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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여도 괜찮아. 쉬어가도 괜찮아 <선암사 템플스테이>

문화포털 기자단 2016-06-15
혼자여도 괜찮아. 쉬어가도 괜찮아 <선암사 템플스테이>


하루하루 쳇바퀴 돌듯 바쁘게 살아가다 보면, 잠시 숨을 고르고 싶어질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면 잠시 바쁜 일상을 벗어나 템플스테이를 떠나보는 건 어떨까요? ‘절’이라는 단어가 주는 포근함, 그 이상을 템플스테이에서 얻을 수 있을 테니까요. 


선암사 템플스테이 숙소 ⓒ 문화포털 기자단 손승진

선암사 템플스테이 숙소 ⓒ 문화포털 기자단 손승진


템플스테이란? 

혹자는 템플스테이가 절에서 이루어지는 프로그램이라는 이유로 종교가 다른 사람들은 참여할 수 없는 건 아닌지 우려하는 데 그렇지 않습니다. 불자 아니거나, 사찰이 낯설거나, 종교가 없거나 특정 종교가 있는 사람 모두 템플스테이를 체험할 수 있습니다. 


‘템플스테이’는 단어 그대로 절에서 머무르는 하나의 체험입니다. 스님들과 함께 하루를 보내면서 예불을 드릴 수도 있지만, 원치 않는다면 밖에서 바라만 보거나, 절을 둘러보면서 혼자만의 시간을 가져도 상관없습니다.


스님께 선암사 안내를 받고 있는 사람들 ⓒ 문화포털 기자단 손승진

스님께 선암사 안내를 받고 있는 사람들 ⓒ 문화포털 기자단 손승진


템플스테이에 대한 좀 더 자세한 정보를 찾아보고 싶다면, 아래의 공식 템플스테이 사이트에 들어가 보세요. 전국의 사찰 가운데 템플스테이를 운영 중인 곳을 검색할 수 있고, 예약도 가능하답니다. 가끔 템플스테이 관련 할인 정보도 올라오니 참고하세요.

* 템플스테이 공식 사이트 : http://www.templestay.com


선암사에서 1박 2일

유홍준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6」을 보면, “선암사는 내 마음속의 문화유산일 뿐 아니라 내가 답사를 다니기 시작한 지 30년이 되도록 한해도 거르지 않고 다녀온 남도답사의 필수처다…(중략)…가고 싶은 마음이 절로 일어나고, 가면 마음이 마냥 편해지는 절집이다.“라고 쓰여 있습니다. 템플스테이 장소를 물색하다, 4년 전 읽었던 이 책의 글귀가 떠올라 망설임없이 선암사로 행선지를 결정했습니다. 


선암사의 안내에 따르면 조계산 기슭 동쪽에 있는 사찰로 백제 성왕 7년(529년)에 아도화상이 비로암을 짓고, 신라 경문왕1년 도선국사가 선종 9산 중 동리 산문 선풍으로 현재의 선암사를 창건하였다고 합니다. 선암사 주위에는 수령이 수백 년에 이르는 상수리, 단풍나무 밤나무, 동백나무, 등이 울창하게 자라고 있으며 봄에는 매화, 가을이 되면 특히 단풍이 유명합니다. 특히 또, 사찰의 전통문화가 오롯이 남아 있어 사시사철 찾는 이들이 많습니다. 그 대열에 저도 ‘템플스테이’를 통해 한번 합류해 볼까 합니다. 

              

비 오는 날 더 운치 있는 선암사 ⓒ 문화포털 기자단 손승진

비 오는 날 더 운치 있는 선암사 ⓒ 문화포털 기자단 손승진


여름의 시작을 알리려는 듯 비가 쏟아져 내리던 6월 4일 토요일, 전남 순천 선암사에 도착했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선암사 템플스테이의 첫째 날, 오후 3시 반. 템플스테이 동안 입을 옷과 고무신을 받고, 각자 배정된 방에 짐을 풀었습니다. 비가 내렸지만, 오히려 선암사는 안갯 속에서 그것만의 잔잔한 아름다움을 내보이는 듯했습니다. 스님께 선암사에 대한 소개를 듣고 사찰 내 예절을 배운 후, 저녁을 먹고 나오니 북소리와 종소리가 절 내에 울려 퍼지기 시작했는데요. 한쪽에서는 저녁예불 중이신 스님들의 염불소리가 안개속에서 은은히 들려왔습니다. “우와!”


북과 종을 치는 스님의 모습 ⓒ 문화포털 기자단 손승진

북과 종을 치는 스님의 모습 ⓒ 문화포털 기자단 손승진


소리를 따라가 보니 스님들이 차례에 맞춰 북을 두드리고 계셨습니다. 그리고 그 옆에서 큰 종을 자신의 몸채만 한 나무로 치고 계시는 한 스님의 모습이! 절을 찾아오는 외부인의 발걸음이 사그라든 시간, 절은 그렇게 스님들의 소리로 채워지고 있었습니다.


‘아, 내가 진짜 절에 왔구나.’

평소에 절에 들르더라도 스님들을 만나 뵙기는 쉽지 않은데요. 더군다나 스님들이 실제 예불을 준비하시고, 예불을 드리는 모습은 거의 보기 힘들죠. 그동안 몇 차례 여러 절을 방문해봤지만, 처음으로 내가 절에 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참 감탄에 젖어 있을 때, 종을 치고 나오시는 스님이 소매로 땀을 닦으셨습니다.


저녁예불을 위해 대웅전으로 향하는 스님 ⓒ 문화포털 기자단 손승진

저녁예불을 위해 대웅전으로 향하는 스님 ⓒ 문화포털 기자단 손승진


저녁예불을 마친 저녁 7시. 템플스테이에 참여한 사람들이 다시 숙소에 모여 스님과 차를 마시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한 스님께서 말씀하시길, “사람이 불평하는 경우가 많은데, 몸이 어느 장소에 와 있으면 마음도 그 장소에 같이 와 있어야 한다”고. 또, “하기 싫은 일, 궂은 일, 귀찮은 일을 할 줄 알아야 한다”고 말씀해 주신 것이 가장 기억에 남았습니다. 평소라면 ‘당연한 소리’라고 치부 해 버릴 듯한 이야기도 그 장소, 그 시간이 주는 경험으로 인해 마음에 화살처럼 직접 와 닿았습니다. 


저녁 9시는 스님들이 모두 잠자리에 드시는 시간입니다. 원하는 사람들은 자기 전 30분 동안 108배에 참여했는데요. 기자인 저는 불자가 아니어서 난생처음으로 108배를 해보았는데요. 마냥 버거울 것으로만 여겼는데 생각보다 할 만하고 108배를 하는 동안 자신을 찬찬히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좋았답니다. 


밤이 찾아온 선암사 ⓒ 문화포털 기자단 손승진

밤이 찾아온 선암사 ⓒ 문화포털 기자단 손승진


둘째 날, 새벽 3시 반. 절의 하루가 시작됩니다. 벌써부터 스님들은 북과 종을 치고 계셨습니다. 1시간 동안 스님들과 함께 대웅전에서 새벽예불에 참여하고, 잠시 쉬었다가 아침을 먹습니다. 오전 9시, 스님과 아침 산책을 떠나기 위해 다시 대웅전에 사람들이 모입니다. 선암사 뒤쪽의 차밭과 편백나무 숲을 2시간가량 걸으며, 스님의 말씀을 듣고 서로 이야기를 나누며 그렇게 1박 2일 간의 템플스테이 일정을 마무리했습니다. 


편백나무 숲에 도착하기 전, 오디를 따먹는 사람들 ⓒ 문화포털 기자단 손승진

편백나무 숲에 도착하기 전, 오디를 따먹는 사람들 ⓒ 문화포털 기자단 손승진


* 선암사 템플스테이 Tip

① 편한 면 티셔츠 한 장을 준비하세요.

템플스테이에 가면 템플복을 받지만, 상의가 민소매 조끼이므로 안에 입을 티셔츠가 필요합니다. 이외에도 사찰 내에서는 양말을 신고 다니시는 것이 예의이기 때문에 여분으로 준비하시면 좋습니다. 아침 산책을 떠나야 하니 운동화도 필요하고요. 템플스테이 전 날, 간단한 안내 문자가 오니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


② 일정은 자신에게 맞게 조절하기.

템플스테이를 위해 절에 도착하면, 일정을 안내 받게 됩니다. 주어진 일정이 있지만, 자신의 컨디션을 고려해 모든 프로그램에 참여할지, 몇 개만 참여할지는 스스로 결정하고 움직이면 됩니다.


③ 밤이 찾아온 절을 조용히 거닐어보기.

템플스테이를 통해서만 누릴 수 있는 일종의 특혜라고 해야 할까요? 어둠이 내린 산사에서 밤하늘의 별들을 바라보고, 가로등 빛이 밝혀주는 전각과 탑을 눈에 담아보세요. 하지만, 스님들은 밤 9시면 잠자리에 드시니 정말 정말 조용히 이동하셔야 합니다.


*선암사 템플스테이 홈페이지 : http://www.seonams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