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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손님과 어머니

작품명
사랑손님과 어머니
저자
주요섭(朱耀燮)
구분
1930년대
개요
1935년 11월 <조광>에 발표된 주요섭의 단편소설. 주요섭의 초기 소설이 작가의 사회의식을 형상화했다면, 이 작품은 1930년대에 이르러 변모한 작가의식이 나타난 대표적인 작품이다. 이 작품의 주요 등장 인물은, 결혼 1년 만에 남편과 사별하고 딸 옥희와 살아가는 과부와, 남편의 옛 친구이자 마을 학교 선생님인 사랑 손님이다. 옥희라는 6살 난 딸아이의 눈에 비친 어머니와 사랑 손님과의 사랑이 서정적이리만큼 정서적 세련성을 유지하고 있다. 인습과 기성윤리로 인해 옥희 엄마가 보여주는 행동의 절제는 작가의 적절한 표현의 절제와 조화를 이루어 애조 띤 결말과 함께 독자의 마음에 감상적 파문을 불러일으킨다. 이 작품이 보여주는 정서적 세련성은 관찰자 시점이라는 적절한 기법의 원용으로 말미암아 더욱 돋보인다. 남녀의 미묘한 감정을, 어린아이의 눈을 빌려 1인칭 관찰자 시점으로 묘사함으로써 보다 큰 효과를 거둘 수 있었던 것이다. 낭만적 연정을 예술적으로 승화시켰다는 평가를 받는 작품이다.
내용
과부인 어머니와 중학교에 다니는 외삼촌, 셋이서 사는 여섯 살 옥희의 집에 아버지 친구였던 아저씨가 하숙을 온다. 옥희는 아저씨 덕분에 달걀도 실컷 먹고 놀러 갈 수도 있게 되었다. 옥희는 아저씨가 아버지였으면 하는 바람을 갖게 되고 이 말을 했더니 아저씨는 얼굴이 빨개진다. 옥희는 어머니를 기쁘게 하려고 유치원에서 꽃을 가져다 어머니에게 주는데, 사랑방 아저씨가 준 것이라 거짓말을 했더니 어머니 얼굴도 빨개진다. 며칠 후 아저씨는 옥희에게 인형을 주며 멀리 떠나게 된다. 어머니는 옥희와 함께 아저씨가 가는 모습을 지켜보고는 꽃도 내다버린다. 옥희는 어머니의 슬픈 얼굴을 쳐다본다.
저자
주요섭(朱耀燮)
생애(1902~1972)
호는 여심(餘心) 또는 여심생(餘心生). 1902년 11월 24일 평양 출생. 숭실중학, 도쿄 아오야마학원 등을 거쳐 중국 호강대학을 졸업했고, 미국 스탠퍼드대학원에서 교육학 석사과정을 수료하였다. <신동아> 주간, 북경 보인대학 교수를 역임했다. 1943년 일본의 대륙 침략에 협조하지 않는다고 하여 추방 명령을 받고 중국에서 귀국했다. 광복 후에는 <코리아타임스> 주필, 경희대 교수, 국제펜클럽 한국본부 사무총장 및 위원장, 코리안리퍼블릭 이사장 등을 역임했다.
주요작품 및 작품세계
1921년 <깨어진 항아리>를 <매일신보>에 빌표하면서 등단하였다. 이후 발표한 <치운 밤>(1921), <인력거군>(1925), <살인>(1925), <개밥>(1927) 등은 하층민의 생활과 반항의식을 그린 단편으로 신경향파문학론이 실제 창작으로 나타난 것이라 할 수 있다. 1935년 장편 <구름을 잡으려고>를 <동아일보>에 연재하였고, <사랑손님과 어머니>(1935), <아네모네 마담>(1936), <추물>(1936) 등을 발표하였는데, 여성 심리 묘사에 큰 성공을 거둔 작품이다. 광복 후 단편 <눈은 눈으로>(1947), <대학교수와 모리배>(1948)와 장편 <망국노군상>(1958~1960) 등을 발표했다. 주요섭의 초기 작품은 상하이를 배경으로 노동자를 비롯한 하층계급의 비참한 생활상을 리얼하게 묘사하였으며, 그 밑바탕에는 강한 휴머니즘이 깔려 있다. 1930년대에 와서 그의 작품활동은 휴머니즘이 애정의 세계로 승화된 애틋하고 소박한 경지로 발전한다. 광복 후의 작품들에서는 다시 사회적인 현실 인식이 드러나게 된다.
리뷰
(······) 주요섭의 대표작이자 출세작으로 알려진 <사랑 손님과 어머니>가 우리들에게 격조 높은 예술적 충격을 주는 것은 그 작품 속에 나타난 미망인 여주인공 ‘어머니’가 고뇌와 절망의 시련을 겪으면서도 자기 가운데 있는 자연 법칙을 극복하는 의지를 시적으로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작품이 그토록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그의 시대적 배경이 윤리적인 면을 대단히 강조하는 유교 문화의 전통과도 깊은 관계가 있다고 하겠다. <사랑 손님과 어머니>가 쓰여졌던 1935년은 서양의 근대화 물결이 우리나라에 이미 들어온 지 오래 되었지만, 그때까지 유교적 사상이 우리 사회를 지배하고 있었다. 유교 사상은 철학적으로 인간의 윤리와 도덕에 그 기초를 두고 있기 때문에, 인간의 자유를 지나치게 억압하거나 속박하는 면을 많이 지니고 있지만, 인간 가운데 있는 동물적인 요소를 극복하려는 강렬한 의지를 의식적으로까지 나타내고 있다. 그래서 그것은 자연주의 사상을 극복하려는 리얼리즘과 일맥상통하는 면을 적지 않게 지니고 있다. <사랑 손님과 어머니>는 자연주의적인 경향의 작품처럼 보이지만, 좀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것이 리얼리즘적인 요소를 함께 지니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그래서 어떤 의미에서 이 작품은 유교적인 전통 문화가 근대화의 물결에 부딪히면서 창조해낸 하나의 꽃이라고 할 수 있겠다. (······) 이 작품에서 일어나는 외부적인 사건은 이렇게 단순하고 간단해 보이지만, 그들 사이에서 이루어진 감정 구조는 실로 복잡 미묘하다. 그래서 작가 주요섭은 자칫 잘못하면 감상의 늪으로 빠져들어가게 될 이러한 감정 구조를, 천진난만한 어린이 옥희를 비롯하여, ‘아리따운 꽃다발’을 풍금을 타며 부르는 어머니의 노랫소리, 붉게 물들었다가 파랗게 질리는 어머니의 얼굴 등과 같은 이른바 객관적 상관물을 통해서 예술적 단계로 승화시키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객관적 상관물들 중에 가장 탁월한 것은 아마도 청상 과부의 딸 옥희이리라. 남편의 친구로서 남편이 가르치던 학교에 선생님으로 온 사랑방 손님은 옥희의 모습에서 그의 옛 친구의 모습을 발견하고, 옛 친구에 대한 우정과 젊은 과부에 대한 동정심이 사랑으로 변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옥희 어머니 역시 청상 과부가 된 지 이미 오래 되었기 때문에, 같은 지붕 밑에서 살게 된 사랑방 손님에 대해서 야릇한 이성적인 감정을 느끼지 않을 수도 없으리라. 그래서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는 딸 옥희 몰래 만나는 일이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것은 독자의 추측일 뿐이고,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옥희라는 어린이의 눈과 순진한 경험과 감수성을 통해서이다. 사랑방 손님이 친구의 부인이었던 곱게 생긴 옥희 어머니의 마음을 얻기 위해, 어머니가 나가는 교회에 나가서 어머니의 시선을 찾았을 때, 어머니가 갑자기 화를 낸다든가, 또 딸 옥희가 벽장 속에 숨어 나오지 않을 때, 가는 울음 소리를 내면서 눈물을 흘리는 것은 사랑방 손님에 대한 미운 감정의 표현이라기보다, 그에 대한 자신의 감정을 역으로 굴절시킨 것이 아니면, 어머니 자신이 그로 인해 마음 속에 격심한 갈등을 겪고 있다는 것을 나타내고 있다는 말이 되겠다. 이러한 사실은 어린 딸 옥희가 스스로 벽장 속에 숨어서 울게까지 만든 어머니의 마음을 풀어주기 위해, 유치원 선생님의 꽃병에 꽂혀있는 꽃을 훔쳐다가 어머니에게 주면서 사랑방 손님이 보낸 것이라고 말했을 때 확연히 드러난다. 어머니가 그 꽃을 받아서 꽃병에 꽂은 후 오랫동안 덮어 두었던 풍금을 타고 아름다운 노래를 부르면서 눈물을 흘리기도 하고, 딸아이와 함께 교회로 가서 주기도문을 외우는 것으로도 알 수 있다. 그래서 우리가 이 작품에서 느끼는 미학적 감동과 아름다움은 ‘어머니’가 자신의 내부에 움직이고 있는 자연주의적인 욕망을 극복해서 승화시키는데 있다. 그러나 이 작품은 개인의 자유를 지나치게 억압하는 유교적인 사상에 바탕을 둔 사회적인 힘에 대한 고발도 없지 않다. (······) 그렇다면 여기서 주요섭은 그 당시 우리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유교적인 관습이 불쌍한 옥희 어머니에게 너무나 큰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는 것을 나타내려고 했던 것은 아닐까. 그와 같은 측면도 없지 않으리라. 그러나 이 작품의 주제적인 핵심은 옥희 어머니가 사랑방 손님의 유혹 아닌 유혹을 물리치고 죽은 남편에 대한 사랑을 지키면서, 자연주의적인 것과 깊은 관련이 있는 자신의 욕망을 극복하는 자세에 있다고 하겠다. 다시 말하면, 어느 측면에서 보나 이 작품의 가치는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가 서로 간에 나누는 절제의 미학에 있다고 하겠다. 또 이 작품의 주인공에게서 우리가 아름다운 시를 발견할 수 있는 것도 그들이 본능적으로 느끼는 감정의 충동과 지나친 감정을 고뇌 속에서 흐트러지지 않게 깨끗이 잘 마무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 ‘리얼리즘 소설미학과 서정성’, 이태동, <주요섭>, 벽호, 1998
작가의 말
(······) 이성을 살려 불편 부당의 생활 태도를 세우고 독서로 교양 정도를 높이는 동시에 독자적인 정신 생활을 풍부하게 하는 방법으로는 상상의 품안에 가끔 안겨 보는 방법이 있다. 현실 생활이 아무리 바쁘더라도 일부러 틈을 내 무한정 뻗을 수 있는 상상에 잠기는 일이다. 상상이 부족하고 현실에만 집착하는 사람은 근시안적이고 융통성 없는 유아독존인 독선자가 되는 것이다. 현실이 아무리 풍족하다 할지라도 꿈이 없으면 그의 정신은 불모지요, 물질적 현실이 아무리 불모라 할지라도 상상의 힘은 정신 세계를 풍요하게 해주는 것이다. 복잡 다단하고 괴로운 현실에 몸과 마음이 다 격심한 피로를 느낄 때, 낮이면 가까운 언덕 위로 올라가 창공을 쳐다보며 상상의 날개를 구름 위에 펴고, 밤이거든 뜰에 나가 영원에서 영원까지 꾸준히 반짝이고 있는 별들을 쳐다보며 우주의 신비를 상상으로 음미해보자. 그리하면 한 개 인간의 존재, 개인적인 희로애락, 민족, 나아가서는 전체 인류의 흥망성쇠가 얼마나 순간적이고 부질없는 것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어 마음의 평온을 얻고 포부가 원대해질 것이다. (······) (1963) ‘이성·독서·상상·유머’, 주요섭, <주요섭>, 벽호, 1998
관련도서
<한국소설론의 지평 모색>, 한점돌, 푸른사상사, 2004 <한국현대작가연구>, 이주일, 국학자료원, 2002 <주요섭>, 이태동 편, 벽호, 1998 <우리 시대의 작가와 모순의 미학>, 신동욱, 개문사, 1982 ‘현란한 빛깔, 혹은 슬픈 떨림: 주요섭의 <사랑 손님과 어머니>’, 전정구, <월간문학>, 1991.12 <한국현대문학대사전>, 권영민 편, 서울대학교출판부,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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