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푸터 바로가기
> 문화공감 > 공감마당 공감리포트

공감리포트

최신 문화이슈와 문화현장을 생생하게 전달합니다

문화공감

4호선과 함께하는 동대문 시간 여행

문화포털 기자단 2015-11-25
4호선과 함께하는 동대문 시간 여행

 
4호선과 함께하는 동대문 시간 여행
- 혜화문부터 흥인지문까지,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다 -

 

 

 

흔히 우리가 동대문이라고 부르는 종로구 동쪽, 동대문구와 만나는 지역에는 시간 여행을 떠나기에 좋은 명소가 많이 있습니다. 혜화문과 흥인지문을 연결하는 한양도성의 낙산 구간, 연인들의 저녁 데이트 장소로 손꼽히는 낙산공원,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이 꼭 한번 온다는 동대문 시장, 근대 노동운동의 상징인 전태일 다리와 현대적인 건축물의 상징이자 복합 문화공간인 동대문디자인플라자까지 많은 볼거리가 있습니다. 이곳들은 모두 저마다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는데요, 지하철 4호선의 한성대입구역을 시작으로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까지 걸으면서 과거부터 현재까지의 시간 여행을 소개합니다.


언덕 위에 작은 성문, 혜화문 ⓒ 문화포털 기자단 손휘주
 
언덕 위에 작은 성문, 혜화문 ⓒ 문화포털 기자단 손휘주


한성대입구역 5번 출구로 나와 서쪽으로 걷다 보면 마주치는 작은 성문. 동대문 시간 여행의 첫 번째 여행지인 혜화문입니다. 조선 시대 때 만들어져 오랜 시간 서울의 도심을 지켜왔던 한양도성은 4개의 대문과 4개의 소문을 가지고 있는데요, 그 중 혜화문은 한양도성의 동북방향을 지키는 소문입니다. 혜화문은 일제 강점기 때 전찻길을 내면서 헐어버려 형태를 찾을 수 없었는데, 1992년에 복원을 했습니다. 하지만 원래 있던 자리는 도로가 있었기 때문에 북쪽으로 살짝 옮겨서 지었다고 합니다.

 


아름다운 낙산성곽 ⓒ 문화포털 기자단 손휘주

아름다운 낙산성곽 ⓒ 문화포털 기자단 손휘주


혜화문에서 남쪽으로 큰길을 건너면 작은 산을 따라 올라가는 산책로를 찾을 수 있습니다. 이 산은 낙타와 모습이 비슷하다고 하여 ‘낙산’이라고 불리는 곳입니다. 이 산책로는 낙산을 넘어 흥인지문으로 걸어가는 길로 한양도성에 속해 있습니다. 한양도성은 사적 제10호로 지정된 문화유적으로 조선왕조의 도읍지 경계를 표시하고 외부의 침입을 막기 위해 쌓은 성입니다. 한양도성 중에서 혜화문부터 흥인지문까지의 낙산 구간은 갑작스러운 동대문 지역의 도시화로 무분별하게 주택과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경관이 많이 훼손되었지만, 1990년대에 한양도성을 복원하고 근린공원을 조성하면서 지금처럼 멋진 산책로와 공원이 만들어졌습니다.

 

 

 


낙산공원과 종로구 전망 ⓒ 문화포털 기자단 손휘주

낙산공원과 종로구 전망 ⓒ 문화포털 기자단 손휘주


단풍으로 물든 아름다운 길을 걷다가 정상 부근에서 마주치는 암문을 지나면, 도성 안의 낙산공원이 나옵니다. 서울의 몽마르뜨 언덕이라고 불릴 만큼 전망이 좋은 곳으로 특히 한밤중의 야경은 연인들의 마음을 두근거리게 할 만큼 아름답습니다. 낙산에서 가장 높은 이곳은 약 126m로 그리 높지 않아 가까이서 종로구와 동대문구를 내려다볼 수 있습니다. 혜화문에서 출발해 오르막길을 올라 이 낙산공원을 지나면 흥인지문까지는 내리막길이 이어지는데 낙산 구간의 총 길이는 2.1km로 약 1시간 정도 소요됩니다. 
 
 

도심 속에서 자리를 제 지켜온 흥인지문 ⓒ 문화포털 기자단 손휘주

도심 속에서 자리를 제 지켜온 흥인지문 ⓒ 문화포털 기자단 손휘주
 
 
단풍 사이로 보이는 저 문은 한양도성의 동쪽 관문인 흥인지문입니다. 일제강점기에 동대문으로도 불렸던 흥인지문은 조선시대 태조 때 처음 세웠고 몇 번의 개축을 거쳤으며 고종 때 마지막으로 고쳐 지어 현재의 모습이 되었습니다. 이 성문은 원형이 잘 보존이 되어있어 보물 제1호로 지정되었는데요, 가장 큰 특징은 한양도성의 다른 문들과는 달리 성물을 둘러싼 작은 성(옹성)이 있다는 점입니다. 좌우 성벽은 1907년에 철거하게 되었고 성문 좌우가 도로로 사용되어 지금까지 이어졌습니다.
 

 
동대문 시장 ⓒ 문화포털 기자단 손휘주

동대문 시장 ⓒ 문화포털 기자단 손휘주


흥인지문 남쪽으로는 오랜 역사를 가진 동대문 시장이 있는데, 종로의 육의전 다음으로 으뜸가는 시장이었습니다. 1905년 몇 명의 상인들이 광장주식회사를 설립한 것이 모태가 되어 국내 최대 규모의 종합시장이 되었는데요, 현재는 광장시장, 평화시장, 신평화시장, 남평화시장, 통일상가 등 10여 개의 시장과 1만 개 이상의 상점이 모여 있습니다. 특히 원단, 의류 부자재, 액세서리, 신발 등 의류와 관련이 있는 대부분의 상품이 이곳으로 모이고 지방으로 흩어집니다. 현재도 국내 최대의 의류 상품을 보유하고 있어 남녀노소 구분 없이 모든 사람이 의류 쇼핑을 즐기는 곳입니다. 그래서 인터넷 쇼핑몰이나 다른 지역의 시장에서 보았던 옷들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습니다. 주변에는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높은 층수의 쇼핑센터들이 있는데요, 아시아 지역에서 온 외국인 관광객들의 필수 코스입니다. 

 


 



전태일 다리 ⓒ 문화포털 기자단 손휘주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현대적인 거리와 근대적인 시장이 어우러져 있는 동대문에는 근대시절 노동자들의 사연도 많습니다. 그중에서 동대문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바로 전태일입니다. 어려서부터 가난하게 살았던 전태일은 서울 도봉구 쌍문동의 판잣집에서 막노동을 하며 살았는데, 65년에는 재단기술을 배워 평화시장에 들어갔다고 합니다. 하지만 ‘산업역군’이라는 이름 아래, 독재정부의 탄압을 받으며 부당한 근로조건 속에서 일했습니다. 이에 1970년 11월 13일, 청계천 평화시장에서 수많은 노동자가 근로조건 개선을 위해 시위를 하려고 했는데, 경찰에 의해 무산되려는 상황 속에서 전태일은 분신자살을 했습니다. 이 사건은 많은 사람에게 근로기준법의 준수를 통한 노동자들의 권리가 지켜져야 한다는 인식을 주었습니다. 2001년 민주화운동 보상법에 의해 전태일은 민주화운동 관련자로 공식 인정되었고, 이를 기념하기 위해 청계천의 다리 중 전태일이 몸을 불태웠던 청계천 6가의 ‘버들다리’ 위에 2005년 반신 부조가 설치되었습니다. 
 
 
곡선의 미를 자랑하는 현대 건축물, 동대문디자인플라자 ⓒ 문화포털 기자단 손휘주

곡선의 미를 자랑하는 현대 건축물, 동대문디자인플라자 ⓒ 문화포털 기자단 손휘주


청계천의 전태일 다리를 지나고 평화시장을 지나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으로 걸어가면 둥글고 긴 건물을 볼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소개된 여행지 중에 가장 최근에 만들어진 현대 건축물, 동대문디자인플라자입니다. 원래는 동대문운동장이 있었는데 문화 활동과 디자인 산업을 추진하면서 복합 문화공간으로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이 건축물은 이라크의 건축가, 자하 하디드가 설계했는데, 우리나라의 풍경을 본떠 물이 흘러가듯 이어진 느낌을 표현한 것이라고 합니다. 지붕과 벽의 구분을 두지 않았으며 외부는 물론 내부에도 직선을 두지 않아 자연스러운 느낌이 듭니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로 들어가면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이 나오는데, 여기에서 시간 여행을 마치게 됩니다.

 


 

한양도성의 낙산 구간 ⓒ 문화포털 기자단 손휘주

한양도성의 낙산 구간 ⓒ 문화포털 기자단 손휘주


지하철 4호선의 한성대입구역부터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까지 이어지는 길은 이렇게 시간을 여행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 기사에 소개된 곳 외에도, 동대문 주변에는 예술가들이 벽화를 그려 화사한 이미지로 변한 이화마을, 한양도성의 역사를 찾아볼 수 있는 한양도성박물관, 성공적인 주민 참여형 마을재생사업으로 꼽히는 장수마을 등 다양한 볼거리가 있습니다. 온종일 걸어도 지루하지 않고 열 번을 가도 볼거리가 부족하지 않은 동대문. 맑은 하늘 하래 단풍이 더욱 아름다워 보이는 날에는 가족, 친구, 연인과 4호선을 타고 시간 여행을 떠나는 건 어떨까요?

* 참고 자료

[웹사이트]
종로 문화역사관광 : http://tour.jongno.go.kr/tourMain.do
서울특별시 서울 한양도성 : http://seoulcitywall.seoul.go.kr/front/index.do
동대문디자인플라자 : http://www.ddp.or.kr/MA010001/getInitPage.do


- 작성자 : 문화포털 기자단 손휘주(글) / 장수영(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