 심청을 낳는다. 청이 3세가 되던 해, 정씨가 병들어 세상을 떠나고, 심현도 안질을 앓아 맹인이 된다. 그는 가난하여 유모를 둘 수 없어 눈먼 몸으로 심청을 업고 이집 저집 돌아다니며 젖동냥을 하고, 음식을 얻어 먹이며 딸을 키웠다. 심청은 어질고 착하게 자랐다. 그녀가 열다섯 살이 되자 아버지를 대신하여 걸식하여 지극히 아버지를 봉양하였다. 그리고 틈나는 대로 공부를 하고 바느질을 익혔다. 이러한 심청의 좋은 소문이 인근에 나돌자 무릉동이라는 곳에 사는 장승상이 양녀를 삼겠다고 하였다. 그러나 심청은 자신이 양녀로 가게 되면, 외롭게 살아갈 아버지를 걱정하여 이를 거절하였다. 하루는 몽운사의 주지가 공양미를 얻으러 왔다가 심봉사를 보고 “공양미 삼백 석을 부처님께 바치면 눈을 뜨리라”고 하였다. 눈을 뜰 수 있다는 말에 앞뒤를 생각하지 못하고 심봉사는 선뜻 공양미를 바치겠다고 약속하고 말았다. 그러나 빌어먹고 사는 자신의 처지에 삼백 석을 구할 길은 없어 근심하게 된다. 아버지의 이와 같은 사정을 알게 된 심청은 부친의 눈을 뜨게 해줄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 때마침 중국의 상인들이 15세 된 처녀를 사기 위해 다니고 있었다. 그들이 가야 하는 뱃길에 인당수라는 곳이 있는데, 용왕의 심술에 배가 지나가기 아주 위험한 곳이었다. 위험을 피하기 위해서는 용왕에게 15세의 처녀를 산 채로 제물로 바쳐야 한다는 것이었다. 심청은 그 상인들을 만나 공양미 삼백 석에 자기 몸을 팔아 아버지의 눈을 뜨게 하기로 하였다. 심청은 상인들과 같이 떠나는 날이 되자 아버지와 고통스러운 이별을 하고, 인당수에 이르러 제물로 몸을 던진다. 이때 옥황상제는 심청의 지극한 효성에 감동을 받아 용왕에게 명하여 심청을 옥련화에 싸서 물위에 띄우게 하였다. 상인들이 돌아가는 길에 인당수 위에 떠 있는 지금껏 보지 못한 큰 연꽃을 발견하고 그것을 건져 자기네 나라로 돌아와 왕에게 바친다. 왕이 오므라든 연꽃을 펴게 하고, 그 속에서 아리따운 여인이 나왔으니, 곧 심청이었다. 왕은 심청을 왕후로 삼는다. 왕후가 된 심청은 아버지가 보고 싶어서 왕에게 간청하여 장님 잔치를 열고, 세상의 모든 장님들을 초대한다. 한편 심봉사도 장님을 위한 잔치가 있다는 말에 그곳에 가기 위해 어렵게 노자를 마련하였다. 그러나 그 돈을 후처로 얻은 뺑덕어미가 훔쳐 달아나고 말았다. 심봉사는 하는 수 없이 거지 생활을 하면서 잔치가 열리는 곳을 찾아갔다. 심청은 장님 잔치를 열고 혹시나 자기 아버지가 왔는지 여러 날을 찾았지만, 보이지 않자 실망한다. 잔치가 막바지에 이르렀을 때, 심청은 드디어 가장 끝자리에 앉아 있던 심봉사를 발견한다. 심청이 감격 끝에 아버지를 부르자, 깜짝 놀란 심봉사는 눈을 뜨게 되었다. 이에 부녀는 서로 끌어안고 감격의 눈물을 흘린다.
<심청전> 판본의 특성
심청전은 판본에 따라 내용의 편차가 드러난다. 경판본과 완판본을 비교해 보자면 다음과 같다. 경판본에서는 출천대효(出天大孝) 심청과 그의 아버지 심학규가 주요 인물로 등장한다. 심청은 오직 눈먼 아버지에게 지극한 효성을 다하다가 인당수에 투신한다. 투신 이후에도 심청은 아버지를 만나기 위한 일념만을 보인다. 심봉사 역시 딸만을 위하여 살 뿐이며, 심청의 투신 이후에도 심청만을 생각하며 초라하게 살아간다. 경판본의 작자는 작품 전체에 지극한 효성의 분위기를 자아내는 데 전력하고 있으며, 심청의 죽음은 피할 수 없는 숙명으로 제시된다. 따라서 경판본은 유교적 엄숙성과 숙명론적 운명관에 의해 지배되고 있다. 한편 완판본은 경판본보다 훨씬 더 많은 등장인물과 사건을 담고 있다. 완판본에는 무릉촌 장승상 부인, 뺑덕어미, 귀덕어미, 무릉촌 태수, 방아찧는 아낙네들, 황봉사, 안씨 맹인 등의 인물들이 더 등장한다. 이들 중 대부분은 작품의 후반부에 등장하여 심봉사를 희화화하는 기능을 담당한다. 장승상 부인은 심청에게 양녀 되기를 제안하고 또 심청의 죽음을 통한 효의 실현에 반대한다. 즉, 장승상 부인은 심청이 추구하는 유교적 관념에 이의를 제기하고 현실적 해결방법을 내놓는 인물로서 기능한다. 한편, 뺑덕어미는 심청과는 정반대로 현실적이고 물질지향적인 인물로서 심봉사를 현실적이고 비속한 인물로 만드는 데 가장 큰 역할을 담당한다. 심청은 경판본이나 완판본이나 성격이 크게 다르게 나타나지 않으나, 심봉사의 경우 두 본에서 성격이 아주 다른 인물로 나타난다. 경판본의 심봉사는 한결같이 유교적 이념에 충실한 인물인 데 반하여, 완판본의 심봉사는 훨씬 세속적이고 현실주의적인 인물로 나타나는 것이다. 완판본의 심봉사는 “누세 잠영지족으로 문명이 자자”한 양반집 후예였으나 화주승에게 공양미를 시주하겠다고 할 때는 “여보시오. 어느 쇠아들놈이 부처님께 적어놓고 빈말하겠소. 눈 뜰라다가 안진백이되게요, 사람만 업수이 여기난고 염려말고 적으시오.”하고 말하는 위인이다. 그는 또 천하의 잡녀(雜女)인 뺑덕어미와 놀아나다가 “여러 해 주린 판이라 그 중의 실낙은 있어 아모란 줄을 모르고 가산이 점점 퇴패”하는 치졸한 인물이다. 심청의 투신 이후의 심봉사는 투신 이전에 지녔던 위엄은 사라지고, 태수 앞에서 허풍과 억지를 부리고, 방아찧는 여인네와 음담(淫談)을 즐기는 못나고 비속한 인물이 된다. 이러한 인물들로 인하여 완판본은 유교적 엄숙성이나 숙명론적 운명관에 지배되지 않는다. 완판본은 유교적 효를 지켜야 할 규범으로 받아들이고는 있으나, 한편으로 당대 현실에 대해서 회의적이며 비판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다시 말해서 완판본에는 관념적 가치와 현실적 가치가 서로 갈등하며 대립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는데, 이것은 다른 판소리계 소설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공통된 특성이다. 경판본과 완판본의 구성 양식을 비교해 보면, 전자는 내용에 따라 단순, 소박하고 차분하게 짜여진 양식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후자는 풍성한 내용에 따라 복잡, 장황하고 들떠 있는 양식이다. 문체에 있어서는, 경판본의 것이 과거의 전아(典雅)한 멋을 지닌 간결, 소박한 산문체인 데 비하여, 완판본의 것은 풍부한 형용사나 감탄사는 물론, 삽입가요·잔사설·고사성어·한시 등을 끌어들여 부연하고 윤색된 율문체이다. 그리고 경판본은 판소리와 관계없이 설화가 소설화된 작품이며, 완판본은 판소리로 불리다가 소설로 정착된 작품이다. 경판본으로는 한남서림(翰南書林)본, 대영박물관 소장본, 송동(宋洞)본, 안성본 등이 있고 완판본은 6종이 있는데 이들은 내용은 물론 판형·장·행·자수(字數)·자위(字位)까지 동일하나 부분적인 차이를 보인다. 이들 판본의 선후관계는 한남서림본→송동본→안성본→완판본으로 추정된다. 또한 활자본인 이해조의 <강상련>은 완판본의 내용을 바탕으로 첨삭을 가하여 신소설로 개작한 것이다. <강상련>은 이후 다른 활자본의 모본이 되었으며, 1915년 광동서국(光東書局), 1921년 대창서원(大昌書院) 등에서 여기에 약간의 첨삭을 가하여 출판하였다. 이본들 중 공통 줄거리에 가장 가까운 것이 경판본 계열이고, 완판본 계열로 가면 더 많은 내용이 첨가된다.
<심청전>의 근원설화
<심청전>은 그 형성적 측면에서 설화소설이기에 일찍부터 근원설화에 대한 논의가 다양하게 전개되어 왔다. <심청전>의 근원설화에 대하여 최초로 거론한 이는 김태준(金台俊)이다. 그는 인도의 <전동자(專童子)>·<묘법동자전설(妙法童子傳說)>, 일본의 <소야희(小夜姬)>를 말하고, 우리나라의 <삼국사기>·<삼국유사> 소재 <효녀지은설화(孝女知恩說話)>, 전라남도의 <관음사연기설화(觀音寺緣起說話)> 등을 들었다. 그는 또 <삼국유사>의 <거타지설화(居陀知說話)>와 <적성의전(翟成義傳)>·<양풍운전(楊豊雲傳)>의 개안설화(開眼說話)를 그 관계설화로 들었다. 그 뒤 장덕순(張德順)은 근원설화로 인신공희설화(人身供犧說話)와 효행설화(孝行說話)를 들고 이 중 전자가 주류를 이룬다고 말하였다. 이 밖에 오구굿계 <황천무가(黃泉巫歌)>와 강릉 단오제, 동해안지방의 별신굿에서 불려지는 <심청굿무가>와 관련지어 무가기원설(巫歌起源說)을 제기하는 학자들도 있다. 한편, 사재동(史在東)은 불전설화(佛典說話)에 입각하여 목련구모담(目連救母譚)·성녀구모담(聖女救母譚)·인욕태자구부담(忍辱太子救父譚)·자동녀양모담(慈童女養母譚) 등을 ‘효자불공구친설화(孝子佛供救親說話)’라 명명하여 <심청전>의 근원설화로 보았다.
<심청전>의 주제
<심청전>의 주제는 효라는 것이 통설이다. 여기서 효가 유교적 효인가 불교적 효인가 하는 것은 문제가 된다. 한편, 효보다는 심청의 자기희생에 초점을 맞추어 ‘살신성효(殺身成孝)를 통한 무상의 행복에의 추구’, ‘아버지의 신체적 불구를 회복시키기 위한 딸의 대속적 자기희생(代贖的自己犧牲)의 앙양’을 주제로 내세우기도 하였다. 그리고 불교적 측면에서 효보다는 더 근원적인 희생적 참회, 비원에 의한 무상(無上)의 제도(濟度), 즉 절대적 불공에 따른 ‘왕생극락(往生極樂)’이 주제로 제시되기도 하였다. 이러한 주제 논의는 주로 경판 24장본을 대상으로 하여 행하여진 것이다. 반면, 판소리계 소설인 완판본의 주제는 두 개로 이야기된다. 즉, ‘영웅의 일생’이라는 전승적 유형을 충실히 따르는 부분에서는 유교이념을 긍정하는 부수적 관념론의 입장이 제시되고, 판소리로 불리면서 새로이 첨가된 부분에서는 유교이념을 부정하는 진보적 현실주의의 입장이 제시되어 있다. 이렇게 서로 상반되는 두개의 주제가 상호 갈등하면서 공존해 있는 것이 완판본 <심청전>의 한계이자 특성인 것으로 지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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