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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에서 온 우리 동네 담벼락 예술가 ‘알렉스 세나 & 라켈 셈브리’

문화포털 기자단 2016-08-10
브라질에서 온 우리 동네 담벼락 예술가 ‘알렉스 세나 & 라켈 셈브리’


세계인의 축제, 리우 올림픽이 온 지구를 금빛으로 물들이고 있습니다. 브라질의 뜨거운 열기가 세계 곳곳으로 뻗어 나가고 있는데요, 열정의 나라, 브라질의 흔적을 우리나라의 담벼락에 남긴 예술가 두 명이 있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바로, 알렉스 세나(Alex Senna)와 라켈 셈브리(Raquel Lessa Shembri)입니다. 이들은 경기 성남의 분당 오리초등학교와 수원의 행궁동 금보여인숙에 벽화를 그린 브라질 작가들입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관련 전시들과 함께 두 ‘담벼락 예술가’를 소개합니다.


1. 분당 오리초등학교 벽화 그린 알렉스 세나 <Art is alive_Garden of Mirrors>展

알렉스 세나(좌)와 Art is alive_Garden of Mirrors展 포스터(우) ⓒ 암웨이미술관

알렉스 세나(좌)와 <Art is alive_Garden of Mirrors>展 포스터(우) ⓒ 암웨이미술관


알렉스 세나는 브라질의 ‘그라피티 아트(Graffiti Art)’ 작가입니다. 그라피티 아트는 도시의 벽 등 외부 장소에 그림을 그리는 거리 미술을 뜻하는데요, 실내(Museum)라는 전통적 공간에서 벗어나 불특정 공간을 도화지로 삼았던 만큼, 초기에는 부정적인 시선에 부딪혀야 했습니다. 하지만 알렉스 세나는 이러한 편견을 극복하기 위해 거리의 사람들과 소통하며 그들의 내면을 그려내는 데에 집중했고, 현재는 세계적인 그라피티 아티스트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사랑과 화합을 실현하고자 한 그의 예술 정신은 다음과 같은 그의 말에서도 드러나고 있지요. “내 작품의 영감은 현실에서 찾아온다. 나에게 일어나는 일들로부터 출발하며, 주변의 환경을 그대로 표현하려 하지 않는다. 내 마음속에서부터 주변과 하나하나 반응하는 모든 것이 즐겁고 새롭다.”


알렉스 세나가 오리초등학교에 그린 벽화 ⓒ 오리초등학교

알렉스 세나가 오리초등학교에 그린 벽화 ⓒ 오리초등학교


특이한 점은, 알렉스 세나가 선천적으로 특정 색을 구별할 수 없는 색약(色弱)이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그의 작품은 흑백으로만 채워지는데, 그 단순함만으로 서로 포옹하고, 사랑하며, 기다리며, 희망하는 따뜻한 세상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그러한 그가 우리나라에서도 주목받고 있는데요, 2015년 평택 송탄역 외국인 관광특구의 화재로 소실된 건물에 색을 입히는 공공미술 프로젝트를 진행한 적 있는 그는, 지난 7월에도 예술가를 꿈꾸는 대학생을 후원하는 한국암웨이의 ‘드림 온 아트프로젝트’에 참여하여 대학생들과의 협업을 통해 경기 성남의 분당 오리초등학교에서 16m 높이의 대형 벽화를 그렸습니다. 함께한 대학생들과 오리초등학교를 다니고 있는 초등학생들에게 좋은 추억을 선사했던 작업이었습니다.


암웨이미술관의 알렉스 세나 특별전 Art is alive_Garden of Mirrors展 ⓒ 문화포털 기자단 최아영

암웨이미술관의 알렉스 세나 특별전 <Art is alive_Garden of Mirrors>展 ⓒ 문화포털 기자단 최아영


암웨이미술관에서는 8월 27일까지 알렉스 세나 특별 기획전 <Art is alive_Garden of Mirrors>展이 열립니다. 경기도미술관과의 공동기획전시인 이번 전시는 사회공헌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알렉스 세나의 작품을 통해 외향을 보는 창인 동시에 내면을 느낄 수 있는 장치인 ‘거울’에 투영하여 본 인간의 사랑과 그 생명력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실제 전시장에는 생명력을 불어넣기 위한 식물들이 곳곳에 놓여 있어 관객들에게 마치 정원에 온 것 같은 느낌을 주는데요, 알렉스 세나는 이를 통해 녹색의 식물과 작품, 그리고 관객들이 함께 호흡하는 전시를 만들고 있습니다. 알렉스 세나가 전하는 사랑을 공감할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Art is alive_Garden of Mirrors>展

- 전시기간 : 2016.8.2 ~ 2016.8.27

- 관람시간 : (주중) 오전 10시 ~ 오후 7시, (주말) 오전 10시 ~ 오후 6시

- 전시장소 :  베어캐슬 한국암웨이 브랜드 체험 센터 2층(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탄천상로151번길 20)

- 홈페이지 : http://www.abcenter.co.kr/artCulture/galleryExhibition_list.asp



2. 수원 행궁동 벽화 그린 라켈 셈브리 <라켈을 기억하다–Big Gold Fish>展

라켈 셈브리(좌)와 라켈을 기억하다?Big Gold Fish展 포스터(우) ⓒ 대안공간 눈

라켈 셈브리(좌)와 <라켈을 기억하다–Big Gold Fish>展 포스터(우) ⓒ 대안공간 눈


또 다른 브라질 작가, 라켈 셈브리는 브라질과 수원 행궁동이라는, 전혀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두 장소의 연결고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녀가 처음 행궁동을 방문한 것은 지난 2010년이었는데요, 당시 대안공간 눈에서 진행한 이웃과 공감하는 예술프로젝트 ‘행궁동 사람들’에 참여하여 금보여인숙 담벼락에 큰 ‘황금물고기’ 벽화를 그려 세상에 행궁동을 알리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녀의 독특하고 자유로운 예술 정신이 깃들어있는 ‘황금물고기’는 현재 행궁동 벽화마을의 대표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지요.


라켈 셈브리가 행궁동에서 그린 황금 물고기 벽화 ⓒ 대안공간 눈

라켈 셈브리가 행궁동에서 그린 ‘황금 물고기’ 벽화 ⓒ 대안공간 눈


행궁동의 매력에 반한 라켈 셈브리는 그 이후에도 행궁동을 계속 방문하여 거리의 담벼락들을 채워나가기 시작했는데요, 2012년에는 한 골목의 담벼락 전체를 긴 문어 다리 벽화로 채워 방문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습니다. 좁은 골목을 따라 이어지는 문어 다리는 조용하기만 했던 골목에 즐거운 이야기들을 만들어냈지요.


라켈 셈브리가 행궁동에서 그린 문어 다리 벽화 ⓒ 대안공간 눈

라켈 셈브리가 행궁동에서 그린 문어 다리 벽화 ⓒ 대안공간 눈


2014년에는 국제협업아트프로젝트였던 신화와 예술 맥놀이 ‘행궁동에 신화를 풀어놓다’에 참여해 예술공간 봄 외벽에 아마존 강에 사는 삐라루크의 아버지나무에 관한 티쿠나족의 신화를 벽화로 그리기도 했는데요, 이와 같은 작품들을 통해 라켈 셈브리의 행궁동 사랑이 얼마나 컸는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예술공간 봄의 라켈 셈브리 추모전 라켈을 기억하다?Big Gold Fish展 ⓒ 대안공간 눈

예술공간 봄의 라켈 셈브리 추모전 <라켈을 기억하다–Big Gold Fish>展 ⓒ 대안공간 눈


하지만 안타깝게도 라켈 셈브리가 최근 출산 중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이에 대안공간 눈의 이윤숙 대표는 라켈 셈브리를 추모하기 위해 그녀가 2014년에 머물렀던 예술공간 봄 2층에서 <라켈을 기억하다-Big Gold Fish>展을 상시적으로 진행하고 있는데요, 아카이브 형태의 이번 전시에서는 라켈 셈브리의 사진과 작품들을 모아볼 수 있습니다. 먹맛을 좋아했던 한국적 감성의 소유자, 감각적 브라질 작가 라켈 셈브리에게 애도를 표합니다.


<라켈을 기억하다–Big Gold Fish>展

- 전시기간 : 2016.7.16 ~  무기한

- 관람시간 : 정오 12시 ~ 오후 7시, 월요일 휴관

- 전시장소 : 예술공간 봄 2층 라켈이 2014년 머물던 방(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화서문로 76-1 (북수동 231-3)) 


색약이라는 한계를 딛고 흑백의 예술을 통해 문화와 예술로 가득 찬 지역사회를 꿈꿨던 알렉스 세나와, 사람들과의 정을 소중히 여기고 마을에 활력을 불어넣었던 라켈 셈브리. 결국 이들이 공통적으로 거리의 벽화를 통해 얘기하고자 한 것은 ‘사랑’이었습니다. 사랑이라는 감정은 국경을 초월하여 모두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을 수 있었는데요, 브라질에서 온, 한국과 인연이 깊은 두 담벼락 예술가가 전해주는 이야기로 우리 모두 내면의 화합을 이뤄낼 기회가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