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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을 차고 오르는 지상의 요정 - 2편

문화포털 기자단 2015-11-02
공중을 차고 오르는 지상의 요정 - 2편

공중을 차고 오르는 지상의 요정 - 2편
- 발레리나 ‘강수진’과 발레 ‘오네긴’ -

 

 

 


발레리나 강수진 ⓒ 크레디아 제공

 


<1편에 이어>

발레리나 강수진은 1986년 19세의 나이로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에 최연소 무용수로 입단한 이래, 30주년이 되는 내년 2016년 7월 22일을 기점으로 독일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에서 은퇴합니다. <오네긴>을 은퇴작으로 골랐습니다.

 

오네긴은 2004년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이 내한했을 때, 타티아나 역의 강수진이 오열하는 연기로 막을 내리며 관객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 작품입니다. 이후 11년 만에 다시 한국에서 막을 엽니다. 슈투트가르트 발레단 공식 은퇴 전, 2015년 11월 고국인 한국에서 먼저  <오네긴>을 선보이는 것이지요. 발레리나 강수진은 “<오네긴>은 제가 수십 년 동안 사랑한, 저희 스타일에 가장 잘 맞는 작품입니다. 발레리나로서 은퇴작으로 이 작품 이상은 없을 것 같습니다.” 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이 작품은 러시아 문호 알렉산데르 푸슈킨(Aleksandr Pushkin, 1799-1837)의 소설 <예브게니 오네긴(Evgeny Onegin)>이 원작입니다. 1830년 발표된 이 소설은 ‘러시아 최초의 리얼리즘 작품’ 입니다. 자유분방하고 오만한 남자 ‘오네긴’과 순진한 소녀 ‘타티아나’의 엇갈린 비극적인 사랑을 다룬 작품으로, 인물의 내면세계와 성장의 아픔, 회한을 섬세하게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소설은 이후 차이코프스키가 오페라로 만들고, 발레로는 존 크랑코가, 영화는 마샤 피엔즈가 제작하는 등 다양하게 작품화 되었습니다.

 

 

 


소설 예브게니 오네긴 번역본 도서, 출판사 을유출판사, 열린책들 제공

 

 

발레 <오네긴>은 20세기 최고의 드라마 발레로 일컬어집니다. 드라마 발레의 창시자 존 크랑코(John Cranko)가 3막 6장의 발레로 재탄생 시켰습니다. 여기에 차이코프스키의 오페라 원곡을 발레를 위한 곡으로 편곡하고, ‘녹턴’, ‘사계’와 같은 서정적인 음악 28곡을 더해, 보다 극적으로 구성했습니다.

 

1961년, 영국 로얄발레단의 젊은 안무가였던 존 크랑코가 독일 슈투트가르트에 예술감독으로 부임한 이래, 그는 일생동안 고전을 재해석한 뿐만 아니라 추상적인 모던발레 등 크고 작은 다양한 작품을 90편 이상 만들어 현재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의 기초를 완성했습니다.


크랑코의 재능은 드라마틱 발레에서 가장 빛을 발했습니다. 푸쉬킨의 원작소설을 로맨틱하게 그린 <오네긴>과 셰익스피어의 희극을 명랑하고 밝은 웃음으로 그려낸 <말괄량이 길들이기>, 풋풋하지만 뜨거운 불멸의 사랑을 그린 <로미오와 줄리엣>은 드라마발레 3부작으로써 걸작이라 평가되고 있습니다. 존 크랑코는 발레 언어를 통해 문학작품을 줄거리 뿐만 아니라 등장인물의 성격이나 심리까지 현실감 있게 그려내어 보는 이를 감동케 합니다.

 

 

 

 

오네긴 공연사진 ⓒ 크레디아 제공

 

 

발레 <오네긴>의 내용을 살펴봅니다. 귀족 가문의 오네긴은 뛰어난 개성과 교양을 지닌 사교계 스타인데, 도시 생활에 싫증을 느껴 시골에서 전원 생활의 즐거움을 찾고 싶어합니다. 타티아나는 우아하고 멋진 오네긴에게 한눈에 반해, 열정 가득한 러브레터를 보냅니다. 그러나 오네긴에게 그녀는 로맨스 소설에 빠져 있는 순진한 시골 처녀일 뿐입니다.

 

상류층 귀족들이 모인 타티아나의 생일파티는 오네긴에게 지루하고 러브레터도 성가십니다. 그녀의 눈앞에서 편지를 찢어버립니다. 한편 그레민 공작은 타티아나를 흠모하여 그녀에게 친절과 호의를 베풉니다. 따분함에 지친 오네긴은 올가에게 접근해, 함께 춤추며 렌스키를 약올립니다. 렌스키는 오네긴에게 결투를 신청합니다. 렌스키는 오네긴의 총을 맞고 두 자매 앞에서 숨을 거둡니다.

 

몇년 후, 오네긴은 긴 여행을 마치고 돌아옵니다. 파티에서 품위 넘치는 그레민 공작 부인을 만나는데, 그녀가 예전에 자신이 야멸차게 거절한 시골소녀 타티아나임을 알게 됩니다. 오네긴은 자신의 무모함을 뉘우치고, 타티아나에게 러브레터를 보냅니다. 첫사랑의 추억에 타티아나는 잠시 마음이 흔들리지만, 이내 매몰차게 그의 러브레터를 찢어버립니다. 결국 오네긴은 떠나고, 타티아나는 고통에 흐느끼며 막을 내립니다.

 

 

 


오네긴 공연사진 ⓒ 크레디아 제공

 

 

이 작품은 드라마 발레의 대표작인만큼 인물의 심리묘사가 자연스럽게 춤으로 표현됩니다. 남녀주인공의 듀엣 발레라고 할 수 있는 파드되(Pas de deux)가 특히 아름답습니다. 1막 2장의 ‘거울의 파드되(Pas de deux)’와 3막 2장의 ‘회한의 파드되’는 명장면으로 손꼽힙니다. 타티아나가 꿈 속에서 오네긴과 추는 ‘거울의 파드되’는 사랑에 빠진 여인의 아름답고 관능적인 모습을 보여줍니다. 반면 ‘회환의 파드되’는 오랜 방랑에서 돌아와 다시 사랑을 갈구하는 오네긴과 그에게 끌리면서도 뿌리쳐야만 하는 타티아나의 격정과 고통을 가슴 시리게 표현합니다.

 

발레리나 강수진은 인물의 심리를 영혼을 담아 표현한다는 평을 듣습니다. 호소력 넘치는 그녀의 춤은 발레를 기술을 넘어 예술에 이르게 합니다. 이번 오네긴의 파드되를 파트너 제이슨 레일리와 함께 어떻게 표현할지 기대됩니다.

 

발레 <오네긴>은 ‘발레리나 강수진’의 30년 발레인생을 매듭짓는 작품입니다. 자신의 삶을 온전히 무대에 바친 그녀, 발레리나 강수진. 마지막 무대에서 그녀의 영원한 빛을 눈으로 확인하시길 바랍니다.

 

 

 

* 공연 안내
- 공연명 : 강수진 & 슈투트가르트 발레단 <오네긴>
- 일시 : 2015년 11월 6일(금)~8일(일), 금-8PM, 토-7PM, 일-2PM
- 장소 :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
- 안무 : 존 크랑코 (John Cranko)
- 음악 : 표트르 일리치 차이콥스키(Pyotr Il’yich Tchaikovsky)
- 원작 : 소설 ‘예브게니 오네긴(Evgeny Onegin)’ 알렉산드르 푸시킨 저
- 출연 : 강수진, 제이슨 레일리, 슈튜트가르트 발레단,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 문의 : Club BALCONY 1577-5266  (www.clubbalcony.com)

 

* 사진 제공
- (주)크레디아인터네셔널
- 출판사 을유문화사, 열린책들

 

* 참고 자료
- 발레 이야기 : 천상의 언어 그 탄생에서 오늘까지, 이은경 지음, 열화당, 2001년
- 나는 내일을 기다리지 않는다 : 잠자는 열정을 깨우는 강수진의 인생수업, 강수진 지음, 인플루엔셜, 2013년
- KBS 1TV 교양 다큐멘터리 신화창조 - 발레리나 강수진 편, 2006년
- EBS 인성채널 e - 인물 3부 강수진 편, 2015년

 


- 작성자 : 문화포털 기자단 권라희(글) / 장수영(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