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타고 떠나는 농구 여행

우리나라의 4대 프로스포츠 중, 겨울을 대표하는 종목은 바로 농구입니다. 1년 전, 2014인천아시안게임에서 남·여 모두 정상에 올라 국민들에게 큰 감동을 선사했던 농구. 현재 농구는 KBL(Korean Basketball League, 프로농구연맹)와 WKBL(Woman Korean Basketball League, 한국여자농구연맹)라는 이름으로 리그 경기가 진행 중입니다. KBL은 10개 팀이 각 6라운드를, WKBL은 6개 팀이 각 7라운드를 통해 경쟁을 펼칩니다.

지하철역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관중들 ⓒ 문화포털 기자단 김진흥

농구는 다른 프로스포츠 종목들과 달리 수도권 안에 연고지를 둔 팀들이 많습니다. KBL 10개 팀 중 절반이나 수도권에 위치해 있고, WKBL 6개 팀 중 4개의 팀이 경기도권 안에 연고지를 두었습니다. 이와 함께 프로농구 경기가 벌어지는 체육관들이 지하철역 근처에 자리 잡고 있어서 많은 농구팬들이 주로 지하철로 체육관을 방문합니다. 이렇게 ‘시민의 발’인 지하철과 프로농구는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어느 역 근처에 어떤 체육관이 있는지 한 번 살펴볼까요?

① 2호선, 9호선 종합운동장역

잠실실내체육관과 가까운 종합운동장역 7번 출구 ⓒ 문화포털 기자단 김진흥

2호선과 9호선을 지나는 종합운동장역은 대한민국 스포츠의 메카입니다. 역 이름에서 알 수 있듯 88서울 올림픽이 개최된 종합운동장을 비롯해 잠실야구장, 수영장 등 올림픽의 산물이 종합운동장역 근처에 있습니다. 여기는 봄부터 가을까지 야구팬들로 들썩이고, 겨울부터 봄은 농구팬들로 북적일 정도로 스포츠를 좋아하는 사람들로 사계절 내내 가득 찹니다.

종합운동장역 근처에는 KBL 두 팀이 홈경기를 치릅니다. 잠실실내체육관을 홈 코트로 쓰고 있는 서울 삼성 썬더스와 잠실학생체육관을 홈구장으로 사용하는 서울 SK 나이츠입니다. 삼성은 전통 강호의 팀으로 삼성전자라는 이름으로 명성을 떨쳤습니다. 1997년 KBL 출범 당시에는 수원을 연고지로 삼았다가 2001년에 서울로 옮기며 지금까지 서울 농구팀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농구대잔치의 슈퍼스타인 이상민이 감독으로 있어서인지 농구대잔치 팬들이 종종 이곳에 찾아오기도 합니다.

잠실학생체육관 ⓒ 문화포털 기자단 김진흥

SK는 원래 청주를 홈으로 사용했다가 삼성과 같은 시기에 서울로 이동했습니다. 두 시즌 동안 홈 코트를 같이 사용하고 나서, SK는 잠실학생체육관으로 옮겼습니다. 잠실학생체육관은 농구 전성기였던 농구 대잔치가 열린 장소로, 농구팬들의 많은 추억이 담긴 곳이기도 합니다. 이상민과 마찬가지로 농구대잔치의 스타였던 문경은이 감독이고 현 KBL 스타플레이어인 김선형이 속해 있습니다.

* 잠실실내체육관

주소 : 서울특별시 송파구 올림픽로 25

찾아가는 길 : 2, 9호선 종합운동장역 7번 출구 도보 5~10분

* 잠실학생체육관

주소 : 서울특별시 송파구 잠실3동 10-3

찾아가는 길 : 2, 9호선 종합운동장역 8번 출구 도보 2분

② 3호선 대화역

오리온의 홈구장 고양체육관 ⓒ 문화포털 기자단 김진흥

3호선의 처음이자 끝인 대화역은 경기도 고양시에 위치해 있습니다. 대화역은 프로농구 팀이 오기 전까지는 대형 이벤트가 종종 열리는 킨텍스가 대표 명소여서 행사가 있을 때만 좀 북적였습니다. 그러나 2011년 프로농구의 바람이 고양시에 불기 시작하면서 대화역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점점 많아졌습니다. 고양체육관의 건립과 함께 오리온스(현 오리온)가 대구에서 고양으로 연고지를 이전했습니다.

경기마다 다양한 이벤트들이 펼쳐지는 고양체육관 ⓒ 문화포털 기자단 김진흥

오리온은 대화역에서 도보로 5분 거리인 고양체육관을 홈구장으로 사용합니다. 고양시의 유일한 연고 구단이기도 한 오리온은 고양시민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습니다. 고양시에 정착한 지 4년밖에 안됐지만 매 경기 2천 명 이상의 관중들이 몰려오고 고양 시장도 경기를 관전하는 등 구단에 대한 애정이 대단합니다. 오리온도 이에 보답하듯 홈경기가 끝날 때마다 선수들과 하이파이브를 하는 팬 서비스를 펼쳐 많은 팬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올 시즌 오리온은 화끈한 공격 농구를 앞세워 선두에 위치하며 강력한 우승후보로 손꼽힙니다.

* 고양체육관

주소 :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중앙로 1601 고양시 종합운동장

찾아가는 길 : 3호선 대화역 3번 출구 도보 5분

③ 4호선 인덕원역

안양실내체육관 ⓒ 문화포털 기자단 김진흥

지하철 4호선의 인덕원역에 내리면 KGC 인삼공사의 홈경기를 보러 갈 수 있습니다. 인삼공사는 안양을 연고지로 삼은 팀으로, 안양실내체육관을 홈구장으로 사용합니다. 안양실내체육관으로 가기 위해서는 인덕원역 8번 출구로 나와 11-1, 11-2 등 버스를 타고 15분 정도 더 가면 됩니다. 환승해야 하는 조금의 불편함은 있지만 체육관을 경유하는 버스들이 많아서 팬들의 발길이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옛 SBS 농구 팀이었던 인삼공사는 안양시를 대표하는 프로농구팀입니다. 연고지 이전한 타팀들과 다르게 연고지를 옮기지 않고 그 자리를 지키고 있어 안양 시민들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아오고 있습니다. 더구나 젊고 잘생긴 선수들이 많아서 여성 팬들을 다수 보유하는 팀이기도 합니다. 양희종, 강병현, 이정현 등 미남 선수들의 활약을 볼 수 있습니다.

안양실내체육관

주소 :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평촌대로 389

찾아가는 길 : 4호선 인덕원역 8번 출구로 나와 11-1, 11-2 등 이용

④ 7호선 삼산체육관역

2014인천장애인아시안게임 휠체어농구 결승전이 열렸던 삼산월드체육관 ⓒ 문화포털 기자단 김진흥

삼산체육관역은 종합운동장역과 마찬가지로 체육관의 이름을 딴 역입니다. 삼산체육관역 3번 출구로 나가 앞에 큰 자태를 뽐내는 삼산월드체육관은 인천에 위치해 있습니다. 이곳은 1년 전, 우리에게 좋은 기억을 준 곳입니다. 2014인천아시안게임 농구 종목에서 남·여 동반 금메달을 따낸 장소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2014인천장애인아시안게임에서도 휠체어농구 정상에 오르며 대한민국 국민들의 함성으로 가득했던 곳입니다.

이렇게 좋은 추억이 담긴 삼산월드체육관을 홈으로 쓰고 있는 구단은 인천 전자랜드 엘리펀츠 팀입니다. 전자랜드는 우여곡절이 많은 팀입니다. 대우, SK 빅스 등 팀명을 여러 번 교체했고, 홈구장도 도원실내체육관, 부천실내체육관을 거쳐 2006년 지금의 체육관에 자리 잡았을 정도로 굴곡이 심했습니다. 전자랜드는 갖은 위기와 힘든 시기를 보냈지만 꿋꿋하게 살아남은 팀의 역사처럼 끈기와 열정의 팀 컬러를 가지고 있습니다. 재정이 다른 팀들에 비해 약하고 최고의 슈퍼스타를 보유하고 있지 않지만 언제나 사람들에게 감동을 선사하는 팀입니다. KBL 10개 팀 중 유일하게 우승이 없지만 올 시즌 전자랜드 홈 개막전에 7,194명의 관중들이 찾아 가장 많은 개막전 관중 기록을 나타냈습니다. 팬들의 팀 충성도가 높은 전자랜드 구단입니다.

* 인천삼산월드체육관

주소 : 인천광역시 부평구 체육관로 60 삼산월드체육관

찾아가는 길 : 7호선 삼산체육관역 3번 출구 도보 3분

⑤ 1호선 도원역

인천시립도원체육관 ⓒ 문화포털 기자단 김진흥

WKBL(여자 프로농구) 경기가 열리는 체육관들 중, 지하철역과 가장 가까이 있는 곳은 인천시립도원체육관입니다. 도원체육관은 1호선 도원역과 인접해 있는데, 1번 출구로 나와 도보로 5분 거리에 있습니다. 이곳은 인천 신한은행 에스버드 팀이 홈구장으로 사용하는 중입니다. 안산시를 연고지로 삼았던 신한은행은 저번 시즌부터 인천으로 옮겨 도원체육관에서 홈경기를 치르는 중입니다. 도원역은 WKBL 말고도 K리그 클래식에 속한 인천 축구팀의 홈구장인 인천축구전용경기장도 가까워서 인천의 새로운 스포츠 타운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 인천시립도원체육관

주소 : 인천광역시 중구 샛골로 41번길 10 인천시립도원체육관

찾아가는 길 : 1호선 도원역 1번 출구 도보 5분

이밖에, 7호선 부천시장역과 경의중앙선 구리역에서 버스 환승을 통해 KEB하나은행과 KDB생명의 홈구장을 갈 수 있습니다. KEB하나은행은 부천실내체육관을, KDB생명은 구리시체육관을 홈 코트로 이용하는 중입니다.

선수들 움직임에 열광하는 많은 관중들 ⓒ 문화포털 기자단 김진흥

프로농구는 다른 스포츠 종목보다 수도권에 연고지를 둔 팀들이 많습니다. 이는 다수의 사람들이 대중교통으로 체육관을 갈 수 있는 여건이 충분하다는 뜻입니다. 특히, 여러 체육관들이 지하철역과 인접해 있어서 손쉽게 체육관을 방문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집니다. 그리고 농구 경기가 열리는 체육관들은 어느 한 지역에만 몰려 있지 않고 다양한 지역에 분포해 있어서, 시간을 내어 농구 경기를 보는 데 좀 더 용이할 것입니다. 가족, 친구, 연인과 함께 가까운 농구장을 찾아가는 건 어떨까요?

- 작성자 : 문화포털 기자단 김진흥(글) / 정미리(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