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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식물
내용 내용:하늘이 푸르러져 쪽빛으로 바뀌고 아침저녁으로 서늘해질 즈음이면 가을이 왔음을 실감한다. 절기(節氣)상으로 입추(立秋)부터 서리가 내린다는 상강(霜降)까지가 가을에 해당한다. 가을은 초목들이 대부분 열매를 맺어서 한 해의 삶을 마무리하는 계절이요, 화려한 단풍으로 치장하면서 지난 여름의 치열했던 삶에서 승리한 여유를 즐기고 자랑하는 계절이다. 그런가 하면 이 무렵이 되어서야 비로소 꽃을 피우는 [식물](/topic/식물)도 많아 계절의 막바지를 수놓는 꽃의 계절이기도 하다. 가을로 접어들어 낮이 짧아지고 밤이 길어지면 단일식물들이 꽃을 피우기 시작한다. 밤 길이가 더 길어져 일조 시간이 일정한 수준 이하로 떨어져야 꽃을 피우는 식물이 단일식물이다. 가을하면 들국화를 연상하는 것도 바로 단일식물 중 대표적인 것이 국화 무리이기 때문이며 가을 산야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종류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흔히 쓰는 들국화란 말은 산야에 야생으로 피어 있는 국화 무리를 통틀어 일컫는 말이다. 이러한 국화 무리들은 모양이 다른 두 가지 꽃을 피우는데 꽃 밑부분이 통 모양으로 생긴 관상화(管狀花)와 혀 모양으로 생긴 설상화(舌狀花)가 그것이다. 국화 무리는 예외 없이 이런 설상화나 관상화가 화탁(花托), 즉 꽃받침에 수백 개씩 달려서 꽃 한 송이를 만들고 있다. 이런 특징 때문에 누구라도 쉽게 국화 무리를 가려낼 수 있다. 가을 산야를 수놓는 들국화로는 구절초(九折草)와 산국(山菊), 감국(甘菊), 쑥부쟁이, 참취, 곰취 등이 있다. 구절초 무리들은 줄기 끝에 비교적 큰 흰색의 꽃을 피우며 산지의 능선에서 주로 자라는 산구절초와 구절초, 높은 산 바위틈에서 자라는 바위구절초, 한라산에서만 자라는 한라구절초 등 여러 종류가 있다. 울릉도에는 울릉국화라 하여 구절초의 일종이 자라고 있다. 관상식물인 국화도 바로 구절초 무리를 원예적으로 변형시킨 것이다. 산국과 감국은 주로 산지의 숲 가장자리에 자라면서 줄기 끝에 노란색의 정겨운 꽃을 여러 개 피운다. 그리고 연한 자주색의 꽃을 피우는 쑥부쟁이 종류들로는 산지 숲에서 자라는 개미취나 벌개미취, 풀밭이나 길가를 따라 피는 개쑥부쟁이나 버드쟁이나물, 한라산 높은 지대에서 자라는 눈개쑥부쟁이 그리고 울릉도에서 자라는 섬쑥부쟁이 등이 있다. 울릉도에 가을이 오면 보라색의 섬쑥부쟁이와 노란색 털머위가 바닷가 암벽을 따라 함께 어우러져 그림 같은 풍경을 만든다. 또한 봄철 나물로서 즐겨 먹는 참취도 늦여름에서 초가을에 걸쳐 흰 꽃을 피우며, 곰취는 깊은 숲 속에서 넓은 잎 사이에 기다란 꽃자루를 내어서 그 끝에 노란 색의 꽃을 피운다. 주로 중부 이남의 남쪽지방 바닷가를 따라서는 해국이 보라색 큰 꽃을 피운다. 그 밖에 대부분의 쑥 종류들도 비록 화려하지는 않지만 늦여름부터 시작하여 가을에 걸쳐 꽃을 피운다. 쑥도 꽃이 필 때쯤이면 키가 사람의 가슴높이까지 자라서 봄의 들판에 돋아난 쑥잎과는 다르게 된다. 여러 가을꽃 중에서 우리에게 친숙한 것으로 코스모스가 있다. 코스모스는 원래 멕시코의 높은 지대에서 자라던 식물이다.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한 뒤로 유럽에 소개되어 널리 알려지게 되었으며, 우리나라에는 1910년에서 1920년 사이에 들어와서 이제는 토종 야생 식물들과 더불어 서식하며 완벽하게 한국화에 성공한 식물이다. 코스모스처럼 외국이 원산이면서 우리나라에 살게 된 식물을 가리켜 귀화식물이라 부른다. 코스모스도 식물학적으로 국화와 같은 국화과에 속한다. 그래서 주변에 혀 모양의 꽃과 가운데에 통 모양의 꽃이 있다. 꽃은 하얀색에서 연한 홍색, 연분홍색, 짙은 홍색 등 다양하지만 모두 또렷한 꽃색을 나타낸다. 실제 꽃 색은 꽃의 가장자리에 달리는 여덟 개 혀 모양의 꽃잎 색이다. 혀 모양의 꽃은 색깔을 띠는 대신 열매를 맺지 못하지만, 꽃의 가운데 있는 통 모양의 꽃은 가루받이를 하여 씨를 맺는다. 지금까지 든 꽃들말고도 가을의 숲이나 들에서 만나 볼 수 있는 식물들은 많다. 특히 조그만 바람에도 하늘거리며 들이나 산지의 초원에 무리지어 하얀 꽃을 피우는 억새와, 물가나 습지에 자라면서 억새보다는 몸체가 갈색이며 꽃도 짙은 색인 갈대가 들국화 무리와 함께 가을의 정취를 한껏 북돋운다. 설악산이나 오대산과 같은 중부 북쪽 고산에는 우리의 대표적인 특산 식물인 금강초롱꽃이 숲속을 따라 꽃이름 그대로 보라색 초롱 모양의 소담스런 꽃을 피운다. 또한 분홍색의 향유나 꽃향유 그리고 햇빛이 잘 드는 들에서 몇 그루가 모여서 노란 꽃을 피우는 마타리도 초가을에 흔히 볼 수 있는 아름다운 꽃들이다. 포도의 향기가 코끝을 자극하고 그 달콤한 맛이 목젖 깊숙이 느껴지는 가을은 누가 뭐라고 해도 결실의 계절이다. 아침저녁으로 서늘한 날씨는 익어가는 과일의 단맛을 더욱 돋우어주며 한낮의 뜨거운 햇살은 미처 덜 여문 열매를 알차게 영글도록 도와준다. 가을은 오곡백과가 여물어가는 들판의 풍요가 있을 뿐 아니라 산야 곳곳에서는 오미자나 머루, 다래, 으름 같은 야생 초목들의 정겨운 열매가 익어가는 때이기도 하다. 오미자는 낙엽 덩굴성 식물로서 산지의 숲속에 햇볕이 잘 들고, 돌이 많은 비탈진 곳에서 주로 자란다. 잎은 덩굴성 줄기에 어긋나기로 붙어 있으며, 꽃은 줄기의 겨드랑이에 하나씩 달린다. 오미자는 암꽃과 수꽃이 따로 달린다. 가을에 접어들면 오미자는 붉게 익는데 이때쯤이면 숲에서 붉은 열매가 잔뜩 달린 오미자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오미자는 길게 자란 화탁에 붉은 색의 둥근 열매가 이삭 모양으로 총총히 달린다. 오미란 다섯 가지 맛으로서 신맛[酸味], 쓴맛[苦味], 매운맛[辛味], 단맛[甘味], 짠맛[鹹味]의 다섯 가지 맛을 뜻하며, 오미자의 열매를 먹으면 이 다섯 가지 맛을 다 맛볼 수 있다는 데서 유래된 이름이다. 어쩌면 달콤하기도 하고 매콤하기도 한, 그 맛의 오묘함을 나타내기 위하여 오미자란 이름이 붙었다. 그러나 오미자는 이 다섯 가지 맛 중에서도 신맛이 가장 강하게 나타난다. 오미자와 비슷한 식물로서 우리나라에서는 한라산에서만 자라는 흑오미자가 있다. 오미자가 열매를 붉게 맺는데 반하여 흑오미자는 이름 그대로 검은 열매를 맺는다. 열매는 오미자보다 신맛이 덜하며 이 열매를 달여 차로 마시는데 오미자차보다 더욱 귀하게 여긴다. 오미자와는 속이 다른 식물로서 남오미자라는 것도 있다. 남오미자는 우리나라의 남쪽지방의 산록의 양지에 자라는 오미자나 흑오미자와는 달리 상록성 식물이다. 잎의 윗면은 매우 반질거리며 잎의 가장자리에는 톱니가 나 있다. 남오미자는 오미자와는 달리 열매가 여러 개 뭉쳐서 둥글게 달리며 붉은 색으로 익는다. 그러나 열매를 차나 식용으로 사용하지는 않는다. 오미자 외에도 우리와 친숙한 가을 산의 열매로 머루와 다래가 있다. 머루는 왕머루, 머루, 새머루, 까마귀머루 따위로 여러 종류가 있다. 산에서 흔히 보는 포도나무 잎처럼 생긴 덩굴성 식물은 실제는 왕머루이다. 머루는 잎 뒷면에 갈색 털이 많으며 우리나라에는 울릉도에서만 자란다. 잘 익은 머루나 왕머루는 달콤하여 산길 걷기에 지친 심신을 달래준다. 왕머루보다 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종류로 새머루가 있다. 새머루는 왕머루보다는 잎이 작다. 새머루의 열매는 먹을 수 있으며 술로 담그기도 한다. 그러나 맛은 머루나 왕머루를 따라가지 못한다. 다래는 주로 깊은 산에서 사는 덩굴성 식물로 봄에 향기 있는 흰 꽃을 피우며 열매는 서리가 내릴 때쯤이면 황록색으로 익는다. 잘 익은 다래는 겉이 물렁물렁하며 은은히 풍기는 향기와 달콤한 맛은 어느 과일과 견주어도 뒤지지 않는다. 다래의 어린잎은 나물로 즐겨 먹으며 또 다래 수액을 받아서 건강 음료로 마시기도 한다. 다래와 비슷한 식물로 개다래가 있다. 개다래는 말 그대로 가짜 다래란 뜻이다. 개다래의 어린 열매는 쏘는 맛과 매운 맛이 강하여 다래로 잘못 알고 입에 넣었다가는 몇 시간 동안 입안이 얼얼해진다. 다래가 깊은 숲에서 자라는데 비해 개다래는 계곡 옆의 햇볕이 잘 드는 곳에서 자란다. 또한 다래는 잎이 녹색이지만 개다래는 잎의 일부분이나 때로는 잎 전체가 흰 물감을 발라 놓은 것처럼 변한다. 열매는 다래가 전체적으로 둥글고 끝이 뭉뚝하나 개다래는 날씬하고 끝이 뾰쪽하다. 조금만 자세히 살펴보면 다래와 개다래는 쉽게 구분할 수가 있다. 가을이 깊어가면서 기온은 점차 떨어지고 그에 따라 북쪽의 높은 산에서부터 단풍으로 물들기 시작한다. 숲속의 식물들 중 단풍이 가장 빨리 들어, 단풍을 알리는 전령으로 여겨지는 식물로 붉나무와 옻나무가 있다. 단풍이란 식물의 잎이 붉게 또는 노랗게 물들어 가는 현상을 일컫는 말이다. 단풍은 한자로 붉을 ‘단(丹)’과 단풍나무 ‘풍(楓)’을 쓴다. 이 낱말이 가리키는 것처럼 단풍나무가 바로 단풍을 대표하는 나무이다. 실제로 가을이 되면 단풍나무의 잎이 새빨갛게 물들어서 수많은 가을 단풍 중에서 가장 맑고 아름다운 색깔을 띤다. 단풍나무는 학명(學名)이 Acer palmatum이다. Acer라는 속명(屬名)은 잎이 나누어진다는 데서 유래된 라틴어이며, 종소명(種小名)인 palmatum도 잎이 손가락 꼴로 나누어져 있는 형태에서 따온 말이다. 그래서 단풍이란 말은 잎이 손가락 꼴로 벌어진 형태를 가진 식물의 이름에 흔히 접두어로 붙는다. 이를테면 단풍제비꽃은 제비꽃이긴 하지만 단풍나무처럼 손가락 꼴로 나누어지는 잎을 가진 제비꽃이다. 이 밖에 단풍터리풀, 단풍취, 단풍마, 단풍딸기 등 잎의 모양이 단풍나무를 닮아서 이름에 단풍을 붙인 식물이 많다. 단풍나무속에 포함되는 식물은 우리나라에 30여 종류가 있다. 봄에 수액을 채취하는 고로쇠나무도 단풍나무속에 포함되지만 단풍은 그리 화려하지 못하다. 산에서 가을 단풍이 빨갛게 물드는 종류로 단풍나무보다는 당단풍나무를 더 흔히 볼 수 있다. 당단풍나무는 잎이 8~9개로 나누어져서 5~6개로 나누어지는 단풍나무와 구분이 가능하다. 단풍 하면 샛노랗게 잎이 물드는 은행나무를 빼놓을 수 없다. 우리나라에 수령이 천년 이상이라고 알려진 은행나무들도 있으나, 원산지는 중국이다. 은행나무는 암나무와 수나무가 따로 있는 암수딴그루 식물이다. [동물](/topic/동물)들은 대부분 암수 구분이 쉽지만, 은행나무는 꽃이 피거나 열매가 맺지 않는 한 암수를 구분하기 힘들다. 다만 성숙한 암나무는 가을에 열매를 많이 달아서 그 무게 때문에 가지가 밑으로 쳐져서 스스로 암나무임을 나타낸다. 이 밖에도 가을 산에는 적갈색으로 물드는 벚나무 종류들, 짙은 갈색으로 변하는 참나무들을 독특하고 다양한 단풍 색상을 만들어내는 식물들이 많다.||참고문헌:원색 대한식물도감 하 (이창복, 향문사, 2003)
연계 기관명 한국민속대백과사전DB
부제 植物
등록일 2017-06-20 00:00
갱신일 2017-06-20
분류 한국세시풍속사전>가을(秋)>7월>절기
집필자 선병윤(宣炳崙)
출처 원색 대한식물도감 하 (이창복, 향문사,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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