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펑키펑키’에서 배우로 데뷔한 후, 다양한 장르의 공연에서 자신을 표현하다 연출가로 활동하고 있는 오광욱 연출가를 만났다. 이제, 그는 ‘글을 읽는, 대사를 읽는 배우’보다 ‘온 몸으로 대사를 말하는’ 배우를 만드는 연출가로써 극을 이끌어가고 있다. 오광욱 연출가가 말하는 좋은 연기란 드라마를 이해하는 것이다.

Q1. 배우 ‘조우진’씨와 ‘펑키펑키’ 뮤지컬 무대를 배우로 함께 하셨는데, 이제는 연출가로 활동하시네요. 어떤 계기가 있으셨나요?

A. 2005년 ‘펑키펑키’ 뮤지컬배우로 데뷔할 때, 드라마 ‘도깨비’로 유명한 조우진 배우와 함께 공연을 했었습니다. 배우로서 공연을 하다 보니, 정말 제가 말하고자 하는 표현에 한계를 느꼈습니다. 기성세대들이 말하지 않는, 감추고 있는, 안전주의에 머문 이야기가 아닌 제대로 된 이야기를 해보자는 취지로 2013년 ‘보이체크’를 무대에 올리게 되었습니다. 우연히 이 작품을 본 기자님과 연출가로써 인터뷰를 하였고, 만석 행진으로 첫 데뷔를 했었죠.

Q2. 배우 출신의 연출가는 어떤 장단점이 있을까요?

A. 배우였으니 배우 개개인의 상황을 잘 이해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무엇보다 그들의 힘든 점을 빠르게 이해하려 노력합니다. 무대에서도 마찬가지예요. 무엇 때문에 표현의 곤란을 겪는지 빠르게 이해할 수 있어요. 단점요? 글쎄요, 오히려 연출가에겐 배우란 필수 과정인 것 같은데요? 

Q3. 평소 영감은 얻는 방법을 소개한다면?

A. 저는 상황이나 사물을 바라볼 때, 비틀어서 봅니다. 한 가지 예를 들면, 어떤 연예인이 음주운전으로 인해 사고가 났다고 가정해 봅시다. 이 연예인은 음주 운전 사고 당시 도망갔고, 다음날 양심의 가책을 느껴 음주운전 시인과 함께 스스로 경찰서로 자수했습니다. 그런데 사고 당일에 자수하던, 다음날 자수하던 이 음주 상황은 변하지 않습니다. 굳이 다음날에 자수한 이유는 뭘까요? 양심의 가책을 느꼈으니까? 비틀어서 보면 유부남이었던 이 연예인은 알려지지 않아야 할 여성과 동석을 했고, 결국 당일엔 두 사람은 도망가고 그 다음날에서야 혼자 경찰서를 찾았을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일반적인 상황도 비틀어서 보게 되면 생각하지 못했던 영감이 떠오르게 됩니다. 

Q4. 연출가로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요?

A. 배우들은 각기 다른 기관, 각자 다른 방법으로 공연을 해왔고, 훈련해 왔어요. 그런 배우들을 한 공연에 같은 결로 맞추는 과정이 가장 어렵죠. 그래도 이 과정이 가장 즐겁기도 합니다. (웃음) 또 다른 점은 역시 현실적인 면을 말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아요. 극단 운영에 있어, 경제적 한계에 부딪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티켓 발권, 판매에 발생하는 판매 수수료라도 아끼고 싶은 마음이 있었는데요. 최근에 알게 된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지원하는 ‘문화N티켓’이 공연자에게 수수료 없이 공연을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되어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관객분들은 다양한 공연 정보를 한눈에 보고 선택할 수 있고, 저희는 수수료 없이 공연을 선보일 수 있기 때문이죠.

Q5. 연출가를 꿈꾸는 이들을 위하여 한마디 해주세요

A. 연출론 서적을 보면 좋은 말씀은 다 들어있으니 전 한 가지만 말씀드릴게요. 드라마를 꿰뚫어 보는 힘을 길러야 합니다. 연극, 뮤지컬 등 드라마 속의 플롯을 정확하게 이해해야 좋은 연기, 공연이 나올 수 있습니다. 연출가가 어떤 방향을 선택하든 꼭 필요한 부분은 플롯을 이해하는 겁니다.

 <연출가 오광욱 작품 활동>

2019.8 뮤지컬 ‘So What?’

2019.4 연극 ‘일어나라 조국이여(석오 이동녕)’

2018.11 연극 ‘사법살인59 죽산 조봉암’

2018.1 연극 ‘정의봉’

2017.5 연극 ‘교복을 찍고 칠판을 부숴라’ 외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