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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여행자의 봄 여행 ‘진해로, 근대로’

문화포털 기자단 2016-04-29
시간 여행자의 봄 여행 ‘진해로, 근대로’


진해하면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당연히 진해는 군항제지!’ 하고, 아마 많은 분들이 벚꽃을 떠올리실 텐데요. 진해는 벚꽃 축제, <진해 군항제>로 너무나도 유명한 곳이지만, 우리나라 해군의 요람으로 해군사관학교, 해군진해기지사령부가 있는 대표적인 군항도시이기도 합니다. 해군진해기지사령부는 일제강점기인 1914년, 일본 해군 기지인 진해요항부 사령부로 건립된 것으로, 현재 등록문화재 제194호로 등재 되어 있습니다.


해군진해기지사령부 외관 ⓒ 문화재청

해군진해기지사령부 외관 ⓒ 문화재청


근대 시기에 건설된 군항도시, 진해


진해가 지금의 군항도시가 된 배경에는 100년 전, 우리나라가 일본에 의해 국권을 침탈당했던 가슴 아픈 근대 시기의 역사가 있습니다. 1906년 일본은 넓고 기름진 벌판이었던 진해 일대 토지를 일본 해군을 위한 군항도시로 만들기 위해 강제로 매수합니다. 그 후, 도시계획을 통해 로터리(현재의 중원로터리)를 중심으로 8개의 길이 만들어지고, 이 길 위에는 주로 일본식 근대 건물들이 들어섭니다. 이러한 이유로 지금도 진해의 중원로터리 골목을 걷다보면, 눈에 띄는 근대 시기 일본식 건물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중원로터리를 중심으로 분포된 진해의 근대 건축(지도 재구성) ⓒ 문화포털 기자단 손승진

중원로터리를 중심으로 분포된 진해의 근대 건축(지도 재구성) ⓒ 문화포털 기자단 손승진


진해의 근대 건축을 소개 합니다 : <진해군항마을역사관>


진해군항마을역사관은 진해의 근대 건축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공간입니다. 진해 우체국, 뾰족집, 영해루, 흑백 다방, 장옥거리, 일본 해군 병원장 관사 등 진해의 주요 근대 건축물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또, 당시 진해 시가지의 사진들을 볼 수 있어 과거와 현재의 건축물을 비교해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진행군항마을역사관 외관 역시 1920년에 지은 일본식 가옥으로, 노인정 건물로 사용되던 것을 2012년에 역사관으로 리모델링 하였습니다.


진해군항마을역사관 외관 ⓒ 문화포털 기자단 손승진

진해군항마을역사관 외관 ⓒ 문화포털 기자단 손승진


진해의 근대 건축들은 도보로 이동하면서 둘러볼 수 있는 거리에 있어 편리한데요. 진해군항마을역사관에서 나오면 뒤쪽으로 1955년에 지어져 지금까지 진해의 문화 사랑방 역할을 하고 있는 흑백 다방이 있고, 건너편에는 중국풍 건물인 뾰족집이 보입니다. 뾰족집은 현재 식당으로 사용되고 있는데, 1938년에 지어진 이 건물은 당시 일본군을 위한 술집으로 기생이 거주했던 곳이라고 합니다. 뾰족집 건너편은 1949년부터 짜장면 집으로 사용되고 있는 영해루입니다. 영해루는 이승만 전 대통령이 즐겨 찾았고, 영화 「장군의 아들」 촬영지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순서대로 흑백 다방, 뾰족집, 영해루 외관 ⓒ 문화포털 기자단 손승진

순서대로 흑백 다방, 뾰족집, 영해루 외관 ⓒ 문화포털 기자단 손승진


과거와 현재를 잇는, 진해 우체국


진해 우체국 건물은 구관과 신관, 2개 동이 통로로 연결되어 사용되고 있습니다. 본래 1912년에 지어져 우체국 업무를 맡던 구관은 현재 우체국 대회의실, 여직원 휴게실, 마케팅실 등으로 사용되고 있고, 주요 우체국 업무는 신관에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진해 우체국 구관은 지어질 당시 인근에 이미 러시아 공사관이 있던 영향으로 러시아풍 목조 건물로 지어졌습니다. 현재 사적 제291호로 문화재 지정되어 있는 소중한 문화유산이기도 합니다.


진해 우체국 구관(왼쪽)과 신관(오른쪽) ⓒ 문화포털 기자단 손승진

진해 우체국 구관(왼쪽)과 신관(오른쪽) ⓒ 문화포털 기자단 손승진


일본식 가옥 거리, 장옥거리에 가다


‘장옥(長屋)’은 여러 가구가 기다란 건물에 칸을 막아 거주하는 다가구 주택 형태로, 일본어로 ‘나가야’라고 불리는 일본식 건물입니다. 1910년대 진해 도시 계획 시 진해 도로변 건축물은 2층 이상이 되어야 허가를 해주었는데, 1층은 상점, 2층은 주택으로 이용되었습니다. 이 건물들이 지금까지 남아 있어, 이 거리를 장옥거리라고 부릅니다. 장옥거리는 중원로타리에서 진해 우체국이 있는 길로 내려와야 하지만, 그 거리가 상당히 짧아 이동하기에 어려움이 없습니다.


진해 장옥거리 모습 ⓒ 문화포털 기자단 손승진

진해 장옥거리 모습 ⓒ 문화포털 기자단 손승진


장옥거리 끝의 골목으로 들어가면, 곰탕집이 나옵니다. 얼핏 지나쳐 버릴 수 있는 식당이지만, 1938년에 지어진 이 건물은 일제 강점기 당시 진해 요항부의 병원장이 살던 관사로 등록문화재 제193호입니다. 진해에는 이외에도 일본에 의해 건립된 해군 관련 시설 4곳이 등록문화재로 문화재 등재되어 관리되고 있습니다.


현재 곰탕집으로 사용되고 있지만, 원래 진해 해군 통제부 병원장 사택으로 지어졌던 건물 ⓒ 문화포털 기자단 손승진

현재 곰탕집으로 사용되고 있지만, 원래 진해 해군 통제부 병원장 사택으로 지어졌던 건물 ⓒ 문화포털 기자단 손승진


진해는 주로 봄에 벚꽃을 보러 가는 곳으로 알려져 있지만, 알고 보면 이렇게 다양한 근대 건축들을 만나볼 수 있는 장소이기도 합니다. 또, 그 근대 건축들이 계속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내부를 둘러보며 옛날부터 현재까지 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확인하고 느껴볼 수 있습니다. 진해 여행을 벚꽃으로만 규정짓기에 진해라는 도시가 갖고 있는 문화유산이 가진 매력이 제대로 빛나지 못하는 것 같아 아쉽습니다. 혹시, 진해 여행을 생각하고 있다면 이번엔 근대 건축 탐방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