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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부문의 공연장

문화예술의 어떤 분야보다 공연장은 초기 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큰 부문이다. 많게는 수천억 원(실제로 광주의 아시아문화전당이나 서울의 노들섬 오페라하우스는 6천억 원 이상을 예상하고 있다)이 한꺼번에 필요하다. 그것도 긴 공사기간 동안 쏟아 붇기만 한다. 운영에 들어간다고 해도 원금을 회수하는 것은 지극히 어렵다. 그러므로 일정한 규모 이상의 공연장 건립계획에는 공공부문 외에는 선뜻 나설 수가 없게 된다. 최근 BTL이라는 민간 자본의 유입을 자극하는 재원조성방식이 도입되고 있지만 근본적으로 바뀌는 것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간부문이 공연장을 만들고 운영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민간부문이라고 하면 먼저 영리를 목적으로 한 극장을 떠올리기 쉽지만 순수한 영리 공연장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공연사업을 목적으로 하는 영리기업이 직접 운영하는 공연장을 제외하면 대부분은 비영리공연장인 것이다. 대부분의 민간공연장이 공연장 운영으로부터 이익을 취하기는커녕 건립비를 대고 운영비를 보전하는 방식을 취해 공공공연장과 비슷한 성격을 보인다. 민간부문의 후견인 중에는 기업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영리를 최대의 목적으로 하는 기업이 당장 이익을 내기 어려운 공연장을 짓고 운영하는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기업의 문화적 브랜드를 강화하자는 것이다. 장기적인 ‘문화마케팅’의 일환인 셈이다. 그 중에서 LG아트센터는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꼽을 만하다. LG아트센터는 건립비 전액과 매년 운영비의 절반 가까이를 LG그룹이 운영하는 연암문화재단이 부담한다. LG그룹은 공연장 운영에서 더 나아가 공연장의 대표 공연물의 이미지를 그룹 광고에 이용하고 세계적인 무용가인 피나 바우쉬를 활용하여 신작을 만들게 하는 등 기업 브랜드의 강력하고 고급스러운 이미지 형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기업 또는 기업이 운영하는 문화재단이 돈을 대고 운영하는 공연장으로는 금호아트홀(금호그룹), 한전아트센터(한국전력), 현대아트홀(현대자동차), 연강홀(두산그룹), 현대예술관(현대중공업), 효자음악당(포항제철) 등이 있다. 기업들이 이처럼 공연장에 투자하는 것은 기업이 속한 커뮤니티에 기여하고자 하거나 기업이익의 사회 환원의 표시로, 또 간혹은 기업가의 개인적 성취를 위해서이다. 동숭아트센터(옥랑문화재단), 리틀엔젤스예술회관(한국문화재단) 등 기업이 아닌 비영리문화재단이 운영하는 제법 큰 규모의 공연장도 있지만, 개인이 운영하는 민간공연장은 대부분 작은 공연장에 집중된다. 인프라의 특성상 자연스러운 일이다. 한편 민간부문에서 상업극장의 가능성은 ‘난타’라는 차별적인 브랜드를 내세운 (주)PMC가 실험하고 있다. 현재 5개의 전용공연장을 운영하고 있는 이 회사는 주로 뮤지컬이나 비언어극을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다. 공공부문과 경쟁해야 한다는 점에서 민간 공연장이 자체적으로 이익을 얻기 위해서는 차별적인 포지셔닝과 경쟁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한참 커지는 시장을 감안하면 뮤지컬 전용공연장이 그 대상이 될 전망이다. 뮤지컬 전용공연장은 공연의 특성상 대부분이 상업극장의 성격을 띨 것이다. 그럴 경우에는 바야흐로 우리나라에도 본격적인 상업공연장 시대가 열리게 된다. 글 : 이승엽(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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