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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파두리놀이

작품명
항파두리놀이
구분
1980년대 초중반
작품소개
<항파두리놀이>는 제주 지역의 놀이패 수눌음의 1980년도 작품이다. 이 작품은 고려시대 몽고군의 침입과 제주도를 근거로 이들에 저항하던 삼별초, 그리고 그 틈새에서 고통받던 제주도민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제주 지역의 전통굿을 기본구조로 한 이 작품은 오랜 세월 동안 전설처럼 전해져 오다가 1988년 수눌음을 계승한 놀이패 한라산에 의해 재공연되어 제주시, 서귀포시, 서울(제1회 민족극한마당)에서 관객들과 다시 만나기도 하였다. 극작·연출 노트(1988년 놀이패 한라산 공연) 애월읍 고성리 항파두리 유적지에 가보면 본도 고유의 신당이 없다. 그 이유는 “항파두리에는 김통정 장군이 워낙 세어서 신당을 모실 수 없었다” 한다. 신당은 외세에 도전하는 내부의 응집력이요, 민중생활의 중요한 기반이다. 민중의 옹호자로서 그들의 삶과 죽음을 관장하고, 가난과 설움을 위무하며, 고통과 질병을 쫓아주던 신당의 부재는 무얼 의미하는 것일까? 신당이 없는 곳에는 장수전설이 있다. 민중은 삶의 의미를 부여하는 신화를 잃어버린 대신에 역사적 인물에 대한 전설을 남긴다. 전설은 역사적 인물을 민중의 입장에서 설명한다. 전설 속에서 ‘김통정’은 지렁이와 과부의 혼구에서 태어난다. 민중들 속에서 구전되는 ‘지렁이 질 자(字) 질통정’이라는 김통정의 인물설명에는 징그럽고 경멸하는 의미가 있다. 그래서 우리는 이러한 가정을 세웠다. 지렁이나 이무기가 상징하는 불길한 징조를 외세의 침입, 정조를 지킬 수 없었던 과부의 입장을 선량하고 무지한 민중이라 한다면, 외세는 민중에게 침입하고 결탁하여 ‘질통정’ 즉 불행을 낳았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민중의 보편적 삶의 질서를 인격화한 영웅은 인간적인 신이다. 민중의 보편적인 삶의 리듬이 깨어진 자리에 존재하는 김통정은 신도 영웅도 아니다. 다만 김통정은 민중의 불행을 설명하고 있을 뿐이다. <항파두리놀이>는 이러한 차원에서 김통정을 비천한 인물로 그렸고, 반면에 현실긍정적인 민중의 삶을 역사의 원동력으로 파악하려 하였다. 그래서 우리는 이 연극의 공동창작 과정에서 몇 가지 관점, 즉 몽고 침략자의 입장이나 고려조정의 입장, 삼별초의 입장보다는 탐라토착민의 입장에서 역사적 사실을 조망함으로써 역사적 위기에서의 민중적 대응양식과 그 정당성을 새롭게 인식하고 민중이 역사의 주체임을 재확인하고자 하였다. ‘항파두리놀이’, 놀이패 한라산 홈페이지
작품내용
[1 재판 마당] 첫째 – 작별거리 : 삼별초가 전멸한 직후. 촌장은 삼별초의 대장 김통정 장군을 찾아다닌다. 제주 백성들은 삼별초와 고려군의 싸움 속에서 범과 곰 싸움에 토끼처럼 이용만 당했다. 김통정 장군은 자결을 결심한다. 둘째 – 문답거리 : 혼도와 홍동구 그리고 김방경, 토호의 순으로 촌장에게 지루한 질문이 쏟아진다. 몽고말 - 육지말 - 제주방언이 반복되면서 의미가 달라지고 침략자와 투항세력이 풍자된다. 결박된 촌장은 “내 땅에서 나가라! 모두 나가라! 고려의 백성만 남곡 몬딱 가불라!”고 외친다. [2 장수 마당] 첫째 – 토호거리 :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 삼별초가 들어 오기 전. 제주 백성들이 관객들과 논다. 몽고군과 연합한 고려 군사들이 토호세력과 손을 잡고 백성들에게 섬을 둘러쌀 성을 사흘 만에 쌓으라고 한다. 굶주린 백성들이 죽어가고 시체는 성 밑에 파묻힌다. 둘째 – 삼별초거리 : 이번에는 삼별초가 제주를 점령한다. 김통정 장군이 이끌고 온 삼별초는 문명과 기술을 가르친다는 명목으로 각종 노역과 잡역에 백성들을 동원한다. [3 축성 마당] 항파두리 성을 쌓는 과정을 놀이로 만들었다. 고려 군사는 백성들을 괴롭힌다. [4 호구별성 마당] 삼별초를 쫓겠다는 명분으로 몽고군이 제주도에 들어와 여자를 바치라며 만행을 부린다. 여몽연합군의 김방경 장군이 와서 고려는 몽고땅이라며 아첨을 한다. [5 싸움 마당] 첫째 – 파군봉거리 : 항파두리를 사수하는 삼별초군. 사람으로 성을 만들고 학익진, 예진 등 진법을 펼친다. 둘째 – 항파두리거리 : 삼별초군이 여몽연합군에게 패배하기 시작한다. 김통정은 가족들을 자기 손으로 죽인다. 셋째 – 붉은오름거리 : 붉은오름에서 삼별초는 최후를 맞는다. [6 참수 마당] 다시 첫 장면으로 돌아가서 몽고군과 고려군에 의한 촌장의 재판이 계속된다. 그들은 복종을 강요하나 촌장은 거부한다. 김통정의 자결과 촌장의 참수형이 동시에 진행된다. 백성들은 초혼굿을 벌인다.
출연/스태프 (1988년 놀이패 한라산 공연)
출연 정공철 고명완 한경임 고혜숙 김경훈 김창수 고영운 고덕순 강태식 이명희 김익현 김석윤 김광빈 스태프 작/공동창작 연출/공동연출 의상/이애민 소품/진순효 분장/문영권 기획/강정희 연기지도/김수열 악사/이경환·강상훈·김형자
예술단체
수눌음 제주도 탐라민속문화연구회 수눌음(‘두레’나 ‘품앗이’에 해당하는 제주 말)은 제주대학교 극예술연구회 구성원(문무병, 김수열, 김창후, 김후배, 강남규 등)들이 1980년 8월 2일, 3일 양일에 걸쳐 마당극 <땅풀이>를 공연하면서 탄생했다. 이들은 수눌음소극장을 열고 제주도의 토지 투기문제를 다룬 <땅풀이>·<태손땅>, 1932년 해녀들의 항일투쟁을 다룬 <잠녀풀이>, 대몽항전을 다룬 <항파두리놀이> 등 역사물을 공연하면서 현실을 우회적으로 비판하였다. 수눌음은 1983년 10월 31일 제주대학생 시위와 관련되어 해체되고, 수눌음 발기인이던 문무병, 김창후, 김수열은 1989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참여로 인해 해직되기도 하였다. 이후 1987년 7월 제주문화운동협의회가 조직되자 산하에 마당극 조직인 놀이패 한라산이 창립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
비평
(……) 제주도는 서울·광주에 버금가게 연극운동의 전통이 튼튼한 지역의 하나이며, 80년부터 이 <항파두리놀이>를 비롯하여 <태산땅>, <돌풀이>, <잠녀풀이> 등 뛰어난 작품들을 발표하였다. 이 <항파두리놀이>도 제주도 마당극 중 그 시기의 수작으로 알려진 작품이다. 따라서 이 작품의 공연은 마당극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제주도라는 지역적·문화적 거리감과 <항파두리놀이>가 만들어진 1980년이라는 시기가 갖는 거리감 때문에 다분히 제주도의 그 유명한 마당극의 리바이벌공연을 구경해보는 기회로 받아들여졌다. 이 작품은 다른 제주도 마당극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전통굿과 비교적 완결된 형태의 극을 접합시킨 구조로 되어 있다. 즉 가깝게는 4·3사건의 원혼을 비롯해 방성칠·이재수난 때의 원혼, 멀리 고려시대 삼별초난리 때 죽은 원혼들을 불러모아 그 원한을 풀어주는 굿을 하고, 이 시대의 관객들과 함께 삼별초 시대의 이야기를 나눈 다음 그 억울하게 죽은 원혼들을 환생시키는 굿으로 끝을 맺는다. 굿의 구조를 극과 접합시키는 마당극은 우리에게 그리 생소한 것은 아니다. 그런데 필자가 본 마당극 중 많은 작품에서 굿은 그저 작품에 덤으로 붙어 있거나 혹은 주제에 대한 보다 진지한 분위기를 유도하거나, 판의 어색함을 푸는, 좋은 프롤로그와 에필로그 정도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었다. 그에 비해 제주도의 마당극은 그 구조가 크게 다르지 않으면서도 굿이 단순히 프롤로그나 에필로그에 그친다거나 장식의 구실을 하지 않고 작품의 전망을 이끌어내는 원리적인 차원으로 기능함은 물론 그 절실함의 정도도 월등히 높다. 그리고 이는 두말할 나위 없이 제주도적인 역사적 체험과의 결합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가장 변방에 위치한 외딴 섬으로서, 어떤 시대든 가장 심한 수탈을 당하고 많은 사람이 억울하게 죽는 등 이들 제주도민들만이 가지고 있는 고통스러운, 집단적인 역사적 경험 때문이다. 마치 광주항쟁이라는 그 지역의 아픈 역사적 경험을 광주민들끼리 자신들의 예술적 언어로 표현하고 아픔을 확인하고 고통을 풀며 새로운 다짐을 할 때 그것은 매우 감동스러운 예술이 되며, 그 아픔을 체험으로까지 공유하지 못하는 타지역 사람들이라고 할지라도 그러한 예술행위가 가슴 찡한 감동으로 다가오는 것과 같다. 따라서 이 작품의 주제라고 할 수 있는 ‘내 땅에서 나가라! 모두 나가라! 고려의 백성만 남곡 몬딱 가불라!’라는 선언이 단순한 의식과잉의 구호가 아닌 절실한 절규이자 선언으로 관객들에게 전달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굿의 원리는, 비록 재래의 굿의 원형을 그대로 빌어온 것이어서 오늘날의 관객들의 문화체험과 거리가 있다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효과적으로 기능하고 있다. 이렇게 이 작품은 굿의 원리가, 죽음에까지 맞닿은 고통스런 역사적 체험의 형상화와 공유에 적용된 하나의 모범적인 실례라고 할 수 있으나, (……) - ‘민족극운동의 현단계 – 제1회 민족극한마당을 보고’, 이영미, <창작과 비평> 60호, 1988.여름
관련도서
<기억 투쟁과 문화운동의 전개>, 역사비평사, 2004 <창작과 비평> 69호, 1990. 가을 <창작과 비평> 60호, 1988. 여름
연계정보
-돌풀이
-잠녀풀이
-태손땅
관련사이트
놀이패 한라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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