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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분홍 벚꽃은 엔딩, 연초록 찻잎은 일렁, 하동 십리 벚꽃 길

문화포털 기자단 2016-04-28
연분홍 벚꽃은 엔딩, 연초록 찻잎은 일렁, 하동 십리 벚꽃 길


안녕하세요. 제4기 문화포털 기자단 김 봄입니다. 4월 중순, 하동에 다녀온 여정을 소개할까 합니다. 그중에서도 한국의 아름다운 거리로 손꼽히는 하동 십 리 벚꽃 길에 다녀왔습니다! 벚꽃이 만개한 풍성한 벚꽃나무를 기대하신다면 실망하실지도 몰라요. 하지만 함께 여정을 떠나는 기분으로 보신다면 충분히 즐길 수 있으실 거예요. 이젠 벚꽃을 보내야 할 때, 외쳐 갓 벚꽃!!!


화개터미널 앞에서 ⓒ 문화포털 기자단 김봄

화개터미널 앞에서 ⓒ 문화포털 기자단 김봄


화개터미널 바로 옆에 유명세 자자한 화개장터가 있습니다. 화개천 물줄기 위에 수놓인 다리를 건너 화개장터에 가보았습니다. 울긋불긋한 분홍빛 꽃나무 가지를 배경 삼아 줄 서서 사진을 찍는 분들이 꽤 많이 보였는데요.


화개천 앞 만개한 꽃가지를 배경삼아 사진 찍는 사람들 ⓒ 문화포털 기자단 김봄

화개천 앞 만개한 꽃가지를 배경삼아 사진 찍는 사람들 ⓒ 문화포털 기자단 김봄


화개장터의 역사


‘여기가 화개장터 입구인가!’를 미처 알아차리기도 전에 사람들의 발걸음을 따라 이미 화개장터로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본디 화개장터는 화개천과 섬진강이 맞닿은 곳에 열리던 장으로, 섬진강의 물줄기를 따라 돛단배가 정박할 수 있는 강의 상류지점에 위치한 대규모 장터입니다. 조선시대에 매달 5일마다 정기적으로 장이 섰고 그 당시 경상도와 전라도 사람들이 모여 임산물과 농산물, 해산물 등을 교환하는 상업의 중심지였다고 합니다.


양쪽으로 각 잡힌 상점들 ⓒ 문화포털 기자단 김봄

양쪽으로 각 잡힌 상점들 ⓒ 문화포털 기자단 김봄


과거 화개장터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지만 1997년부터 옛 시골 장터의 모습을 되살리기 위해 복원사업을 시작했고 2001년에 개장하였습니다. 이후 화재로 다시 한 번 복구공사를 진행해 2015년 재개장하였습니다. 해마다 봄에는 화개장터에서 쌍계사까지 약 10리의 걸친 벚꽃길을 걸으며 만개한 봄을 즐기는 화개장터벚꽃축제가 열리고 있습니다.


섬진강을 따라가는 박경리 토지길 팻말 ⓒ 문화포털 기자단 김봄

섬진강을 따라가는 박경리 토지길 팻말 ⓒ 문화포털 기자단 김봄


오늘날, 잘 정돈된 시장의 모습으로도 옛 정취를 느낄 수 있는 화개장터를 보면서 옛것을 익혀 새것을 만들어낸다는 온고지신의 철학이 그대로 담겨있음을 느꼈습니다. 장터골목에서 지리산•섬진강 특산물과 약재, 전통잎차, 재첩국정식, 산채비빔밥 등을 팔고 있는 모습과 맞은편에 있는 카페, 아이스크림, 기념품 가게의 모습을 통해 옛것과 새것의 자연스러운 어울림도 볼 수 있었습니다. 


고로쇠 물도 팔고 아이스크림도 팔고 / 약초도 팔고 ⓒ 문화포털 기자단 김봄

고로쇠 물도 팔고 아이스크림도 팔고 / 약초도 팔고 ⓒ 문화포털 기자단 김봄


“여긴 먹을거리 천국이다, 아아 참아야하느니라”


“전라도와 경상도를 가로지르는!(가수 조영남의 ‘화개장터’의 일부)” 

어디선가 노래가 들려왔고 엿장수의 현란한 엿가위 부딪치는 장단에 맞춰 한껏 춤을 뽐내고 계시는 어르신들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기자는 마음속으로 되뇌었습니다. ‘엿가위 부딪치는 소리에 달달한 엿이 사먹고 싶었지만 비루한 학생의 신분이기 때문에 나는 참아야 한다’라고요.


섬진강 재첩작업 ⓒ 공유마당 이혜숙 제공

섬진강 재첩작업 ⓒ 공유마당 이혜숙 제공


엿향기로부터 거의 도망치다시피 한 골목자락에 들어섰습니다. 들어서자마자 맛깔나 보이는 음식들이 보였습니다.

팥 앙금 들어간 큼지막한 인절미, 달달한 오미자 엑기스, 통깨 듬뿍 뿌린 도토리묵, 재첩국정식 한상, 아이스크림콘까지! 자~! 진정하자고요. 참, 화개장터에 오시면 꼭 재첩국을 드셔보세요. 깨끗한 섬진강 하류에서 캐낸 재첩은 그 명성이 자자하여 청와대까지 납품되었다고 하니 그 명성을 직접 확인해 봐야  겠죠? 




십리벚꽃길로


다시 화개천을 건너 십리벚꽃길로 같이 걸어볼까요? 십리벚꽃길은 대한민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 가운데 전국 관광객이 많이 찾기로 유명한 장소입니다. 쌍계사까지 약 6㎞, 걸어서 약 1시간 반 정도 걸리는 어쩌면 평범하고 지루한 이 거리를 양옆으로 줄 서 있는 벚나무가 길동무 삼아, 말동무 삼아 벗해 줍니다.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 中 십리벚꽃길 ⓒ 문화포털 기자단 김봄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 中 십리벚꽃길 ⓒ 문화포털 기자단 김봄


과거 조선시대 사람들은 화개장터 주막에서 배를 채운 뒤 이 길을 따라 쌍계사로 갔겠죠? 물론 등 뒤에 무거운 봇짐을 진 채 말이죠. 어쩌면 아주 무거운 책을 진 사람도 있었을 거예요. 하인과 말이 있는 부잣집 선비들은 더욱 편하게 지나갔을 것 같군요. 과연 그 때도 아름다운 벚나무가 있었을까요? 상상만 해도 한 폭의 그림 같은 장면을 떠올리며 걸었습니다. 


십리벚꽃길 ⓒ 문화포털 기자단 김봄

십리벚꽃길 ⓒ 문화포털 기자단 김봄


이 길을 혼자 걸어도 외롭지 않은 이유는 같이 걷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에요. 관광버스를 타고 단체로 관광 온 사람들이 나무 언저리에서 수다 떠는 소리가 들리고 작은 개집 아래 세월아 네월아 뛰어다니는 강아지의 천진난만한 모습 그리고 세상 둘밖에 안 보일 것만 같은 커플도 만날 수 있었어요. 사실 웬만하면 커플은 안 봤으면 싶었는데 말이죠. 


화개중학교 ⓒ 문화포털 기자단 김봄

화개중학교 ⓒ 문화포털 기자단 김봄


길을 따라걷다보면 법하마을로 가는 길이 나오고 길이 하나로 좁혀집니다. 조금 높은 시야에서 걸어볼 수 있도록 나무로 만든 다리도 있으니 위쪽 길을 추천합니다. 걷다보면 얼마 안가서 화개중학교가 나오는데요. 주말이라 아이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지만 십리벚꽃길을 앞마당 삼아 공부하고 뛰어놀 수 있는 아이들이 내심 부러웠습니다.


돌 사이 흐르는 물줄기 소리 ⓒ 문화포털 기자단 김봄

돌 사이 흐르는 물줄기 소리 ⓒ 문화포털 기자단 김봄


계속해서 걸어봅니다. 한 길로 쭉 그어진 도로와 보도 그리고 벚나무만 있습니다. 세월에 걸쳐 돌 사이를 오래도록 흘러내렸을 물줄기 소리가 귀를 정화해 줍니다. 그 앞에서 사진을 남기는 것도 잊지 마세요. 사진찍기 좋은 포인트랍니다. 


아래에서 올려다본 벚꽃나무 ⓒ 문화포털 기자단 김봄

아래에서 올려다본 벚꽃나무 ⓒ 문화포털 기자단 김봄


역시 하동은 녹차의 고장답게 어렵지 않게 녹차 밭을 볼 수 있었어요. 종종 관광객이나 보행자들이 쉬어갈 수 있도록 길가에 있는 카페도 마주칠 수 있는데요. 그 곳에서는 카페뿐만 아니라 녹차가 들어간 그린티라떼도 맛볼 수 있어요. 달콤한 하동의 녹차 맛을 맛보실 수 있겠죠?


모습을 드러낸 푸릇한 녹차잎 ⓒ 문화포털 기자단 김봄

모습을 드러낸 푸릇한 녹차잎 ⓒ 문화포털 기자단 김봄


미션! 점심 먹을 곳 찾기!


쌍계사 식당촌 주차장 ⓒ 문화포털 기자단 김봄

쌍계사 식당촌 주차장 ⓒ 문화포털 기자단 김봄


오래된 버스정류장을 지나서 조금 더 걷다보면 머지않아 쌍계사를 가리키는 푯말이 나옵니다. 열심히 걸으면 이내 쌍계사로 올라가는 쌍계1교에 다다를 수 있습니다. 쌍계1교를 따라 올라가면 차가 다닐 수 없는 꾸불꾸불한 길목에 노점들이 즐비해있고 조금 더 걸어 올라가면 주차장과 맛집이 찾을 수 있습니다. 역시 쌍계사 바로 아래라서 음식점들이 굉장히 많은데요. 어쩌면 사찰음식을 맛볼 수 있을지도 몰라요! 사전정보 잘 입수해서 오시길 바랍니다.


오남매식당 도토리묵 ⓒ 문화포털 기자단 김봄

오남매식당 도토리묵 ⓒ 문화포털 기자단 김봄


저는 가장 저렴하고 사람들이 없는 곳에 가보았습니다. 그것은 제가 학생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 곳 쌍계사 식당촌에 있는 음식점이 대동소이하리라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이왕이면 덜 알려진 곳엘 찾아가면 좋은 법이니까요! 이곳은 오남매 식당입니다. 이곳에서 산채비빔밥과 도토리묵을 주문했습니다. 놀랍게도 할아버지께서 홀로 능숙하게 음식을 준비해주셨어요. 친구와 함께 비빔밥 하나만을 시켰는데 공깃밥을 두 개씩 주시면서 반찬 부족하면 말할 것을 당부하셨고 밥이 입에 맞는지 물어보시며 인심 좋게 웃어주셨답니다.





돌아가는 길은 언제나 빠르다


돌아가는 길에 탄 마을버스는 우리가 화개터미널에서 쌍계사까지 장장 2시간에 걸쳐온 거리를 단숨에 지나가버리더군요. 역시 돌아가는 길은 허무했습니다.


쌍계정류장 ⓒ 문화포털 기자단 김봄

쌍계정류장 ⓒ 문화포털 기자단 김봄


잠깐, 하동터미널 버스에는!!!


*버스안내원이 있다*

한 번이 아닙니다. 하동터미널 버스에서도, 화개터미널 버스에서도 봤습니다. 진심으로 멋있어 보였습니다. 짐이 많은 승객의 짐을 효율적으로 보관하고 몸이 불편한 승객이 자리에 앉는 것을 도와드리는 등 기사님의 일을 대신해서 할 뿐만이 아니라 마치 버스의 활력소 같으셨습니다. 그것이 정녕 1970, 1980년대 안내양의 모습은 아닐지언정 마치 시간여행을 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버스 나물 직거리장이 있다*

화개장터에 봄나물을 팔기위해 무거운 보따리를 가지고 할머니 한 분이 타십니다. 그 모습을 본 다른 할머니께서 갑자기 묻습니다. (버스에 목소리가 다 들리는 상황)


“뭐 팔러 가?”

“응, 봄나물 이것저것.”

“(대뜸)나한테 팔어.”

“을마 줄건데?”

“을마로 팔건데?”

“한 보따리에 $#&원 정도”

“안디야, 안사.”

“그럼 을마?”

“한 보따리에 @$원 줄게.”

“참나...”

“아 얼른 답 혀! 나 곧 내려야 혀!”

“아, 알겄어, 팔어!! 팔어!!”


거래를 마친 할머님께서 꾸깃꾸깃한 돈을 건넨 뒤, 버스 앞으로 달려 나가서 보따리를 풀어 뒤지셨고 그중 원하는 봄나물을 냉큼 집어서 버스에서 내리셨습니다. 두 분의 유쾌한 말투와 재미진 행동을 보니 무슨 TV 희극을 보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여러분도 하동에 가시면 심심치 않게 보실 수 있으실 거예요. 


화개장터 들려서 맛있는 음식 먹고 십리벚꽃길을 걸으며 소화시키고 다시 쌍계사 식당촌 맛집에서 밥을 먹은 뒤, 쌍계사에 올라가 좋은 기운 받고 내려오면 당신의 주말이 완벽하게 추억될 거예요! 지금까지 제4기 문화포털 기자단 김 봄이었습니다.





* 참고자료

하동에서 십리벚꽃길 가는 법

#버스편

하동에서 십리벚꽃길로 가기 위해 거쳐야 하는 곳이 있어요. 바로 화개터미널입니다. 하동터미널에서 화개터미널로 가는 버스편은 거의 1시간에 한 대씩 있기 때문에 승용차를 이용하는 편이 수월하답니다.


#자가용편

서울에서는 경부고속도로를, 광주, 부산, 대구에서는 남해고속도로를 타고 또 다른 고속도로 하나, 국도 그리고 하동IC를 거쳐서 화개로 오시면 됩니다. 자세한 경로는 아래의 주소를 통해 확인하시면 됩니다.

http://tour.hadong.go.kr/program/tour/tourfestival/outTourFestival.asp?cate=2


#쌍계사에서 하동터미널로 가는 버스편

상구슈퍼 맞은 편 버스정류장에서 탑니다. 버스는 대략 한 시간에 한 대씩 오기 때문에 시간을 미리 확인하는 편이 좋습니다. 작은 지역 특성상 도시버스와 달리 마을버스가 일찍 오거나 늦게 올 수 있기 때문에 미리 가서 자리를 지키는 것도 중요합니다. 모두 시간 잘 지켜서 집에 무사히 돌아갈 수 있도록!


김봄의 문화공감

출처 문화포털 기자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