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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 기관이 운영하는 공연장

공연장은 공연예술부문의 핵심 인프라라고도 하고 ‘공연예술의 꽃’이라고도 한다. 공연예술은 결국 공연장이라는 공간에서 작품과 관객이 만남으로써 완성될 뿐만 아니라 공연의 창작과 소비를 매개하고 자극하는 기본 토대가 되기 때문이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공연장 없는 공연은 없다. 공연장 중에는 국가 또는 공공기관이 만들고 운영하는 공연장이 있다. 마치 파출소나 학교를 운영하는 것처럼 공연장 등 문화공간을 정부가 직접 운영하기도 하는 것이다. 국가나 공공기관이 왜 공연장을 짓고 운영하는가, 하는 질문은 ‘왜 국가는 예술을 지원하는가’ 하는 상당히 까다로운 논쟁에 해당되는데, 여기서는 결국 현대의 국가는 예술의 강력한 파트너가 되었다는 결과만 살짝 보고 넘어가자. 국가나 공공기관이 주동이 되어 운영하는 공연장은 민간부문에 비하면 대체로 규모가 큰 편이다. 서울의 국립극장, 세종문화회관, 예술의전당 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공연장들은 물론 각 지역의 소위 ‘문예회관’들도 민간부문의 공연장에 비하면 월등히 규모가 큰 편이다. 이들 공연장들은 여러 가지 운영형태에도 불구하고 비영리로 운영된다는 공통점을 가진다. 건립비의 대부분을 공공재원에서 부담하고 운영비도 상당부분을 공공재원에 기댄다. 이것은 이런 공연장들이 관객이나 이용자들에게 사용료를 오롯이 부담시키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 이상의 뭔가의 역할을 하고 제공해야 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정부나 공공기관이 공공공연장을 지원할 이유가 없다. 효율을 극대화하는 한편으로 공공성을 놓을 수 없는 것이 공공공연장의 기본자세다. 그렇다고 공공공연장이 모두 일관된 목적이나 형태를 띠는 것은 아니다. 대체로 공공공연장은 다음과 같은 3가지 목적을 나눠 가진다. ① 국가를 대표한다. ② 우리 문화예술의 발전에 기여한다. ③ 주민(또는 국민)의 문화 향수 기회 확대에 부응한다. 최근 네트워크를 확대하고 있는 문예회관은 문화향수 기회 확대에 기여하는 데 최우선적 임무를 설정하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므로 수준 높은 공연을 만들거나 유치해서 그동안 관람할 기회조차 갖지 못했던 주민들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하는 것이 좋다. 이런 공연장이 예술의 질보다는 접근성에 우선순위를 둔다고 해도 흠이 되지 않는다. 그런 한편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공연장도 있다. 국립극장이나 국립국악원처럼 중앙정부에 소속된 공연장은 무엇보다 ‘국가대표’ 공연장들이다. 이들은 한편으로는 국민들에게 수준 높은 공연 향수기회를 제공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작품을 계속 만들어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 요즘 들어서고 있는 공연장들도 대부분은 공공공연장이다. 그러나 이러한 움직임이 눈에 띄게 드러난 것은 불과 십수 년 전부터다. 1990년대 들어 급속히 늘어난 공공부문은 공연장 확충이라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그 대표적인 모델이 소위 ‘문예회관’이라고 하는 문화예술 인프라 네트워크다. 2011년을 목표로 전국에 기초자치단체 단위마다 번듯한 문예회관을 마련한다는 것이 지난 20여 년간 우리 정부가 견지해온 정책방향이다. 덕분에 서울에 집중되어 있던 인프라가 전국으로 확대되었다. 너무나 짧은 시간에 바뀐 지형 때문에 겪은 숱한 시행착오도 이제는 한 고비를 넘긴 것 같다. 바야흐로 공공부문이 경쟁력을 높일 때가 되었다. 글 : 이승엽(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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