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정보를 제공합니다.
아닐리르 세르칸/ 홍성민
대한민국 최초의 우주인 이소연 씨가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10일간 머물며 18가지 과학 실험을 하고 돌아온 지 1년이 지난 지금 우리 땅에서 우리 로켓에 우리 위성을 실어 우주로 보내는 일이 가능하게 됐다. 이제 우리도 우리 기술로 가능한 우주여행의 꿈을 꿀 수 있게 된 셈이다. 이소연 씨를 봐도 그렇고 세계 각국 우주인들의 공통된 특성은 긍정적이고 호기심이 많다는 점이다. 그런 측면에서 터키의 우주비행사 후보인 이 책의 저자도 같은 범주의 사람이다. 저자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지구와 정지궤도를 잇는 우주엘리베이터를 개발하려고 할 때 시작점까지 셔틀을 쏘아 올려 승무원이 승객들을 우주 엘리베이터에 탑승하는 곳까지 데려다 주는 구조를 제안했다. 하지만 우주 엘리베이터는 그의 호기심을 보여주는 작은 에피소드에 불과하다. 이 책에서는 건축과 물리를 공부한 저자가 남들과 다른 생각을 즐겨온 여행의 흔적을 만날 수 있다. 어릴 때부터 인간이 만든 물건엔 관심이 없어 우주에 마음을 빼앗겼다는 이야기, 그래서 초등학교 3학년 때 우주에서 모은 에너지를 축구경기장 조명에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고안해 우승한 사연, 산타클로스가 전 세계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나눠줄 수 있는 상황에 의심을 품고 차원 여행에 대한 깊은 고민에 빠진 경험, 결국 열다섯 살 때 친구들과 타임머신 제작에 도전한 이야기, 수메르의 점토판을 분석하며 고대인들이 남긴 지식에 가까이 가려는 노력은 저자의 호기심 깊이를 보여준다. 독자들이 책장을 덮으며 주변 사물과 현상에 가질 수 있는 ‘왜’와 ‘어떻게’라는 물음이 얼마나 큰 깨달음의 기쁨을 안겨주는지 느껴보기를 바란다.
출처 :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김진애
전 세계에 존재하는 수많은 도시들은 모두 저마다의 특성을 갖고 있다. 그 특성은 거기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취향, 열망, 가치관, 그리고 세계관을 반영하고 있다. 그래서 도시의 구석구석에 배어 있는 삶의 냄새를 찾아다니는 것은 특별한 즐거움이 아닐 수 없다. 이 점에서 볼 때 유서 깊은 건축물이나 거대한 빌딩보다 허름한 뒷골목이 더 큰 의미를 가질 수 있다. 그러나 특별히 운이 좋은 사람이 아니고서는 세계의 유명 도시들을 모두 돌아볼 기회가 없다. 일생 동안 자기 나라를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이런 사람들에게는 책을 통한 간접 경험이라도 반가울 수밖에 없다. 특히 뛰어난 안목의 전문가가 공들여 쓴 책이라면 더욱 좋다. 이 책이 바로 그런 책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책 전반에 걸쳐 저자의 해박한 지식과 세련된 안목이 빛을 발하고 있다. 연신 “그래, 맞아.”라는 감탄사를 연발하게 된다. 그 동안 무심코 지나친 대목을 지적한 것을 읽고 나면 새로운 안목을 얻게 된 것을 느낀다. 깨끗한 화질과 멋진 앵글을 자랑하는 사진들은 책의 또 다른 매력이다. 그 도시에 직접 가보지 않고서도 마치 가본 것과 같은 느낌을 얻게 만들어 준다. 이 책은 정말로 대중을 위해서 쓴 것이라는 느낌을 받는다. 저자의 전문성이 돋보이지만 읽기 어렵게 만드는 전문적인 표현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도시계획이나 건축에 대해 전혀 모르는 사람도 아무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다. 아무런 내용도 없으면서 눈속임으로 베스트셀러 반열에 오른 책들이 판치는 이 세태에서 이 책은 한 줄기 소나기 같은 청량감을 준다.
출처 :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미하일 리클린/ 최진석
철학자들과 나눈 11편의 대담을 묶은 책이다. 데리다, 가타리, 로티, 보드리야르, 비릴리오, 지젝 등과 같이 현대 사상사의 지형도를 크게 바꾸어놓은 유명 인물들이 대거 등장한다. 대담자는 러시아의 해체주의자 미하일 리클린. 저자는 현대 철학사의 가장 큰 봉우리를 데리다의 해체론적 패러다임과 들뢰즈의 분열분석으로 간주한다. 책 제목 ‘해체와 파괴’는 그 두 봉우리에 대한 이름이다. 이런 명칭은 비관적 허무주의나 무책임한 파괴주의를 연상시킬 수 있지만, 이 책을 읽으면 데리다와 들뢰즈가 왜 부정의 철학자가 아니라 긍정의 철학자인지 쉽게 알 수 있다. 그들은 서양의 새로운 미래와 희망을, 서양 역사의 새로운 가능성과 출구를 가리킨다. 그렇다고 그 출구가 인류 전체의 나아갈 길이라는 말은 절대 아니다. 가령 아시아나 아프리카의 희망은 다른 형태의 사상으로 표현되어야 한다. 문화적 전통과 역사적 조건이 다른 곳마다 철학하는 태도와 문제를 설정하는 방식이 달라져야 한다. 현실의 문맥을 떠난 개념은 물을 떠난 물고기와 같다. 철학은 역사적 현실의 요구에 부응할 때만 사자후(獅子吼)를 토할 수 있다. 리클린의 대담집을 읽으면 망각의 늪 속에 빠져있던 이 자명한 사실이 다시 번쩍 떠오른다. 공산혁명과 소비에트, 스탈린과 전체주의를 경험한 러시아의 특수한 역사적 문맥 속에서 서양 첨단 철학의 보편성과 한계를 묻고자 하는 저자의 태도 때문이다. 사소한 대화부터 도발적인 질문까지 여러 수준의 공방이 오고가면서 구수한 커피 향을 빚어내는 대담집이다.
출처 :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호사카 유지
한국인들은 일본이 독도를 자신의 땅이라고 주장하는 속내를 이해하지 못한다. 식민지 시대의 경험까지 가세해 남의 것을 빼앗으려는 전과자의 욕심으로 치부해 그 주장의 진위를 차분하게 되짚어 보려고도 하지 않는다. 그 사이 독도는 이미 국제 문제로 변해 2008년 미국 지명위원회에서 독도 영유권을 ‘한국’에서 ‘미지정’으로 바꾸려다 막판에 중지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이는 한국의 생각과는 달리 일본의 주장이 국제적으로 먹혀들어가고 있다는 객관적 사실을 반영함과 동시에 한국의 독도문제 대응이 달라져야 한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그 오랜 기간, 그토록 잦은 분쟁에도 불구하고 한국이 독도 영유권에 대한 이론적 토대가 충분하지 않은 것처럼 보이는 사실은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한국은 그간 ‘독도는 우리 것’이라는 주장만 반복했지 미국을 포함한 다른 나라 사람들이 ‘독도는 한국 땅’이라고 인식하게 할 이론 개발과 홍보가 미흡했다. 독도영유권에 관한 한국의 주장을 질적으로 몇 단계 끌어올린 『우리 역사 독도』는 저자가 기획하는 일련의 독도 관련 저술의 첫 번째 책이다. 일본인으로 태어나 한국 체류 15년만에 한국인으로 귀화한 호사카 유지 교수는 한국인이 약한 일본의 논리에 강하다. 현재 일본에서 침묵하고 있는 과거 에도 막부에서 독도를 조선 영토로 인정한 사료를 발굴 제시한 것이 이런 경우이다. 저자는 이론 개발과 국제적 홍보의 필요성과 함께 일본 국민들도 독도 영유권에 대한 한국의 주장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면서 이들에 대한 체계적 교육 필요성도 제기한다. 아직도 과거 식민지 지배에 대한 반성은커녕 ‘아시아 해방 전쟁’이란 그릇된 인식을 갖고 있는 일본의 보수 우익 세력이 한일 두 나라 양심 세력에 의해 포위될 때 독도 문제도 해결될 수 있다는 논지가 전반에 깔려 있다.
출처 :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공주형
얼마 전 박수근의 그림 <빨래터>가 위작 논란에 휘말려 그림을 판 경매사측, 잡지사. 한국미술품감정연구소, 서울대 정전가속기연구센터, 도쿄대 보존수복유화연구실, 스무 명의 감정위원 등등 모두가 엉켜 세상이 떠들썩했었다. 이유인즉슨 생전에는 제대로 인정도 못 받고 평생 가난하고 무능한 인간으로 낙인 찍혀 살다가 세상을 뜬 박수근의 그림이 2007년 45억2천만 원이라는 낙찰가를 기록하면서 그림의 진위 여부에 전문가들이 더욱 열을 올리게 되었기 때문이다. 박수근은 그림을 시작하면서 캔버스에 석고가루로 만든 ‘제소(gesso)’를 바르고 그것이 끝나면 전체에 바탕색을 칠하고, 다음은 나이프를 이용해 밝은색 물감과 어두운색 물감을 번갈아 결대로 바르고 정리하면서 우둘두둘한 질감을 만들어간다. 그만의 독특한 수법이었다. 투박한 황토색이 주를 이루는 결절된 화폭 안에 등장하는 인간들은 그저 가난하고 헐벗은 모습들을 그대로 드러낸다. 빨래터의 여인들, 시장의 사람들, 과일 파는 소녀, 할아버지와 손자, 아기 보는 소녀, 기름 장수, 맷돌질하는 여인, 절구질하는 여인, 노인들, 행인, 노상의 사람들, 아이 젖을 먹이는 어머니, 그들은 모두 허름한 바지 저고리와 치마 저고리를 입고 고무신을 신은 모습으로 눈, 코, 입이 어디 있는지 알 수 없게 고개를 아래로 하고 시간 속에 인내하는 형상들을 하고 있다. 그들 곁에 있는 나무들 역시 앙상하고 가난하다. 당대의 유학파들이 현란한 기술과 현대적인 유파로 잘 나가던 시절 그는 매일 똑같은 소재만 반복해서 그린다는 지탄을 받았다. 그는 우리의 생활이 그런데 왜 그걸 모두 외면하려 하는지 모르겠다고 외길을 걸었다. 필자 공주형은 박수근의 정직하고 착한 청혼 편지에 끌려 박수근 연구로 박사까지 받게 된 사람이다. 그림과 그림 사이 당대의 역사와 사회상이 펼쳐지고 그 안에 있는 박수근을 잘 보여주는 그의 글은 박수근의 그림을 닮았다.
출처 :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박민규
박민규는 자기 색깔이 분명한 작가다. 마이너리티들이 우상으로 삼을 만한 거의 모든 요소를 박민규의 작품은 지니고 있다.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 클럽』이라는 작품으로 일약 세상의 모든 꼴찌들에게서 인생의 비의와 유머와 블랙홀을 동시에 발견하게 한 작가답게 『죽은왕녀를 위한 파반느』에서는 못생긴 여자와 잘생긴 남자와의 사랑을 발명해내고 있다. 외모지상주의로 치닫고 있는 이 시대에 던지는 화두 같기도 한 이 소설은 80년대를 배경으로 박민규식 입담이 어느 장을 보나 질펀하게 펼쳐진다. 백화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만난 세 청춘들이 겪는 연애와 성장소설의 형태를 띠고 있는 이 소설은 자본주의가 인간관계를 어떻게 이끌어 가는가 하는 관찰이 곳곳에서 성찰된다. 사랑은 상상력이라는 것을 증명하기라도 하는 것처럼 하나의 결말이 아니라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결말로 치달을 때까지 작가 박민규가 펼쳐놓은 입담은 놀랍다. 꽤 두꺼운 소설이 금방 읽히는 이유도 그 입담 때문이다. 박민규의 입담은 그동안 우리가 들어왔던 것들이 아니다. 세련되고 우아하며 때론 담론적이다. 그 입담에 공감하고 튕기고 무시하고 새로 알게 되고 하는 사이에 마지막 장을 덮을 때는 하나의 문화지도가 그려져 있는 것을 경험할 것이다. 과연 이들 남녀의 사랑이 이루어지는지 아닌지에 대한 것은 사실 이 소설에서 그닥 중요한 일도 아닌 것 같다. 그것보다는 외모까지 주류와 비주류로 갈라놓은 이 시대의 자화상을 통해 비틀린 오류를 바로 잡을 수 있는 게 무엇일까?를 질문하게 만든다. 화려한 입담을 펼쳐놓은 작가의 대답은 의외로 소탈하다. 작가는 “사랑의 힘”을 답으로 내놓는다.
출처 :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권재원 글, 그림
화가의 그림을 본다는 것은 화가가 색과 선으로 창조한 가상 세계에 관객이 참여하는 행위이다. 즉, 화가가 창조한 상상 세계를 관객이 만나는 일인 것이다. 비단 그림만이 아니라 문학, 음악, 영화, 연극 할 것 없이 예술 감상 행위라는 것은 작가의 상상력에 독자 또는 관객이 동참하는 행위일 것이다. 그러한 행위를 통해 우리는 자신의 감정을 고양시키고 삶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침대 밑 그림여행』은 예술 감상 과정을 한 권의 책으로 만든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주인공 그림이는 소방관 복장을 하고 놀고 있다. 혼자 상상놀이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때 마침 빨간 불자동차가 나타나 앵앵 소리를 내며 침대 밑으로 들어가고, 불자동차를 따라 그림이는 침대 밑으로 들어간다. 그랬더니 침대 밑에는 그야말로 놀라운 세계가 펼쳐져 있다. 난생 처음 보는 낯선 사람들이 하나씩 나타나는 것이다. 그림이는 이들에게 불자동차를 보았느냐고 물으며 이상한 여행을 계속한다. 그런데 이때 그림이가 만나는 사람들이 바로 마르크 샤갈, 페르난도 보테로, 아마데오 모딜리아니, 빈센트 반 고흐, 조르조 데 키리코, 오귀스트 로댕, 윤두서, 에드바르 뭉크, 호안 미로, 앙리 마티스 등의 작품 속 인물인 것이다. 그림이는 이들과 만나 묻기도 하고, 놀라기도 하고, 함께 춤도 추면서 다양한 느낌을 받는다. 그러다가 한참 만에 그림이는 불자동차를 찾아 사다리를 타고 위로 올라오는데, 그곳이 바로 맨 처음에 자신이 침대 밑으로 들어갔던 그 장소인 것이다. 이 책은 예술 감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작가와 독자, 예술가와 관객의 만남이라는 것을 잘 보여준다. 앨리스가 흰 토끼를 따라가서 놀라운 세계를 경험했듯이 이 책의 주인공 그림이는 불자동차를 따라가서 놀랍고 새로운 미술 세계를 경험한다. 독자인 우리는 그림이와 함께 여행하면서 다양한 스타일의 미술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예술 감상은 곧 꿈같이 매혹적인 상상 여행이라는 것을 이 책은 잘 느끼게 해준다. 만화 풍의 그림과 아주 다른 스타일의 다양한 작품들이 한 권의 책에서 멋진 앙상블을 이루고 있다. 본문 뒤에는 ‘그림이 신문’난을 두어 독자가 화가와 작품에 대한 궁금증을 풀 수 있게 한 것도 흥미롭다.
출처 :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앨리스 스타인바흐/ 김희진
앨리스 스타인바흐는 퓰리처상을 수상한 신문기자 출신의 50대 미국작가다. 국내에도 『앨리스, 30년만의 휴가(Without Reservation)』라는 책으로 이미 소개된 바 있는 스타인바흐는 이번 책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다. 전작(前作)은 오랜 기자 생활 중에 맞이한 안식년 동안 유럽을 체험한 초보 단계의 여행기 내지는 자기 탐사의 기록이었다. 그러나 이번 작품은 작심하고 언론사를 그만 두고서 전문 저술가로 나서 낸 첫 책이다. “그 때 나는 되고 싶은 게 참 많았다.” 저자의 이 말은 대부분 사람들의 생각이기도 하다. 50을 넘긴 저자는 어려서 꿈꾸었던 것들을 다시 찾아 나선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깊이 있는 여행체험서임과 동시에 저자가 가지 못한 길을 ‘잠시 동안이나마’ 되돌아보는 시간여행서이다. 저자는 프랑스 요리학교 리츠 에스코피에의 요리강좌에 등록하고 영국 스코틀랜드에서는 양치기 개 조련법을 배운다. 이탈리아 피렌체로 건너간 앨리스는 예술 강좌를 듣고 다시 영국으로 돌아와 제인 오스틴의 발자취를 따라 걷는다. 이어 일본에서는 전통 춤과 다도(茶道)를 배우고 프랑스 아비뇽에서는 정원 손질을 배운다. 생각만 해도 가슴 설렌다. 그렇다고 그가 요리사가 되려는 것도, 개 조련사가 되려는 것도, 정원사가 되려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 왜 앨리스는 이런 식의 여행을 시도한 것일까? 저자는 말한다. “나는 그보다 내가 무엇을 배우기 위해 떠났고, 또 어떤 깨달음을 갖고 돌아왔는지를 말하고 싶다.” 여행하면서 경치만 보지 말고 사람을 만나라고 했다. 이 책은 사람만 만나지 말고 그들이 만들어내고 있는 삶을 배우라고 말한다. 여행이 점점 깊어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책이다.
출처 :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디디에 오글뤼스텐느 외/ 박수현
지난 4월 영국 런던에서 열린 주요 20개 국(G20) 정상회의 폐막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이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데 앞장서서 모범을 보이겠다”며 중국, 인도 등 개발도상국들의 동참을 강조했다. 이것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노력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지구의 과제가 됐음을 의미한다. 현재의 산업화된 문명을 지탱하는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 온 화석연료의 연소과정에서 발생한 이산화탄소가 기후 변화의 원인임을 부정할 이는 많지 않다. 이 책은 온실효과를 현재진행형으로, 즉 기후 변화의 메커니즘을 상세히 설명하면서 동시에 어떤 경우엔 연구의 불확실성이나 과학적 논쟁까지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이 점은 저자들의 의도와 관련돼 있다. 저자들은 급변하는 지구의 기후 변화에 대처하는 의사결정이 시민적 수준에서 내려져야 한다고 믿으며 이를 위해 과학적 논쟁이 본질적인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고 믿는다. 과학적 상황을 정확히 분석해 대중에게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며, 기후 변화에 대처하는 것은 정치적인 문제를 초래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의식에서 탄생한 것이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보고서다. IPCC 보고서는 기후변화의 과학적 기초, 기후 변화가 초래할 결과의 진단, 그리고 기후 변화의 사회경제적 맥락에 집중한다. 보고서는 지구 온난화의 심각성을 경고하지만 결과들을 수량화하는 데는 불확실성이 크다는 사실도 솔직히 공개했다. 과학에서는 ‘사실’이 중요하다. 독자들이 지구온난화의 사실에 접근해 사회적 의사결정의 구도와 기후 변화 책임의 문제를 이해하는 태도를 기르는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
출처 :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윤종록
디지털 기술의 확산과 더불어 세상은 급속하게 달라지고 있다. 저자는 사고방식을 송두리째 바꿔야만 디지털 기술의 홍수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한다. 『호모디지쿠스로 진화하라』라는 책 제목이 저자의 의도를 잘 말해주고 있다. ‘호모디지쿠스’는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새로운 인간형을 뜻하는 말이다. 저자는 지금 세상이 얼마나 빠르게 변화해 가고 있는지를 찬찬히 설명해 주고 있다. 사회의 모든 분야가 전례 없이 급격한 변화의 흐름에 휩싸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급격한 변화의 추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은 낙오자가 되어 버리기 십상이다. 호모디지쿠스로의 진화는 발등에 떨어진 불이라는 것이 저자의 믿음이다. 흥미로운 것은 우리 민족이 호모디지쿠스의 자질을 농후하게 갖고 있다는 저자의 견해다. 한 예로 우리나라에서 인터넷 게임이 유달리 활발한 이유를 남들과 어울리기 좋아하고 남들과 같은 울타리 안에서 안도하는 기질에서 찾고 있다. 또한 24개의 자모로 어떤 소리나 느낌도 모두 표현할 수 있는 한글이야말로 디지털 시대의 이상적인 문자라고 말한다. 이 책은 어느 누구나 읽기 쉽게 평이한 문체로 서술되어 있다. 가끔 전문적 용어가 등장하지만 친절한 해설을 곁들여 이해하기 쉽도록 만들었다. 그리고 책 여기저기서 발견할 수 있는 적절한 예들은 읽는 즐거움을 더 크게 만들어준다. 모두가 한 번 읽어 보기를 권하고 싶은 책이다.
출처 :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