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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한옥 ‘백인제 가옥’

문화포털 기자단 2015-11-30
100년 한옥 ‘백인제 가옥’

100년 한옥 백인제 가옥

 

 

서울의 청계천과 북촌에 가옥이 있다는 것을 아시는지요. 전통적인 한옥의 아름다움을 유지하면서도 근대적 변화를 수용하여 건축 규모나 역사적 가치 면에서도 뛰어난 가옥. 북촌을 대표하는 건축물의 하나인 백인제 가옥을 보면, 일제 강점기 조선의 최상류층은 어떤 집에서 살았을까 하는 궁금증을 한눈에 볼 수 있답니다.

 

 

가희동 백인제 가옥
 

 가희동 백인제 가옥 문화포털 기자단 이난희

 

 

   

이 가옥은 1913년 이완용의 외조카 한상룡이 지은 가옥입니다. 1913년 한성은행 전무였던 그는 사랑채를 중심으로 일본 건축양식을 섞어 한옥을 지었습니다. 1907년 경성 박람회 때 서울에 처음 소개된 압록강 흑송을 사용하여 지어졌기 때문에, 동시대의 전형적인 상류 주택과 구별되는 여러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200여 채의 생활 한옥이 밀집한 북촌에서 약 730(2,460) 땅에 150(500) 규모를 자랑하는 백인제 가옥은 독보적인 한옥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백인제 가옥의 자료실로 사용되고 있는 행랑채
 

 백인제 가옥의 자료실로 사용되고 있는 행랑채 문화포털 기자단 이난희

  

 

높은 축대 위로 솟은 한옥 대문이 눈에 확 들어옵니다. 전면도로보다 두어 길 높은 곳에 축대를 쌓아 집터를 만들어서인지 대문으로 올라가는 계단도 보이는데요. 솟을대문과 함께 있는 행랑채는 현재 가옥에 대한 영상실과 자료실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대문을 지나 일각대문에 들어서면 가옥의 중심인 화려함이 넘치는 사랑채를 볼 수 있습니다.

 

 

  사랑채의 전경
 

  사랑채의 전경 문화포털 기자단 이난희

  

 

 

한상룡이 가옥을 지을 때, 대규모 연회를 염두에 두어 사랑채와 정원을 확보해 지었다고 합니다. 사랑채 앞에는 정원이 펼쳐져 있는데, 조선 총독부 1대 총독인 데라우치를 비롯해 당대를 좌지우지하던 권력자들이 이곳에서 연회를 즐겼다고 합니다. 지난 20157월에 개봉해 1,260만 관객을 모은 영화 <암살>에서 나온 친일파 강인국의 집이 바로 이 가옥입니다. 사랑채 안쪽으로 긴 툇마루가 행랑채와 안채를 연결하여 문밖으로 나가지 않아도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습니다. 이 점이 사랑채와 안채를 구분한 다른 전통한옥과 다른 부분입니다.

 

 

 

  사랑채 뒤로 보이는 2층과 붉은 벽돌을 사용한 담장
 

사랑채 뒤로 보이는 2층과 붉은 벽돌을 사용한 담장 문화포털 기자단 이난희

 

 

 

정원에서 보이는 사랑채의 외벽은 유리로 되어 있기 때문에 밖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사랑채 뒤쪽으로 보이는 안채의 일부인 2층은 다다미방으로 만들어 일본 고위 인사들에게 친근한 공간의 역할을 했다고 합니다. 이곳은 연회 중에 일본 고위 관료들과 긴밀한 대화를 나누던 장소로 이용되었습니다. 단풍나무가 우거진 작은 돌길을 지나면 붉은 벽돌을 사용한 담이 나옵니다. 현재는 담이 있었던 흔적과 안채로 연결되는 대문만 볼 수 있습니다.

 

  

 별당채와 누마루

 별당채와 누마루 문화포털 기자단 이난희

 

 

  

사랑채 정원을 돌아 뒤쪽으로 돌아 난 오솔길을 오르면 아담한 휴식공간인 별당채가 나옵니다. 자형 평면의 별당은 사방이 유리로 마감된 별당 누마루가 있습니다. 누마루에서는 북촌의 사계절을 한눈에 모두 감상할 수 있는 곳입니다. 방문을 한지로 다 막으면 밖이 안 보여 답답하기 때문에, 아주 작은 창을 모든 방향에 만들어 놨는데 이를 눈썹 째기 창이라 합니다.

 

 

안채 마당과 내부 모습
 

 안채 마당과 내부 모습 문화포털 기자단 이난희

 

 

 

한상룡은 아내를 너무나 사랑하여 별당 가까이에 별채를 지어 처가 사람들이 살게 했습니다. 현재 이 공간은 사무실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안채 마당은 여인들이 일했던 공간으로 사랑채의 뒷벽 화방벽(火防壁)을 볼 수 있습니다. 화방벽은 화초담으로 장식했는데 태극문양과 완자무늬로 꾸몄으며, ‘수부다남(목숨과 부와 아들을 바란다는 뜻)’이라는 의미의 길상문자가 표기되어 있습니다. 안채의 내부는 부엌, 안방, 대청, 건넌방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모두 남향으로 일자 배치되어 있고, 전후로 툇간(退間)과 기타 대소방들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부엌 쪽방에는 다락방이 있는데 행랑채 다락방과 연결되어 있다고 합니다. 그 당시 안채의 부엌방에는 독상을 차리던 소반이 있었는데 그 개수가 무려 백 개가 넘었다고 하니 상류층의 생활 모습을 가히 짐작할 수 있습니다.

 

 

방 안에 있는 아름다운 가구들과 안채 부엌방

 

방 안에 있는 아름다운 가구들과 안채 부엌방 문화포털 기자단 이난희

  

 

 

안채의 대청과 툇마루는 모두 전통적인 우물마루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사랑채의 툇마루, 복도, 사랑 대청은 일본식의 장마루를 적용했지만, 안채는 전통적인 한옥 형식입니다. 우물마루와 장마루의 차이를 간단히 살펴보면, 길쭉한 장마루는 하나에 문제가 생기면 다 뜯어내야 하지만 우물마루는 한 개가 부서지면 부서진 것만 빼낸 후 차례로 밀어 올리고 새것을 넣기만 하면 됩니다. 일본 다다미 아래에 사용되는 장마루보다 훨씬 효율적이지요. 방 안의 가구들은 그 당시 부유층이 이 정도 사용했으리라 추정하여 새로 꾸며놓았습니다. 거의 모든 가구가 유물등록으로 예정된 고가의 가구들입니다. 특히 며느리 방에 있는 주칠자개이층장은 무척 화려하고 아름다웠습니다.

 

 

 

각 공간을 연결하는 장마루와 100년 된 목문의 손잡이, 다락방의 계단

 

각 공간을 연결하는 장마루와 100년 된 목문의 손잡이, 다락방의 계단 문화포털 기자단 이난희

 

 

 

사랑채 안의 모습과 가구들

 

사랑채 안의 모습과 가구들 문화포털 기자단 이난희

 

  

사랑채로 연결된 복도는 장마루로 길게 연결되어 그 사이에 작은 방을 배치해 놓았습니다. 이런 방을 속복도 방이라 하는데 오직 일본에만 존재하는 형식이라 합니다. 사랑채의 거실문을 다 닫으면 무대가 되었다고 합니다. 사랑채는 일자형 평면으로 사랑방, 대청, 앞뒤 퇴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사랑방 북쪽으로는 반 칸 폭의 퇴를 건너 한 칸 크기의 작은 방이 안채 건넛방과의 사이에 있는데, 이 방은 사랑채의 침방이라 합니다. 각 영역의 연결되는 곳에는 목문이라고 나무로 만들어진 문이 있는데 그 문을 닫으면 각 공간은 독립적인 곳이 됩니다. 목문의 손잡이는 100년 전 그 당시의 것입니다. 내부를 다 둘러보고 중문을 나서기 전 바닥을 보면 지하 공간이었던 곳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곳은 와인을 저장하는 곳으로 이용했다고 합니다.

  

백인제 가옥은 백병원의 설립자인 백인제 박사가 사들였고,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19773월 서울시 민속문화재(22)로 지정됐습니다. 2009년 백인제 박사의 부인 최경진 여사의 뜻에 따라 이 가옥은 서울시로 소유권이 넘어왔습니다. 마지막 소유주를 기려 백인제 가옥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것이라고 합니다. 한때 게스트 하우스 등으로 운영하다가 한옥과 시대상을 알리는 교육현장으로 쓰기 위해 개·보수를 거쳐 역사가옥박물관으로 문을 열었습니다.

  

현재는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정식 개관에 앞서 일정 기간 시험 개방을 하고 있습니다. 예약 신청을 하면 해설사를 따라 <백인제 가옥>에 담긴 이야기를 들으며 관람하실 수 있습니다. 북촌의 한옥 문화, 일제 강점기 최상류층의 생활양식을 엿볼 수 있는 100년 한옥 백인제 가옥, 꼭 한번 보러 오세요.

 

  

<100년 한옥 백인제 가옥>

- 가이드 투어 시간(4) : 10:10, 11:00, 15:00, 16:00(오전-10, 11/ 오후 3, 3)

- 가이드 투어 예약 방법 : 선착순 모집(인터넷, 당일 현장 방문 접수) 회당 15명 예약 가능

- 자유 관람 시간 : 13:30~17:00

- 문의 : 02-724-0232

  

* 참고 자료

네이버 지식백과 한국민족문화대백과 가희동백인제가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564763&cid=46673&categoryId=46673

네이버 지식백과 답사여행의 길잡이: 서울 가회동 백인제가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2057305&cid=42840&categoryId=42848

 

   

- 작성자 : 문화포털 기자단 이난희() / 정미리(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