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포털- 섬진강 따라 봄의 왈츠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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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례’ 하면 가장 먼저 무엇이 떠오르세요? 화개장터? 섬진강과 제첩?

무엇보다 경남 하동에서 내달려 구례를 포근히 안고 전북 남원으로 맥을 잇는 지리산을 빼놓을 수 없겠죠? 지리산을 따라 수많은 생명을 품고 흐르는 아름다운 젖줄 섬진강이 있고요.

오늘은 남원과 하동을 어깨하며 지리산국립공원과 유명 사찰, 고택 등 역사와 생태, 문화를 자랑하는 구례로 발길을 잡아 2015년 새롭게 개원한 지리산생태탐방연수원(원장 안시영)을 둘러보고, 그 주변 볼거리들을 살펴보기로 합니다.

지리산생태탐방연수원 전경 ⓒ 지리산생태탐방연수원

지리산생태탐방연수원 강의실 전경 ⓒ 지리산생태탐방연수원

남원에서 출발하여 30분 정도 달려서 도착한 곳은 우리나라 제1호 국립공원인 지리산의 남부사무소 입니다. 잠깐 들러 지리산에 대한 주변 안내를 받고, 5분 정도 걸어가니 연수원이 나옵니다. 지리산생태탐방연수원의 랜드마크가 ‘꿈엔들’인 이유가 경관을 마주한 순간 바로 딱 와 닿습니다. 꿈에서나 봤음직한 아름다운 모습이 자연 속에 포옥 안겨 있습니다. “흐미~ 참말로 이쁘네잉~~ ” 하하, 전라도 사투리가 자동반사로 나옵니다. 외관도 멋지지만 건물 안은 더욱 내실 있고, 깔끔하고, 자연친화적입니다.

지리산생태탐방연수원 생활관 복층실 전경ⓒ 지리산생태탐방연수원

지리산생태탐방연수원 생활관 복층실 전경 ⓒ 지리산생태탐방연수원

생태체험의 산실임을 자부하는 이곳에서 이루어지는 주된 사업이 자연과의 아름다운 만남을 연결하는 생태관광 운영입니다. 마침 꼬마 친구들의 체험활동을 도와 무언가를 열심히 설명하고 계시는 한동호 자연환경해설사와 잠시 인터뷰하였습니다.

섬진강 연어 방사장면 ⓒ 문화포털기자단 임숙자

Q : “안녕하세요? 지리산생태탐방연수원은 주로 어떤 일을 하는 곳인가요?”

A : “탐방객이 국립공원에 머물면서 자연생태와 환경에 대한 교육과 체험을 할 수 있도록 숙박 및 교육실을 갖추고, ‘지리산 비경을 찾아 떠나는 테마여행’이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지리산, 섬진강 등의 우수한 자연환경과 접목시켜 탐방객에게는 즐거운 성장과 추억을, 지역사회에는 경제적 이익에 도움이 되는 생태관광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요.”

Q : “프로그램을 위한 주요 시설들은 어떤 것들이 있나요?”

A : “탐방객들을 위한 생태체험, 환경교육,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주요 시설로 강의실 5실, 대강당 1실, 체험실습실 1실, 생활관 21실 등을 갖추고 있습니다.”

Q : “생태관광에 관해 설명 좀 해주시겠어요?”

A : “지역의 자연과 문화의 보전, 지역주민의 삶의 질 향상, 교육, 해설을 통해 참여자가 자연환경의 소중함을 알고, 지역과 함께 소통하는 아름다운 생태여행이라 할 수 있습니다.”

“네, 얘기만 들어도 뿌듯하고 의미 있는 일들에 든든하고 기대가 됩니다. 우리의 소중한 자연환경의 지킴이 역할 잘 부탁드립니다.”

나무위에서 놀고 있는 반달곰 ⓒ 문화포털기자단 임숙자

친환경적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내부 시설을 둘러보고 나와서 바로 옆 반달곰을 관리 연구하는 국립공원종복원기술원을 살짝 들여다본 다음, 바로 위에 위치한 사찰 ‘화엄사’의 유명한 ‘각황전 홍매’ 를 보기 위해 발길을 옮깁니다.

위 각황전 / 아래 각황전 처마 밑에서 바라본 화엄사 홍매화 ⓒ 문화포털기자단 임숙자

붉은빛이 강렬해 ‘홍매’보다는 ‘흑매’로 불리는 수령 400년을 지닌 고상, 우아 위풍당당한 홍매를 보며 때를 잘 맞춰 온 이 봄이 참 찬란하다 생각합니다. 부처님께 합장하여 인사올리고, 시원한 약수 한 모금 들이켜고 다시 발길을 재촉합니다.

운조루 전경 표지판의 그림 ⓒ 문화포털기자단 임숙자

다음 소개할 곳은 구례군 토지면 오미리에 있는 운조루(雲鳥樓) 입니다. 입구에 안내 표지판이 이렇게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이 집은 중요민속자료 제8호로 조선 영조 52년(1776)년 삼수부사를 지낸 안동출신의 유이주(柳爾胄)가 세운 것으로 조선시대 양반가의 대표적인 구조의 집이다. 풍수지리설에 의하면 이 집터는 남한 3대 길지(지덕이 있는 집터)의 하나로 [금환낙지(金環落地)]의 형세와 국면을 이루고 있다고 한다.

집은 ㅡ자형 하인들의 방(행랑채)와 ㅜ자형 사랑채, ㄷ자형의 안채가 있고 대문 안의 행랑채가 서로 연이어져 있고, 안채의 뒷면에는 사당이 자리잡고 있다. 구조 양식은 기둥과 기둥위에 건너 얹어 그 위에 서까래를 놓는 나무인 ‘도리’와 그 도리를 받치고 있는 모진 나무인 ‘장여’로만 된 구조(민도리집)로서, 지붕은 사랑채, 안채가 연이어져 있으나 팔작지붕으로 되어 있다.‘

운조루 집들과 마당 전경 ⓒ 문화포털기자단 임숙자

고상한 정취로 조선의 멋을 지닌 아름다운 고택을 구서구석 돌아보다가 또 하나의 안내 표지판을 만납니다. 바로 ‘타인능해’ 표지판입니다.

'타인능해'란 쌀 두 가마니 반이 들어가는 나무독에 쌀을 채워놓고 마을에 가난한 사람이 끼니를 이을 수 없을 때 마개를 돌려 쌀을 빼다가 밥을 짓도록 허용한다는 뜻으로 쌀독의 마개에 '타인능해'라고 써놓았음.

각종 민란, 동학, 여순 사건, 6.25전쟁 등 힘든 역사의 시간을 지내오면서도 운조루가 지금처럼 건재할 수 있었던 것은 어쩌면 바로 이 타인능해의 정신 때문일 것이다.

재산이 많아 부자가 아닌, 나누는 마음이 넉넉하여 참된 부자였던 더불어 삶의 의미를 이 고장을 다녀가시는 분이라면 이곳에 꼭 들러 느껴보시기를 ‘강추’합니다.

운조루가 있는 마을 앞에 펼쳐진 가을 들판 ⓒ 문화포털기자단 임숙자

섬진강을 따라가노라면 만나지는 곳 몇 군데 더 소개합니다.

박경리 소설 <토지>의 고장 최참판댁 마을에 올라 ‘서희’가 도시락을 싸가지고 돌아야 했던 그 넓은 평사리 들판을 내려다보며 최씨 일가와 그 시대의 감흥을 느껴 보는 것도 좋겠지요. 돌아가는 길에 ‘백사청송(白沙靑松)’ 섬진강변과 물결에 심호흡하고, 은어회와 재첩국으로 호남의 별미를 맛보시고, 하동 쪽으로 가시면서 화개장터에 들러 봄기운 도는 나물도 한 움큼 사고, 벚꽃 길을 유유히 거닐어 보면 어떨는지요?

이제 섬진강 줄기인 곡성을 따라 남원에 닿습니다. 5월 13일에서 16일, 4일간 제86회 춘향제가 열리는 남원의 축제와 더불어 가볼 만한 곳은 남원의 대표명소 광한루와 춘향 테마파크, ‘만복사저포기’의 이야기가 있는 만복사지, 남원성 전투의 역사를 지닌 만인의 총, 그리고 운봉쪽으로 명창 송흥록생가와 국악의 성지, 실상사, 지리산 뱀사골 등 맑고 푸른 경관들은 둘러보는 시간을 값지게 만들어줄 것입니다.

광한루 ⓒ 문화포털기자단 임숙자

만복사지 오층석탑 ⓒ 문화포털기자단 임숙자

만복사지 오층석탑 ⓒ 문화포털기자단임숙자

조금 더 욕심내어 가족들이 함께 들러볼 만한 곳은 곡성에 있는 섬진강 도깨비마을입니다. ‘도깨비살’이라는 지명이 있어 정말로 그곳에 도깨비들을 살리고 함께 노래하며 뒹굴며 어린이들과 친구하는 촌장님이 있는 재미난 체험마을입니다. ‘책이 꼼지락’ 작가님의 인형극도 보고, 재미난 이야기 들으며 도깨비 친구하나 사귀어 놓고 가세요.

도깨비마을 전망대에서 바라본 섬진강 도깨비살 전경 ⓒ 문화포털기자단 임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