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인물 이야기] 뮤지컬 작가 문희 “백년 전의 질문으로 글을 쓰다.”

2019.11.27



화려한 뮤지컬 뒤편에는 노랫말로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뮤지컬 작가가 있다. 문희 작가는 자신이 쓰는 글이 배우의 호흡으로 입체화되는 감각의 경험과 음악을 사랑하던 일상이 더해져서 뮤지컬 작가라는 꿈을 꾸게 되었다고 한다. 그녀는 글을 쓰는 일은 결코 익숙해지지 않고 매번 처음 쓰는 것처럼 어렵고 두렵다고 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 쓰는 일을 멈출 수 없음을 고백한다. 삶을 끊을 수 없는 것처럼.







Q1. 뮤지컬 작가를 시작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


A. 유년 시절에 이해되지 않거나 괴로운 일이 있으면 글을 쓰곤 했습니다. 직접 작은 세계를 만들어 그 안으로 들어가는 거죠. 그러면 조금 전까지 고민했던 것들을 까맣게 잊고 저는 그 세계에 사는 한 사람이 되어 있어요. 마음에 들지 않는 현실을 도망가는 저만의 사춘기 극복 방식이었죠. 어른이 되면 소설가가 될 줄 알았어요. 그런데 중학교 때 미술 선생님이 단편 영화 만들기를 과제로 내주셨어요. 처음으로 시나리오라는 것을 쓰게 되었죠. 그때 처음 제가 쓴 지문 한 줄로 풍경이 만들어지고, 배우가 소리 내 글자들을 읽어주면서 뜨거운 숨이 붙는, 그러니까 종이 위의 글자가 시각화, 입체화되는 특별한 감각을 경험했어요.가슴이 뛰었죠. 그때부터 글로 할 수 있는 많은 것들을 해보고 싶다는 꿈을 갖게 되었어요. 좋아하는 것들이 무질서하게 쌓이면서 결국엔 뮤지컬 작사가로 데뷔하게 되었고, 그 후 운이 좋게도 뮤지컬 대본과 가사를 계속해서 써오게 되었습니다.


Q2.뮤지컬 작가란 어떤 일을 하시는지 궁금합니다.



A. 글을 쓰는 본질은 다른 장르와 특별히 다르지 않을 거예요. 뮤지컬 작가의 경우에는 뮤지컬 대본과 작사를 모두 작업하거나, 대본 혹은 작사만 분리되어 작업하게 되는 경우도 있어요. 다른 분야와 차이점이 있다면 뮤지컬이라는 장르의 이름이 말하고 있듯 음악을 통해서 사건이 일어나고, 인물의 감정, 인물이 하는 선택 등이 표현되고, 이야기의 밀도가 쌓이죠. 대본 작업 면에서 드라마나 영화가 영상을 상상하면서 이루어진다면 뮤지컬은 무대와 음악을 상상하며 이야기를 만들어가요.







Q3.뮤지컬 배우 ‘박해미’씨와 여러 번 호흡을 같이 하셨네요?


A. 박해미 선배님과의 인연은 오래되었어요. 10년 전쯤인가. 대학로에서 소극장 공연을 할 때인데 박해미 선배님께서 직접 공연 관람을 오셨었어요. 너무나 유명한 소위 ‘스타’ 배우이신데 무대를 너무 사랑하셔서 작은 공연 하나하나까지 다 보러 다니셨던 거예요. 공연이 끝나고 작품 잘 봤다면서 먼저 만남을 청해주셨죠. 그 후 계속 인연을 이어오며 같이 작품을 만들어보자 이야기를 나누다가 뮤지컬 <키스 앤 메이크업>을 통해 배우와 작가로 호흡을 맞추게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작년 겨울 예술의 전당에서 공연된 뮤지컬 <! 캐롤>을 통해서 뵈었고요. 이번에는 독일의 대표 극작가 프랑크 베데킨트 원작 ‘사춘기’를 각색한 뮤지컬 <So What?!>에서 제작자와 작가로 다시 만나게 되었습니다.



Q4.평소 영감을 어떻게 얻으시나요?


A.기본적으로는 생활입니다. 세수하고 양치를 하다가도, 진공청소기를 돌리다가도 스쳐가는 생각들이 있죠. 얼마 전에는 버스 창문 너머로 문 닫은 상점을 봤어요. 분명 ‘CLOSE’ 라는 팻말이 붙어있는데 잠귄 문을 열심히 흔들어 보는 사람을 봤어요. 분명한 일 앞에서 한 번 더 문을 흔들어 보는 마음은 무엇일까 생각했죠. 그렇게 어떤 질문들이 쌓이면 그것을 글로 쓰게 됩니다. 글을 ‘쓴다’는 동사의 형태로 들어갈 때 가장 저를 도와주는 것은 음악입니다지금 쓰려는 이야기에 어울리는 음악을 찾아내요. 음악을 찾지 못하면 진도가 잘 안 나가요. 결국 어렵게 때로는 쉽게 음악을 찾게 되면 그 작품을 다 쓸 때까지 그 음악만 듣습니다. 이미 이야기 형태로 완성된 작품보다는 음악이나 그림, 사진 등을 통해 이야기를 상상해 나갑니다.



Q5.끝으로 작가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시다면?


A. 작가를 꿈꾸는 사람이라면 이미 사람과 세상에 대한 관심이 아주 크고 자신만의 직관을 갖고 계실 거예요. 그러니 저 스스로에게 늘 다짐하는 말을 하는 게 좋겠습니다. 매일 출근해서 일하는 회사원처럼 글을 쓰자. 건강해지는 법도 간단하죠. 제때 식사하고 제때 자는 것. 그런데 그게 제일 어렵죠. 그러면 매일 조금씩 쓰자. 가랑비에 옷 젖는 것처럼 계속 쓰고 있다면 언젠가 원하던 작가가 되어있지 않을까요. 글을 쓰는 행위는 낭만적이기보다 땀 흘리는 노동에 가까워요. 여러모로 쉽지 않은 길을 선택한 분들이니만큼 어려운 순간이 올 때 너무 자기 자신을 괴롭히지 말고 조금은 다정했으면 좋겠습니다문화공연의 ‘단비’같은 문화N티켓으로 많은 공연과 전시를 관람하며 인물에 몰입하고 관찰해보세요공연을 보면서는 머리 한쪽으로 텍스트를 떠올려보세요. 지문, 대사, 음악들을요. 도움이 되실 겁니다.







<작가 문희 작품 활동>

뮤지컬 <So What?!>, <, 캐롤>, <키스앤메이크업>, <사랑에 관한 다섯 개의 소묘>, <안녕, 프란체스카>, <MINE>, <아킬라>, <두 번째 태양>, <아리랑 판타지> 연극 <친정엄마> 그 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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