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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진 벽 너머로 무대를 보다

- 안산국제거리극축제, 목포세계마당페스티벌 -

‘제4의 벽’ 이론을 들어보신 적 있나요? 프랑스의 철학자이자 문학자인 D.디드로가 주창한 말로, 연극에서 객석을 향한 가상의 벽을 일컫는 말입니다. 무대는 하나의 방으로 되어야 하고, 여기에서 한쪽 벽은 관객이 볼 수 있도록 제거된 것뿐이며, 이것이 가상적인 제4의 벽이라는 것입니다. 이는 사실주의 연극의 주요한 지침이 되어 왔습니다.

여기, 제4의 벽을 적극적으로 무너뜨리려 하는 극이 있습니다. 바로 거리극과 마당극입니다. ‘거리극’은 말 그대로 거리나 공원 등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상연되는 연극을 말합니다. ‘마당극’은 전통연희를 현대적으로 계승한 한국적인 연극 양식으로, 마당이나 실내의 넓은 공간에서 공연되는 새로운 연극 형태를 일컫습니다. 극장에서 거리로 나와 더욱 흥미로운 거리극과 마당극을 주제로 한 축제가 여러분을 새롭게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 봄과 여름 사이, 안산국제거리극축제

안산국제거리극축제 역대 포스터 (왼쪽부터 2005, 2009, 2013, 2015) ⓒ 안산국제거리극축제

‘안산국제거리극축제’는 2005년부터 매년 5월에 개최되고 있습니다. 명실상부 국내외 최고의 아티스트들이 펼치는 거리축제 한마당으로 ‘거리에서의 새로운 문화 발견’을 지향하며, 일상의 공간을 예술적 공간으로 변화시키고 관객과 함께 어우러지는 축제입니다.

2015 안산국제거리극축제 지도 ⓒ 안산국제거리극축제

2005년, 축제가 처음 시작될 당시에는 안산문화예술의 전당 일대에서 진행되었습니다. 해를 거듭하면서 광덕로 일대, 브라보 광장, 호수공원, 25시 광장 등으로 장소를 넓혀 이동하였습니다. 2013년부터는 안산문화광장에 자리를 잡아 2015년까지 같은 곳에서 진행되었습니다. 2015년에 처음 시도된 ‘프리페스티벌_원곡동’까지, 보다 많은 곳에서 거리극을 보여주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2014 안산국제거리극축제 포스터와 2015 공연 ⓒ 안산국제거리극축제

(왼쪽부터 <안.녕.安.寧>, <비상>, <안산순례길>, <위대한 도시>)

2014년 축제는 세월호 사고에 조의를 표하며 취소되었으며, 2015년에는 그와 관련한 프로그램, 치유하고 공감할 수 있는 콘텐츠가 많았습니다. 개막공연인 ‘창작그룹 노니(한국)’의 <안.녕.安.寧>과 ‘에어로스컬쳐(Aerosculpture)(프랑스)’의 <비상(Envolee)>에서 자연스레 세월호가 그려졌고, ‘크리에이터’에서도 ‘안산순례길개척위원회’의 <안산순례길>이 눈에 띄었습니다. 기획프로그램인 ‘위대한 도시’ 중 ‘올리비에 그로스테테(Olivier Grossetete, 프랑스)’의 <시민의 건축(People's Tower)>은 사전 신청자 및 관람객들과 함께 거대한 종이상자로 건축물을 쌓아올리는 커뮤니티 아트로, 바다를 비추며 뱃사람의 안녕을 빌었던 것처럼 세월호의 아픔을 잊지 않고 돌아오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건물 3층 높이의 ‘등대’를 만들어냈습니다.

● 여름의 끝자락에서, 목포세계마당페스티벌

목포세계마당페스티벌 역대 포스터 (왼쪽부터 2001, 2010, 2012, 2015) ⓒ 목포세계마당페스티벌

‘목포세계마당페스티벌’은 2001년 ‘우수마당극제전’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해 2002년 ‘목포전국우수마당극제전’, 2010년 ‘목포마당페스티벌’을 거쳐, 2012년부터 ‘목포세계마당페스티벌’로 발전하여 규모를 키워왔습니다. 축제 장소도 계속 변경되다가 목포마당페스티벌이라는 이름이 처음 사용된 2010년부터 원도심 차 안 다니는 거리를 중심으로 축제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거리극의 특성 상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기에, 2005년부터 2014년까지 10년 동안 7월 말에 열리던 것을 2015년에는 8월 말에 개최하였습니다.

2015 목포세계마당페스티벌 축제장 지도 ⓒ 목포세계마당페스티벌

목포세계마당페스티벌에만 있는 ‘빠꼼이’라는 이름의 자원활동가와 ‘굿쩐’이라는 버스킹 팁이 축제를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게 합니다. 자원활동가 ‘빠꼼이’ 중 광대단은 우스꽝스러운 의상과 분장으로 막걸리를 판매하는 등 관객들에게 또 다른 볼거리와 흥밋거리를 제공합니다. 굿쩐으로는 막걸리를 구입할 수 있고, 공연을 보고 난 후 팁으로 지불할 수도 있습니다. 굿쩐이 얼마나 이용될까 싶었는데, 생각보다 많은 관객들이 공연 후에 굿쩐을 지불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15년 째 이어져 오는 축제이기에, 페스티벌에 대한 목포시민들의 관심과 호응이 크고, 그것이 적극적인 관객 참여와 재방문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목표세계마당페스티벌에서, 주머니에 굿쩐을 두둑이, 어깨는 빠꼼이와 목포시민들과 나란히, 신나게 축제를 즐기실 수 있을 것입니다.

2014 목포세계마당페스티벌 현장 스케치와 2012 굿쩐

(왼쪽부터 개막 퍼레이드 중 ‘라퍼커션’, 광대단, 굿쩐) ⓒ 목포세계마당페스티벌

‘안산국제거리극축제에서의 봄’과 ‘목포세계마당페스티벌에서의 여름’은 새로운 시공간의 경험을 여러분께 선사할 것입니다. 2016년 한 해는 안산과 목포, 그리고 서울(하이서울페스티벌), 춘천(춘천마임축제), 구미(구미마당극축제) 등지에서 제4의 벽을 허물고 무대를 보는 자유로움을 누려 보시기를 추천합니다.

* 참고자료

- <제4의 벽>, 위키백과

https://ko.wikipedia.org/wiki/%EC%A0%9C4%EC%9D%98_%EB%B2%BD

- <제4의 벽>, 두산백과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1141212&cid=40942&categoryId=33105

- <거리극>, 두산백과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1208509&cid=40942&categoryId=33105

- <마당극>, 한국민족문화대백과, 한국학중앙연구원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572523&cid=46664&categoryId=46664

- <마당극>, 문학비평용어사전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1529892&cid=41799&categoryId=41800

- <마당극>, 두산백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