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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엔탈리카

단체명
오리엔탈리카
구분
민간단체
개요
‘오리엔탈리카’는 한국, 중국, 유럽, 인도, 중동, 아프리카 등 지구촌의 다양한 악기들로 구성된 국내 최초 컨템포러리 월드뮤직 앙상블이다. 이들은 각국의 전통음악을 새롭게 해석, 세계적 보편성을 확보한 미래지향적 음악을 추구한다. 그 기저에는 한국적 정서를 바탕으로 한 오리엔탈 스피리추얼 음악을 직접 작곡·연주하고 즉흥음악의 장르를 새롭게 개척하겠다는 의지가 깔려 있다. 우리 정서와 우리의 음악을 중심으로 세계의 음악을 흡수하여 21세기 월드뮤직의 흐름을 선도할 수 있는 새로운 창작음악을 추구하는 오리엔탈리카는 원시와 현대, 동양과 서양, 지성과 서정이 만나는 새롭고 아름다운 색채를 다듬어내면서 월드뮤직으로써 우리 음악의 미래를 기대하게 하는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
예술가
한충은(대금·소금) 한양대 음대 국악학과 졸업, 동 대학원 수료 한국음악협회회원, 대금연구회 회원, 한양대금앙상블 회원 실내악단 ‘젊음에 부치는 풍경’ 동인 퓨전그룹 ‘유라시아의 아침’ 멤버 창작국악실내악단 ‘슬기둥’ 동인 프로젝트 그룹 ‘모자이크’ 대표 KBS국악관현악단 부수석
리뷰
4년 전 국악계에서는 드물게 ‘월드뮤직 앙상블’이란 용어를 사용한 그룹이 있다. 말 그대로 동양의 악기, 서양의 악기들이 공존의 자세로 어우러지는 음악을 고민해온 그룹이다. 2000년 밀레니엄 쇼크와 함께 탄생한 오리엔탈리카 공연이 올 하반기 여러 번 열리는데 그 첫 번째 무대가 7월 22일, 23일 경기도 국악당에서 올려졌다. 창단 연주 때에는 인도, 중국 등 범동양적 연주가들의 모습을 무대에서 볼 수 있었으나 그런 다국적 단원 구성을 오래 지속하기에는 아무래도 재정의 압박을 견딜 수 없을 것이다. 이번 경기도 국악당 개관기념 공연에 초대된 오리엔탈리카에는 인도의 유명한 반스리 연주자 ‘밀린드 다테’만이 참가하였다. 그러나 오리엔탈리카가 추구하는 음악적 방향성이 단지 외국 연주자들의 기계적 안배로만 가능한 일은 아닐 것이다. 현악기군에는 바이올린과 첼로 그리고 더블베이스가 한국악기인 해금, 양금, 가야금과 소리를 섞었다. 관악기에서는 베이스 클라리넷, 인도의 반스리 그리고 한국의 피리, 태평소, 대금, 소금 그리고 손범주의 생황과 훈이 고루 등장하였다. 그리고 이들의 대표인 손범주와 함께 2000년 창단을 이끈 김경수 외 퍼쿠션을 담당한 다섯 명의 타악주자들이 보여주는 아프리카 타악기인 젬베, 줌줌, 상바 등의 리듬과 한국악기인 꽹과리, 장구, 모듬북과 서양의 드럼이 어깨를 나란히 하였다. 그리고 아트팝 가수 전경옥이 악기군의 하나로 연주 피트에 섰고 진보적 타악그룹 송경근의 뒤즐위드가 가세했다. 오리엔탈리카는 이번 공연에서 총 여섯 곡을 연주하였는데 특이한 것은 이중 절반이 즉흥곡이라는 점이다. 막이 오르고도 무대는 좀처럼 밝아지지 않는데 튜닝인지 연주인지 분간하기 어려운 희미한 선율이 들려온다. 그나마 현악기 주자들의 느린 동작이 실루엣으로 드러나지 않았다면 이것이 본격 연주인 것을 알아차리기 힘들 정도이다. 이들 연주를 대하면서 놓치지 말아야 할 요소가 이 곡 <창조>에 숨겨져 있다. 사전에 연주자들끼리 간단한 음악구성에 대한 약속만 있었을 뿐, 악보 없이 진행되는 명상곡 분위기의 연주에 몰입하다가 무대 불이 환히 밝혀지면 깜짝 놀랄 일이 있다. 실루엣으로만 확인 가능한 것이었지만 분명 무대에 가득했던 연주자들이 모두 어디론가 사라지고 퍼쿠션 다섯 명과 대금, 반스리 주자만 남아 있는 것이다. 이 <창조>란 곡에서 오리엔탈리카 음악의 정체성을 가늠할 수 있을 듯 하다. 물론 이들 중 누구도 자신들의 음악에 잠정적인 완성도를 언급하지 않는다. 그것이 겸손이든 고민의 토로이든 간에 연주자 스스로 완성이라 하지 않는 아직 진행 중인 음악의 실험은 단지 음악에 그치지 않고 음악 외적으로, 그러나 불필요하게 현란하지 않은 모습의 시도가 눈에 띄는 것이다. <창조>가 연주되는 동안에 한 명씩 연주자가 어둠 속에서 사라진다. 그리고는 타악기와 관악기만 남는다. 그것은 이들이 생각하는 오리엔탈 뮤직의 본질이 음악의 원시성에 있음을 암시하는 것이다. 돌이나 나무를 두드리고, 풀피리를 부는 정도의 원시제천의식을 연상케 할 의도가 충분히 비쳐졌다. 낮은 조명 속에 연주자들의 면면을 가린 것, 다시 말해 시각의 디테일을 억제하는 것조차 그런 원시로의 회귀를 뜻하는 것이다. 그런 오리엔탈리카의 주제는 두 번째 순서인 생황과 마임의 만남에서 좀더 역동적으로 펼쳐졌다. 영화 <취화선>에 삽입되기도 했던 김영동 작곡의 <월당처절승용음>은 생황 독주곡이다. 생황을 훌륭한 독주악기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오리엔탈리카의 대표 손범주의 생황 독주와 마임의 대가 유진규의 화선지를 이용한 그림자 마임은 생경할 수밖에 없는 원시성에 대한 강렬한 메시지와 함께 그 동행의 충동을 자극하였다. 그리고 두 번째 즉흥연주곡인 <덩 따따>의 연주에서는 첫 곡에서 자리를 비웠던 연주자들이 다시 하나 둘 자리를 채우면서 ‘jondon’이라는 아프리카 리듬과 한국의 도살풀이 장단이 흐르고 마지막으로는 ‘Ku-Ku’라는 역시 아프리카의 빠른 장단으로 음악을 맺는다. 그런 후 다시 한 곡의 즉흥명상곡 <하나>와 미국의 스티브 리치가 작곡한 <나무타악기를 위한 음악(Music for pieces of wood)>를 우드 블록 대신 목탁으로 바꾸어 연주하고는 전 단원이 유일하게 악보를 펼치는 지원석 작곡의 <일승월항>을 손범주가 편곡하여 선보였다. 오리엔탈리카의 ‘카’는 한자로 바꾸면 적(的)이라고 한다. 그 뜻이 그렇다면 오리엔탈리카를 굳이 ‘동양적’으로 바꾸어 부를 수도 있을 것이다. 동서양 음악을 전공하고 일상적 자기 음악에 지루함을 느껴 참가한 이들의 포부는 오리엔탈뮤직이 아니라 월드뮤직이다. 단지 향후 월드뮤직의 방향이 동양으로 바뀔 것이라는 건 기대 반 예측 반의 미래이다. 즉 미래의 세계음악은 20세기를 지배한 세계음악 언어인 서양음악의 코드에 아프리카 등의 원시적 리듬을 얹고 그 위에 동양의 신비롭고 시원적인 선율을 입힌 것을 주요한 가능성으로 보는 듯하다. 청소년국악관현악단의 상임지휘를 맡고 있기도 한 손범주는 이번 연주에서 마지막 한 곡만 지휘한 듯하였지만 기실 그는 독주곡을 제외한 모든 곡의 연주를 지휘하였다. 다만 그것이 자신 스스로 ‘훈’이나 ‘생황’을 들고 연주하면서 크지 않은 동작으로 음악을 끌어갔다. 마치 한국 정악에서 집박이 처음과 끝의 신호만으로 전체 연주를 끌어가는 것을 연상시키는 모습이었다. 연주자들의 개인 기량을 신뢰하고 또한 그들의 개성을 존중하면서 최소한의 통제와 방임을 겸비함으로써 즉흥음악의 맛을 잘 이끌었으며, 단원들의 기량은 그에 흡족하게 부응하였다. 그러나 오리엔탈리카가 그들의 목적처럼 세계음악의 미래상을 제시하고 또 그들 스스로 그 미래의 한 부분이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들도 존재하였다. 오리엔탈리카 공연을 연출한 월드뮤직 평론가 김진묵 씨는 “분명 동양음악이 미래 세계음악의 주된 코드가 될 것입니다. 문제는 동양음악의 코드와 이미 세계음악인 기존 음악과의 화합을 이룸과 동시에 새로움의 여건을 충족시킬 더욱 치열한 음악적 고민이 필요하죠. 이를테면 반스리가 편성되는 곡에서 강하게 풍기는 인도 단색의 느낌이라든가. 젬베, 줌줌 등의 아프리카 타악기가 동원될 때 금새 드러나는 아프리카 색채 등등… 오리엔탈리카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동양 여러 나라의 음색에 대한 수건돌리기식이 아닌 전반적으로 동양의 색깔을 상징할 수 있는 통일된 명색을 갖추어야 할 것입니다.”라고 평하였다. 돈도 없고 오로지 젊음과 열정 그리고 각자의 음악에 대한 갈망이 전부인 오리엔탈리카가 자신들의 목표와 주변의 바람에 얼마나 부응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그러나 이번 경기도 국악당 개관기념 공연을 통해 지켜본 연주에서는 적어도 가능성 정도는 점쳐볼 수 있었다. 오선보 교육을 받은 이들이 미래를 위해 오히려 구전심수적인 무악보 즉흥음악에 천착하는 모습이라든지 KBS국악관현악단, 서울시립교향악단 등 각자의 바쁜 일정에도 빠짐없이 오리엔탈리카의 연습과 공연에 열성인 모습을 보면 일단은 넉넉한 마음으로 지켜보아도 좋을 듯 싶다. ‘동양은 세계 음악의 미래다’, <한국일보>, 2004. 7. 23
관련음반
오리엔탈리카 제1집 , 아트코리아,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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