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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승리하리라

작품명
우리 승리하리라
구분
1987년~1992년
작품소개
이 작품은 독일인 투자기업인 이리 후레아 패션의 여성노동자들의 생존권투쟁과 민주노조 쟁취투쟁을 극화한 사례극이다. 살인적인 저임금과 비인간적인 생산관리에다가 여성노동자들이 번갈아 가며 독일인 사장의 성적 노리갯감으로 농락당하기까지 하는 상황에서, 여성노동자들의 생존권투쟁은 목숨을 건 격렬한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 작품에서는 어용노조 퇴진투쟁으로부터 시작하여 정경희 아줌마의 자살기도에 이르는 과정을 사건 자체의 흐름과 노동자 집단, 그리고 정경희 아줌마를 중심으로 그리고 있다. ‘여성노동자회’의 사례극으로는 첫 작품인 이 작품의 구성은, 실제 사건의 순차적 진행에 따라 장면을 배열하고, 한두 인물의 변화나 사건의 특별한 측면에 관심을 집중시키기보다는 사건 자체의 전체적 흐름을 (마치 르포를 기술하듯) 평범하게 재현하고 있으며, 각 장면은 잘 짜여진 촌극과 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이러한 인물, 구성 등 형상화 방법은 이후의 여성노동자회의 작품에서 그대로 반복된다. 이 작품은 1987년 7월 21일 한국여성노동자회가 주최한 ‘여성노동자 대동제’에서 공연되었다. - <민족극 대본선 3 – 노동연극 편>, 민족극연구회 엮음, 풀빛, 1991
작품내용
[제1장] 노래 <미싱을 타고>에 맞추어 여성노동자들이 머리에 스카프를 쓴 채 등장한다. 독일인 투자 기업인 이리 후레아 패션의 공장에 휴식 종소리가 울린다. 성자, 복순, 종미, 성현엄마가 모여 임금협상 중인 회사와 노동조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성현엄마는 결혼한 처지에 공장에 나와 일을 하는 것이 죄스러워 누구보다도 열심히 일한다. 그녀는 남편의 월급이 밀리는 바람에 집세가 밀리고, 산달이 다가와 경제적으로 절박했던 작년 여름을 회상한다. 화장실에 갔던 종미는 회사측에 매수된 노조 위원장에 의해 임금 인상이 멋대로 타결되었다는 소식을 전한다. 너무도 낮은 임금 인상 타협안에 모두들 술렁인다. 작업종이 울리고 주임이 나타나 잔소리를 해댄다. 특히 작업 성적이 낮은 성현엄마에게 면박을 준다. 주임은 복순을 넌지시 면담실로 부른다. 복순은 잘못한 것도 없이 긴장을 하고 이를 본 종미는 주임의 행실이 나쁘다며 조심하라고 귀띔을 해준다. 면담실에서 주임은 사장이 복순에게 관심이 있다는 말을 전한다. 그는 복순을 물건으로 여기듯 아까운 것을 서양 사람에게 빼앗기게 생겼다며 짜증을 낸다. 영문을 모르고 서 있는 복순에게 주임은 슬그머니 다가가고 복순은 놀라 구석으로 도망친다. 종미가 조합원들에게 총회를 알린다. [제2장] 달아난 노조 위원장을 대신해 대표위원인 김인숙이 대표로 뽑힌다. 김인숙은 노조원들에게 협상에서 건의하기 위해 근로자들의 희망사항들을 묻는다. 말이 끝나기 무섭게 이곳 저곳에서 낙후된 시설과 휴가 기간 중 급료 지급 문제, 작업 시간 단축 등의 의견을 내놓는다. 김인숙은 그들의 의견들을 정리해 협상에 들어간다. 대표들이 협상을 하는 동안 공원들이 밖에서 초조하게 기다린다. 나이 어린 공원들은 마치 협상이 타결이라도 된 양 희망에 부풀어 있다. 이들은 조합원 총회에서 자신에 차서 자신들의 권리를 되찾기 위해 노력했던 스스로의 모습을 자랑스러워한다. 자신들이 누군가에게 자신들의 주장을 밝혔다는 것이 어색하면서도 가슴 벅차다. 하지만 협상은 타결되지 못했다. 협상이 결렬되고 나자 조합원에 대한 박해가 시작된다. 종미, 성자 등 총회에서 불만과 희망 사항이 많았던 노동자들 은이 반장과 과장에게 심한 욕설과 폭행을 당한다. 회사에서는 노조에 적극 가담한 노동자들을 해고시키기로 하고 김인숙, 종미, 성자, 복순 등이 해고된다. 해고 공고 후 공장 내가 술렁이자 과장은 정문을 용접하여 봉쇄하라고 지시한다. 그 날 밤 성현엄마가 늦게 집에 도착하자 남편은 무모하게 어려운 일에 휘말리게 된 아내를 나무란다. 성현 엄마는 당연한 자신들의 권리를 찾는 일이라며 격분하지만 남편은 그녀가 직장을 잃을까 더욱 두려워한다. 한편 공장의 독일인 사장은 관리자들을 불러 노조원들의 집단 항의에 대해 불만을 표시한다. 그는 합법적으로 타결된 임금인상 등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자신들의 입장을 합리화한다. 관리자들은 그의 기분을 맞추기 위해 한국인들의 습성을 비난하고 나선다. [제3장] 성자, 복순, 종미, 성현엄마 등 노동자들이 회사로 모여들어 농성을 한다. 반대편에는 관리자측, 경찰측, 노동부측의 대표들이 모여 있다. 관리자들의 닦달에 서로 책임을 미루던 경찰과 노동부는 자신들의 위치마저 위태로워지자 서로 합동하여 노동자들을 강경 진압하기로 결정한다. 하지만 최루탄과 폭력 앞에서 노동자들은 끄떡도 하지 않는다. 경찰은 노동자의 가족들까지 동원하여 이들을 회유하려 한다. 어린 동료들의 고생을 보다 못한 성현엄마는 아이들에게 자신의 행동이 노동 현실을 개선하기 위한 불가피한 행위임을 이해해 달라는 말을 남기고 동맥을 끊어 자살한다. 자극을 받은 종미 등은 조합원들을 선동하여 독일 대사관을 향한다.
출연/스태프
스태프 작/공동창작 연출/공동연출
예술단체
한국여성노동자회 한국여성노동자회는 1987년 3월 서울을 기점으로 수출자유지역과 공단, 저소득층 지역을 중심으로 결성된 지역 여성노동자회가 모여 구성되었다. "일하는 여성의 손과지혜가 미치는 곳에 무한한 생명력이, 일하는 여성의 힘찬 함성이 있는 곳에 눈부신 사회의 발전이 이루어진다"는 기치 아래 일하는 여성들의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지위향상을 위해 설립된 여성노동단체이지만 결성 직후 보여준 다양한 작품들은 마당극사에 있어서 주목할 만한 수작들이다. 한국여성노동자회는 ‘극단 현장’, ‘놀이패 한두레’, ‘극단 새뚝이’ 등의 기성극단들의 후원으로 <막장을 간다>(1987), <우리 승리하리라>(1987), <껍데기를 벗고서>(1988) 등의 작품을 공연했는데, 현장 노동자들의 생생한 사례와 전문극단의 축적된 예술양식이 결합하여 수준 높은 작품들을 생산해 냈다. 현재 한국여성노동자회는 1992년 명칭을 한국여성노동자회협의회로 바꾸고 여성학교, 세계여성의 날 기념행사 등 교육·문화활동, 성차별 등 직장 여성들이 겪는 다양한 사안(성희롱, 임금체불, 고용불안, 모성보호, 직업병 등)들에 대한 노동상담을 통해 사회생활을 통한 각종 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비평
(……) 이리에 있는 한 유명 의류업체의 여성노동자들의 투쟁을 그린 <우리 승리하리라>의 마지막 장면이다. 독일인이 경영하는 이 업체는 노동자들의 임금인상 요구가 일어나자 부당하게 회사를 휴업해 버리고, 노동자는 휴업 철폐를 주장하며 회사 마당을 점거하고 농성에 들어가 있다. 꽤 긴 농성에 노동자들은 지쳐 있고 먹을 것이 떨어져 빵 몇 쪽으로 허기를 때우고 있는 실정이다. 경찰과 경영자들은 농성을 벌이는 노동자들을 해산시키기 위해서 가족들을 데려와 농성에서 빠질 것을 종용하도록 하는 심리적인 방법을 쓰고 있다. (……) 분명히 이들은 가치와 이상을 위해 패배와 고통을 감수하는 인물들임에도 불구하고 이 장면은 비장하기보다는 비애스럽다. 우선 이들의 이상 자체가 최소한의 생계비와 인간다운 대접을 받는 근로조건을 획득하겠다는, 소박한 수준의 것이며, 따라서 이들은 시위니 농성이니 하는 것을 하고 싶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어쩔 수 없이 농성으로 내몰린 상황이기 때문이다. 농성 중의 고통도 배고픔이나 추위 같은 생리적인 것이 아니라면 역시 인간의 감정이나 가치 체계의 가장 근원적인 부분을 건드리고 헤집을 때 생기는 것이다. 바로 자신 때문에 가족이 괴로워지고, 자신의 행동이 가족의 동의를 얻지 못한다고 느낄 때 이들은 가장 괴롭다. 이 장면에서 비애가 가장 고조되는 곳은 마지막 부분, 비닐을 뒤집어쓰고 비를 피하면서 추워 떠는 장면이다. 이들이 울음을 터뜨리는 것은 비를 맞아 춥고 배고파서가 아니라 아무 것도 믿을 곳 없고 누구에게도 인정받지 못하는 일을 하고 있으며, 당연한 주장을 하면서도 이런 대우를 받고 있다는 비참한 마음 때문이다. 필자가 관람한 공연에서는, 이 장면에 이르러서 배우들이 엉엉 우는 것은 물론 관중들까지 모두 소리를 내어 울어서 객석에서 필자가 들고 있던 소형녹음기의 울음소리가 녹음되었을 정도였다. 여기에서 이들의 슬픔은 바로 인간으로서 받아야 할 최소한의 대접을 받지 못해서 터져 나오는 비애감이다. (……) - <마당극양식의 원리와 특성>, 이영미, 시공사, 2001
관련도서
<민족극 대본선 3 – 노동연극 편>, 민족극연구회 엮음, 풀빛, 1991 <마당극양식의 원리와 특성>, 이영미, 시공사, 2001
연계정보
-껍데기를 벗고서
-막장을 간다
관련사이트
한국여성노동자회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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