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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 대왕 납시오! 창경궁에서 화성행궁까지 220년만의 능행차 <제 53회 수원화성문화제>

문화포털 기자단 2016-10-05
정조 대왕 납시오! 창경궁에서 화성행궁까지 220년만의 능행차 <제 53회 수원화성문화제>


전국 어디를 가나 코스모스 만발하고 국화향 진한 계절입니다. 유난히 뜨거웠던 여름날을 견디었기에 가을하늘은 청아하면서도 높고 가을꽃은 기품 있는 향기로 아름다운 것 같습니다. 넓은 들판에서는 벼가 누렇게 익어 풍년가가 울려 퍼지고 농부님들 손길이 바쁠 때지만 전국이 들썩이는 축제의 계절이기도 합니다. 이번에는 축제 중에서도 문화와 전통이 넘실대는 수원화성축제를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정조 대왕은 1789년 아버지인 사도세자의 묘를 수원의 현륭원으로 옮기고 참배하기 위해 1800년까지 13차례나 현륭원과 수원을 방문하게 됩니다. 보통은 2박3일에서 4박5일 일정으로 방문했는데 1795년의 수원행차는 특별한 의미가 있었지요. 1795년은 정조가 국왕이 된지 20년, 아버지 사도세자와 어머니 혜경궁이 회갑을 맞이한 해입니다. 정조 대왕은 윤2월 9일부터 16일(양력 1795년 3월 29일 ~ 4월 5일)까지 매화꽃이 활짝 핀 화창한 봄날에 7박 8일간 어머니를 모시고 수원행차에 나섭니다.



수원화성문화제 ⓒ 수원시포토뱅크

수원화성문화제 ⓒ 수원시포토뱅크


1795년 윤2월 9일 창덕궁 돈화문을 나선 정조 대왕 일행은 숭례문을 거쳐 다산 정약용 선생이 설계해서 유명한 배다리로 한강을 건너 시흥행궁에서 1박을 한 다음날인 윤2월 10일 비가 내리는 가운데 화성행궁에 도착합니다. 창덕궁에서 화성행궁까지는 약 47km인데 그 당시에는 멀고도 먼 여정 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 행차를 위해 6천 여 명의 인원과 말 천 구백여필이 동원되었으니 그 행렬이 얼마나 장대했으며, 행차를 보기위해 수많은 백성들이 어가행렬을 축제를 즐기듯 구경하던 광경이 얼마나 훈훈했을까요.


윤2월 11일에는 수원향교 대성전에 전배한 후 화성행궁에서 문무과 별시를 시행하고 문과 5명, 무과 56명의 합격자를 발표했습니다. 윤2월 12일에는 어머니와 함께 현륭원을 참배했는데요. 1762년 사도세자가 뒤주에서 죽은 지 33년 만에야 남편의 묘를 찾아 흐느낀 혜경궁의 비통한 심정이 어떠했을 지요. 


수원화성문화제 ⓒ 수원시포토뱅크

수원화성문화제 ⓒ 수원시포토뱅크


현륭원에서 돌아온 정조 대왕은 수원화성에서 가장 높은 팔달산 서장대에 올라 주간 및 야간 군사훈련을 지휘합니다. 3,700 여 장용외영 군사들과 백성들이 함께 수원화성을 방어하는 군사훈련을 하였습니다. 이를 통해 정조는 화성의 방어체계를 튼튼히 하면서 국방개혁을 실행하려고 한 것이 아닐까요.


윤2월 13일에는 화성행궁 봉수당에서 어머니를 위한 회갑잔치를 열었고, 윤2월 14일에는 화성행궁 정문인 신풍루에서 홀아비, 과부, 고아, 자식 없는 노인과 가난한 백성들에게 쌀을 나누어 주었고, 낙남헌에서 양로연을 베풀었지요. 윤2월 15일에는 귀경길에 올라 시흥행궁에서 1박 하고 윤2월 16일 창덕궁에 도착해 7박 8일간의 수원행차가 마무리 되었습니다.


수원화성문화제 ⓒ 수원시포토뱅크

수원화성문화제 ⓒ 수원시포토뱅크


7박 8일간의 수원행차에 대한 내용은 ‘원행을묘정리의궤‘에 자세히 기록되어있고, 행차 기간 동안 대표적인 행사는 화성행행도(華城行幸圖) 8폭 병풍으로 만들어 졌는데 화성성묘전배도(華城聖廟展拜圖), 낙남헌방방도(洛南軒放榜圖), 서장대성조도(西將臺城操圖), 봉수당진찬도(奉壽堂進饌圖), 낙남헌양로연도(洛南軒養老宴圖), 득중정어사도(得中亭御射圖), 환어행렬도(還御行列ㅊ圖), 한강주교환어도(漢江舟橋還御圖)인데요. 김홍도를 비롯한 당대 최고의 도화서 화원들이 그렸기 때문에 미술사적 가치뿐 아니라 역사적 가치가 높은 그림입니다.


53회째를 맞이하는 수원화성문화제는 1795년 정조 대왕과 혜경궁의 수원행차를 재현한 ‘정조대왕 능행차’, 봉수당에서 열렸던 혜경궁 회갑잔치인 ‘혜경궁 홍씨 진찬연’, 수원화성 서장대에서 장대하게 펼쳐졌던 군사훈련을 무예브랜드 공연으로 만든 ‘야조’, 화성행궁에서 열렸던 무과시험을 재현한 ‘백동수의 무과재현’은 당시의 풍부한 기록과 그림을 토대로 정확하게 고증하고 재현함으로써 축제의 꽃이 되었지요.


수원화성문화제 ⓒ 수원시포토뱅크

수원화성문화제 ⓒ 수원시포토뱅크


수원화성문화제의 꽃은 뭐니 뭐니 해도 정조 대왕 능행차인데요. 지난해까지는 능행차를 수원 일부 구간에서만 재현 했었는데 올해는 1795년 윤2월 수원행차 때처럼 220년 만에 창덕궁에서 수원까지 전 구간을 원래대로 재현할 예정입니다. 특히 주목할 것은 창덕궁에서 시흥행궁까지는 서울시가, 만안교 등 안양구간은 안양시가, 노송지대 입구까지는 의왕시가, 수원시는 수원구간을 분담해 진행하는데 각 지자체간의 아름다운 협력으로 인해 환어행렬도 그림에서만 볼 수 있었던 장대하게 펼쳐지는 능행차를 볼 수 있게 되었지요.


어가행렬은 10월 8일 토요일 오전 9시에 창덕궁을 떠나는 출궁의식을 갖고 1200여명의 인원과 말 160여필의 행렬이 출발해 종로3가역, 종각역, 을지로입구역, 한국은행 앞, 숭례문, 서울역, 숙대입구역, 삼각지역, 신용산역, 한강대교북단, 강변북로를 지나 노들섬에 연결된 배다리를 건너게 되는데 서울 도심을 지나는 퍼레이드는 유사 이래 가장 극적이면서도 멋진 행렬이 되리라 봅니다.


능행차를 위해 설치하는 배다리는 길이 300미터, 폭 20미터 이며 출연자 40명이 옛 군복 차림으로 배다리 구간 좌우측에 도열하여 시민들과 함께 사진을 찍는 포토존, 시민이 직접 배다리를 건너는 체험행사를 운영해 많은 관심과 큰 인기를 끌 것으로 보입니다.  정조 대왕 행차 이후 220년 만의 역사적인 능행차를 놓치면 후회막심이겠죠.


수원화성문화제 ⓒ 수원시포토뱅크

수원화성문화제 ⓒ 수원시포토뱅크


배다리를 건넌 어가행렬은 노들나루공원, 동작구청, 장승배기역, 신대방삼거리역, 보라매역, 구로디지털역, 시흥IC, 시흥사거리를 거쳐 시흥행궁에 도착해 첫날 일정을 마무리하고, 10월 9일 일요일은 시흥행궁을 출발해 안양시 구간인 금천구청, 만안교, 안양역, 만안구청을 지나면서 ‘정조맞이 국악한마당’ , ‘만안답교 놀이’, ‘나도 정조 대왕’, ‘왕에게 바란다’ 등의 행사가 펼쳐집니다. 


의왕시 구간인 의왕시청별관사거리, 고천사거리, 노송지대 입구까지 가면서 ‘남사당놀이’, ‘사미의식’, ‘의왕현감 정조맞이’ 등이 펼쳐지고 ‘왕이시여’를 통해서는 백성들의 억울함을 풀어주는 격쟁이 재현됩니다. 글을 모르는 백성들이 상언 대신 징과 꽹과리를 쳐서 억울하고 원통한 일을 왕에게 직접 호소하여 이를 왕이 해결해주는 것이지요.


수원화성문화제 ⓒ 수원시포토뱅크

수원화성문화제 ⓒ 수원시포토뱅크


노송지대에서 정조를 맞이하는 풍물놀이로 수원구간이 시작되어 타악 퍼포먼스가 이어지고 만석거, 수원종합운동장을 거쳐 수원화성 북쪽문인 장안문에서는 장용영 수위의식이 진행됩니다. 화성행궁 앞을 지나 연무대에 도착하면 수원화성의 동쪽문인 창룡문 안에서 화려한 조명과 아름다운 성곽을 배경으로 야간 무예 공연이 펼쳐집니다. 야간 무예 공연인 ‘야조(夜操)’는 장용영 군사들의 야간훈련을 마상무예와 화려한 기예로 승화한 공연으로 숨이 멎을 듯 한 긴장감의 연속이지요.


수원화성문화제는 수원화성, 화성행궁, 수원천 등지에서 열리는데 각각의 테마를 가지고 진행되는 체험프로그램들이 있어 마음에 드는 행사에 참여할 수 있지요. 수원화성 건축원리를 이해할 수 있는 ‘수원화성 축성체험’은 어린이들에게 인기가 많은데요. 정약용 선생이 개발해 화성 축성에 사용되었던 거중기, 녹로, 유형거 등의 실물을 보고 작동해 보면서 과학적 원리와 축성 원리를 알 수 있고, 장용영 군사들처럼 무예체험을 해볼 수 있는 ‘연무놀이’ 또한 인기가 많은 체험행사입니다. 


수원화성문화제 ⓒ 수원시포토뱅크

수원화성문화제 ⓒ 수원시포토뱅크


화성행궁에서는 역사 속 인물이 되어 행궁에 숨겨진 미션을 수행하는 ‘정약용의 행궁 미스터리를 풀어라’, ‘취재파일 김홍도의 민생보고’를 통해 풍속화를 그리는 김홍도를 만날 수 있고, 낙남헌에서는 1795년에 있었던 무과시험을 재현한 ‘백동수의 무과재현’이 펼쳐지는데 시종일관 스릴 넘치는 무예 공연을 볼 수 있지요. 


봉수당에서 성대하게 열리는 ‘혜경궁 홍씨 진찬연’은 완벽한 역사적 고증을 통해 조선시대 궁중의 복식, 음식, 음악, 춤 등이 재현되기 때문에 역사적, 학술적으로도 귀중한 행사인데요. 조선왕실 연회의 화려한 잔치를 보는 것 만 으로도 신기하고 즐거운 일이지요. 


수원화성을 관통해 흐르는 수원천에서는 ‘수원등불축제’가 열려 연인들의 데이트코스로 인기가 많고, ‘방화수류정 달빛음악회’에서는 가족과 함께 전통 등 만들기를 체험하고 음악회를 감상하며 수원화성 방화수류정과 용연의 아름다움에 밤이 깊어가도록 즐거운 시간이 이어지리라 봅니다.


수원화성문화제 ⓒ 수원시포토뱅크

수원화성문화제 ⓒ 수원시포토뱅크


수원시의 대표적 문화관광축제인 수원화성문화제는 정조 대왕의 부모님을 향한 효심과 백성을 사랑하고 화합하고자 하는 깊은 뜻이 담겨 있으며 수원화성 축성 220주년 기념 수원화성 방문의 해를 맞이해 예년에 비해 대규모로 시민과 관광객이 참여하는 축제가 되리라 봅니다.


수원화성문화제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수원화성에서 펼쳐져 지역축제에 머물지 않고 많은 외국인들이 함께 즐기는 축제인데 ‘국제자매도시의 밤’ 행사를 통해 각국의 전통공연과 한국의 전통공연 무대를 볼 수 있어 세계문화 교류의 장이 되기도 합니다. 국화향기 진한 가을날, 오랜 기다림만큼 풍성한 내용으로 채운 수원화성문화제 초대장이 더 없이 반가운 이유입니다.  


* 행사정보

- 행사명 : ‘제53회 수원화성문화제’

- 기간 : 2016년 10월 7일(금) ~ 10월 9일(일) / 2일간

- 장소 : 화성행궁광장, 수원천, 국궁터 등 수원화성 일대

- 문의전화 : 031-290-3633

- 홈페이지 : http://shcf.swcf.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