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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한옥마을을 묻다

문화체육관광부 대학생 기자단 2015-12-01
전주한옥마을을 묻다

전주한옥마을을 묻다

 

 

전주한옥마을은 한옥생활체험관, 전주소리문화관, 공예공방촌, 전통술박물관, 최명희문학관 등 슬로시티라는 이름에 맞는 문화시설뿐 아니라 푸짐한 전라도 밥상과 고즈넉한 한옥의 경치를 자랑합니다. 이곳은 연간 5백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오는 명소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초기 도시재생의 성공적인 사례라는 호평과 반대로 전주 한옥마을이 특색 없는 먹거리들이 넘쳐나는 상업화 문제와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는 쓴 소리도 들려옵니다.


전주한옥마을

 전주한옥마을의 한옥생활체험관(왼쪽)과 전주소리문화관(오른쪽) ⓒ 신지수 


 

 

한옥마을 주민, 박정순 씨

 

전주한옥마을

 

한옥마을 주민, 박정순 씨 신지수


예전에는 골목들이나 길도 좁고 불편했어요. 그런데 지금은 집 대문도 시에서 지어주고, 길도 늘려주고 해서 많이 좋아졌죠. 이제는 관광지가 되어서 대부분 좋아라고 해요.”

 

주민 인터뷰를 하기 전, 전주한옥마을이 관광지화되면서 주민들이 떠나고, 그 자리를 타지 사람이 채우게 되는 현상에 대해 기존 한옥마을 주민은 부정적인 입장일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자신들의 삶의 터전에 관광객이 유입되면서 생활이 불편해지고 떠나는 이웃들과 쌓아왔던 골목의 추억도 사라졌을 테니까, 하는 생각에 말입니다. 하지만 정작 그들의 입장은 달랐습니다. 한옥마을이 더 좋아졌고, 자신의 집이 높은 금액으로 책정될 수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었습니다.

 

 

 

 

전주한옥마을

 

전주한옥마을 모습 신지수


 

전주한옥마을이 지금처럼 많은 사람이 찾는 관광지가 되기 전에 한옥마을은 그저 허름한 동네에 불과했다고 합니다. 전주시가 전주한옥마을이라는 공식적인 이름을 내세우고 관광객을 유입하기 위해 펼친 마을 정비 속에서, 마을은 전보다 더 좋게 가꾸어졌다고 박정순씨는 말합니다. 최근 3년 사이에 꼬치를 비롯한 온갖 음식점이 한옥마을에 들어서면서 기존 주민이 떠나고 그 자리를 타지 사람이 채웠지만, 오히려 한옥마을이 활성화되는 과정에서 높아진 집세를 받고 떠나기 때문에 이득이라고 생각하는 주민이 많다고 합니다. 예전보다 한옥마을 땅값이 올라서 한옥마을을 먼저 떠난 주민들이 아쉬워하는 경우도 자주 본다고. 이렇듯 전주한옥마을 주민이 한옥마을을 바라보는 시각은 단순한 경제적인 논리가 커보였습니다.


 

 

전주시 서학동 예술가, 이희춘 씨

 

전주한옥마을

 서학동 예술가, 이희춘 씨 김희원


한옥마을에서 파는 음식을 보고 이게 무슨 전주의 음식이냐하는 분들도 있어요. 하지만 저는 나름대로 저렇게 꼬치를 하나 사 먹으려고, 커피를 하나를 마시려고, 풍년제과 초코파이를 사려고 줄을 10미터, 20미터 서는 것도 나는 하나의 문화라고 생각해요. 이러한 문화들이 정착이 될지, 아니면 있다가 사라질 문화인지는 모르지만, 이것도 지속적으로 지켜보면 나름대로 색다른 문화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그런 전주의 한옥마을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전주시 서학동에 사는 예술가, 이희춘 씨는 하나의 문화로 전주한옥마을을 받아들일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문화는 과거에 있는 것을 계승하는 것도 문화지만, 새로운 것으로 만드는 것도 문화라고 하였습니다. 한옥마을에 관광객이 많아지면서 온갖 음식점이 들어서고, 거기에 젊은 세대는 음식을 먹기 위해 긴 줄을 서서 기다립니다. 전주시에서는 전주시의 특성을 가진 음식을 만들기를 원하겠지만, 상점이 너무 많아졌다고 무조건 규제하고 단속하는 것으로 되는 문제가 아니고, 시간이 지나 어떤 문화가 정착되지 않을까 하는 예술가의 좀 더 넓은 관점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전주한옥마을 전주소리문화관 관장, 김성훈 씨

 

전주한옥마을

 전주소리문화관 관장, 김성훈 씨 신지수


전주한옥마을이 유명하지 않을 때는 많은 예술가가 상주해 있다가 점점 땅값이 올라가니까 다른 곳으로 이동하곤 했어요. 최근 전주시에서는 그런 분들을 다시 올수 있게끔 많은 노력을 하고 있죠. 우리 문화관에서도 그런 분들을 초청해서 프로그램을 열기도 해요. 사실 장소가 협소하기 때문에 한계가 있어요. 하지만 한옥마을이 다시 제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또 슬로시티로서의 면모를 갖추기 위해서는 지역 예술가들이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이 많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한옥마을하면 먹거리마을로 대변되곤 하였지만, 앞으로 문화적으로도 성숙한 진정한 문화 특별시가 될 수 있길 기대해요.”

 

전주한옥마을에 정착했던 예술가들이 빠져나가는 현상에 대해서 전주소리문화관 관장, 김성훈 씨는 양면의 칼이라고 말하였습니다. 먹거리나 즐길 거리가 없으면 젊은이들이 전주를 찾아오지 않기 때문에 전주만의 문화를 알릴 기회가 없습니다. , 전주만의 문화만 알리려고 하면 젊은이들은 재미없다고 오지 않습니다. 그는 이 두 가지가 잘 조화를 이루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하였습니다. 한옥마을의 상업화 현상은 김성훈 씨에게도 굉장히 우려되는 부분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제 그는 건물주들이 스스로 자성을 하면서 이대로 가면 안 되겠다는 것을 느끼고 있는 것을 보고 긍정적으로 나아갈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전주한옥마을

 전주한옥마을 길거리 음식을 기다리는 사람들 신지수


옆집에 일하시는 사장님도 항상 문화적인 것을 생각하면서 어떻게 문화로 사람들을 끌 수 있을까 항상 고민하세요. 예전에는 꼬치나 떡갈비로 돈을 버셨던 분들도 이제 좀 투자를 해서 계속해서 사람들이 문화를 즐기고, 먹으러 오도록 고민하고 있어요. 문화도시의 힘이죠.”

 

한옥마을 내에서 유명한 업주분들이 이러면 안 된다. 우리가 너무 상업적으로 가면 안 된다.’라고 생각하고 계속 모임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문화가 없으면 사람들이 아무리 사고팔고 해도, 이것은 순식간에 사라지는 것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느끼고 업주들이 모여서 문화행사를 계속 주최한다거나, 문화 모임을 가져서 문화 콘텐츠를 생성하고 있는 것입니다.


전주한옥마을

 전주소리문화관 기와의 신지수


 

 

전주한옥마을에 들른 관광객

 

전주한옥마을을 찾은 관광객에게 전주한옥마을하면 무엇이 떠오르는지 물어봤습니다. 먹거리, 한옥, 한복을 입고 다니는 사람이 생각난다고 합니다. 전주가 생소한 관광객에게 전주한옥마을은 어떤 공간으로 인식되고 있을까? 그들에게서는 전주한옥마을의 상업화 문제와 같은 거창한 이야기가 아닌 더 단순한, 어찌 보면 더 객관적인 판단을 들을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내일로를 통해 전주를 들렀다는 젊은 남녀를 만나보았습니다.

   

 

전주한옥마을

전주한옥마을을 찾은 여자 관광객 신지수


내일로를 하는 중에 전주에 사람들이 많이 방문한다는 소식을 듣고, 한번 와보고 싶어서 오게 되었어요. 전주한옥마을은 되게 이것저것 많아서 재밌는 것 같아요. 전통적인 것도 있고, 새로운 것도 있고요.”

 

 

전주한옥마을

 전주한옥마을을 찾은 남자 관광객 신지수


 

먹거리도 많고, 다양한 것이 좋아요. 저희가 지금 내일로 중인데, 마지막으로 맛있는 것도 먹고, 즐기기 위해 왔어요. 볼거리가 되게 많은데, 따로 입장료도 없고 돌아다니기는 좋은 것 같아요. 어떤 구경거리는 별로 없는 것 같긴 해요. 저희는 관광객 입장으로 왔으니까, 공연을 한다든지 각설이를 한다든지 그런 볼거리가 있을 줄 알았는데 그런 것은 없더라고요. 그냥 아이스크림 먹고 했죠.” 

 

먹거리에 대한 만족은 높았고, 한옥이 즐비한 공간을 걸어 다니며 친구와 사진을 찍고 볼거리는 있다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었습니다. 하지만 역시 문화적인 측면에서 한옥마을만의 특색이 부족한 것은 관광객에게도 아쉬움으로 남는 모양입니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관광객들의 이야기는 전주 한옥마을의 부단한 노력이 더 필요하다는 이야기로 들렸습니다.

 

이렇듯 아직 보완할 부분도 많은 관광지이지만 걱정할 것은 없습니다. 허름했던 마을이 발달돼 살기 편해졌다는 주민, 한옥마을의 모든 풍경은 새로운 문화라고 생각하는 서학동 예술가, 전주의 상업화 속에 이를 자각하고 경계하는 건물주들, 전주의 전통문화와 상업문화의 적절성이 중요하다는 전주소리문화관 관장님 등 전주 한옥마을의 다양한 문제들을 전주의 문화 계승과 창조를 위한 노력의 과정으로 받아들이고 발전방향을 모색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전주한옥마을 취재를 마치고, 터미널로 향하는 택시 안. 전주의 자랑거리를 늘어놓으시며 뿌듯하게 웃으시는 기사님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전주라는 도시가 더 멋스럽게 다가왔습니다. 누구보다 자기 지역을 사랑하고, 아끼고, 이해하는 사람들이 있기에 전주의 앞날은 더욱 빛날 것입니다.

 

 

- 작성자 : 문체부 대학생 기자단 신지수, 손승진, 나애슬, 이지연, 김희원

/ 문화포털 기자단 장수영(편집)

- 출처 : 도란도란 문화놀이터(http://culturenori.tistory.com 

신지수의 문화공감

출처 문화체육관광부 대학생 기자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