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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화요탑(心火繞塔)

작품명
심화요탑(心火繞塔)
장르
전·전기
작품소개
선덕여왕을 사모하다가 죽어서 화귀(火鬼)가 된 지귀(志鬼)의 사랑을 그린 설화로 신이담(神異譚)에 속한다. 처음에 <수이전(殊異傳)>에 수록되었으나, <수이전>이 소실됨에 따라 권문해(權文海)의 <대동운부군옥> 권20에만 전하고 있다.
원문
卷七十三 志鬼條 亦引新羅殊異傳曰, 志鬼 新羅活里驛人也. 慕善德王之端嚴美麗 愁憂涕泣 形容憔悴. 王聞之 召見曰 “朕明日幸靈廟寺行香. 汝於其寺待朕.” 志鬼翌日歸靈廟寺塔下 待駕幸 忽然睡. 王到寺 行香 見志鬼方睡著 王脫臂環置諸胸 卽還宮. 然後乃 御環在胸 恨不得待御 悶絶良久 心火出繞其身 志鬼卽變火鬼. 於是王命術士 作呪詞曰 “志鬼心中火 燒身變火神 流移滄海外 不見不相親.” 時俗 帖此詞於門壁 以鎭火災. <대동운부군옥>
국문풀이
지귀는 신라 활리역(活里驛) 사람이다. 선덕여왕의 단아하고 엄중하고 아름답고 고움을 사모하여 근심하고 눈물을 흘려 모습이 초췌해졌다. 여왕이 듣고 불러 말했다. “짐(朕)이 내일 영묘사(靈廟寺)에 가서 향을 피울 것이다. 그 절에서 짐(朕)을 기다리도록 하라.” 지귀는 다음날 영묘사 탑 아래에 가서 여왕의 행차를 기다리다가 홀연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여왕은 절에 도착하여 향을 피우고는 지귀가 잠이 든 것을 보았다. 여왕은 팔찌를 빼어 지귀의 가슴에 놓고 궁으로 돌아갔다. 후에 잠에서 깨어 임금의 팔찌가 가슴에 놓여있는 것을 보고 임금을 기다리지 못한 것을 한스러워했다. 오래도록 근심스러워하더니, 마음의 불이 그 몸을 불태웠다. 지귀가 불귀신으로 변한 것이다. 이에 여왕은 술사(術士)에게 명하여 주문을 짓게 했으니 다음과 같다. “지귀의 마음의 불이 몸을 태우고 변하여 불귀신이 되었네. 창해(滄海) 밖으로 옮겨가 보지도 말고 친하지도 말지라.” 당시 풍속에 이 주문을 문과 벽에 붙여 화재를 막았다.
배경설화
심화요탑 설화는 그 배경이 신라로 되어 있고 선덕여왕이라는 실제 인물이 나오는 등 다분히 풍토화되어 있으나 그 근원은 불전설화에 두고 있다. 즉, 용수(龍樹)의 <대지도론(大智度論)> 권14와 중국의 불교설화집인 석도세(釋道世)의 <법원주림(法苑珠林)> 권21에 실려 있는 ‘술파가 설화(術波伽說話)’가 그것인데, 그 내용은 이렇다. 어부 술파가가 왕녀의 미모에 반해 식음을 전폐하자 왕녀가 만나자고 한다. 천사(天祠)에서 왕녀를 기다리던 술파가가 잠이 들었는데 왕녀는 그에게 목걸이를 빼어 놓고 간다. 잠이 깨어 그 사실을 안 술파가는 몸에서 불이 나 타 죽고 만다는 것이다. 술파가 설화는 다양한 사건, 긴 분량, 술파가 어머니와 왕녀 아버지의 등장, 천신의 구실 등 심화요탑 설화보다 풍부한 내용과 합리적인 사건 진행을 보여주고 있는데, 그것은 <대동운부군옥>이 백과사전적 문헌이기 때문에 수록하는 과정에서 기본적인 줄거리만 간추린 탓이며, <수이전>에 수록되었을 본래의 설화는 훨씬 더 부연된 내용이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두 설화는 이처럼 선후 영향 관계를 맺으면서 설화적 주지(主旨)의 수용에 입장을 달리하고 있다. 근원설화가 되는 술파가 설화는 여자가 이성적 판단을 못하고 감정에 휘말려 음심(淫心)에 빠지는 것을 종교적 입장에서 경계하는 내용이다. 그러기에 왕녀와 술파가와의 만남을 천신이 술파가를 잠들게 함으로써 불가능하게 한 것이다. 심화요탑 설화의 경우도 설화적 귀결은 그렇게 되어 있으나 종교적 의취가 탈색되면서 실제의 현실과 역사적 사실에 결부되어 다분히 풍토화되어 있다. 설화적 내용에서 선덕여왕의 미모와 신라 남성들의 자유분방한 애정 표현, 그리고 실제로 선덕여왕이 행차하던 영묘사와 그 절의 화재 사건은 역사적 사실과 일치된다. 또 설화의 끝 부분에 부가된 민속적 기사도 사실과 부합된다. 지귀가 타 죽어 화신(火神)이 되고 주사를 지어 문 벽에 붙임으로써 화재를 막았다는 것은 화신의 유래를 말하는 민속적 신앙의 표현이며, 주사는 주문(呪文)·주부(呪符) 등과 함께 민간 신앙의 중요한 요소이다. 이러한 점에서 이 설화를 연기설화(緣起說話)·영험설화(靈驗說話)로 보기도 한다.
해설
심화요탑(心火繞塔) 설화는 작자미상, 연대미상의 신이담에 속하는 문헌설화로 지귀설화(志鬼說話)라고도 한다. 선덕여왕을 사모하다가 죽어서 화귀(火鬼)가 된 지귀(志鬼)라는 사람의 사랑을 그린 고대설화이다. 처음에는 <심화요탑>이라는 제목으로 <수이전>에 수록되었으나 없어져 전하지 않게 됨에 따라 권문해(權文海, 1534∼1591)의 <대동운부군옥(大東韻府群玉)> 권20에 전해지고 있다. <삼국유사> 권4 이혜동진(二惠同塵)조에도 일부 관련 설화가 보이지만 단순한 영묘사 화재사건에 관련된 기사에만 그치고 있어 설화의 전모는 알 수 없다. 이 설화는 국내에서는 이와 비슷한 설화를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것으로 종교적인 불교설화가 신라시대에 토착화되고 당시의 역사적 사실과 결부되면서 이것이 다시 민간신앙에 연결되어 이와 같은 민간설화로 토착화된 것으로 보인다. 귀신지괴설화(鬼神志怪說話)의 효시라고 할 수 있다.
연계정보
-대동운부군옥(大東韻府群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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