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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에서 성지로

작품명
복지에서 성지로
구분
1987년~1992년
작품소개
이 작품은 1987년 부산 형제복지원 사건을 소재로 한 작품이다. 그러나 표면적 소재를 복지원으로 설정하고 있을 뿐, 그 내용은 복지원의 구체적 리얼리티와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복지원이란 설정과 그 속의 인물, 그리고 벌어지는 사건들은 현실 속의 복지원의 이야기를 하기 위한 것이라기 보다는 이 시대에 대한 일종의 상징이라 보는 편이 낫다. 작품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어져 있으며 시종 운문적으로 전개된다. 인물은 마치 배냇병신 같은 복지원생 다섯 명, 즉 방삿갓, 꼰대, 땅꼬마, 그리고 최소한의 말주변도 갖지 못해 온갖 수난을 당하는, 그러나 가장 건강하고 무던한 착한 노동자 출신의 어더더, 아무리 짓밟혀도 결코 굴종을 받아들이지 않는 ‘호남’적 분위기의 창녀 출신 호남선, 그 외에 마치 드라큘라처럼 흉측하게 과장된 감독관, 기회주의적인 중간 입장의 소대장, 잠깐 등장했다 사라지는 미얄할미 형의 할머니, 그리고 처음부터 끝까지 나타나지 않으나 암시적 전망을 가지고 있는, 복지원을 탈출한 털보아저씨 등이며 이들은 모두 암시와 비유, 상징들의 집합태이다. 인물들은 표면적으로는 대단히 희화화되어 있으나 실제로는 엄청난 비극성을 가지고 있다. 그 비극성은 복지원에서 탈출한 복지원생들의 희망이 일순간에 끝나버리고 다시 또 다른 복지원인 성지원의 폭압 속으로 끌려간다는 사건전개에서도 드러난다. 이 작품은 1987년 10월부터 부산지역에서 10여 회 공연을 가진 후 1988년 3월 미리내극장에서 열린 제1회 민족극한마당 행사에 참가하였다. - <민족극대본선 4 – 제1·2회 민족극한마당 편>, 민족극연구회 엮음, 풀빛, 1991
작품내용
[첫째 마당] 개원 12주년을 맞는 부산 형제자매 복지원. 복지원의 원생들은 외부와는 단절된 채 구타와 기합 속에서 살고 있다. 개원 기념일 전날 밤 이들은 소대장으로부터 기념일 행사 관계로 단단히 교육을 받는다. 그날 밤 근신소대의 털보가 복지원을 탈출하고 비상이 걸린다. 그 일로 복지소대원들까지 감독관에게 의심을 받는다. [둘째 마당] 개원 기념일 행사를 위해 원생들은 마당극을 연습을 한다. 내용은 호남선을 차지하기 위해 대회를 열어 어더더가 이기는 것이다. 연습 도중 원생들은 감독관에게 반항하고 마당극은 엉망이 된다. 이때 원장이 온다. 털보의 탈출로 복지원의 이미지가 나빠지자 원장은 감독관에게 화풀이를 한다. 소동이 벌어지고 원장은 구속되고 감독관과 소대장은 복지소대 원생들을 데리고 교회 차로 복지원을 탈출한다. [셋째 마당] 복지원을 탈출하여 고속도로를 달리며 사람들은 자유를 만끽한다. 모두들 자기 집으로 돌아가 행복하게 사는 단꿈에 젖어 있다. 원생들은 감독관과 소대장을 믿고 따른다. 고속도로에 갑자기 할머니가 나타나 털보와 비슷한 인상착의의 아들을 찾는다. 사람들은 할머니도 일행에 끼워주기로 한다. 그러나 고속도로에서 차를 막고 검문을 하는 경찰이 나타나자 감독관은 갑자기 태도를 바꿔 모두를 성지원으로 데리고 간다. 원생들은 그제서야 자신들이 속은 것을 알게 된다.
출연/스태프
출연 감독관/이명우 소대장/강열우 방삿갓/황해순 어더더/황주효 꼰대/정승천 호남선/오지희 땅꼬마/정희영 노모/김혜란 경찰/전병복 외 스태프 작/공동창작 연출/공동연출 풍물/자갈치풍물패 뒷패/최정환 외
예술단체
극단 자갈치 극단 자갈치는 1986년 부산지역의 대학 놀이패 출신들이 모여 만들었다. 창단공연은 조정래 소설을 원작으로 한 <태백산맥>. 이후 부산대학교 교수로 일하던 채희완의 영향을 받아 형제복지원 사건을 소재로 한 <복지에서 성지로>(1987)와 철거민들의 삶을 소재로 한 <철새공동체>(1988)로 전국적인 호응을 얻었다. 극단 자갈치는 현재까지도 부산지역을 대표하는 민족극패로 활동하고 있다.
비평
(……) 탈춤의 원리가 완전히 곰삭아서 작품 전편에 흐르고 있다. 그런데 주목할 만한 점은 이 작품을 주도하고 있는 탈춤적 원리는 전형성이 아니라 상징성이며, 그러한 상징성은 상황의 사실적 구체성을 완전히 제거해버린 가운데 드러나고 있다는 점이다. 형제복지원 사건을 일차적인 제재로 삼고 있는 이 작품은, 한때 신문의 사회면을 메웠던 충격적인 사건의 전말과 본질을, 그리고 아직도 베일에 싸여 있는 복지원생들의 비인간적인 삶의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는 관객의 기대와는 달리 복지원과 그 사건의 리얼리티에 대해서 관객에게 알려주는 바가 거의 없다. 보는 방향에 따라 시시때때로 그 표정이 불연속적으로 달라 보이는 전통탈춤의 탈처럼 (도식적인 것이 아니라) 불연속적인 성격을 지닌 어더더, 방삿갓, 땅꼬마, 소대장, 감독관 등의 인물들은 일차적으로는 복지원생, 복지원 감독관으로 설정되어 있으나, 사실적인 인물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신명’의 <일어서는 사람들>에 나오는 오일팔의 병신 부모와 같은 상징적 인물이라고 보아야 한다. 특히 이 작품의 주인공이라고도 볼 수 있는 순박하기 이를 데 없는 말더듬이 노동자 ‘어더더’와 철저히 뿌리 뽑혔으나 깡다구 하나로 버텨나가는 호남출신 창녀 ‘호남선’은 꼽추와 곰배팔이로 설정된 오일팔의 부모와 전혀 다를 바 없는 인물이다. 이야기의 전개 역시 그러하다. 형제자매복지원 개원 12주년 기념식 전야의 원생들의 일상, 그 다음 날의 기념식 예행연습, 박원장 구속으로 인한 일시적인 해방과 성지원으로의 재수용이라는 것 외에는 특별히 줄거리라고 할 만한 것도 없다. 자질구레한 사건이나 갈등, 대사들은 이러한 줄거리를 전혀 따라가지 않는다. 이들 줄거리와 사건이나 대사는 이 땅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절망과 희망을 맨 밑바닥에 깔고 그 위에 온갖 언중유골의 재담을 덮고 덮은 것이어서 그 밑바닥을 들여다 보려면 몇 번씩이나 복잡하게 꼬인 것을 풀어내지 않고서는 어렵다. 그 중 가장 표피층만이 형제복지원의 이름표를 달고 있을 뿐이며 그 아래층부터는 구체적인 형제복지원 사건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 따라서 이 작품은 끝없이 짓밟히고 뿌리 뽑힌 이 땅의 민중들의 고통과 절망, 희망과 배신 등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작품이라고밖에는 이야기할 수 없다. 그리고 그러한 상징의 한국적 질감과 심도는 연극운동에 있어서 매우 보기 드문 것이기도 하다. - ‘민족극운동의 현단계 – 제1회 민족극한마당을 보고’, 이영미, <창작과 비평> 60호, 창작과비평사, 1988.여름 (……) <복지에서 성지로>의 경우 제5공화국 지배 이데올로기의 허구성을 철저하게 폭로한 작품인데, 특히 눈 여겨 볼 만한 것은 이 작품에서 확보해 낸 주제성이 고도로 매개된 수준의 것이라는 사실이다. 현실의 현상적 표면을 이루고 있는 의사(擬似) 리얼리티를 다면적으로 분쇄해 냄으로써 현실의 본질과 뜨겁게 맞닥뜨려졌을 경우, 아직은 비극이 엄존하는 땅이라 해도 우리는 어렵잖게 한줄기 전망을 붙좇을 수 있는 것이다. (……) - ‘87 연극계 결산’, 강영희, <예술정보> 제3호, 유기획실, 1987.12.16 (……) 우리가 ‘감독관’을 통해서 보는 건 ‘형제복지원의 그 감독관’이 아니라, 절망한 사람들을 더욱 목조르는 어떤 악마적인 힘의 성격적 변형이다. 그 점은 원생들의 경우에도 마찬가지. 그들은 ‘형제복지원의 저 원생들’이 아니라 끝없이 짓밟히고 뿌리 뽑힌, 배냇병신적인 실존의 어떤 표상이다. 그리고 그를 통해 확인되는 건, 추상적이긴 하지만 이 시대를 사는 많은 우리들의 잠재의식을 구현해낸 일종의 보편 표상이다. 예컨대 개원 12주년 기념식 예행연습 마당에서의 신랑 후보 경선 장면을 환기해 보자. 얼마 전 유행한 모 가수의 대중가요 음향 속에 남자원생들은 ‘호남선’을 둘러싸고 외설적인 병신춤을 춘다. 그건 외적으로는 분명 하나의 희화적 표현이었다. 하지만 그 설정은 이 연극 초연 당시(1987년 말) 정치상황에 대한 풍자와 함께, 스스로를 희화하기라도 하지 않으면 배길 수 없는 철저히 절망한 자아들의 비극적인 정서의 역설적 표현이기도 했다. 이렇게 이 연극은 시종 이율배반적이다. 희화된 표현 자체에 일장폭소를 터뜨릴라 치면, 어느새 그 희화는 소시민적 일상에 매몰되어 있는 관객 스스로에 대한 자조로 굴절되어 웃음은 문득 차단당한다. (……) - ‘희화의 껍질을 쓴 비극정서 – 제1회 민족극한마당, 극단 자갈치 <복지에서 성지로>’, 전지원, <예술정보> 제8호, 유기획실, 1988.3.3
관련도서
<민족극대본선 4 – 제1·2회 민족극한마당 편>, 민족극연구회 엮음, 풀빛, 1991 <창작과 비평 60호>, 창작과비평사, 1988.여름
연계정보
-철새공동체
관련사이트
극단 자갈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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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자갈치와 인연 맺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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