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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를 관통하는 고전의 향기, 연극 '세일즈맨의 죽음'

문화포털 기자단 2016-04-22
시대를 관통하는 고전의 향기, 연극 '세일즈맨의 죽음'

1949년과 다르지 않은 2016년의 세일즈맨

극 <세일즈맨의 죽음> 


시대를 관통하는 변하지 않는 고전의 진리 

하루하루를 근근이 버티며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삶과 죽음이란 어떤 의미로 자리 잡고 있을까요? 그리고 삶과 죽음이라는 보이지 않는 경계 속에서 쳇바퀴 같은 일상을 연명해가는 현대인들에게 연극은 무엇을 전달할 수 있을까요? 연극은 시대를 담고 그 안에 존재하는 인간을 대변합니다. 우리는 연극을 통해 당대를 살았던 개인의 삶을 이해하고 나아가 그들이 속한 거대한 사회를 바라봅니다. 연극은 시대의 자화상이자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내다보게 하는 매개 역할을 합니다.


이러한 점에서 오랜 시간 동안 꾸준히 무대 위로 소환되어 온 고전 작품은 전 시대를 관통하는 변하지 않는 진리를 내포하고 있으며, 그 진리가 수많은 관객의 의식과 정신을 일깨운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연극 <세일즈맨의 죽음>은 초연 후 67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음에도 연극이 쓰인 1949년뿐 아니라 2016년을 사는 현대인의 삶까지 연상케 합니다. 그렇다면 연극 <세일즈맨의 죽음>이 말하는 현대인 즉, 세일즈맨의 삶과 죽음은 어떠한 모습일까요?


연극 세일즈맨의 죽음 중 한 장면 ⓒ예술의전당

연극 <세일즈맨의 죽음> ⓒ 예술의전당


아서 밀러의 <세일즈맨의 죽음>

1949년에 초연된 <세일즈맨의 죽음>은 20세기 드라마의 거장이라 불리는 아서 밀러의 대표 작품입니다. ‘현대 영미 희곡의 아버지’라고 평가되는 아서 밀러는 6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모두가 나의 아들(All My Sons)>, <시련(The Crucible)>, <다리에서 바라본 풍경(A View from the Bridge)> 등 총 26편이 넘는 작품을 써내며 문제적 사회 가운데 고립된 하나의 개인을 조명하곤 했습니다. 


연극 <세일즈맨의 죽음> ⓒletscc

연극 <세일즈맨의 죽음>의 원작자 아서 밀러

ⓒ letscc


아서 밀러의 이러한 작품관을 잘 이해하기 위해 그의 어린 시절을 잠시 살펴보자면, 그는 유대계 미국인 이시도어 밀러의 세 자녀 중 차남으로, 1915년 미국 맨해튼에서 태어났습니다. 그의 아버지는 한때 400여 명의 직원 규모의 거대한 여성복 공장을 운영할 만큼 부유했습니다. 그러나 1929년 대공황의 시작을 알리는 검은 화요일의 주가 폭락은 밀러家도 예외가 아니었고 이로 인해 가세가 심하게 기울게 되었습니다. 당시 10대였던 밀러는 생계와 학비 마련을 위해 일을 시작했는데 어린시절 겪은 그 경험이 밀러에게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입니다. 투철한 사회의식과 사회를 바라보는 그의 냉철한 시선은 곧 <세일즈맨의 죽음>을 비롯한 여러 작품을 창조하는 근간으로 작용하게 됩니다.


연극 세일즈맨의 죽음 중 한 장면 ⓒ예술의전당

연극 <세일즈맨의 죽음> ⓒ 예술의전당


<세일즈맨의 죽음>은 밀러가 1949년에 쓴 작품으로, 냉혹한 자본주의 현실 속에서 60대의 윌리가 인생의 전부라 생각했던 회사로부터 버림 받은 후 겪게 되는 내면적 고통과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그립니다. 평생을 세일즈맨으로 살아온 윌리는 실적을 높이기 위해 계속해서 발버둥 치지만 현실 속 그의 모습은 누구도 찾지 않는 한낱 노년의 세일즈맨일 뿐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초라해진 그의 곁을 지키는 그의 아내는 매일 구멍 난 스타킹을 꿰맬 뿐이고, 희망이라 믿었던 그의 두 아들은 변변한 직업 없이 사회의 낙제자로서 방황하며 세상을 살아갑니다. 통장 잔고는 계속 바닥을 향해 내려가고 높아만 지는 고층 빌딩 숲에서 작디작은 그의 집은 점점 설 자리를 빼앗기고 맙니다. 이처럼 절망 속 한가운데 위치한 윌리는 답답한 그의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한 채 꿈과 희망이 가득했던 지난날의 기억만을 떠올립니다. 냉혹한 현실을 피해 과거의 환상 속으로 도망가는 윌리는 성공과 부를 꿈꾸던 젊은 날의 자신과 현실의 자신을 점점 구분하지 못하게 되고 그 경계에서 계속 고통스러워합니다.


연극 세일즈맨의 죽음 중 한 장면 ⓒ예술의전당

연극 <세일즈맨의 죽음> ⓒ 예술의전당


새로이 재탄생한 2016 <세일즈맨의 죽음>

그렇다면, 원작을 새롭게 재탄생한 2016년 연극 <세일즈맨의 죽음>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상기시킬까요? 우선, 연극은 원작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채 밀러가 쓴 희곡을 재현해 냅니다. 밀러가 쓴 희곡은 작품 속 인물들의 내면적 갈등과 고뇌가 극을 이끄는 주된 힘으로 작용합니다. 각 인물이 느끼는 섬세한 감정과 여러 인물의 감정들이 충돌하여 폭발하는 대립을 통해 밀러가 말하고자 하는 거대한 사회구조에 대한 비판과 그 안에 사는 인간 존재의 적나라한 현실이 드러나게 되는 것입니다. 2016<세일즈맨의 죽음>은 이러한 밀러의 섬세하고 농도 짙은 언어를 그대로 무대 위에 그려냅니다. 

그리고 무대에 펼쳐지는 세일즈맨의 삶은 현재를 비추어보아도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달라진 것이 없습니다. 작품의 배경이 되는 미국과 오늘날 연극이 공연된 한국이 서로 다른 문화를 지닌 나라임에도, 그리고 67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1949년의 세일즈맨과 2016년의 세일즈맨은 공통된 이야기를 배출해냅니다. 자본주의라는 거대한 구조 안에서 세일즈맨 즉, 현대인이 겪게 되는 현실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유사한 형태의 비극을 창조해내며 이는 오랜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연극 세일즈맨의 죽음 포스터 ⓒ예술의전당

연극 세일즈맨의 죽음 포스터 ⓒ예술의전당


2016년을 사는 관객은 1949년의 세일즈맨을 보며 현재 자신의 모습을 다시금 되돌아 보게 됩니다. 그리고 동시에 1949년의 세일즈맨과 2016년의 우리를 이렇게 만든 사회를 생각하게 됩니다. 이처럼 연극은 전 시대를 관통하는 우리의 삶을 담아내고 그 안에 살고 있는 인간을 대변합니다. 밀러가 관객에게 말하고자 했던 세일즈맨의 삶과 죽음은 어떠한 의미일까요? 2016 <세일즈맨의 죽음>을 통해 직접 보고 느끼며 확인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 공연 정보

- 공연명 : 연극 <세일즈맨의 죽음>

- 기간 : 2016년 04월 14일(목)~5월 08일(일)

- 장소 : 예술의전당 CJ 토월극장

- 관람시간 : 165분 (인터미션 15분)

- 공연시간 : 평일 오후 7시 30분(월요일은 공연 없음) / 토, 일, 공휴일 오후 3시

- 공연요금 : R석 60,000원 S석 45,000원 / A석 30,000원

- 관람등급 : 중학생 이상

- 찾아가기 : 지하철 3호선 남부터미널역 5번 출구 도보 15분

- 홈페이지 : http://www.sac.or.kr/program/schedule/view.jsp?eq=27881&s_date=20160416


* 참고 문헌

- 아서 밀러, 강유나, 『세일즈맨의 죽음』, 민음사, 2009


* 참고 사이트

- 예술의전당 홈페이지 :  http://www.sac.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