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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변신해 돌아온 '방앗간'과 '극장'

문화포털 기자단 2015-11-26
새롭게 변신해 돌아온 '방앗간'과 '극장'

새롭게 변신해 돌아온 ‘방앗간’과 ‘극장’


 

사람이 오가야 건물도 오래 산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자본의 논리대로 사람이 오가지 않으면 문을 닫을 수밖에 없는 곳이 많고, 그렇다보면 건물도 생기를 잃어가기 마련입니다.

 

강원도 강릉시에는 조금 특별한 이야기를 가진 방앗간과 극장이 있습니다. 한 동네의 방앗간이었던 곳을 새롭게 꾸민 카페 겸 대안공간 ‘봉봉방앗간’과 멀티플렉스가 생기며 사라진 신영극장을 재개관한 ‘독립예술극장[신영]’이 그곳입니다. 사람들에게 잊혀가던 방앗간과 극장이 문화예술과 함께 새로운 모습으로 재탄생했습니다.

 

 


● 문화방앗간에서 카페 봉봉방앗간으로

 

강릉시 명주동에는 문화공간과 카페가 함께 있는 건물이 하나 있습니다. ‘봉봉방앗간’이라는 이름을 걸고 있어 초반에는 많은 주민이 정말 ‘방앗간’인 줄 알고 들어오는 일도 많았습니다. 봉봉방앗간은 10년 전까지만 해도 진짜 방앗간이었습니다. 그 시절의 이름은 ‘문화방앗간’. ‘문화’라는 이름을 가진 것이 마치 운명 같이 느껴집니다.

 

 

 

봉봉방앗간의 외관

 

봉봉방앗간의 외관 ⓒ 봉봉방앗간


사람들이 많이 모였을 문화방앗간처럼 지금의 봉봉방앗간 역시 강릉의 문화 사랑방 역할을 합니다. 1층은 카페로 손님을 맞이하는 공간이면서, 강릉에서 진행되는 다양한 문화 행사나 문화예술인이 소개되는 곳이기도 합니다. 2층은 ‘콘크리트 플랫폼’으로 운영됩니다. 2011년 12월, 문을 열었을 당시에는 ‘봉봉 갤러리’라는 이름으로 운영되었지만, 갤러리보다 더 넓은 행사를 담을 수 있는 이름으로 바뀌었습니다. 변화에 맞게 전시, 상영회, 공연, 소규모 강연까지 다양한 문화 행사가 진행됩니다. 올해만 해도 다큐멘터리 상영회 <다큐유랑>, 매주 수요일 영화, 음악, 재즈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는 <봉봉수요다방>, 각종 전시와 공연이 진행되었습니다.

 

 

 

콘크리트 플랫폼에서 진행된 행사들

 

콘크리트 플랫폼에서 진행된 행사들 ⓒ 봉봉방앗간



문화방앗간이던 건물을 최대한 살린 인테리어 때문에 문을 열고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는 ‘아직 공사 중이냐’는 질문도 수없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드러난 콘크리트와 타일 바닥, 포스터, 커피 향기 등 모든 것이 어우러져 ‘봉봉방앗간’을 이루고 있습니다.

 

 


 

봉봉방앗간 1층

 

봉봉방앗간 1층 ⓒ 문화포털 기자단 양한솔


* 봉봉방앗간
- 주소 : 강원도 강릉시 경강로 2024번길 17-1(명주동 28-2)
- 홈페이지 : http://bonboncoffee.com/
- 전화번호 : 070-8237-1155
- 운영일시 : 화~토 12시~21시 일 12시~18시 ※ 월 휴무

 

 


● 단관극장 신영극장에서 독립예술극장 신영으로

 

강릉에는 대규모 멀티플렉스 영화관이 들어온 것이 얼마 되지 않은 일입니다. 멀티플렉스 이전에는 영화관이 세 곳 있었는데, 그 중 ‘신영극장’은 강릉 시내의 중심이었고 대표 극장이었습니다. 멀티플렉스 영화관의 입점으로 문을 닫게 된 그곳이 강릉씨네마떼끄를 통해 ‘강릉독립예술극장[신영]’으로 다시 상영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강릉독립예술극장 신영

 

강릉독립예술극장 신영 ⓒ 강릉씨네마떼끄


 

수많은 멀티플렉스가 있고, 독립예술영화를 접할 수 있는 환경이 비교적 잘 되어있는 서울과 달리 강릉은 시민의 영화 선택권이 매우 적습니다. 멀티플렉스가 들어오기 전이나 후나 다름이 없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강릉독립예술극장[신영]이 문을 열면서 상황은 조금 달라졌습니다. 추억 속 극장도 살아났고, 대형 영화사의 배급 전쟁 속에서 볼만한 독립예술영화를 지역에서 관람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강릉 시민의 추억 속 극장을 되살린 강릉독립예술극장 신영

 

강릉 시민의 추억 속 극장을 되살린 강릉독립예술극장 신영 ⓒ 강릉씨네마떼끄


 

강원 지역 유일의 독립예술극장이자, 서울의 인디스페이스에 이은 민간독립영화전용관으로서 지역주민과 호흡하는 시민극장, ‘모두의 극장’을 지향합니다. 초반에는 시민에게 잘 인식되지 않아서 ‘신영극장이 아직도 상영하느냐’는 반응이 많았습니다. 신기해하거나 좋아하는 사람들이 늘어가고 있지만, 독립예술영화인데 관람료가 비싸다는 의견(선입견)도 있고, 영화 상영 중간에 와서는 다음 영화 중간까지 이어보면 안 되겠느냐는 사람, 당연히 무료인 줄 알았다는 사람도 꾸준히 등장합니다. 멀티플렉스만큼 사람들이 자주 찾는 극장은 아니지만, 긍정적인 인식이 강릉 시민사회에 더 널리 퍼져서 신영의 지향점에 더욱 가까워지기면 좋겠습니다.

 

 


 

강릉독립예술극장 신영의 로비

 

강릉독립예술극장 신영의 로비 ⓒ 강릉씨네마떼끄


* 강릉독립예술극장 신영
- 주소 : 강원도 강릉시 경강로 2100(임당동 119-3) 신영빌딩2 4층
- 홈페이지 : http://theque.tistory.com/
- 전화번호 : 033-823-2415



과거의 것과 지금의 문화와 함께 어우러지는 봉봉방앗간과 독립예술영화전용관 신영. 예전의 방앗간과 극장을 되살린 곳이기 때문인지 편안함과 새로움을 동시에 느낄 수 있었습니다. 건물이 가진 의미와 역사도 흥미롭지만, 지방의 중소도시에서는 충분하지 않다고 느껴질 수도 있는 문화예술을 누릴 수 있는 곳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제 겨울인 만큼 실내 공간을 찾게 되는데, 강릉의 이야기와 따뜻한 분위기를 가진 방앗간과 극장을 찾는다면 조금은 특별한 겨울을 날 수 있을 것입니다.

 


- 작성자: 문화포털 기자단 양한솔(글) / 장수영(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